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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ing Green: Three Smart Paths To Developing Sustainable Products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을 위한 3가지 현명한 방법

그레고리 운루(Gregory Unruh) | 74호 (2011년 2월 Issue 1)

클로락스(Clorox)에서 선보인 정수기 브리타(Brita)는 1987년 출시 직후부터 주전자 정수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2년이 되자 브리타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70%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후 5년 동안 주전자 정수기 시장의 규모가 줄자 브리타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실적이 부진한 브리타에 대한 클로락스 경영진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났다.
 
2007년 5월, 클로락스의 CEO 돈 크나우스(Don Knauss)는 주주들에게 2년 내에 실적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브리타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나우스는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내가 클로락스의 CEO가 될 당시만 해도 모두가 브리타를 얼마나 빨리 매각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몇 달 만에 브리타는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회복하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
 
클로락스의 관리자들이 이런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택한 게 가장 주효했다. 10년 전만 해도 친환경 전략으로 승부를 걸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월마트, GE, 듀퐁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일부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도 하에 많은 기업들이 녹색 성장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기에 이르렀다. 20072009년 환경 친화적인 제품 출시가 500% 이상 증가했다.
 
최근 IBM이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의 3분의 2가 지속 가능성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친환경 정책이 경쟁 우위 확보에 도움이 될 거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에 달했다. 지난 10년 동안 기업의 사고방식 및 실제 관행에 이처럼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는 건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이 성장과 차별화의 기반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 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최고의 접근방법이 항상 분명한 건 아니다. 이 글은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게 자사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경영진을 위한 것이다. 필자들은 이 논문에서 기업이 자사의 역량에 맞춰 친환경 목표를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3개의 포괄적인 전략(강조, 획득, 설계)을 소개하고 각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들은 소비재를 생산하며 친환경 영역으로 옮겨 간 10개의 기업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3개의 전략을 찾아냈다. 또 수십 명에 달하는 고위급 및 중간급 지속 가능성 책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례연구의 타당성을 입증했다.
 
우리의 연구 내용은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Thunderbird School of Global Management)에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지속 가능 비즈니스 전략에 관한 핵심 MBA 강좌 및 경영진 교육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문화, 운영, 실행에 관한 독특한 도전 과제가 나타난다.

첫 번째 전략: 강조
강조 전략은 현재 활용중인 포트폴리오 내에 존재하거나 잠재돼 있는 친환경 특성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3가지 전략 중 강조 전략은 수립 및 실행이 가장 쉽다. 강조 전략을 손쉽게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다. 처치 앤드 드와이트(Church & Dwight)에서 생산하는 암 앤드 해머(Arm & Hammer) 베이킹 소다에는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특징이 잠재돼 있었다. 친환경 전략을 앞세운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이 좀 더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요구하기 시작하자 암 앤드 해머 관리자들은 암 앤드 해머라는 브랜드를 ‘청소 및 악취 제거를 위한 가장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며 ‘1846년부터 환경 보호에 앞장서 온 브랜드’라고 소개하는 등 암 앤드 해머 제품의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은 처치 앤드 드와이트보다 좀 더 공을 기울여야 할 수도 있다. 브리타가 정수 필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보자. 10년 전, 병에 담아 판매하는 생수의 인기가 치솟으며 관련 시장의 규모가 1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하자 브리타의 판매가 그만큼 줄었다. 하지만 생수업체들은 세계 자연 보호 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보스턴의 시민단체 CAI(Corporate Accountability International) 등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들은 생수업체들이 쓰레기 매립지를 플라스틱 병으로 가득 채우고 있으며 생수가 수돗물보다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홍보로 소비자들을 기만한다고 비난했다.

공급망
나이키(Nike)는 자사에 가죽을 공급하는 업체들에 아마존 우림에서 원자재를 확보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생산
프리토 레이(Frito-Lay)는 선칩(SunChip)을 생산하는 공장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했다.
 
제품
CSX는 철도가 화물 운송을 위한 가장 친환경적인 방안이라고 홍보한다.
 
