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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 ‘숨고’의 성장 전략

이사-청소-과외-운동 등을 한 플랫폼에서
숨은 고수-숨은 고객 최고 매칭 효과

이미영 | 296호 (2020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인 ‘숨고’의 성장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청소, 이사, 건강, 레슨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중개해 수요자의 탐색 비용을 낮추고 제공자의 거래 기회를 확대했다.
2. 고객의 서비스 요청 정보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고수를 찾아 섭외해주고 고수의 고객유치율을 높여 기존 플랫폼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3. 플랫폼 이탈률이 높은 거래 수수료 방식이 아닌 거래 성사율이 높은 고객 정보를 제공하고 그 고객에게 견적서를 제출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리드 제너레이션(lead generation)’ 방식을 도입해 플랫폼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동욱씨(연세대 정치 외교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프리랜서 인구 100만, 자영업자 500만 명 시대다.1 특정 직장의 직원이 아닌 각자의 전문성을 조직과 개인에게 제공하며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전체 경제 활동 인구수의 무려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이 담당하는 이사, 청소, 어학 과외, 운동 등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되는 서비스도 수백 가지다.

하지만 이들에겐 ‘자투리 일을 하는 사람’ ‘임시직’ ‘구멍가게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줄곧 따라다녔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찾기 어려운데다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벌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서비스 이용 형태가 조금씩 변화하면서 이들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형 업체를 고용하거나 자급자족으로 해소했던 생활 서비스들을 전문가에게 위탁해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외, 가사일, 인테리어 등 기존에 자주 이용했던 일대일 서비스를 넘어 취미생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까지 범위도 다양해졌다.

2014년, 브레이브모바일이 운영하는 숨고는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각종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오는 거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정형화된 서비스도, 정해진 가격도 없다. 고객은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의 돈을 지불해 제공받을 수 있고, 고수는 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의 실력과 서비스 정도에 맞는 돈을 지불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이른바 숨어 있는 고객과 고수를 찾아 연결하는 ‘개인 맞춤형 생활 서비스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낸 것이다.

숨고는 ‘마찰 비용’을 최소화하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고객과 고수에게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제1 원칙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이용하고 싶어도 제공자를 찾지 못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고, 고수는 비용을 적게 들이고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치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 초대 CEO를 거쳐 청소 전문 서비스 플랫폼을 경험한 김로빈 브레이브모바일 대표는 종합 생활 서비스 거래 플랫폼 성공 사례를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로 숨고를 창업했다.

2016년 미국 최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돼 화제가 됐던 숨고는 현재까지 서비스 내실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36만 명의 고수가 760여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앱 이용자 수는 260만 명이다. 사용자 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누적 견적 수가 1000만 건, 추정 거래액은 2450억 원에 달한다. 2019년 145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도 유치했다. DBR은 플랫폼 안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숨고를 심층 분석했다.

한국 플랫폼 시장 매력에 빠지다

김로빈 대표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미국 에모리대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와 LG전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테크 스타트업에 발을 들인 건 2010년. 독일의 벤처캐피털 ‘팀유럽(Team Europe)’이 만든 배달 음식 플랫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2 ’의 글로벌 시장 확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팀유럽은 한국 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도 막 시작하던 단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독일의 다른 플랫폼 사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돕던 지인에게 팀유럽 프로젝트를 전해 들은 김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 시장이 왜 가능성이 높은지, 왜 진출해야 하는지 수백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직접 팀유럽에 전달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 전단을 집에 모아놓고 배달할 식당, 메뉴를 찾아 먹는다는 점 등 다른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소비자 행동을 분석해 설득했다. 그리고 김 대표 스스로가 초기 한국 시장 세팅을 담당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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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정에 마음을 움직인 팀유럽은 김 대표를 한국에 만든 음식 배달 플랫폼 ‘요기요’의 초대 CEO로 임명했다. 20대 중반이었던 김 대표는 약 1년간 요기요 사업 초기 정착 과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한국 플랫폼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란 사실도 알았다. 물론 시장이 작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어려워 성공 확률이 낮다는 단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유리한 부분도 명확했다. 소비자들의 동질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한번 시장에 침투하고 나면 선도 기업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매우 컸다. 그만큼 시장 장악력이 높았다.

사실 미국에선 10년 차 유니콘 기업 중 시장점유율 1% 남짓인 회사가 수두룩하다. 기업 규모 자체는 크지만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정체된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미국은 국토가 큰 만큼 지역별 소비자 선호, 시장 상황, 규제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시장을 확장하고 관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반면 한국에선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제공하면 서울에서 지방 도시까지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 한국에서 유행어나 트렌드가 빠르게 번지는 것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슷한 행동 양식을 보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도 다른 국가나 지역에 비해 강한 편이다.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요건을 갖춘 셈이다.

이때 김 대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한국의 로컬 서비스 시장이었다. 영세업체, 개인 사업자 위주로 형성된 동네 생활 서비스 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훨씬 낙후된 것을 직접 목격했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하고 싶으면 인력 사무소에 전화해 연결을 받아야 하고, 화장실 시공을 위해선 아파트 관리실, 인터넷 블로그 등 여러 군데를 돌고 나서야 전문가를 찾아냈다.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동네에 흩어진 정보들을 찾지 못해 서비스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 시장 역시 배달 음식 플랫폼이 들어오기 전 전단지를 뒤졌던 시대에 멈춰 있었다.

문득 김 대표가 미국에서 자주 이용했던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가 떠올랐다. 도시 내 각종 구인/구직 광고부터 중고물품 거래, 제품 광고 등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데 한국의 벼룩시장, 중고나라, 당근마켓과 유사한 형태다. 이 웹사이트의 장점은 지역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정보나 서비스를 한곳으로 모은다는 것. 한국에서도 산재된 서비스와 정보를 한곳에 모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은 한국 메신저 앱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선도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면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장 장악력을 가져갈 수 있다. 숨고 또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거래 플랫폼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그와 같은 시장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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