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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식료품 배달 시장서 아마존 제친 ‘인스타카트’

“대신 쇼핑해주고, 집 앞까지 가져다 드려요”
고객-식료품점 연결해 북미 돌풍

강지남 | 313호 (2021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2012년, 아마존의 물류 담당 IT 엔지니어였던 인도계 청년 아푸바 메타가 만든 ‘인스타카트’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국을 대표하는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 서비스로 부상했다. 우버 기사가 고객을 목적지로 데려다주듯 쇼퍼(Shopper)가 고객 대신 장을 봐서 집으로 가져다주기 때문에 ‘식료품 업계의 우버’라고 불리기도 한다. 후발주자 및 강력한 대기업을 물리치고 최강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창업자 본인이 실제 겪었던 불편함을 바탕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정확히 간파했기에 시장의 니즈에 정확히 반응했다는 점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를 연결해 초기 투자에 따른 고정비용과 의도치 않은 경쟁 구도를 피했다는 점 △슈퍼마켓들과의 경쟁 대신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을 택했다는 점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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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TV도 사고, 영화도 보고, 친구도 사귀면서 왜 식료품은 직접 가서 사야 하지?”

2012년 봄. 스물여섯 살의 인도계 청년 아푸바 메타(Apoorva Mehta)는 스리라차 소스 한 병밖에 들어 있지 않은 텅 빈 냉장고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푸념했다. 인도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란 그는 아마존 물류 담당 IT 엔지니어였다. 2년 전 창업의 꿈을 안고 아마존을 퇴사한 뒤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왔지만 실패만 거듭하던 중이었다.

그는 자신처럼 슈퍼마켓은 먼데 자동차가 없어 장보기에 고충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아마존의 동료들도 업무에 치여 냉장고에 식재료 채워 넣을 시간이 없다고 푸념하곤 했었다. 메타는 곧장 식료품을 대신 사다 주는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10년도 채 되지 않아 그가 개발하고 창업한 인스타카트(instacart.com)는 아마존의 ‘아마존 프레시’를 누르고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인스타카트가 아푸바 메타의 첫 창업 아이템은 아니었다. 메타는 ‘변호사를 위한 SNS’ 등 스무 가지 창업 아이템을 실패한 후에야 인스타카트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당장 먹을 게 없는데 슈퍼마켓은 멀고 자동차가 없는 그에게 식료품을 빠르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정말로 필요한 것이었다. 그는 “그때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창업을 위한 창업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창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나는 변호사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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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을 강타했다. 자택대기령(Stay at Home)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며 출근과 외식 등 평범한 외출조차 어려워졌다. 다른 많은 세계인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의 일상생활도 상당 부분 달라졌다. 그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온라인 장보기’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코스트코 같은 대형 마트로 몰려가 식료품과 생필품을 잔뜩 사들이는 미국인들과 이들의 ‘패닉 바잉’으로 텅 빈 매장의 모습이 뉴스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모두가 마트로 몰려간 건 아니었다. 많은 미국인이 팬데믹 시대에 가장 안전한 자신의 집에 머물며 식료품을 구매했다.

급속도로 팽창하는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인스타카트는 가장 주목받는 플레이어가 됐다. 인스타카트는 ‘식료품 업계의 우버’라고 불린다. 우버 기사가 고객을 목적지로 데려다주듯 인스타카트의 쇼퍼(Shopper)가 고객 대신 장을 봐서 집으로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2012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1시간 내 배송’을 기치로 내걸고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및 캐나다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1시간 혹은 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특허 상품이라 할 ‘새벽 배송’보다 빠른 셈이다.

팬데믹 사태 초기이던 2020년 3월, 인스타카트의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늘었다.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앱) 다운로드는 전월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그림 1) 이 회사는 팬데믹이 발생하자 쇼퍼 인력을 빠른 속도로 늘려 폭증하는 주문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나갔다. 인스타카트 측은 DBR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3월 초 20만 명이던 인스타카트 쇼퍼를 5월 기준 50만 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팬데믹 발생 두 달 만에 쇼퍼 인력을 30만 명 넘게 충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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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카트는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과 캐나다의 각 가정에 배송한 식료품이 350억 달러어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메타는 언론 인터뷰에서 “팬데믹 발생 이후 매일, 전날보다 주문량이 20% 증가했다. 두어 주 만에 연말 매출 목표를 넘어섰고 일주일 후 2021년 목표를, 또 며칠 후 2022년 목표를 초과했다. 그 이후로는 계산하기를 그만뒀다”고 밝혔다.2

4년 전 20억 달러였던 인스타카트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10월 177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그림 3) 인스타카트는 여세를 몰아 올해 초 기업공개에 나선다. 투자 업계는 인스타카트가 기업공개 시점에 300억 달러(약 33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인스타카트의 무서운 추격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에 출석해 “쇼피파이(Shopify,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와 인스타카트가 아마존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DBR가 인스타카트가 급성장한 비결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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