포장
사라 리(Sara Lee)는 힐샤이어 팜(Hillshire Farm)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의 포장방식을 수정해 연간 트럭 운송 횟수를 900회 줄일 수 있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스틸(Stihl)은 자사에서 생산하는 잔디 깎는 기계와 낙엽 청소 기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EPA 기준을 하회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브리타 관리자들은 재빨리 기회를 포착했다. 회사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한 끝에 생수를 먹지 않고 브리타의 정수기를 사용하면 연간 수백만 개의 플라스틱 병이 쓰레기 매립지에 묻히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브리타의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에게 물병으로 인한 쓰레기 발생에 대해 교육하고, 더 친환경적인 대안을 택하도록 장려하는 등 통합 미디어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브리타는 이 전략의 일환으로 필터 포 굿(Filter For Good)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방문자들로부터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사용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웹사이트는 얼마나 많은 물병이 쓰레기로 버려질 운명에서 벗어났는지 그래프로 보여준다.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NBC에서 방영한 체중 감량 프로그램 <더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언론에서 필터포굿 웹사이트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이런 노력 덕에 단 1년 만에 브리타의 주전자 정수기 판매가 무려 2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전자 정수기 시장 규모는 2% 증가했을 뿐이다.
 
브리타가 이처럼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브리타가 자사 제품의 지속 가능성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도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조 전략을 택하기로 결정한 기업들은 브리타의 선례를 따르는 편이 좋다. 운동가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기업이 사실과는 다르게 친환경적 특성을 앞세워 홍보를 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 주저하지 않고 앞장서서 문제를 지적한다.
 
암 앤드 해머가 경험한 사례를 살펴보자. 암 앤드 해머의 베이킹 소다가 갖고 있는 친환경적인 특성을 홍보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암 앤드 해머는 중요한 문제를 간과했다. 당시, 암 앤드 해머는 동물 실험을 하고 있었다. 운동가들은 인터넷상에서 소비자들에게 잔혹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면서 암 앤드 해머의 베이킹 소다만큼 환경 친화적인 밥스 레드 밀(Bob’s Red Mill) 베이킹 소다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이런 불만 사항들이 모든 고객들의 귀에 들어가고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건 아니지만 비난을 예상하고 사전에 예방하면 친환경적 특성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 전반에 도움을 준다. 녹색 전략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자사 제품이 갖고 있는 친환경적 특성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전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범위가 넓을수록 활동가 및 소비자의 반발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녹색 유산을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은 대개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기 전 개발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할 수 있는 제품과 비교했을 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나머지 제품들이 어떻게 보일지 꼼꼼하게 평가해봐야 한다. 일부 제품의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하면 ‘대단하군! 그렇다면, 나머지 제품들은 어떻지?’라는 반응이 나오게 마련이다. 친환경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간의 격차가 크면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주장이 신뢰를 잃는다.
 
BP가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추진한 ‘석유를 넘어서(Beyond Petroleum)’ 캠페인을 보자. 태양을 상징하는 BP의 헬리오스(Helios) 로고와 주유소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 전지판도 BP가 매출의 90% 이상을 석유에서 얻는다는 사실을 숨겨주진 못한다. 미 경제주간지 포춘(Fortune)은 BP의 실상과 BP가 홍보하는 내용 간의 괴리를 지적하며 BP의 홍보 전략을 ‘가장 중요도가 낮은 제품을 앞세우고 가장 중요한 제품을 외면하는 기발한 광고 전략’이라고 비꼬았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려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일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브리타는 이 문제를 잘 해결했다.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맨 처음 브리타를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하는 과정에서 브리타라는 브랜드가 ‘녹색 기업’이 생산한 ‘녹색 제품’이라고 주장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브리타의 필터 카트리지를 몇 달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며 필터 카트리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필터포굿 캠페인은 이런 종류의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기 때문에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필터 카트리지 재활용을 위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브리타의 관리자들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프리저브(Preserve), 세계 최대의 유기농 슈퍼마켓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과 협력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고 매우 두드러지는 접근방법을 만들어냈다.  
 
