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공중전 대 지상전 선거전략, 타깃 따라 다르게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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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Air War vs. the Ground Game: An Analysis of Multichannel Marketing in US Presidential Elections” by Lingling Zhang and Doug J. Chung. (2020) in Marketing Science.

무엇을, 왜 연구했나?

선거전에는 두 가지 상반된 전략이 활용된다. 하나는 중도층을 자신들의 지지층으로 유인하려는 ‘산토끼 전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지지층을 강화하는 ‘집토끼 전략’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토끼 또는 집토끼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선거 마케팅 전략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떠한 효과를 가질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유일한 한국 국적자인 정덕진(Doug J. Chung) 교수와 메릴랜드대의 링링 장(Lingling Zhang) 교수가 미국 대선에서 활용된 ‘공중전 전략’인 선거 광고와 ‘지상전 전략’인 필드 오퍼레이션을 비교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선거 캠페인에는 다양한 마케팅 채널이 이용된다. 이때 TV 광고는 다수 유권자를 대상으로 후보자를 홍보하는 공중전으로, 후보자 또는 정당이 직접 실행하는 ‘후보자 광고(Candidate advertising)’와 선거 후보의 지지 단체(시민단체 또는 이익단체)가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PAC 광고(PAC-sponsored advertising)’로 구분된다. 후보자 광고의 경우, 후보자의 긍정적 이미지 및 주요 메시지를 함축적이고 인상적이게 전달하는 주된 목적을 가지며 PAC 광고는 상대 후보자를 비난하는 네거티브 메시지를 주로 전달한다. 반면,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치중한 지상전인 필드 오퍼레이션은 캠페인 단이 실제 현장에서 전화, e메일, 직접 방문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개별 접촉해 그들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2008년, 2012년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이 경쟁자인 공화당 존 매케인과 밋 롬니를 상대로 승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된다.

과연 이러한 ‘공중전 또는 지상전’은 어떠한 성향의 유권자들을 유인하고 설득하는 데 그 효과가 있을까? 이를 분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2004년부터 2012년 총 3회의 미국 대선 선거 데이터를 활용해 각각의 방법이 특정 후보인의 지지층인 집토끼 또는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도층인 산토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효과를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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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경영학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을 대통령 선거 과정에 도입해 소비자 의사결정모델 중 초이스 모델을 활용해 분석을 실시했다. 이때, 시장의 규모를 ‘투표가 가능한 18세 이상의 유권자들의 수’, 제품의 선택을 ‘후보자 선택’, 제품 시장점유율을 ‘각 후보자의 투표율’로 정의했다. TV 광고의 효과 측정을 위해 후보자 광고 및 PAC 광고 노출 비율 데이터가 이용됐으며, 필드 오퍼레이션의 규모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록시로 각 주의 지역별 선거 사무실 수가 사용됐다. 그 외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타 변수들(예: 인종비율, 교육 수준, 실업률 등)이 분석에 고려됐다.

그 결과, 공중전인 TV 광고와 지상전인 필드 오퍼레이션은 각 유권자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미쳤다. 유권자들은 다음의 세 집단으로 구분될 수 있다. 특정 후보자 또는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인 집토끼는 평균적인 유권자들에 비해 정치적 관심과 지식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또한, 정치적 관심이 적당히 있고, 선거에 참여할 의사가 있으나 아직 지지자나 지지 정당이 정해지지 않은 유권자들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어 아예 선거에 참가할 의지가 없는 유권자들도 있다.

이때, 후보자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후보자 광고는 지지 대상이 정해지지 않아 정보에 의해 표심이 바뀔 수 있는 중도층, 즉 산토끼를 포획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물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일수록 후보자 광고에 내포돼 있는 메시지를 이해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 이유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의 경우, 광고의 메시지와 공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또는 공감을 하더라도 해당 메시지에 의해 그 선호도가 증가할 폭이 적기 때문이다. 반면 PAC 광고는 같은 TV 광고라도 집토끼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상대 후보자에 대한 비난조의 공격을 하는 PAC 광고는 오히려 산토끼들의 반감을 유발시키는 데 반해 집토끼들은 부정적 정보들을 받아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참을성이 높아 해당 정보를 유용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권자 개개인을 맞춤식으로 설득해가는 필드 오퍼레이션인 지상전은 집토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즉, 정확한 지지자 파악을 토대로 한 맞춤형 타깃 선거운동인 지상전은 개별 접촉을 통해 개개 유권자들의 표심을 강력하게 만들고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동기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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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유권자들의 투표 의사결정은 해당 후보자 또는 정치에 대한 관심 여부로부터 시작된다. 이때 유권자들의 다양한 선호와 그 행동은 선거 캠페인의 마케팅 전략을 결정짓는 데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제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기업이 세우는 마케팅 전략의 의사결정 과정과 유사하다. 이때, 정확한 목표의 설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떠한 목표를 위해 해당 전략을 수립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정확한 목표 없는 마케팅 전략 수립은 실패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은 토끼 두 마리를 동시에 잡는 것은 어려우며 산토끼를 잡으려면 집토끼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의 뜻과 일맥상통하며, 경제 주체가 경제 활동을 할 때 한정된 자원 내에서 포기해야 하는 자원의 최대 가치를 적절하게 판단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목적 없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 실패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한 마리의 토끼를 정확하게 공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과 다른 토끼를 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비용을 적절하게 판단하는 것이 의사결정자의 핵심 성공 전략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가 선거 캠페인 전략에 시사하는 바를 요약하면, 선거 후보자가 특정 지역을 공략해 다채널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때 그 지역에 집토끼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면 공중전보다는 지상전을, 산토끼의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지상전보다는 공중전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단, 같은 공중전이라 할지라도 네거티브 전략은 오히려 집토끼를 결속시키는 데 그 효과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구교령 하버드 경영대 연구원 kay.ryung.koo@gmail.com
필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상 이론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마케팅 전공)를 취득했다. 현재 하버드 경영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사례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고객관계관리와 소비자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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