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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빙그레의 마케팅 성공 전략

고객과 함께 브랜드를 갖고 놀았을 뿐인데…
‘도른자 마케팅’으로 활짝 웃는 ‘빙그레’

김성모 | 310호 (2020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빙그레가 바나나맛우유부터 슈퍼콘, 빙그레우스, 꼬뜨게랑까지 잇달아 마케팅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 Z세대)를 ‘취향 저격’한 이 마케팅들은 매출 증대로까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 마케팅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빙그레는 어쩌다가 마케팅을 잘하게 됐을까. ‘도른자(돌은 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빗댄 표현) 마케팅’으로 입소문 난 빙그레 마케팅의 성공 비결을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SNS 마케팅으로 작은 성공을 거두면서 회사 내부에 실무자를 믿고 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가 조직에 자연스럽게 자리하면서 일선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2. 마케팅팀원들은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언제, 어떻게, 이용하는지 상세하게 관찰했다. 소비자행동 분석을 한 뒤에는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는 마케팅을 기획했다.

3. 평범한 마케팅이 아닌 자사 제품에만 딱 들어맞는 마케팅을 고안했다. 또 아이디어 단계부터 매출로 연관될 마케팅인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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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빙그레 왕국의 왕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라고 하오. 빙그레가 창립 53주년을 맞아 나를 탄생시켰소. 처음 셀카를 시작으로 SNS에 사진을 올렸는데, 단시일에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아질지 예상치 못했소. 후훗. 우리 왕국이 지금 난리도 아니오. 그런데 훤칠한 내 외모(?) 때문인지 처음에는 놀란 이들이 많았다고 들었소. 인스타그램에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고객센터(CS)에 “계정이 해킹당한 것 같다”고 문의가 왔었다고 하던데. 너무 놀라 팔로우를 끊은 고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오. 물론 다시 돌아왔겠지만.

내가 인기를 끌면서 말이 참 많이 돌았소. ‘도른자(돌은 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빗댄 표현) 마케팅’부터 재능을 낭비했다고 ‘재능 낭비 갑이다’ ‘약 빤 마케팅이다’ 등 평가가 다양하던데, 잘 떠올려보면 빙그레는 최근 5년간 고객들의 빙그레 웃음을 위해 최선을 다 해왔소. 바나나맛우유만 해도 카페(옐로우카페)부터 마이스트로우(바나나맛우유만을 위해 디자인한 빨대 제품), ‘바나나맛우유 X 올리브영’ 컬래버레이션 다 잘 됐지. 매장 열기 전 줄을 서는 ‘오픈런’의 시초가 스타벅스가 아니라 빙그레였다는 건 아시오?

이게 다가 아니오. 빙그레는 노는 물이 다르오. 세계적인 축구 스타 손흥민에게 막춤을 시켰소. “슈퍼손 슈퍼콘 슈퍼 슈퍼 손손∼∼” 나온 지 얼마 안 된 이 콘 아이스크림에 경쟁사가 움찔했다더군. 동료들이 “쏘니 요즘 경제적으로 어려워? 왜 이런 CF 찍었어”라고 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좀 짠하기도 했소. 우린 성공했지만. 이외에 꽃게랑 패션 브랜드 ‘꼬뜨게랑’도 MZ세대(밀레니얼, Z세대)를 제대로 ‘취향저격’했지. 그런데 이 마케팅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오. 모두 대박이 났다는 거요. 흥행만 한 게 아니라 매출도 껑충 뛰었소. 꼬뜨게랑 옷은 완판돼서 못 구하오.

요즘 어딜 가나 나한테 묻는 게 있소. 타사 마케팅 담당자뿐만 아니라 영업, 인사 등 여러 팀 회사원들이 똑같은 것을 묻더군. “어떻게 (결재) 통과했어요?” 사실 이건 우리 1급 기밀인데, DBR가 하도 알려달라고 왕국을 찾아와 특별히 공개하기로 했소. 내가 마케팅팀 책임자 4명을 보내 ‘고객들을 웃게 만드는 법’을 가감 없이 공유했으니 많이 배워가시오. 아! 대신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를 부탁드리오. 현재 팔로워 수가 15만 명을 넘어서서 궁한 건 아니오. 절대 아니오. 하하.


“회사를 망치려고 그러십니까?”

마케터들의 ‘빙그레 로고’ 극복기

2009년 이수진 빙그레 Dairy팀장이 사원 때 일이다. 온라인 프로모션용 아이템을 기획하다가 회사 대표 상품인 바나나맛우유를 캐릭터화했다. 바나나맛우유에 팔, 다리를 붙이고 몸을 기울인 귀여운 이미지를 구상한 것. 그런데 기획안을 본 상사의 반응이 시원찮았다. 회사 고유 자산의 ‘형태(shape)’를 훼손했다는 지적이었다. 바나나맛우유의 회사 내 위엄은 대단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역사도 오래됐기 때문이다. 바나나맛우유는 회사 CEO 못지않은, 그보다 더 신성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팀장이 바나나맛우유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B급 요소를 담아내려고 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가 회사를 망치려고 그러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하는 마케터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빙그레 마케팅팀은 조직이 크고 무거웠다. 결재 라인도 그만큼 길 수밖에 없었다. 마케팅팀은 홍보팀과 묶여 있었다. 현재처럼 유제품(Dairy팀), 아이스크림(냉동BM팀), SNS(미디어전략팀) 등으로 성격에 맞게 팀이 나뉘어 있지도 않았다. 조수아 미디어전략팀 차장은 “마케팅1실, 2실로 나뉘어 있었는데 팀 자체가 크다 보니 팀 안에서 업무의 우선순위도 있었고, 빠른 속도로 변하는 마케팅 트렌드를 따라갈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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