브리타는 필터포굿 캠페인의 성공 덕에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며 소비자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이제 브리타 사용자들은 브리타 주전자 필터를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리타는 자사 제품의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하고 환경 친화적이지 않은 요소를 제거하거나 경감시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뢰를 한층 강화했다.
두 번째 전략: 인수
자사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내에 마땅히 강조할 만한 제품이 없다면 다른 기업의 친환경 브랜드를 사들이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유명업체가 다른 기업의 친환경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는 매우 많다. 친환경 화장품 업체 더바디숍(The Body Shop)을 인수한 로레알(L’Oreal), 아이스크림 업체 벤앤드제리(Ben & Jerry’s)를 인수한 유니레버(Unilever), 탐스 오브 메인(Tom’s of Maine)을 인수한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지면 인수업체의 유통 역량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친환경 브랜드의 소비자층을 확대시켜 나갈 수 있다. 유니레버에 인수된 후 벤앤드제리의 판매는 70% 증가했다. 벤앤드제리는 하겐다즈(Haagen-Dazs)를 밀어내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협상
콜게이트는 탐스 오브 메인을 매수하면서 상대기업을 인수하는 게 아니라 파트너 관계를 맺는 일이라 여겼다. 그들은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탐스 오브 메인에 접근했다.
 
기업 독립성
유니레버는 벤앤드제리를 자사의 미국 아이스크림 사업부에 통합시키지 않고 별도의 이사회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사내 소통
탐스 오브 메인은 직원들에게 인수 후 콜게이트가 지속 가능성 원칙을 중심으로 혁신을 추진하게 될 거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외부 소통
다논과 스토니필드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지식 및 인재 교류가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이처럼 탄탄한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은 매력적이지만 다른 기업의 녹색 자산을 획득하고자 하는 관리자는 ‘문화 충돌’과 ‘전략 조화’ 문제를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 문화가 충돌하면 M&A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이상주의적이고, 인습을 거부하는 창업자, 반체제적인 직원들로 구성된 친환경 기업을 인수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프랑스 식품업체 다논(Danone)이 미국 유기농 식품 업체 스토니필드 팜(Stonyfield Farm)을 인수한 사례를 보자. 주주들로부터 회사를 매각하라는 압력을 받자 스토니필드의 설립자 게리 허시버그(Gary Hirshberg)는 회사의 사회적 사명을 지켜내기 위해 2년 동안 직원 보호 규정, 기업 운영 활동에 대한 환경 규제 등 매각 조건을 작성했다. 이후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또 다시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면 유니레버는 벤앤드제리 인수를 사실상 적대적 M&A로 마무리해 벤앤드제리 측에서 요구하는 사항 중 일부는 수용했지만 벤앤드제리의 창업자가 내세운 기업이념을 모두 승계하지는 않았다. 유니레버는 적대적 인수로 인해 활동가들로부터 거래가 부당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벤앤드제리 설립자들로부터 진심 어린 지지도 받지 못했다. 설립자 중 한 명인 벤 코헨(Beh Cohen)은 “벤앤드제리의 영혼이 이제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어떤 기업이든 다른 기업을 인수하면 셀 수 없이 많은 경영 문제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일반 기업과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친환경 기업을 인수한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의 엄격한 감시로 인수를 통해 기대한 만큼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제품 판매 실적이 좋아도 새로운 모기업이 친환경을 주장할 자격을 갖고 있는지에 관한 냉철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 결과가 좋지 않고 판매가 줄어들면 새롭게 취득한 자산의 가치가 줄어들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친환경적인 경쟁업체를 파괴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사실 후자가 더욱 치명적이다. 커피 음료를 생산하는 플래닛 자바(Planet Java), 차와 주스를 생산하는 매드 리버 트레이더(Mad River Traders)를 매수하고 2년 후에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철수시킨 코카콜라(Coke)도 이런 비난을 받았다.
 
