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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Forum

성장 정체된 ‘명품’ 부활의 길? 똑똑해진 고객에게 ‘절대가치’를 선물하라

윤덕환,송지혜,김현진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무섭게 성장하던 국내 명품 시장이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 기존 ‘성공 공식’과 다른 ‘생존 공식’을 쓰기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럭셔리 마케터들은 이제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시장 환경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소비자들이 이제 습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나 디자인은 괜찮은 ‘가성비’ 지향적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가성비 갑(甲)’ 상품을 찾는 추이는 기존 브랜드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가성비 소비는 또한 제품의 상대적 평가보다 객관적 효용성을 중시하는 ‘절대 가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한편 ‘중국’과 ‘밀레니얼세대’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핵심 고객의 니즈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점도 놓쳐선 안 될 포인트다.
이에 대응하는 디지털 혁신, 가치사슬의 재정리, 운영 체계상의 혁신 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명품(名品)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은 단어다. 주로 고가의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가리킬 때 쓰는 이 표현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국내에 상륙한 뒤 줄곧 이 업종의 제품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이 단어를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점유하게 된 데 대해 정부기관, 언론을 비롯한 일반 소비자들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불과 3, 4년 전부터다. 당시 정부 기관들이 처음으로 명품을 ‘해외 유명 브랜드’ 등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브랜드에 대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본격적으로 종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2013년은 여러모로 명품 시장의 전환점으로 꼽을 만한 해였다. 1984년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이른바 ‘3대 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루이뷔통이 처음 입점했고, 이를 발판으로 1985년 에르메스, 1986년 샤넬이 차례로 같은 면세점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2013년은 1984년을 기점으로 국내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30년째가 되는 해였던 셈이다.1

그리고 2016년, 소비자 트렌드를 아우르는 핵심 단어로 ‘가성비’가 떠올랐다. 함부로 공존하지 못할 것 같았던 가성비와 럭셔리는 한 푼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손품, 발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또 최근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초대 지사장 등 ‘1세대 CEO’들이 속속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다.

국내 럭셔리 시장이 또 다른 격변기를 맞이한 2016년, 동아일보사와 채널A는 ‘럭셔리 포럼’을 신설해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의 조인트 세션으로 첫선을 보였다. 포럼에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 지사장 및 임직원들과 국내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몰려 미리 준비한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참가자들의 학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던 ‘럭셔리 포럼’의 현장을 요약해 소개한다.



1. 리서치 결과로 보는 한국인의 명품 소비 의식 변화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이사

기조연설 강사로 나선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이사(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는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설명하며 첫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2016년 5월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2  결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럭셔리 제품의 ‘희소성’ 가치가 높지 않게 나타났는데 이를 의미 있게 해석해봐야 한다. 응답자 가운데 74.6%는 ‘명품은 이제 더 이상 희소한 제품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내 주변에서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73.0%에 달했다.


대한민국의 ‘럭셔리 소비자’들이란


명품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사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색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2015년 8월, 밀워드브라운이 발표한 브랜드가치 평가에서 13개 업종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한 업종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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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명품 소비 인식에 대해 강의한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이사

그만큼 국내에서 이른바 ‘명품’으로 군림했던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시장의 성숙과 함께 대중화 시대를 맞게 됐고 온라인 파워에 힘입어 대중화는 점점 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나란히 이슈가 된 비틀즈의 음원 공개와 샤넬의 본격적 온라인 시장 진출을 관련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온라인이 표방하는 ‘대중성’과는 상관이 없어보였고 실제 이를 거부해왔던 비틀즈 측과 샤넬이 시대의 조류에 맞춰 기존의 방침을 전격 수정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라는 새 흐름을 맞게 된 럭셔리 브랜드들은 기존 성공 공식을 수정하느라 이미 잰걸음에 나선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읽기’다.

요즘 소비자들의 가장 뚜렷한 특성으로는 ‘정보소비습관’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성비’란 가치가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습득하게 된 ‘정보소비습관’으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영화 ‘버드맨’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딸이 “아빠는 페이스북도 안 하지 않아? 페이스북에 나오지 않는 사람은 이 시대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한 대사처럼 ‘검색이 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된 것은 이미 꽤 오랜 일처럼 느껴진다.

가성비라는 키워드는 하지만 지금껏 브랜드, 특히 소비자 로열티가 중시되는 감성적 소비재인 럭셔리 브랜드의 권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나비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정보 또는 브랜드에 대한 신념이 아닌 검색을 통해 즉흥적으로 나타나는 각 제품의 가성비 또는 동료 소비자들의 평가가 소비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음이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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