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Resources

업무 전후 소소한 잡담이 효율성 높여줘

341호 (2022년 03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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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Office Chitchat as a social ritual: The uplifting yet distracting effects of daily small talk at work.”(2021) by Methot, J.R., Rosado-Solomon, E.H., Downes, P.E., & Gabriel, A.S i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4(5): 1445-1471

무엇을, 왜 연구했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재택근무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분산 근무제, 긱 경제, 유연한 업무 스케줄 등 근로 형태의 유연성이 확대되기도 했다. 동시에 구성원들 간의 정서적 연결감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구성원들 간의 물리적 간극이 커지며 커뮤니케이션 빈도가 감소했고, 이는 다시 정서적 연결감을 약화시켜 갈수록 대화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해 건강과 복지에 해가 될 뿐만 아니라 업무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 조직학자들에게 의미 있는 대화란 업무를 완수하거나 구성원 간의 합의 도출에 필요한 조언, 정보 교환, 피드백, 사회적 지지 등으로 상호 이해, 정당성 확보, 가치 창출이 목적이다. 이에 비해 회의나 면담 전후에 나누는 짧은 담소, 출퇴근 시 나누는 인사와 같이 일상에서 주고받는 피상적이며 가벼운 대화는 의례적인 행위로 간주돼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간과돼 왔다.

하지만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2016년 북미에서 진행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72%는 직장에서 동료들과 주말 계획이나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44%는 스포츠, 36%는 프라임 타임 TV 프로그램 등 업무와 무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특히 회의나 면담 전후 등에 나누는 가벼운 대화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본격적인 업무 대화가 더 우호적이고 덜 논쟁적으로 흐른다고 응답했다. 이외 여러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도 직장 내 소소한 대화는 조직 생활의 윤활유처럼 퇴근 시 느끼는 웰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럿거스대, 캘리포니아대, 캔자스대,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상호작용 의식 이론(Interaction Ritual Theory)1 과 마이크로 역할 전환(Micro-Role Transitions)2 에 기반해 무의미해 보이고 일회적인 일상 대화가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동시에 개인의 자기 감시(Self-Monitoring)3 성향이 소소한 대화와 긍정적 경험 간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도 고려했다.

연구진은 소소한 대화가 업무 시간 내 구성원 간의 친밀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야기해 업무 종료 시점에서 느끼는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반면 조직원들의 주의와 몰입을 방해해 공동체에 기여하려고 하는 조직시민행동을 보일 시간이 부족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자기 감시 성향이 높은 사람은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쓰기에 사회적 상호작용 시 소소한 대화를 더 자주 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실증 분석을 위해 두 번의 단계를 걸쳐 데이터를 수집했다. 먼저 연구진은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공립대학에서 인적자원관리(HRM)를 전공한 학부, 석사 졸업생 중 통상적인 근무 시간(오전9시∼오후5시)에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하는 정규직 직원을 e메일과 링크트인을 통해 모집했다. 총 151명이 설문에 참여했고 해당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징과 자기 감시 성향의 정도를 파악했다.

2주 후에 진행된 두 번째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연구진은 15일 동안 매일 아침, 점심, 저녁 3번씩 e메일을 발송했다. 아침에는 소소한 대화, 긍정적인 사회적 감정, 수면의 질, 인지적 몰입에 관한 질문을 하고, 점심에는 소소한 대화, 긍정적인 사회적 감정, 인지적 몰입에 관해 물었다. 저녁에는 업무 종료 시점의 웰빙과 조직시민행동에 대해 질문했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첫째, 소소한 대화는 상호 인정, 연결감, 사회적 응집력을 촉진해 긍정적인 사회적 감정을 느끼게 한다. 또한 업무 종료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낮은 정신적 활동이 필요한 일로 전환하는 것은 업무에 과하게 몰입되는 것을 막아주고 각인된 긍정적인 기분 또는 신체적 에너지가 퇴근 이후까지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연결감을 느끼는 상대에게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소한 대화는 사회적 연대감과 조직시민행동의 의도를 높인다.

셋째, 잡담은 현재 수행하는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주의를 분산시켜 집중력이 저하되고 인지적 자원은 고갈된다. 업무 완수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부족은 결과적으로 조직시민행동을 실제로 실천할 기회를 감소시킨다.

넷째, 자기 감시 성향이 높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 행동, 감정을 주의 깊게 살피고 상황적 단서와 규범에 세심하고 유연하게 반응하기에 타인과 긍정적, 사회적 감정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이들에게는 소소한 대화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개인 간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업무 수행과 관련 있는 고차원적 상호작용, 조직 내 가십 등 대부분의 구성원이 한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을 가정했다. 하지만 시공간의 제약 없이 근무하는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 연구의 결과가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주는 교훈은 회사 내 같은 공간에서 회의나 업무 전후, 휴식 시간에 주고받는 사소한 일상의 의식적 행위들이 중요한 업무 대화나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구성원 상호 간 연대감과 긍정적 감정을 유발해 협업을 포함한 업무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 웰빙과 친사회적 동기를 높인다.

하지만 소소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중단하고 시간, 에너지, 자원을 업무 외적 영역에 사용해야 한다. 의식적인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화는 핵심 업무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인지적 몰입을 저해해 개인이 업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부분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연구진은 소소한 대화가 업무 몰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개인의 자기 감시 성향에 따라 달라짐을 밝혀내 소소한 대화가 조직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상황이 언제인지 밝혀냈다. 즉, 구성원들이 상황적 단서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반응하며 소소한 대화를 라포 형성이나 긴장 완화 등을 목적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경우, 웰빙과 친사회적 행동은 증가하고 업무 몰입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약화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조직 내에 구성원들이 즉흥적이며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접촉의 기회를 높여야 한다. 또한 출퇴근, 회의 시작 전후, 과업이나 역할 전환 등과 같은 ‘의식의 이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만큼은 가벼운 대화를 실시함으로써 가벼운 라포 형성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런 노력이 업무 효율성 향상과 긍정적 조직 분위기 조성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김명희 인피니티 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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