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국가브랜드 전략 제안

국가 슬로건 ‘Dynamic Korea’ 원점서 재검토하라

홍성태 | 140호 (2013년 11월 Issue 1)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만든 볼펜이라도 ‘Made in Germany’라고 쓰인 제품과 ‘Made in Brazil’이라고 쓴 제품은 느낌이 다르다. 말하자면 국가의 이미지는 제품에 투영된다. 국가 이미지가 좋은 나라의 제품은 그 덕분에 더 비싼 가격에 더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프리미엄 효과가 생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스위스를 정밀하고 고급스러운 장인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로 인식하게 한다. 이탈리아라면 아르마니를 비롯한 멋진 패션 브랜드들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이와 같이 스위스의 시계나 프랑스의 와인, 이탈리아의 패션처럼 거꾸로 제품의 명성이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삼성 핸드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국은 IT 강국이고 K-POP에 매혹된 적이 있다면 한국은 재미있는 나라로 인식된다. 국가 이미지가 원산지 효과를 발휘하든, 기업 브랜드가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주든, 국가 이미지와 기업 경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삼성의 휴대전화나 현대의 자동차 덕분에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예전과는 천지차이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우리가 안에서 기대하는 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겐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그냥 아시아의 한 국가이거나 남북이 아직도 대치하고 있는 작은 분단국가일 뿐이다.

 

올림픽, 월드컵, 한국 경제와 상품의 약진, 한국 영화와 드라마, K-POP에 대한 세계인들의 열광 등에 힘입어 Korea는 존재감을 확실히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Korea에 관심이 없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대단히 많다. 우리는 실상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는지, 어떤 오해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브랜드로 보고, 어떤 이미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좋을지 알아내기 위해 먼저 한국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호감과 거북함, 이해와 오해 등 그들의 인식을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무역협회 소속 국제무역연구원과 2013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공동으로 조사한 내용 일부를 DBR에 공개한다.

 

탐색 조사

 

조사의 1단계로서 우선은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표적 집단 면접)를 시행했다. FGI의 목적은 사실을 밝히는 것(fact finding)이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idiosyncratic idea)를 광범위하게 발굴하는 데 있다. 여기서 나온 의견들은 어디까지나 가설들(assumptions)로서 설문조사를 통해 점검할 자료가 되는 셈이다.

 

각 그룹당 10∼12명씩 5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5개 그룹은 루브르 문화 대학에서 사용하는 카테고리(Post Colonial Cultural Preference Sampling Grid)를 활용해 분류했다. 첫째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남을 지배해본 적이 있는 나라로서 현재 1인당 GDP 2만 달러 이상인 나라, 둘째는 러시아나 터키처럼 남을 지배해본 적이 있으나 현재는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나라들이다. 셋째는 다른 나라의 식민 지배를 받아본 나라 중 지금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인당 GDP 2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싱가포르, 홍콩 및 아랍 국가들, 넷째는 식민 지배를 벗어났으나 1인당 GDP가 아직 2만 달러에 못 미치는 인도, 베트남 등의 국가들이다. 다섯째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과 같이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신생국들이다. 루브르 문화 대학의 분류는 남을 지배해 본 나라와 지배를 당해본 나라, 이를 극복한 나라와 아닌 나라 국민들 간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데 기초했다. 본 조사에서는 상기 분류법을 차용하되 두 번째 카테고리의 국가들이 경제적인 면에서 교역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빼고 우리나라 입장에서 더 중요한 중국을 따로 추가해 조사했다. 각 지역별로 나온 의견 중 특기할 만한 것을 나열하듯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제국주의 국가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국민들은 우리가 이들에 대해 알고 호감을 갖는 만큼에 비해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호감도가 낮다. 심지어 이들은 북한과 남한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들은 독일이 통일되기 전까지 Made in West Germany로서 좋은 품질의 상징을 삼았듯이 Made in South Korea라는 원산지명으로 발전된 한국산() 이미지로 차별화하면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한국인은 손재주가 뛰어나다. 쇠 젓가락을 사용하는 유일한 나라며, 그 결과 양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잘하고, LPGA에서 한국 여성들의 뛰어난 성적도 한국인의 정밀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인의 머리가 우수해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들은민족적 우생학(Eugenics)을 아직도 들먹이는가? 그것은 이미 독일의 히틀러로 충분하다. 시대에 뒤진 주장을 하지 마라. 각 나라 국민은 나름대로 자기가 다 우수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증거도 충분하다라는 반박을 내세웠다. 이들은 예전부터 비교적 잘사는 나라들이다 보니 전통, 의식, 체면 때문에 변화가 어렵고 그 점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한국의 유연성을 높이 평가했다.

