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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9. 최대의 사기극 ‘유튜브 뒷광고’ 논란

“내돈내산”이라면서 뒤에서 돈 받았다?
뒤통수 때리지 말고 ‘앞광고’를 하라

이상호 | 311호 (2020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지난 7월, 유튜브에서는 광고 사실을 숨긴 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을 빙자한 ‘뒷광고’ 논란이 뜨거웠다. 유튜브는 최고의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광고주, 유튜버, 소속사인 MCN, 심지어 시청자와 정부까지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유튜브 광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방송계의 간접 광고에 익숙한 광고주들은 유튜버와 MCN에 자연스러운 뒷광고를 요구했고, 수입원이 마땅치 않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유튜버와 MCN은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했다. 뒷광고의 대안으로 ‘앞광고’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나 또 다른 뒷광고 편법이 나타날 수 있어 건전한 유튜브 광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계의 지속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이라는 슬로건으로 제품을 직접 써보고 추천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힘들게 찾아낸 제품이다” “유료 광고는 아무것도 없다”며 다양한 상품을 추천했다. 그의 인지도 덕분에 해당 영상은 수십만에서 1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수많은 감사 댓글과 추천 후기가 이어졌다. 당연히 한 씨의 채널에 소개된 상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채널은 개설한 지 불과 2년 사이에 시청자가 90만 명에 근접했고, 190개가 넘는 영상의 조회 수는 8600만 건에 이르는 등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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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7월, 한 씨가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 매체에서 제기한 뒷광고 의혹을 인정하고, 유료 광고 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영상에 대해서는 즉각 문구를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 씨 채널을 보면 7월 사과 영상 이전에 개재된 거의 대부분 영상 제목에 ‘유료 광고 포함’이라는 문구가 덧붙여 수정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당 수천만 원으로 가정하면 수십억 원의 광고비가 집행된 중대형급 광고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예상된다.

한 씨의 뒷광고 논란 이후 한동안 ‘유튜브 뒷광고’가 화제가 됐다.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연예인 유튜버부터 구독자 수십만 명을 거느린 크리에이터까지 많은 유튜버가 뒷광고 논란에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자숙하겠다며 방송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들의 자숙 기간은 길지 않았고 대부분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영상을 올리며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광고, 협찬, 후원 등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버젓이 상품을 소개하고, ‘내돈내산’이라고 포장하면 진위를 달리 확인할 방법이 없는 시청자는 그 말을 믿고, 심지어는 같은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온갖 방송계의 노골적인 간접 광고에 지친 시청자들이 유튜버의 진짜 같은 거짓말을 믿는 것은 단지 상품이 좋아 보여서가 아니라 ‘설마 너까지’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다. 그런데 유튜버들은 시청자와 조회 건수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이르는 거액의 돈을 받고 광고를 해왔다. 그리고 이를 의심하는 시청자들에게 “이건 절대 광고가 아니다”라고 큰소리쳤다.

유튜브는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효과도 강력한 광고 플랫폼이지만 아직 생태계가 성숙하지는 못했다. 201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SNS 마켓(상거래) 소비자관련법 위반 행위’가 총 458건으로 이 중 277건(60%)이 광고임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었다. 정부뿐 아니라 광고주, 유튜버, 유튜버들의 소속사인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시청자까지 모두가 광고 채널로서 유튜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뒷광고 논란은 어느 한쪽만의 잘못이 아니다. 따라서 급부상한 낯선 광고 환경에서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들을 하나씩 풀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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