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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76호를 읽고

김상연 | 278호 (2019년 8월 Issue 1)
 



영화 ‘알라딘’에서 술탄에 대항하는 간신 자파는 마법으로 술탄의 무의식을 조정한다. 왕의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빼앗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어떻게 보면 그는 DBR 276호 스페셜 리포트가 소개한 무의식 마케팅 전략을 실천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그의 전략은 실패하고 만다. 술탄을 차지하지 못했고, 결국 그가 탐내던 요술램프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왜 그런 걸까? 무의식 마케팅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선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공감이다. 여기서 자스민 공주를 사로잡은 또 다른 유능한 마케터, 알라딘을 한 번 예로 들어보자. 그는 먼저 자스민 공주의 신뢰와 호감을 얻었다. 자스민 공주는 의식적으로 알리 왕자가 가짜일 것이라고 의심하지만 무의식의 도움으로 양탄자에 올라탄 뒤 새로운 세상을 체험한다.

이번 호 아티클에 다뤄진 개념들을 통해 그 비결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알라딘이 사칭한 알리 왕자는 손을 내밀고 “Do you trust me?”라는 대사를 통해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빼앗는다. 자스민과 알라딘이 처음 만난 장면에서 알라딘이 던진 대사이기도 하다. 이 말은 모험심이라는 ‘체화된 인지’를 불러일으켰다. 지붕 위에서 뛰어내리고도 안전할 수 있었던 경험을 연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또 알라딘은 도둑이었지만 ‘프라이밍 효과’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공주가 가장 갈구하는 ‘자유’라는 개념을 자신과 동일시했다. 자스민의 마음을 조정하려던 자파가 ‘억압’의 개념을 연상시켰기에 이는 ‘대조효과’의 힘까지도 불러왔다. 알라딘이 자파와 달리 반감을 사지 않고 자신을 마케팅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차별점은 진솔함이다. 메시지의 불일치를 줄여 자스민 공주의 무의식의 세계까지 지배하면서 신뢰와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결국 무의식은 믿을 수 있는 메시지를 분별하기 위한 의식 저변의 활동이다. 많은 기업은 소비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각인하고 선택하길 원한다. 하지만 단순히 ‘무의식을 어떻게 조종할까?’를 고민해서는 답을 얻을 수 없다. 오직 일관되고 진실된 메시지를 통해 믿음의 세계로 초청해야 한다. 바야흐로 ‘공감의 시대’다.



김상연
17기 독자패널 (한국농어촌공사)

DBR 다음 호(279호, 2019년 8월 2호, 8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채용혁신’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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