 

2. 신대륙 국가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인들은 자기 나라에 온 한국인들에게서우리는 아직 덜 알려졌을 뿐 크리에이티브한 민족이다.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만들어 쓰고 있고, 인류 역사를 바꾼 활판 인쇄를 제일 먼저 발명한 것이 사실은 한국인이며, 거북선이란 반잠수 배도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은 신대륙 국가 사람인들의 의견은 이랬다. “한국 글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태국도, 아랍도 자기들 언어 구조에 맞는 고유의 글자를 만들어 쓰고 있다. 중국의 한자도 마찬가지다. 너희만 글자를 만든 유일한 나라가 아니다. 활판 인쇄를 처음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인쇄술이 세상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 반잠수함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잠수함을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그들은 한국을 대체로 강요받는 사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아이돌 그룹은 너무 말끔해 인위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현대화란 각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은 현대화에 대해 사람들이 획일화된 생각을 갖고 있더라는 지적도 했다. 한마디로 뭐든지너무 열심히(trying too hard)”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라는 것이다. 공부도, 일도, 노는 것도 심지어 술 마시는 것조차 죽도록 열심히 하는 풍조가 좋은 점도 있지만 조금 여유를 보이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신대륙 국가의 사람들은한국하면 여전히 한국전쟁이 생각난다고 한다. 북한이 도발하거나 일본과의 갈등이 있을 때 이슈가 돼 외신에 보도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태극기의 태극 문양처럼 화합과 화목의 이미지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3. 식민역사의 국가/고소득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 등 동남아의 잘사는 나라들은 경제개발에 대해 한국과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자기들도빨리빨리 문화면서 일의 원칙을 잘 지키지만 한국은 원칙을 덜 지키는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그들은 한국인의 국수주의에 거북함을 드러냈다. ‘신토불이라는 말을 많이 내세우는데 농산물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제품까지도 신토불이를 내세우는 느낌을 받아 사회 자체가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은 스포츠 스타에 대해서도 개인이 이긴 것인데 나라 전체가 이겼다고 생각하며 들뜨는 것은 자신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그들은 한국 생활의 좋은 점으로서 쇼핑이 편하다고 했고 전반적으로 한국 음식을 꽤 좋아했다. 심지어 싱가포르에서 온 한 남성은 한국을 떠나기 싫은 이유가 바로 먹을거리들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4. 식민역사의 국가/저소득

 

요르단이나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인들에게는 한국이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요르단인의 경우, “한국이 일본에서 해방한 후 부상했다며 이스라엘의 억압을 받는 아랍인들에게희망의 롤모델이라는 생각을 자기 국민들이 많이 한다는 얘기도 전해줬다. 대부분의 경제 선진국들이 식민지 정복자로서 가해자의 이미지가 있는 반면 한국은 가해자적 이미지가 없음도 그들에게는 플러스 요인이었다.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한류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5. 중국

 

중국인들은 한국인의 매너, 시스템, 수돗물, 공기, 서비스 등 모두를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 때문인지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고 남북관계나 역사에 대한 견해는 우리의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미국의 원조로 빨리 큰 나라이며 미국의 사상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빨리빨리정신에 대해서도빨리빨리 하는 사람들이 정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설문조사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FGI는 그 자체로 사실(fact)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고 되도록 광범위한 의견을 취합하는 데 의의가 있으므로 FGI에서 나온 의견들을 설문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역협회의 현지 공관을 통해, 그리고 외국 조사기관의 온라인 조사를 통해 38개 국, 1160명에게 유효한 설문 응답 자료를 수집했다.

 

한국에 대해 전혀 무지한 사람들도 많으므로 설문지를 배부할 때 한국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 한국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 한국 문화 콘텐츠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은 제외하고 어떤 형태로든 한국에 대한 접촉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지는 한국에 대한 전반적 평가(관광,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에 대한 지식 등)와 한국 비즈니스의 특징에 대해 33개의 문항으로 작성했다. 수거된 자료는 소득별, 학력별, 성별, 연령별, 거주국별, 여행 경험별, 한국 호감도별, 제품 인식수준별, 한국에 대한 지식수준별, 문화 경험별, 제품 경험별 및 방문 계획별로 분류해 분석했다.

 

1. 한국에 대한 전반적 의견

 

아시아에서 쇼핑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꼽는 곳은 홍콩(31.2%) > 서울(27.7%) > 도쿄(15.3%) > 싱가포르(10.2%)의 순이었다. 좀 더 나누어 보면 제국주의 국가 사람들은도쿄’(32.3%)를 가장 선호했다. 반면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36.8%)과 중국인(39.9%)서울을 가장 선호했다. 중국인의 도쿄 선호도는 놀라울 정도로 낮았다(3.0%). 또한 젊은 연령층일수록 (29세 이하 35.4% 60세 이상 11.4%) 서울을 쇼핑하기에 좋은 도시로 선호했다.