인수 기업의 행동이 피인수 기업이 세심하게 만들어낸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스토니필드와 약속한 직원 보호 기간이 끝나자, 다논은 직원들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언론은 다논의 행보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와 같은 비난이 회사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의 친환경 노력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 있다.
 
성공적인 친환경 브랜드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친환경 혁신 및 제조,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 녹색 시장 개발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클로락스의 빌 모리세이(Bill Morrisey) 환경 지속 가능성 부사장은 “클로락스보다 20년이나 앞서 친환경 제품 시장에 뛰어든 화장품 업체 버츠비(Burt’s Bee)를 인수할 때 성장뿐 아니라 지식 전수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전략: 설계
혁신의 역사가 길고 상당 수준의 신제품 개발 자산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친환경 제품을 직접 설계해보는 작업도 좋은 방법이다. 직접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면 강조 전략이나 획득 전략을 택할 때보다 진척 속도도 느리고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가치 있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 때문에 설계 전략은 그런 능력을 보유한 일부 기업들에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도요타(Toyota)는 프리우스(Prius)를 개발할 당시 이 전략을 택했다. 물론 도요타는 지금 품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도요타가 설계 전략을 통해 얻은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프리우스가 미국 시장에 등장한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아니다. 미국에서 판매된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혼다의 인사이트(Honda Insight)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고연비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도요타는 환경 친화적인 녹색 브랜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대담한 행보를 취한 덕에 많은 돈을 벌었다.
 

신제품 개발
도요타는 엔지니어들에게 3년 내에 연료 효율성이 우수하고 환경 친화적인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어낼 것을 지시했다.
 
새로운 생산 방식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자사에서 에코서클(EcoCircle)이라 부르는 폐회로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했다.
 
비밀 실험
클로락스는 별도의 그린 웍스 사업부에 자원을 제공했다.
 
프리우스는 시장 점유율에서 최대의 경쟁자인 인사이트를 압도하고 있다. 프리우스의 압도적인 승리는 경쟁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마저 헷갈리게 하고 있다. 혼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중개인들은 심지어 소비자들이 혼다 자동차 전시실로 찾아와 ‘혼다 프리우스’를 시운전해보고 싶다고 얘기한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를 개발하며 습득한 하이브리드 부문의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도요타 포트폴리오 내에 있는 다른 브랜드에도 전수했다.
 
2005년,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 렉서스(Lexus)를 내놓아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을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쌓았다. 이후, 고급 승용차를 생산하는 도요타의 경쟁업체들은 도요타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와 BMW는 최근 나날이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친환경 이미지와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으며 아우디(Audi)와 포르쉐(Porche)도 조만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클로락스도 그린 웍스(Green Works)라는 브랜드의 세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품 개발 역량이 우수한 기업이 어떻게 친환경 브랜드를 설계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그린 웍스는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클로락스의 구체적인 전략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클로락스를 통해 직접 정보를 얻었다. 그린 웍스의 가정용 세제는 소수의 독립 과학자들로 꾸려진 클로락스 기술센터(Clorox Technical Center) 내부의 소규모 비밀 실험실에서 탄생했다. 연구진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천연’ 세제에 대한 표준 정의(benchmark definition)를 확립했다. 이들은 천연 세제 개발에 관한 모범 사례를 제시했으며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효능을 갖고 있는 여러 제품을 설계했다. 5종류의 세제(유리, 바닥, 다목적, 화장실, 변기 청소용 세제)를 들고 월마트, 세이프웨이 등 대형 유통업체를 찾아 다닌 그린 웍스 마케팅 팀은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린 웍스 관리자는 34종류의 제품만 팔 수 있어도 정말 기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월마트는 5종류의 세제 모두를 팔겠다고 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그린 웍스 라인의 모든 제품을 원했으며 다른 부문의 제품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클로락스는 그린 웍스 개발을 통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 천연제품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공급망 부문의 전문성 등 새로운 역량을 확보했다. 또한, 클로락스는 월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단기간 내에 ‘친환경 세제’ 시장의 규모를 2배로 키울 수 있었다. 클로락스의 노력으로 인한 친환경 세제 시장 규모 증대는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 메소드(Method) 등과 같은 틈새 브랜드의 성장에도 도움을 줬다.

