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 D2C 시장이 여는 ‘뉴이커머스’ 시대

‘상품’보다 ‘상점’ 노출 통해 안정적 성장
네이버와 쇼피파이, 이커머스 시장 흔든다

311호 (2020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최근 이커머스 분야에서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판매자들의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이탈과 D2C(Direct to Customer) 쇼핑몰로의 이동이다. 이런 D2C 채널의 부상을 틈타 급성장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쇼피파이다. 쇼피파이는 단순하고 쉬운 서비스로 최대한 많은 중소 상인을 끌어들인 뒤 생태계 안에 들어온 이들을 상대로 부가 기능을 판매해 추가 수익을 거두는 선순환을 이뤄 가고 있다. 아울러 전략적으로 플랫폼에 통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서비스가 있을 경우 M&A도 활발히 진행하며 몸집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선제적인 M&A로 소싱, 배송 등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스마트스토어에 판매자들을 유인하고 록인(Lock-in)해 시장에 안착했다.



이커머스의 새로운 바람: D2C

D2C(Direct to Customer)는 소비자 직접 판매 모델, 즉 판매자가 스토어를 구축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과거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이 지배적일 때는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를 통해서 상품을 판매해왔고, 온라인 쇼핑이 처음으로 태동할 때는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판매가 주를 이뤘다. 그러다 점점 마켓플레이스에만 의존해서는 상점의 브랜드 관리 및 고객 확대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자 기반으로 ‘상점’이 노출되기보다는 ‘상품’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이에 브랜드나 각 상점의 스타일과 아이덴티티보다는 저렴한 가격이 핵심 마케팅 요소가 되기 쉽다. 또한 특정 포맷이나 정책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차별화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어렵다. 카페24나 코리아센터의 메이크샵 등을 통해 단독 도메인을 가진 쇼핑몰을 개설하는 판매자들도 있지만 초기 사업자 입장에서는 웹페이지를 꾸미고 운영하는 데 부담이 있다. 또한 단독 사이트의 트래픽 확보도 쉽지 않아 마케팅 비용을 많이 소모해야 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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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최근 떠오르고 있는 형태가 포털을 기반으로 한 D2C 쇼핑몰이다. 급성장 중인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과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같은 형태라 볼 수 있겠다. 판매자들이 자체 브랜딩을 강화하기에 가장 좋은 방식이며 판매 데이터 및 고객의 피드백을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이런 스마트스토어의 수수료율은 오픈마켓보다 낮은데 D2C 형태를 운영하는 네이버 등이 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익 모델보다는 빅데이터 축적 및 자사 지불 거래액 증대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은 품목별로 판매액의 8∼15%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스마트스토어는 결제 수단에 따른 수수료만 최소 1%에서 최대 3.85%까지 받고 있어 현저히 낮다. 이처럼 마켓플레이스 및 오픈마켓 대비 저렴한 수수료 또한 D2C의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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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코로나19도 온라인 쇼핑 내 D2C 시장 확대를 촉진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자신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초기에 온라인을 통해 생필품 구매를 주로 하던 소비자들이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가정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소비를 확대한 것이다. 또한 전자상거래의 주축이 되는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원하는 제품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구하지 못하는 경험이 늘자 소비자들이 대안 쇼핑몰을 찾기 시작한 것도 작용했다. 이커머스 솔루션 기업인 얏포(Yotpo)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아마존 이용 고객의 65%가 아마존에서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구입하지 못했거나(32.75%), 일부 품목을 구입하지 못했다(32.25%)고 응답했다. 그리고 설문 참가자의 40.55%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 매진됐을 경우,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브랜드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신규로 진입하는 판매자의 증가도 D2C 형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의 도매상으로부터 소싱하는 것도 가능해지면서 통신판매업 창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이 크게 쇠퇴하면서 온라인으로 이전해 나타나는 창업 수요 또한 함께 늘고 있다. 과거 소매업을 하기 위해서는 판매할 상품의 소싱을 위해 공장 섭외나 거래처 확보부터 결제, 포장, 배송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소매업을 하기가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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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온라인 쇼핑이 국경에 구애를 받지 않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도 D2C 확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쇼핑몰 플랫폼들이 각종 언어로 사이트 번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제 배송도 대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조5890억 달러로, 그중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약 14.6%인 2330억 달러 규모였다. 2018년에는 이 비중이 29.9%(8260억 달러), 2020년에는 27.8%(994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1 따라서 고객층을 확대하고 더 큰 무대에 판매하고 싶어 하는 셀러들은 상점의 특색을 강조할 수 있는 D2C 형태의 쇼핑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자체 D2C 채널 확보에 주력

