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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마르 시몬슨 교수 강연

우리 제품 좋다고 설득할 시간에 소비자들의 평가에 귀 기울여야

이타마르 시몬슨(Itamar Simonson),조진서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가 마케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됐다. 조직 안에서 마케터들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1) 고객 선호도를 설문조사한 후 이에 바탕해서 신제품을 기획하던 시대는 갔다. 여러 신제품을 직접 고객들에게 실험해보고 그 반응 에 대응하라.
2) 세그먼트, 포지셔닝, 타기팅 등 과거 마케팅의 원칙에 집착하지 마라. 소비자들은 이미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그들의 자율 적인 선택을 존중하라.
3) 신제품의 특징은 적극적으로 알려라. 하지만 품질에 대해 소비자를 설득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품질에 있어서 소비자는 M(마케   터)이 아니라 O(Other people)의 목소리를 신뢰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의 두 번째 세션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이타마르 시몬슨 교수가 맡았다. 그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루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5년간 모토로라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듀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따고 UC버클리 조교수로 근무한 후 1993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가르치고 있다. 소비자 의사결정, 시장 조사, 마케팅 전략 등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냈다. 특히 소비자들이 겉보기에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으로 보이는 결정을 내리는 원인에 대한 일련의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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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치’ 시대의 마케팅

지난 10∼20년 동안 마케팅 전략은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표준화된 마케팅 전략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무엇일까?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소비자들에 대해 우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원점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소비자들은 합리적이다’라고 생각해왔다. 소비자들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제공해왔다. 소비자들은 품질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는 정보를 받아들였다. 제품의 브랜드, 가격, 생산지, 유통방법 등이 품질을 측정하는 잣대였다. 물론 소비자는 아직도 합리적이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정보는 다른 방법으로 찾고 있다.

그럼 기업은 어떤 해결책을 동원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소비자를 좀 더 이해하려 하고, 브랜드와 광고에 좀 더 투자하고, 제품을 더 알리려 했는데 이젠 그런 노력들이 효과가 없어 보인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소위 말하는 ‘마케팅 믹스’도 바꾸려 한다. 제품, 가격, 홍보방법, 유통채널을 모두 다 바꾸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우리 사고의 폭을 넓혀서 과거의 변화가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어떤 함의를 주는지 생각해보자.

과거의 소비자들은 관리를 당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소비자들을 이끌며 이것 혹은 저것을 선택하라고 강요할 수 있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어떻게 소비자들을 좌지우지했을까? 몇 가지 예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아보자.

6달러를 당신에게 주고 볼펜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 실험을 해보자. 볼펜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크로스’라는 브랜드의 예쁜 볼펜이고, 다른 하나는 ‘셰이퍼’라는 덜 예쁜 볼펜이다. 어떤 사람들에겐 크로스 펜만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에겐 크로스와 셰이퍼 두 종류를 다 보여준다. 이때 실험 참가자들에게 ‘크로스 펜이 당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한다. 단 하나의 제품만 제시됐을 때 이 제품이 주는 ‘절대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마케팅 전문가라면 두 종류의 볼펜을 사람들 눈앞에 나란히 둘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를 서로 비교하면서 ‘셰이퍼’에 비해 ‘크로스’가 좋다는 상대 가치를 인지하게 된다.

이런 예는 수백 가지를 들 수가 있다. 내가 오래 전에 미놀타라는 카메라 브랜드를 두고 한 실험이 있다. 169.99달러짜리 모델 A와 239.99달러짜리 모델 B가 있는데, 여기에 469.99달러짜리 모델 C를 추가하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이 세 모델을 비교하면서 ‘나는 제일 비싼 모델은 필요 없지만 가장 싼 건 사기 싫다’며 중간 것을 고른다. 즉 타협을 한다. 이것이 ‘타협효과’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를 때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럼 현재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홈디포에서 판매하는 LG 세탁기가 있다. 이 제품의 웹페이지에는 106명의 소비자가 댓글을 올렸고 평균 평점 별 4개를 받았다. 그중엔 별 1∼2개를 주고 안 좋은 얘기를 쓴 사람들도 있다. 홈디포는 왜 이렇게 나쁜 댓글을 지우지 않고 남겨 두었을까? 정말 그 리뷰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좋지 않은 세탁기라면 홈디포에서 판매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댓글도 있어야 소비자의 신뢰가 형성된다. 리뷰에 너무 좋은 얘기만 있으면 사람들은 그 정보를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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