 

아시아의 도시 중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는 서울(28.6%) > 도쿄(24.2%) > 홍콩 (16.5%)> 싱가포르(14.5%)의 순으로 서울이 가장 관심 있는 도시로 떠올랐다. 물론 제국주의 사람들(16.1% 30.6%)과 신대륙 사람들(16.3% 30.7%)은 서울보다 도쿄를 압도적으로 많이 선택했고 잘사는 탈식민 사람들도 도쿄(23.7% 29.2%)를 더 선호했다. 다만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36.8% 23.7%)과 중국인(46.8% 9.5%)이 서울을 현격히 더 선호했다. 또한 젊은 연령층일수록 서울을 가보고 싶은 도시로 선호했다(20∼60대순으로 31.9%, 31.3%, 26.2%, 21.4%, 20.0%). 소득별로 보면 중산층은 도쿄와 홍콩을 더 선호하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들(1만 달러 이하)과 많은 사람들(가구소득 연 10만 달러 이상)은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서울을 선호했다. 아마도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이미 도쿄나 홍콩을 가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서 가보고 싶은 장소로 서양인들은 고궁을 선호하는 반면 동양인들은 명동 등 쇼핑할 수 있는 곳을 이미 많이들 알고 있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일수록 쇼핑이나 홍대 앞 등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했다.

 

2.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의견

 

한국 사람의 특징으로는 열심히 일하는(hard working, 21.5%) > 우호적인 (friendly, 16.7%) > 애국적인(patriotic, 13.3%) > 경쟁적인(competitive, 10.5%)순으로 꼽았다. 전반적으로열심히 일한다를 한국 사람의 장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는데 제국주의(24.1%)와 신대륙(27.6%),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22.7%)이 높았던 반면 잘사는 탈식민 사람(18.3%)과 중국인(15.5%)의 경우 다소 낮았다. 대신 잘사는 탈식민 사람이경쟁적’(18.3%)이라는 항목에 많이 반응한 것을 보면 대만이나 홍콩, 싱가포르인들이 우리와의 경쟁 관계를 더 심하게 느끼는 것 같다. 또한 중국인들은애국적’(21.0%)이라는 항목에 매우 높게 응답했는데 FGI에서도 여러 번 나왔던 얘기로서 이웃 국가로서 우리의 애국심이 부럽기도 하지만 국수주의적 경향이 부담스럽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한국인들을우호적이라고 평가한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았다는 점이다. 이런 인식을 잘 키워나갈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연구해야겠다.

 

한국인의 단점으로는 여유 없음(15.6%) > 자존심 강함(14.3%) > 폐쇄적인(12.3%) > 급한 성격(12.2%)을 꼽았다. FGI 대담 시의 의견과 종합해서 볼 때 이제는 조금 느긋해 보였으면 좋겠는데 자존심이 너무 강해 별일도 아닌 것에 파르르 반응하는 모습이 지양됐으면 더 좋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모는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므로 한국 남녀의 외모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아시아 여성의 외모 중 선호하는 타입은 한국 여성(39.8%) > 일본 여성(22.1%) > 중국 여성(16.6%) > 싱가포르 여성(8.8%)의 순으로 한국 여성이 일관성 있게 높게 평가됐다. 그러한 차이가 제국주의(30.6% 30.2%)나 신대륙 국가 사람들(34.7% 32.2%)에게는 적었으나 잘사는 탈식민(37.4% 21.5%), 못사는 탈식민(55.3% 23.2%), 중국인(41.1% 6.1%)에게는 큰 차이로 한국 여성의 외모를 높게 평가했다. 한류의 긍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 여성의 외모를 일본 여성의 외모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은 여성(37.4% 22.1%)보다 남성들(42.1% 22.0%)에게 더 두드러졌다. 또한 한국 여성의 외모를 일본 여성의 외모보다 더 좋아하는 경향은 젊은 사람(47.8% 18.1%)일수록 더 강했으나 유독 60대 이상(28.6% 34.3%)에서는 일본 여성의 외모를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사회의 장점으로친절하다’ ‘단결심이 강하다’ ‘다이내믹하다등을 꼽았다.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었으나 동양 사람들은친절하다, 서양 사람들은단결심, 아랍 계열 사람들은다이내믹하다를 더 많이 선택했다. 그런데 나이가 젊을수록, 그리고 한국에 대해 잘 알수록친절하다를 꼽는 경향이 더 많았다.

 

반면 단점으로는과잉 경쟁’ ‘한국적 잘난 척’ ‘너무 빠른 리듬등을 꼽았는데 서양인들이과잉 경쟁을 더 많이 지적한 데 비해 동양인들은한국적 잘난 척, 아랍인들은리듬이 너무 빠르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과잉 경쟁빠른 리듬, 호감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이한국적 잘난 척을 지적했다.