비단 개인 사업자뿐만 아니라 기업들 또한 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D2C 형태로의 전환을 늘리고 있다. 2020년 1월, 이케아가 아마존에서 더 이상 물건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나이키와 버켄스탁 등에 이어 3번째 대형 브랜드의 아마존 이탈이다. 브랜드 고유의 쇼핑몰을 만들고 온라인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독자적인 유통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D2C 2 모델을 채택하겠다는 게 공통된 이유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LG생활건강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쿠팡을 제소했다. 주문한 상품에 대한 반품 금지,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경영 정보 제공 요구 금지 등 대규모 유통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LG생활건강은 쿠팡에 제품을 납품하지 않고 있으며, 이외에도 영실업, 크린 등이 쿠팡과의 거래를 끊었다.

이처럼 그동안 많은 국내외 업체가 다양한 온라인 유통 경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아마존, 이베이 등의 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구색을 위해서만 일부 유지하고 D2C 형태의 자사 몰을 강화하고 있다. 트래픽을 대가로 많은 희생을 하고 있었던 기업들이 마켓플레이스에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및 추천 등으로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인데 판매 당사자인 기업이 아닌 마켓플레이스가 고객 데이터를 1차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탈을 가속화한 요인이다. 이처럼 대형 브랜드 및 중소 상인들까지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내 D2C 점유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각자 개성과 취향에 맞게 제품을 선택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직접 소통하는 밀레니얼세대의 소비 성향과 맞물리면서 계속될 전망이다. 이마케터(eMarketer)가 2020년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D2C 시장 규모는 2017년 68억5000만 달러에서 2021년에 211억5000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만만치 않은 신예 플레이어

네이버는 2018년 11월 모바일 앱을 개편하면서 커머스를 중요한 사업 부문 중 하나로 격상시켰다. 올해는 다수의 서비스를 론칭하며 유통 전반으로 발을 넓혔다. 검색 포털이라는 강력한 트래픽 유입을 바탕으로 쇼핑 거래액과 자사 지불 결제액을 늘리는 선순환 구현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상품력을 강화하는 등 판매 주체의 성격을 강하게 가져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트래픽을 무기로 제3자인 셀러(3rd party seller)들을 유입하고, 데이터를 통해 구매전환율과 재구매율을 높이고, 구매 거래액을 늘려 광고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에 동반되는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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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2020년 브랜드 스토어(↔백화점), 특가창고/네이버 장보기(↔대형마트), 라이브 커머스(↔홈쇼핑) 등의 서비스를 론칭하며 유통업 진출을 가속화했다. 더불어 기존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에 소싱, 라이브 커머스, 풀필먼트 등 여러 기능을 덧붙이며 롱테일 이커머스 부문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자사 커머스 생태계 내에서는 절대 규모로 가장 많은 판매자 수를 확보한 D2C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를 중요한 축으로 삼았다. 네이버는 이번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가 전 분기 대비 3만 명 증가한 38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였다(쿠팡 미공개). 이베이코리아(옥션, G마켓)의 20만 명, 11번가의 10만 명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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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토어를 기존 오픈마켓들이 운영하는 형식과 다를 게 없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지원하기 위한 연합군을 구축해 왔고, 이는 쉽게 따라잡기 힘든 경쟁력이다. 셀러들을 위해 소싱부터 배송까지 이커머스 밸류체인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한 여러 가지 투자를 해온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배송’이다.