녹색 성장을 가능케 하는 방법
관리자들은 녹색 성장을 위한 3가지 방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일치하며 자사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각 방법을 평가해야 한다. 실현 가능한 방법인가? 바람직한 방법인가?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가?
 
실현 가능성 이 단계에서 기업들은 2개의 차원에서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평가해야 한다. 첫 번째로 기존 제품과 브랜드가 갖고 있는 특성 중 친환경적 측면을 강조할 수 있는 특성을 평가해야 한다. 두 번째로 조직이 갖고 있는 친환경 제품 및 브랜드 개발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 전자를 평가하기 위해 기존 브랜드가 갖고 있는 친환경적인 장점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물론 각 제품은 재활용 가능성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성, 독성 물질 배출 감소에 이르기까지 해당 범주와 관련된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 인증기관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홈페이지(www.gri.com)에서 70개가 넘는 지속 가능 성과 지표를 정리한 목록을 제공한다. 관리자들은 이 목록을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목록을 사용하면 누구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특성은 아니지만 강조 접근 방식을 택할 때 도움이 되는 친환경 특성 및 장점을 찾아내거나 설계 접근 방법을 택할 때 필요한 역량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후자를 위해서는 자사의 친환경 자원 및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혁신 및 신제품 개발 공정 및 우선순위, 공급망 관리, 유통업자들 사이의 협업 및 협력, 환경 단체들과의 파트너 관계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

타당성 이 단계에서 관리자들은 각 방안이 회사의 목표 및 친환경 전략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전략적으로 일치하는지 평가한다.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기까지 걸리는 시간, 투자, 명성, 선택한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부문에서 그 동안 별다른 명성을 쌓지 못했으며 친환경 역량이 중하 정도에 머무르는 기업이 획득 전략을 택하면 단기간 내에 친환경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획득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설계 전략을 택하는 기업은 높은 수준의 친환경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친환경 부문의 신뢰도도 중상 수준이 돼야 한다.
 
친환경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점도 각오해야 한다. 친환경 전략에 주요 자원을 할당할 의향이 없거나 그럴 여력이 없는 기업이 친환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가장 매력적인 방법은 기존 제품이 갖고 있는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하는 작업이다. 기업의 영업활동을 개편하고, 문화를 바꾸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성 전략의 일환으로 녹색 성장을 고려하는 사례도 있다.
 
실행 이 단계에서는 성공적인 실행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에 대처해야 한다. ‘성장 방안 분석’에서 설명했듯, 기업들은 기존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서 친환경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 및 역량을 쏟아 붓거나 개발해야 한다.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하면, 경쟁업체가 갖고 있는 친환경 부문의 약점을 활용해야 한다. 실행을 방해하는 ‘위험 신호’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한다.
 
강조, 인수, 설계 중 어떤 방법을 택하든 환경 운동가, 고객, 대중은 친환경 전략을 다른 활동 및 제품과 분리돼 있는 독립적인 전략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친환경 전략이 조직이 취하는 전반적인 접근 방법의 일부라고 여긴다. 결국 친환경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기업은 우수한 친환경 제품 판매 성과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레고리 운루(Gregory Unruh, gregory unruh.com)는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동 대학원에서 운영하는 링컨 센터(Lincoln Center)의 책임자다. 운루는 <지구 주식회사,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부, 2010년(Earth, Inc.)>의 저자다. 리처드 에텐슨(Richard Ettenson, richard.ettenson@thunderbird.edu)은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의 부교수이자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을 연구하는 델마 H. 킥헤퍼(Thelma H. Kieckhefer) 전임 연구원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6월 호에 실린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의 그레고리 운루 교수와 리처드 에텐슨 부교수의 글 ‘Growing Green: Three Smart Paths To Developing Sustainable Product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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