 

3. 한국 문화에 대한 의견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적 심벌로 김치(25.9%) > 태권도(15.7%) > 영화(14.6%) > 태극 문양(13.3%) 등이 꼽혔다. 동양인들은 김치(39.1%), 서양인들(23.1%)과 아랍인들(29.4%)은 태권도를 높게 인식했다. 한편 젊은 연령층일수록 김치를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적 심벌로 높게 평가하는 반면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태권도를 높게 평가했다. 서양인들은 태극 문양(19.7%)을 한국의 심벌로 비교적 많이 인식하는 데 반해 동양인(8.9%)들은 그것이 왜 한국 것이냐며 반발했다.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으로 김치(21.8%) > 갈비(19.1%) > 모른다(18.2%) > 불고기(17.8%) > 비빔밥(11.7%)순이었다. 동양인들은 김치(34.2%)를 서양인들은 갈비(29.5%)를 선호하는 데 비해 아랍인들은모른다(49.0%)’가 거의 절반이었다. 한국 음식을모른다고 응답한 중국인은 거의 없었으며(1.5%) 미국을 포함한 신대륙 사람들도모른다가 적은 편(15.3%)이었다.

 

젊을수록,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좋아할수록 다른 음식보다 김치를 가장 좋다고 한 사람이 많았다. 비빔밥에 대한 호감도는 예상만큼 높지는 않았다. 한국 음식에 대한 생각은맵다(43.1%)’가 절반에 가까웠지만건강에 좋다(23.4%)’는 인식도 꽤 높은 편이었다.

 

한류 콘텐츠 중에는 드라마(36.2%)가 음악(17.5%)이나 영화(14.1%)보다 영향력이 훨씬 컸다. 드라마가 특히 중국인(73.4%)과 잘사는 탈식민 사람들(44.3%)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꽤 컸다.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에게는 드라마(31.6%) 못지않게 음악(23.7%)의 영향도 컸다. 전반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한국 제품을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낭만적인 삶(29.2%) > 잘 모른다(20.4%) > 높은 삶의 질(15.4%) > 패셔너블(14.6%)의 순이었다. ‘낭만적인 면은 중국인(42.2%)이나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41.2%)에게 특히 어필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인에게는패셔너블’(20.2%)도 높게 인식됐다. 그러나 유럽의 제국주의 사람들(29.4%)이나 미국 등 신대륙 사람들(45.0%)은 한국 드라마에 대해모른다는 사람이 많았다.

 

4. 한국에 대한 지식

 

김정은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지 묻는 질문에는 77.2%가 북한이라고 정답을 맞혔으나 한국(Korea, 11.8%)이나 남한(South Korea, 7.1%)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교적 미국 등 신대륙 국가(84.7%)와 중국(82.1%) 사람들은 제대로 알고 있었으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혼동이 있었다. 특히 못사는 탈식민 사람들은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민도가 낮아서인지 제대로 아는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64.0%), 아랍권의 사람들의 관심은 이보다도 더 적었다(53.9%). 또한 나이가 젊을수록(20, 70.3%) 무관심의 정도가 높았다

 

한국 사람들이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제발전(31.7%) > 한류 (16.6%) > 높은 학구열(13.6%) > 오천년 역사(12.1%)의 순이었다. 제국주의(6.0%)나 신대륙 국가(2.5%)에서는한류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았으나 잘사는 탈식민(26.9%)이나 중국(28.5%)은 그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제국주의 사람들은높은 학구열’(15.3%)이나오천년 역사’(18.4%)에 더 좋은 반응을 했다. 특히 미국 등 신대륙은 아마도 자기네 나라에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을 많이 본 덕에학구열’(20.3%)에 대해 높은 반응을 보였고 자기들의 역사가 짧아서인지오천년 역사’(27.7%)를 높이 평가한 사람이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한류’(26.2%), 30(36.6%) 40(40.0%)경제발전, 50대 이상(28.4%)오천년 역사를 높게 평가했다.

 

한마디로 한국이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급속한 발전을 한 나라(31.2%), 역사가 깊은 나라(21.9%) > 재미있는 나라(12.1%)가 높이 꼽혔다. ‘재미있는 나라라는 점에 대해서는 못사는 탈식민 국가(15.4%)와 중국 사람들(18.3%)이 높은 반응을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아랍권(16.7%)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재미있는 나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20대는재미있는 나라’(19.8%), 30(33.3%) 40(40.0%)급속한 발전, 50(38.5%) 60(54.3%)오천년 역사에 반응했다.

 

5. 한국 비즈니스의 특징

 

 

좋은 품질이 연상되는 원산지 표시로는 Made in Japan(43.1%) > Made in Korea(21.8%) > Made in North Korea(19.8%) > Made in China(9.4%) > Made in South Korea(6.0%)의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일본산()을 제일 좋아하며 한국산은 그 절반 수준이다. 일본산 제품은 잘사는 탈식민 나라 사람들(50.2%)이 특히 높게 평가했다. 한국산은 중국인(32.4%)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충격적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한국산과 혼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구글에 들어가서 Korea를 검색할 때 남한 사진보다 북한 사진이 더 많이 나오는 걸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이에 대한 신중한 대책이 필요하다. 북한과 구별하기 위해 FGI에서 제시됐던 바와 같이 Made in South Korea라고 쓰는 것은 잘못된 아이디어임이 증명됐다. South Korea는 존재감이 없다.