배송은 이커머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누가 누가 싼가’로 경쟁하던 치킨게임에서 벗어나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주문이 이뤄진 상품은 무조건 실물로 구매자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이커머스 업체가 물류에 관심을 가지고 빠른 배송에 주목한다. 다만 이 부분은 쿠팡과 같이 직매입을 통해서가 아니면 어렵다. 주문이 발생한 후 1) 택배 기사가 판매자의 상품을 집하해 2) 허브터미널에서 분류하는 과정이 항상 배송에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쿠팡은 로켓배송 대상 상품을 모두 매입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생략할 수 있어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내놓았다.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이 서비스는 운송의 주체가 셀러들의 상품을 물류센터에 미리 보관하고 있다가 바로 출고해주는 형태를 띤다. 쿠팡처럼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이미 상품들이 센터 내에 보관돼 있어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익일 수령을 학습시키면서 배송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자 풀필먼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 풀필먼트와 관련해 첫발을 내디딘 업체가 바로 네이버다. 네이버는 최근 CJ대한통운과의 지분 교환을 결정하면서 이커머스 관련 여러 가지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하나가 바로 CJ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을 활용해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의 상품들을 보관하고,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그동안 배송의 관점에서 쿠팡에 비해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셀러들의 니즈를 흡수할 수 있게 됐다. 더욱 많은 셀러들을 끌어들여 SKU(Stock Keeping Units, 취급 상품 수)를 늘려갈 수 있는 기반도 닦았다.

또한 네이버는 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FSS, 두손컴퍼니, 위킵, 아워박스 등 풀필먼트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단행하며 물류망을 확대해 나갔다. 나아가 동대문 풀필먼트 업체 신상마켓, 패션 플랫폼 기업 브랜디 등에도 투자해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을 위한 상품 소싱을 원활하게 만들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5월부터 브랜디의 ‘헬피’ 서비스(동대문 의류 풀필먼트 및 소싱 서비스)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협업을 시작했는데 참여 업체의 호응이 이어지며 전략적 투자까지 진행하게 됐다. 이처럼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을 유인하고 록인(Lock-in)할 수 있는 여러 우군을 확보했다. 기존 마켓플레이스 위주로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었던 이커머스 업계에서 연합군 무리를 구축함으로써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것이다.

D2C를 등에 업고 폭풍 성장한 쇼피파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이커머스 활황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사는 D2C 기반 이커머스 업체 쇼피파이였다. 쇼피파이는 2006년 토비아스 뤼트케 등 3명의 친구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창업한 온라인 쇼핑몰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판매자들이 독자적인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에서부터 고객 관리, 마케팅, 결제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쇼피파이의 올해 3분기 매출은 7억674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6.5% 가까이 성장했으며 3분기 총거래액(Gross Merchandise Volume, GMV)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 쇼피파이는 올해 2분기 301억 달러의 GMV를 기록하며 기존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이베이(271억 달러)를 제치고 아마존에 이어 2위 전자상거래 업체로 등극한 바 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아마존과 이베이를 잇는 미국 전자상거래 점유율 3위를 점한 데 이어 코로나19와 D2C 트렌드를 업고 또다시 레벨업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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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피파이의 매출액은 크게 1) 구독 솔루션(Subscription Solutions)과 2) 머천트 솔루션(Merchant Solutions)으로 구분된다. 이 중 구독 매출액은 셀러들이 쇼피파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월 구독료3 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요금제에 따라 최소 월 29달러부터 299달러까지 구분돼 있다. 과거 우리나라 싸이월드에 가입하면 미니홈피가 생기듯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SaaS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도 필요 없다. 여기에 검색최적화(SEO), 마케팅, 결제, 고객 관리까지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별도의 인터넷 개발자를 고용하지 않아도, 쇼핑몰 운영 및 마케팅을 위한 추가 인력을 두지 않아도 팔 제품만 있으면 당장 2∼3일 내에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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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을 모으고, 서비스를 붙이는
생태계 선순환

