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전 세계적으로 신제조 서비스 혁신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한국도 신제조 서비스 강국으로 도약할 필요성이 커진다. 유럽은 IDTA 등 기업 공동의 신제조 생태계를 조성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2021 하노버 메세는 그 성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자리였다. 한국 기업도 2021 하노버 메세에서 소개된 디지털 혁신 사례를 참고해 신제조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또 기업 공동으로 신제조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제적으로 한국 기업의 사례를 널리 소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신제조 서비스의 표준을 둘러싼 전쟁이 치열하다. 일례로 2021년 4월 열린 세계 최대 제조 혁신 전시회인 하노버 메세(산업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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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미국에 맞선 유럽의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유럽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성과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산업디지털트윈협회(IDTA, Industrial Digital Twin Association)는 SAP, 지멘스, 보시, 슈나이더, ABB 등 주요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민간단체인데 테스트베드를 통한 솔루션 입증과 글로벌 시장 진출의 속도를 높임으로써 세계 시장의 사실상 표준(혹은 시장 표준, De Facto Standard)을 장악하고자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에 ‘인터넷화’ ‘서비스화’ 열풍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신제조 서비스 강국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사례들은 기업 공장 단위에서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을 일부 적용하는 데 머물고 있다. 공장, 지역, 국경을 넘어 고객 혹은 공급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로의 전환 경험은 미흡하다. 특히 중소•중견제조 기업들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동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신제조업에 주목해야 할 때다. 2021 하노버 메세에서 주목할 만한 신제조 서비스 유스 케이스(Use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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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신제조업의 중요성과 한국의 제조업 도약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자.
1. 신제조업의 의미신제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신산업화된 제조업을 의미하며 단순하게는 제조업이 ‘인터넷화’되고 ‘서비스화’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업의 본질을 바꾸는 산업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신(新)제조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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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화’는 기업 활동의 가치사슬 활동 중에서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활동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인터넷화’는 ‘서비스화’를 동반하는데 서비스화란 고객에게 제품 제공 시 제품 대비 서비스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신제조업으로의 변화는 디지털 트윈, 사물인터넷, 적층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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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한 사업 활동을 중심으로 촉진된다. 이러한 ‘인터넷 화’ ‘서비스화’가 진척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제조업의 업의 본질을 바꾼다.
전 세계는 지금 신제조를 둘러싼 경쟁 중이다. 과연 누가 신제조의 주도권을 차지할 것인가? 신제조 경쟁에 유리한 여건으로는 1) 전통 제조업이 강한 국가 2) 고객 접점과 서비스 수요가 많은 국가 3) 인터넷화의 바탕을 제공하는 데이터 기술, 인터넷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강한 국가 4) 신제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혁신 기업의 분포와 이를 지원하는 금융 등 지원 체계가 발달한 국가가 꼽힌다. 미국과 유럽은 위의 요건 면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들에 맞서 새로운 제조업 부흥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제조업은 기존 제조업과 달리 진입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IT 산업과 마찬가지로 신제조업에도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 효과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의 고객 수가 많을수록, 제품과 함께 사용되는 보완재 수가 많을수록 제품/서비스 가치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에서 인터넷을 매개로 한 구매, 생산, 마케팅 활동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는 해당 제품 및 서비스의 고객 수, 보완재(완성품, 부품, 소재)의 수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일례로 일본 휴대폰 업체가 삼성 안드로이드폰,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에 밀린 것은 일본 업체와 다른 OS(오퍼레이팅 시스템)을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 및 아이폰이 사용자 수가 많다는 점, 보완재(앱)의 수가 많다는 점 때문에 휴대폰 사용자들이 일본 휴대폰 제품보다 높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디바이스 및 솔루션의 상호 운용성(호환성 포함), 협력 파트너 등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즉 선발자가 제품을 먼저 출시해 고객 기반을 선점하는 데 성공하고, 이 제품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보완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많아지면 선발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후속 주자가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놓는다고 할지라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기존 제조업처럼 선발자에 비해 뒤늦게 진입해 추격하는 모델의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신제조업에 있어 적시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