 

한국 문화의 경험이 많을수록 북한과의 혼동은 감소했다. 한국 문화를 빈번히 접한 사람 중의 9.8%만이 북한산을 세 번째로 꼽았지만 두세 번만 접한 사람들 가운데는 27.3%나 북한산을 세 번째로 꼽았다.

 

Korea’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하이테크(26.4%) > 삼성(26.0%) > IT강국(12.3%) > 패셔너블(12.2%)의 순이다. 그런데 잘사는 식민국 사람들은삼성’(32.9%)을 다른 나라들보다 더 부러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28.1%)과 못사는 탈식민(15.4%)은 한국 제품을패셔너블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매우 강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패셔너블’(18.1%), 30대는 ‘IT강국’(15.9%), 40대는삼성’(30.3%), 50(32.5%) 60(33.3%)하이테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응답했다. 또한 문화 콘텐츠에 노출이 많은 사람들(25.6%)이 두세 번 노출됐다는 사람들(3.3%)보다 한국이패셔너블하다고 응답한 비울이 현격히 높았다.

 

한국 제품에 대한 평가는 못사는 탈식민(4.09/5점 척도) > 중국(4.07) > 잘사는 탈식민(3.84) > 신대륙(3.78) > 제국주의 국가(3.72)의 순이었다. 대체로 소득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한국 제품에 대한 선입견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제품 중에 가장 먼저 연상되는 제품으로는 핸드폰(29.1%) > 가전제품(28.4%) > 자동차(22.7%) > 화장품(14.5%) > 반도체(11.6%) > 패션(13.6%)순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핸드폰(35.5%), 미국 등 신대륙 국가에서는 가전제품(35.1%)과 자동차(32.2%), 중국은 화장품(29.7%)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연상했다. 또한 젊은 층들은 화장품(22.0%)과 패션(13.6%)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연상했다.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되는 브랜드로는 삼성(83.4%) > 현대(67.2%) > LG (57.2%) > 대우 (47.2%) > 롯데(26.8%) > SK(21.5%) > 한진(17.4%) > 오리온(15.3%) > CJ(11.6%)의 순이었다. 동양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려진 기업은 삼성(91.9%), 롯데(38.7%), SK(29.6%), 오리온(24.2%)이었고, 서양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려진 기업은 현대(68.4%)와 대우(53.4%)였다.

 

조금 더 자세한 분석과 자료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외국인들이 본 한국, 한국인, 그리고 한국제품”)를 참조하기 바란다.

 

국가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한 제언

 

1. 국가별 제언

 

국가별 또는 문화별로 변형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탈식민국가 중 아직 못사는 나라 국민들은 한국을 무척 동경하고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은 아니고 막연하게 좋아한다. 이들에게 한국을 잘 홍보하고 잘 이끌어 나가면서 그들을 확실하게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인도 한국에 대해 꽤 호의적인 편이다. 하지만 우리가 국수주의적 경향이 너무 강하다고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과도한 자존심 대결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중국인들이나 아시아인들의 일본에 대한 적대 감정은 우리 국민 못지않았다. 이러한 상황적 역동성을 잘 이용하기 위해 그들과 필요 이상의 마찰을 빚지 말고 어쨌든 끌어안아야겠다.

 

중국 이외에도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의국수주의적 경향을 경계한다. ‘한국적 잘난 척이나신토불이등을 너무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자존심이 강한 국민, 과도하게 경쟁적, 여유 없음, 폐쇄적임 등이 그들이 지적하는 단점이다.

 

반면,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평이 조사 결과 두드러졌다. 젊은이들일수록, 한국을 잘 아는 사람들일수록 친절하다는 인상을 많이 갖고 있었다. 더욱 친절하게 대해치사한 한국인’(Ugly Korean)이란 오명을 벗고친절한 한국인’(Kind Korean)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겠다.

 

 

미국이나 호주 등 역사가 길지 않은 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호의적인 편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와 교육열을 높게 평가한다.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계속 배워나가려는 모습을 잘 견지해야겠다.

 

과거에 식민국가였지만 잘살게 된 나라들은 우리나라에 호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쟁자로서 경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래도 싱가포르는 호의적이나 대만은 꽤 부정적이다. 대만의 젊은이들은 과거 국교 단절에 따른 감정은 적다. 오히려 올림픽에서의 편파 판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으로 인해 한국을 미워하고 있다. 소탐대실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쓸데없는 오해는 풀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콧대 센 선진국들에 대해 우리가 많이 아는 편이어서 우리는 친근하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짝사랑이다. < 2>를 보면 그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호감도는 실망스럽도록 낮다(38개 조사국 중, 30명 이상의 응답지가 회수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 그런 점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2. 연령별 제언

 

대체로 젊을수록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해 호의적이다. 그들은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 음식 등을 대단히 좋아한다. 중국과 동남아의 젊은이들이 더 호의적이지만 어쨌든 더 많은 세계의 젊은이들을 품어야겠다. 젊은이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한국인에게 모두 호감을 갖고 있으며 한국이재미있는 나라라고 좋아한다. 젊은이들은 미래의 고객들이니 잘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들에게 제공하는한국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 유튜브의 동영상 등 소셜미디어도 잘 활용하자.

