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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한국 맥쿼리 그룹, 틈새시장 공략해 비상하다

이희진 | 72호 (2011년 1월 Issue 1)
 
 
 
 
뭐 ‘막걸리’라고요?”
1999년 12월 서울. 호주의 맥쿼리 그룹 임원들은 한국에서 함께 영업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국내 은행들을 방문했다. 텃밭인 호주 금융시장에선 명성을 날리던 맥쿼리였지만 당시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제로’에 가까웠다. 한국 맥쿼리 그룹의 존 워커 회장은 당시 분위기를 회상하며 “맥쿼리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막걸리요?’라며 되묻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2000년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딘 맥쿼리는 직원 5명으로 출발했다. 독립 법인 형태도 아니었다. 신한은행과 손을 잡긴 했지만 초기 위험 부담을 고려해 신한은행 내 한 개 팀으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맥쿼리는 국내에 9개 현지법인/지점을 보유한 국내 진출 최대 규모의 해외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직원 수도 300여 명으로 60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 소공동 한화빌딩 16개 층 중 6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맥쿼리가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은 인프라 펀드, 인수합병, 구조화 금융상품, 부동산관련 부채 및 자본관리, IT장비 및 기술자산 전문 리스, 헤지 거래, 주식파생상품개발, 외환관련 상품 및 거래 등 다양하다.
 
맥쿼리가 국내 최소 규모의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10년 만에 국내 최대 외국계 투자은행으로 급속히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 맥쿼리 그룹의 존 워커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의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맥쿼리그룹(Macquarie Group)은 호주를 대표하는 종합 금융회사다. 지난 회계연도 순익(2010년 3월 기준)이 전년 대비 21% 늘어난 10억 5000만 호주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규모, 평판, 수익 어느 하나도 뒤지지 않는 호주의 초우량 기업이다.i
 
 
 
1969년 힐 새뮤얼 앤드 컴퍼니(Hill Samuel & Co. Limited, London)의 전액 출자 자회사인 힐 새뮤얼 오스트레일리아(HSA: Hill Samuel Australia)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1970년 1월 단 3명의 직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ii  1985년 2월 28일 맥쿼리 은행(Macquarie Bank Limited)으로 전환하면서 호주 내 설립된 두 번째 민영 투자은행으로 자리를 잡았다.iii  1996년 호주 증권 거래소(ASX·Australian Stock Exchange)에 상장됐으며 2007년 10월 주주 및 호주연방법원의 승인을 받아 맥쿼리 그룹으로 거듭났다.iv  맥쿼리 그룹은 2010년 9월 기준 28개국 70여 개 사무실에서 1만5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총 3170억 호주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v  맥쿼리그룹은 현재 뱅킹, 금융, 자문, 투자 및 펀드운용 등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세계 전역에 제공하고 있고 기관 투자가, 기업, 개인 등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vi
 
인프라 투자라는 맥쿼리 고유의 투자전략 정책을 개척한 지는 약 15년 남짓 됐다. 맥쿼리는 이러한 고유전략을 통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인프라 펀드(Infra-structure and Specialized Funds)는 곧 맥쿼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vii  이러한 자산을 운용하는 특수펀드는 2010년 3월 말 기준으로 맥쿼리 전체 영업수익 중 약 10%를 차지한다.viii  맥쿼리의 글로벌 확장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유럽, 아시아, 북미를 시작으로 2000년대 본격적인 진출이 이뤄졌다. 맥쿼리는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폭스핏 켈튼과 트라이스톤 등의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ix
 
맥쿼리 코리아 성장 전략
틈새시장을 개척하다
맥쿼리가 처음 들어온 2000년대 초반 한국시장은 다른 선진국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아직 정교한 금융기법들이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 맥쿼리는 이런 점에 착안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1  틈새시장 공략은 한국뿐만 아니라 맥쿼리그룹이 글로벌 진출 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맥쿼리그룹은 호주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투자 은행들이 잘하지 않던 인프라 펀드에 과감히 진출, 역량을 집중하면서 급성장할 수 있었다. 맥쿼리는 현재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로마, 영국 버밍햄과 브리스톨, 덴마크 코펜하겐, 벨기에 브뤼셀 공항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게 아닌 뭔가 다른 것, 맥쿼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바로 인프라 펀드였다. 인프라 펀드는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저수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프라 펀드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맥쿼리가 한국에 진출할 즈음인 2000년,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극도로 침체된 내수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프라 투자에 민간자본을 적극 끌어들이려고 했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주체가 있어야 했는데 당시 국내 은행들은 인프라 펀드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생존이 더욱 급했다. 사업의 타당성과 수익성을 분석하고 수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금융 노하우도 부족했다. 이미 한국에 진출했던 외국계 투자 은행들은 인프라 투자에 큰 관심이 없었다. 굳이 인프라 투자가 아니어도 은행 매각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좋은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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