머천트 솔루션 부문은 쇼핑몰 관련 부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다. 이 부문을 통해 셀러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결제 시스템, 마케팅, 펀딩 등을 제공해주고 있다. 즉, 쇼피파이는 상기 기술한 월 구독을 통해 D2C 쇼핑몰 니즈가 있는 수많은 셀러를 확보해 놓고, 이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부가 서비스를 붙여가면서 수익화를 이뤄낸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쇼피파이가 자체적인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구매해 적용할 수 있으며 셀러들의 수요에 따라 여러 앱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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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피파이가 구독 솔루션보다 머천트 솔루션을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이는 셀러들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부가 서비스의 매출액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을 방증한다. 즉, 수많은 셀러를 바탕으로 사업 레버리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쇼피파이의 올해 1분기 머천트 솔루션 매출액은 2억82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했고(구독 매출 비중 39%) 지난 2분기에는 5억19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매출의 72%나 차지했다(구독 매출 비중 27%). 쇼피파이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제공한 90일 무료 체험 덕분에 지난 분기 대비 신규 온라인 쇼핑몰 입점 증가율이 71%에 달했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신규 솔루션 서비스 매출이 늘어난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머천트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서비스 차별화에 꼭 필요한 서비스는 쇼피파이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2013년부터 시작한 쇼피파이 페이먼트(Shopify Payment)다. 제3자 결제 시스템이나 입점한 업체의 별도 계좌 없이 쇼피파이 솔루션을 통해 자동 결제를 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는 별도의 이용료는 없지만 입점 업체는 매출에 따라 일정 부분 수수료로 제공하고 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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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도입한 쇼피파이 POS(Point of Sale, 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도 대표적인 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판매를 전산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몰과 연계한 것이다. 개별 고객의 바구니를 생성해 제품을 담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쇼피파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카드 리더기, 포스기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업체가 온•오프라인의 재고도 통합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 고객별로 할인을 적용할 수 있는 기능 등도 특징이다. POS는 무료로 제공되나 일부 고급 기능은 유료로 구입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엔 금융 서비스도 도입했다. 입점 업체들의 일시적 재정난을 해소해주는 서비스로 고정금리로 1년 동안 돈을 빌려준다. 쇼피파이 셀러들의 그동안 영업 실적이나 매출 등을 신용평가해 금액을 산정하는데 최소 200달러에서 최대 100만 달러까지다. 미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부터 영국과 캐나다까지 확대했다.

이 외의 기능은 모두 가입자가 직접 쇼핑몰에 추가해 붙여서 사용하는, 이른바 ‘플러그 인(plug-in)’ 형식으로 제공된다.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 서비스를 오픈 소스로 공개해 유료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쇼핑몰 운영과 관련한 솔루션을 사고팔 수 있는 앱스토어와 테마(Theme, 홈페이지 템플릿) 전용 홈페이지, 그리고 쇼피파이 전문 인력 거래소다. 앱스토어에는 쇼피파이가 직접 개발한 솔루션들뿐만 아니라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앱도 올릴 수 있다. 마케팅, 고객 관리, 재고 관리 등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찾아볼 수 있으며 2019년 기준 쇼피파이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만 2500여 개다. 테마 전용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제품 성격, 분위기, 형식 등을 고려해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템플릿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만약 쇼피파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앱과 디자인으로 구성할지 고민이 된다면 쇼피파이 엑스퍼츠(Shopify experts) 서비스를 통해 쇼피파이가 연결해주는 전문가 풀을 활용하면 된다. 쉽게 말해, 쇼피파이는 쇼핑몰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솔루션과 인력을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로서의 기능 또한 하고 있고, 거래가 성사된 후 일정 수수료를 챙기는 형식으로 추가 수익을 낸다.