 

3. 문화 콘텐츠 경험의 증대

 

문화 콘텐츠의 경험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한국을 좋아한다. 문화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 못해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음악과 영화, 기타 많은 한류 문화 콘텐츠 중에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엄청나다는 점이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정부는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도록 지원하고 외국에 나가는 드라마의 품질을 검증하는 제도가 필요하겠다.

 

4. 심벌로서의 서울

 

한국에는 실질적인 상징거리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가 우수하다는 주장을 지지할 만한 한국의 고유한 성질이나 상징성을 샅샅이 뒤져봤으나 사실상 많지 않다. 우리에겐 피라미드나 만리장성과 같은 뚜렷한역사적 유산이 없다. 후지산이나 몽블랑 같은상징적 자연도 없다. 오페라나 우키요에, 도자기(china) 같은문화적 유산도 없다.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도 아니다.

 

결국서울이 대한민국의 심벌이다. 서울에 와본 사람들은 서울을 무척 좋아한다. 런던시가 1990년대부터 ‘London Is Changing’이라는 마케팅 캠페인으로 런던을 창의적이고 개방적이고 아방가르드한 곳으로 인식시켰듯이 서울은 아시아의 런던이 돼야 한다.

 

런던 시 당국은 여행객들이 보통 45일 머문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뻔히 가는 동선부터 정비를 시작해 전체 도시를 새롭게 바꿔 놓았다. 우리나라도 광화문 광장, 전쟁 박물관, 경복궁, 남산타워, 인사동, 북촌, 청계천 등과 같이 외국 관광객들이 으레 찾는 장소에 대한 자상하고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또한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명동이나 동대문 등에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역, 홍대앞, 가로수길, 이태원 등 젊은이가 모이는 곳에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잘만 관리하면 세계적 명소가 될 소지가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디테일한 곳에서 그들은 서울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FGI에서 많이 지적된 사항은 서울에 음식점이 많아서 좋으나 하수처리가 제대로 안 되는지 음식 찌꺼기에서 나는 악취가 심하다는 점이었다. 남산의 하얏트나 힐튼호텔에 투숙했던 외국인들은 한밤중에 남산 순환도로를 달리는 폭주족들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불평을 많이 했다. 이런 사소한 기억이 그들에게는 서울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5. 관광

 

외국인들과 인터뷰하면서 한국에 가볼 곳이 은근히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들이 경험한 강원도경상도제주도전라도충청도서울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는 한국인이 들어도 환상적이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많다. Kimchi, Bulgogi, Kalbi는 확실히 인식시키자.

 

6. 홍보

 

외국의 기자단을 전략적으로 초청하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BBC와 같은 공영방송이나 디스커버리 채널과 같은 방송국이 한국을 방문해 취재하고 방영하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North Korea는 우리나라 이미지 형성에 매우 큰 걸림돌이다.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기획해야 한다.

마무리

 

1. 경제발전의 청사진

 

영국인이든, 중국인이든,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중고등학교 때 교육을 받으면서 한국이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라고 한번은 들어봤다고 한다. 실로 기적(miracle)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0년 전 1인당 GNP 100달러도 안 되던 나라가 이제는 2만 달러를 넘어섰다.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이고 수출입 규모는 세계 8위다.

 

이를 시간의 흐름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33년을 하나의 주기로 새로운 발돋움을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해방 후 무역협회가 생겨난 1946년부터 1979년까지 33년간은 ‘Miracle 1라 칭하고자 하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무역진흥회의를 진두지휘하며 수출입 규모 15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이 기간에 우리 국민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밤낮없이 일했다. 독일의 광산에서도, 중동의 사막에서도 땀 흘려 일했다. 그 결과 경제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이 서거한 1979년부터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2012년까지의 33년간은 ‘Miracle 2라고 볼 수 있다. 이 기간에는 개별 산업별로 부흥기를 맞아 핸드폰으로 세계를 제패한 삼성이 있고, 모로코에서 모스크바까지 각 가정마다 TV나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들여놓게 한 LG가 도약했으며, 세계 1위 조선 왕국의 초석을 마련한 현대도 자리를 잡았다. 그간 수출입 규모는 5470억 달러로 급증했다.

 

미라클 1기에는 신발이나 가발 등 OEM 중심의제품을 팔았다면 미라클 2기에는 삼성, LG, 현대 등브랜드를 알리게 됐다.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면 미라클 1기에는 제품의 품질을 사람들의머리에 알린 셈이고 미라클 2기에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사람들마음에 심은 기간이었다.

