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ic Management

전문 경영에서 가족 경영으로 돌아온 기업의 성과

340호 (2022년 03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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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Back to the future: The effect of returning family successions on firm performance” (2021) by M. D. Amore, M. Bennedsen, I. Le Breton-Miller, and D. Miller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42(8).

무엇을, 왜 연구했나?

가족 기업은 창업주 일가가 대주주인 기업을 의미한다. 전 세계 주요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가족 기업이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특정 가문이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을 흔히 접할 수 있다. 가족 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누구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것인지다. 보통 창업주는 가족 중에서 최고경영자를 선임해 자신이 평생을 일궈낸 독특한 전통과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이 경우 전문 경영인 영입에 따른 대리인 문제 해소, 가족 전통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 장기적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 해당 일가의 막강한 사회적 자본 활용,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가족 경영은 문제점도 있다. 가족 간 갈등은 조직 내 파벌주의를 야기하고 친족주의는 능력 있는 직원의 사기 저하와 이탈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족 경영의 경우 제한된 인력 풀에서 최고경영자를 선발해야 하므로 전문 경영인에 비해 경영자로서의 역량이나 자질이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 연구는 대체로 가족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보다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것이 기업 성과 측면에서 우월함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가족 기업의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까? 전문 경영을 계속 이어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가족 기업으로 회귀하는 것이 더 나을까? 본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문 경영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탈리아 가족 기업 중 2000년에서 2016년 사이 대표이사가 다시 가족으로 바뀌거나 새로운 전문 경영인으로 변경된 기업 489곳을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종속변수인 재무 성과는 총자산수익률(ROA)로 측정했다. 소유 구조나 지배구조 및 경영진 정보는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서 수집했고 재무 자료는 AIDA에서 구했다. 연구 표본 중 42%가 가족 중 한 명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나머지는 새로운 외부 전문 경영인을 후임으로 정했다. 또한 가족 경영으로의 회귀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보여주기 위해 산업 변동성과 연구개발 투입의 조절 효과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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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전문 경영에서 가족 경영으로 회귀한 기업은 전문 경영을 유지한 기업보다 평균적으로 더 나은 재무적 성과를 보여줬다. 이는 해당 기업의 전체적인 수익성 경향을 통계적으로 통제하고 얻은 결과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직접 경영하는 경우 수익성보다 가족 전통과 가치 보존을 우선한다. 또한 경영자로서 자질이 부족한 가족이 경영을 맡거나 사내에 파벌주의가 만연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가족 기업이 가족 경영에서 전문 경영으로 전환하면 능력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성과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으므로 앞서 나열한 가족 경영의 문제점을 제거할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문화가 바뀌면 이미 전문 경영으로 전환한 가족 기업이 다시 가족 경영으로 회귀하더라도 가족 경영의 단점은 발현되지 않는다. 그 대신 친족주의나 파벌주의보다 가족 경영이 갖는 장점인 강력한 리더십, 폭넓은 사회적 네트워크, 직원과의 끈끈한 유대관계, 신속한 의사결정, 장기적인 관점의 과감한 투자 등은 살아난다. 가족 경영으로 돌아와도 기업 성과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문 경영인에서 가족 경영으로의 회귀가 효과적인 두 가지 상황 요인을 살펴봤다. 첫 번째는 산업 변동성이다. 산업 변동성은 가족 경영으로의 회귀가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감소시킨다. 산업 변화가 심한 경우 경쟁 우위를 가져오는 기술 혁신이나 신제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의 혁신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신 경영 기법이나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술적 전문성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 이런 극심한 환경 변화 속에서는 가족 기업이 그동안 축적한 사회적 자본이나 전통, 가치 같은 무형 자산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계속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것이 낫다.

두 번째 상황 요인은 연구개발 투입이다. 연구개발 투입 역시 가족 경영으로의 회귀가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감소시킨다. 기업의 연구개발 투입이 많다는 것은 여러 기술 및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이 경우 기술 변화를 빨리 포착해 그에 맞는 신제품 개발과 혁신 활동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자질을 갖춘 경영자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인재 풀에서 선발된 전문 경영인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존 연구는 가족 경영에서 전문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처럼 일단 전문 경영으로 전환한 가족 기업의 경우에는 전문 경영을 유지하는 것보다 가족 경영으로 회귀하는 것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위기에 빠진 기업이 가족 경영으로 회귀해 회복한 사례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1995년부터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했으나 2009년 발생한 대대적인 안전 관련 리콜 사건을 계기로 도요타 가문의 후손인 도요타 아키오가 2009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도요타 사장은 품질 문제로 곤혹을 치르던 도요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 LG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전문 경영인인 남용 부회장이 사퇴하고 LG 오너 일가인 구본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경우 위기에 처한 스마트폰 사업을 재건하지는 못했지만 LG전자의 미래 성장 엔진인 자동차 부품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가족 경영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다. 산업 변동성이 크고 연구개발 등 기업의 혁신 활동이 경쟁에서 중요한 경우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성과 측면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족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며 직원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등의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보다 외부 환경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지식과 자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가족 기업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서 이를 계속 유지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가족 경영으로 회귀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적 대안임을 시사한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 전략』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