쇼피파이의 핵심 전략은 가장 단순하고 쉬운 서비스를 제공해 최대한 많은 유저를 플랫폼에 확보하고, 그 안에서 선순환 생태계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더 많은 중소 상인이 플랫폼에 들어오면 많은 개발자와 디자이너, 전문가들도 쇼피파이 생태계에 들어와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중소 상인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 더 많은 고객이 쇼피파이로 유입될 것이다. 이를 통해 쇼피파이는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부가 기능을 판매하는 수익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또한 쇼핑몰들의 기반 플랫폼이 쇼피파이기 때문에 일단 이를 바탕으로 쇼핑몰을 세팅해 놓으면 이탈이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처럼 이커머스 이해관계자들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확장형 선순환을 이루고,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게 쇼피파이의 전략이다. 2019년 기준 52개국에서 100만 개 업체가 쇼피파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2009년부터 시작된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마존을 넘어서서 1등이 될 수 있을까?

2015년 IPO에 성공한 이후 쇼피파이는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이미 쇼피파이 앱스토어에서 인기가 높은 솔루션들도 포함됐다. 전략적으로 쇼피파이의 플랫폼에 통합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경우 M&A를 진행한 것이다. 이 때문에 쇼피파이가 가까운 미래에 기존의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마저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가령, 쇼피파이가 M&A한 업체 중 2017년 5월 인수한 오벨로(Oberlo)는 소싱을 원활하게 해 셀러를 유입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오벨로는 일명 드랍시핑(Drop shipping)을 통해 재고 없이도 원하는 아이템을 마음껏 판매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다. 쇼피파이 셀러가 오벨로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셀러는 알리바바그룹 내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무엇이든지 자신의 쇼피파이 상점에 게시할 수 있다. 이후 그 쇼피파이 상점에서 주문이 발생했을 시, 알리익스프레스 내 제조업체가 구매자에게 직접 배송한다. 즉 1) 재고를 사입할 필요 없이, 2) 다양한 품목을, 3) 포장/배송 과정 없이도 판매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업체는 고객에게 소매가를 지불받고, 생산자는 업체로부터 도매가를 지불받아 이윤을 남긴다. 효율적인 재고 관리는 물론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판매자들의 현금 흐름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신규 판매자들의 이커머스 사업 진입을 쇼피파이로 유인하는 데 있어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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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역대 인수 중 가장 큰 금액인 4억5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6 리버 시스템즈(River Systems)를 사들였다. 6 리버 시스템즈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물류창고 자동화 및 최적화 로봇을 개발하는 업체로, 물품 선별, 분류, 운반, 포장 등 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쇼피파이는 이 M&A를 통해 아마존의 FBA 서비스와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반품 서비스를 지원하는 ‘리턴 매직(Return Magic)’, 의류 및 홈데코 마켓플레이스에 특화한 스웨덴의 ‘틱테일(Tictail)’도 쇼피파이 플랫폼에 편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쇼피파이가 가야 할 길은 멀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아직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AWS를 통해서라도 전사 기준으로 봤을 땐 이익을 내고 있지만 쇼피파이는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또한 이번 코로나 이후 초기 진입한 셀러들이 무료 이용 기간을 넘어 실제 장기 구독자로 얼마나 남아 있을지, 그리고 많은 셀러를 자원으로 확보한 만큼 이를 어떻게 수익원으로 만들어낼지는 쇼피파이에 남겨진 과제다. 두 번째는 시장을 파괴할 만큼의 획기적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쇼피파이가 아마존에 대적할 만한 전자상거래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선 유사한 물류 인프라와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향후 쇼피파이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오린아 책임연구원은 메릴린치증권, BNK투자증권을 거쳐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유통/화장품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주로 e커머스, 플랫폼 비즈니스, 중국 화장품 산업 분석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유튜브 채널 ‘오린아의 유통귀환’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2호 The Art of Compensation 2021년 0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