 

 

 

이제, 해방 100년을 맞는 2045년까지의 33년간에 제3의 기적을 창출해야 할 때다. 미라클 3기에는 제품에 브랜드를 얹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곁들여야 할 때다. 우리 한민족의 정신(spirit)이 묻어나야 작금의 마케팅에서 강조하는영혼의 교감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류 등으로 기초를 잘 닦아가고 있지만 국가브랜드의 이미지가 더없이 중요한 시기다. 기적같이 성장한 대한민국은 이제 해방 100년으로 가는 33년간, 3의 기적을 전략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국가 구성원 모두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국가브랜드의 콘셉트를 제대로 잡아 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2. 국가브랜드 슬로건의 필요성

 

각 나라는 통일된 국가브랜드 콘셉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나름의 슬로건을 활용하고 있다. 몇 가지 예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독일은 ‘Land of ideas’. 전쟁과 나치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잊고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아이디어가 많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슬로건이다. 뉴질랜드는 ‘100% Pure New Zealand’이다. 자연의 청정함을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싱가포르는 ‘Uniquely Singapore’를 쓰고 있다. 전통과 현대, 문화와 예술의 조화를 이룬 자신들의 이미지를 표현한 슬로건이라 볼 수 있다.

 

홍콩은 ‘Asia’s World City’로서 지역 허브에서 벗어나 세계의 허브를 지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태국은 ‘Amazing Thailand’이다. 태국의 관광적 매력을 강조하기 위한 슬로건이다. 말레이시아는 ‘Truly Asia’이다.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맛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인도는 ‘Incredible India’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인 나라라는 의미를 전달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대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영문 캐치프레이즈 선정 필요성이 대두됐다. 수차례 관계기관 회의, 국내외 의견수렴 등 거쳐 2001 12월에 대통령 주재 ‘2002월드컵·아시아대회 준비상황 합동보고회에서 ‘Dynamic Korea’로 확정했다. 또한 관광브랜드 슬로건으로서 2007 2월 한국관광공사에서 ‘Korea, Sparkling’을 개발해 활용했다가 2010 ‘Korea Be !nspired’로 교체했다. 그 외에도 KOTRA에서는 ‘IT Korea’ ‘Invest Korea’ 등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9 1월 국가브랜드위원회 출범 이후 국가브랜드의 일관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위원회 차원에서 국가 슬로건 및 상징물 등을 통합적ㆍ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런데 ‘Dynamic Korea’의 대한민국 이미지와의 적합성 조사에서 긍정적 응답자가 46.4%(리서치 인터내셔널), 70.9%(한국리서치)로 나타났으나 마땅한 대안이 없어 ‘Dynamic Korea’를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의미부각 등을 위해 글씨체나 색상 등 일부 디자인의 개선요구 의견이 있었으므로 사업자 입찰을 통해 디자인 개선을 추진하려 했으나 적격업체가 없다는 심사결과에 따라 교체작업을 중단했다.

 

Dynamic Korea’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역동성과 급속한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점은 있으나 지난 10여 년의 변화된 한국의 모습과 미래비전을 총체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3. 응축의 원리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를 작성한 인물은 조 파브로라는 27세 청년이었다. 그는 오바마의 심중을 간결한 표현으로 응축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널리 알려졌다. 오바마를 승리로 이끈 구호아무렴, 우린 해낼 수 있어요(Yes, We Can)”도 그의 작품이다. 아칸소 주지사였던 빌 클린턴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버지 부시와 겨룰 때 수석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3개월간 전국을 돌며 1만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다음 워싱턴에 나타나서는 조사결과를문제는 경제야, 바보들아!(The economy, stupid.)”라고 단 세 마디로 압축해 말했다고 한다. 말하자면이 바보들아, 내가 딱 세 단어로 정리해줄게. 지금은 클린턴이란 사람이 적어도 경제만큼은 잘 챙길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만들면 돼라는 뜻이겠다. 이 촌철살인의 한마디가 시골 출신인 클린턴이 현직 대통령인 부시를 이기도록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이다.

 

기업은 늘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많은 걸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거캠페인의 짧고 강력한 슬로건처럼 브랜드 콘셉트는 응축돼야 한다. 단순한 메시지가 사람들의 뇌리에 꽂히는 현상을스틱(stick)’이라 부른다. 이때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응축이란 단순히 짧게 줄이라는 게 아니라핵심을 찾으라는 말이다. 뛰어난 웅변가였던 미국의 28대 윌슨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시간의 스피치에는 별 준비가 필요 없다. 20분의 스피치에는 두 시간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5분간의 스피치를 위해서는 하룻밤을 준비해야 한다.” 이 말은 생각을 응축하려면 핵심을 분명히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애플의 광고에는 간디, 에디슨, 아인슈타인, 피카소 등 다소 유별난 천재들이 등장하는데 슬로건은 언제나 ‘Think Different’이다. 이 말은 그들의 철학이 녹아든미친 자들에게 바치는 시(Here’s to the crazy ones)’라는 시를 줄이고 줄여 뽑은 두 단어다.

