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공 가로채기

[강부장 개조 프로젝트] “상무님, 제 기획 마음에 드셨죠?”

27호 (2009년 2월 Issue 2)

‘쾅!’ ‘탁!’ ‘….’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이른 아침, 신제품 영업전략 기획안을 들고 임원회의에 참석한 강 부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참하게 깨졌다. 그소식을 전해 들은 부서원들은 부장이 사무실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강 부장이 매서운 눈초리로 부서 직원들을 노려본다.

“무슨 일들을 이 따위로 하는 거야, 엉? 상식을 뛰어 넘는 기발한 영업 전략을 세우라고 했지 이런 상식 이하의 기획안이나 만들어서 나만 곤란하게 하는 거냐고!
시장에서 먹히는 전략, 팔리는 계획을 세우란 말이야!”
 
“아니, 저… 그건… 부장님께서 가이드라인을 잡아주셔서….”
슬그머니 유부단 대리가 나서봤지만 오히려 강 부장의 화만 돋운 셈이 됐다.
 
“(버럭) 뭐? 내가 이따위 영업 전략을 세우라고 했다고? 내가 언제? 이 사람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윗사람 물 먹이는 덴선수구만! 내 말 똑똑히 들으라고! 누가고객 세그멘테이션을 지역 기준으로 하자고 했어? 이렇게 해서 어떻게 영업 전략을 세우나?”
 
“(휴∼ 자기가 그렇게 말해 놓고….) 그럼 세그멘테이션을 다시 하고 새로 타깃을 정한 뒤 그에 따른 영업 전략을 세우면 되는 건가요? 기일은 언제까지죠? 일주일이면 될까요? 자 자, 여러분, 비상이에요. 오늘부터 집에 일찍 들어갈 생각 마시고 다시 해 보자고요.”
 
결국 나만희 과장의 지휘 아래 부서원들이 밤을 새워가며 일한 덕에 만족할 만한영업 전략 기획안이 나왔다. 임원회의 결과도 좋았다.
“내가 임원진을 설득해서 일단 기획안대로 진행하기로 했으니까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잡아보도록!”
“그럼, 저희 기획안이 통과된 건가요?”
“저희? 저희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일주일이면 시간도 충분하고, 아이디어도 줄만큼 줬는데 기획안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더구먼. 그래서 내가 다시 만들어서 보고했잖아! 어쨌거나 이번 건은 넘어갔으니까 다음부터는 나 고생 좀 시키지 말고 자네들이 알아서들 하라고. 그래도 기획안이 넘어갔으니 회식이라도 해야겠지? 오늘 저녁에 한 명도 빠지지 말고 참석하도록 해.”
 
띠리리링∼ 때마침 전화가 울렸다.
“아, 김 상무님! 제 기획이 마음에 드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예전부터 제품 타깃이 10대 학생들에게만 한정돼 있는 게안타까워서 직장인 같은 다른 소비자군으로 시장을 확대해야겠다고 생각 중이었거든요. 그걸 이번에 조금 더 구체화한 것뿐인데요, 뭐.”
 
‘뭐야, 부장님이 새로 만들어 보고했다더니, 저건 우리가 기획한 내용이잖아!’
“네, 네.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지 직원들이 감을 잘 못 잡더라고요. 이거 참, 영업의 기본도 모르고 있더군요. 그래서 어쩌겠습니까? 부장된 도리로 제가 총대를 메는 수밖에요. 오늘 따라 제가 피곤해 보인다고요? 아니요. 요즘에 잠을 좀 못 자긴했지만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상무님께서 회사를 생각하시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죠, 허허. 저, 언제 식사라도…. 

아,오늘 저녁이요? 저야 당연히 괜찮죠. 제가 귀중한 분을 모실 때 가는 복집이 있는데 어떠세요? 네, 네. 그럼 제가 퇴근 시간에 맞춰서 상무님 방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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