 

부적응자, 반역자, 말썽꾸러기들

그들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입니다.

The misfits. The rebels, The troublemakers.

The ones who see things differently.

 

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존중심도 없습니다.

They are not fond of rules.

And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 quo.

 

여러분은 그들을 칭찬할 수도 있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고, 믿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들을 칭송하거나 아니면 비방할 수도 있습니다.

You can praise them, disagree with them, quote them, disbelieve them,

glorify or vilify them.

 

다만 한 가지,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About the only thing you can&apos;t do is ignore them.

Because they change things.

 

그들은 발명하고, 상상하고, 치유하고,

탐험하고, 창조하고, 영감을 줍니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They invent. They imagine. They heal.

They explore, They create, They inspire.

They push the human race forward.

 

혹자는 그들을 미친 사람이라고 볼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천재성을 엿봅니다.

While some see them as the crazy ones, we see genius.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충분히 미쳤기에,

그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Because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다름에 대해 생각해보십시오.

Think different.

 

4. ‘Made in Korea’를 대변하는 전략적 표현 제시

 

우리나라의 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데는 두 가지 작업이 필요하다. 첫째는 슬로건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철학을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를 응축해내야 한다. 다만 관광진흥 목적과 경제적 목적에 따라 내용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Made in Korea’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 FGI와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Key Word는 다음과 같다.

 

·Hard working ·역사가 깊다 ·드라마 ·재미있는 곳 ·K-POP ·학구열 ·경제발전 ·태극문양

·핸드폰, TV, 자동차 ·Miracle of Han River

·삼성, LG, 현대 ·Keep moving forward

이를 정리하여 현재의 대한민국을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은 5천년 역사의 나라입니다.

근세에 들어 잠을 자고 있다가

외국의 지배도 받았고 전쟁도 치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뒤늦게 잠에서 깨었습니다.

그리고 We worked hard, We studied hard, We even played hard.

 

We worked hard.

우리는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독일의 광산에서도, 중동의 사막에서도 땀 흘려 일했습니다. 그 결과 경제발전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We studied hard.

Literacy rate 98.1%로 아주 높고 대학 진학률은 71.3%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우리는 미래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왔습니다.

 

We even played hard.

우리는 노는 것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래서 K-POP, 드라마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싸이가 전 세계에 즐거움을 선사하였습니다.

 

50년 전 1인당 GNP 100달러도 안 되던 나라가 이제는 2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경제규모는 세계 12위이고, 수출입 규모는 세계 9위입니다.

핸드폰을 만드는 삼성이 있고, TV를 만드는 LG가 있으며,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한강의 기적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과 땀과 눈물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세계 여러분의 도움과 격려가 없었다면 Miracle은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는 더욱 더 열심히 일하여 여러분과 함께 세상의 번영과 평화를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아시아의 작은 반도에서 우리는 역사를 새로이 쓰고 있습니다.

We will keep moving forward.

한국의 Miracle은 계속될 것입니다.

 

Miracle plus, Korea…

 

5. Miracle Plus

 

필자는 Miracle plus를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의 콘셉트로 제시한다. 조사에 의하면 어느 나라 사람이건 대부분 그들의 의무교육 중에 어디선가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외국인에게 아무리 설명하려해도 ‘Miracle’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여기서 Plus의 의미는 여러 가지를 함축하는데 우선 Korean Miracle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Korean Miracle이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크고 작은 모든 기업들이 함께 만들어 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Korean Miracle이 대한민국 국가의경제와 한국 기업의무역과 한국 사회의문화가 합해져 이뤄감을 의미한다. Korean Miracle이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의료, 문화, 패션 등 제반 분야에 premium value를 창출함도 의미한다. Swiss Label이라는 인증제도가 있다. 스위스 정부가 인증하는 스위스의 프리미엄 제품을 의미한다. 한국 제품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주기 위해 K+(K-Plus) 인증제도를 제안한다. 그동안 KS규격이나 Q마크 인증제도가 활용됐으나 K+는 품질만 좋아서는 안 되고 프리미엄급 한국 제품으로서 인증받는 제품이 돼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들도 K+ 마크를 인증 받으면 해외에서도 그 품질과 품격을 인정하게 하는 제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hongst@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상경대학 교수와 미국 미주리대 마케팅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학회 상임이사를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앞선 사람들의 앞서가는 생각> <대한민국 여성 소비자> <자기표현의 힘> <소비자 행동의 이해> 등이 있다.

 

 

  • 홍성태 | - (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전) 영남대 상격대학 교수
    - 미국 미주리대 마케팅학과 교수
    - 한국경영학회, 한국소비자학회 상임이사
    hongst@hanyang.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