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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토리텔링인가

새 광고 매일 3000개… 우린 특별하다고?

클라우스 포그 | 10호 (2008년 6월 Issue 1)


페리에 스토리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프로방스 지방의 건조한 산악지대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 들어있는 샘물이 있다. 로마제국 시절 시저의 병사들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샘물을 마셨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 샘물에서 목욕했다. 그로부터 천 년이 흐른 뒤 이 샘을 재발견한 프랑스인 의사 페리에는 화산 활동으로 암반수의 가스 함량이 높아져 샘물에 거품이 생기는 것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페리에는 그 샘물에 질병을 치유하는 성분이 함유됐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샘물을 병에 담아 팔기로 결정했다.
 
페리에의 조그만 녹색 병은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미네랄 워터가 됐다. 프랑스의 생수업체 페리에는 소비자에게 이 스토리를 들려줌으로써 페리에가 어떻게, 왜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함을 갖게 됐는지를 설명한다.
 
이 스토리가 담긴 페리에 브랜드는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페리에라는 상표가 붙어있는 물 한 병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에 담긴 스토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가격전쟁에서 벗어나려면
저가 제품과 유사품이 세계시장을 휘저으면서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해온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랜드란 단순히 최고의 품질이나 훌륭한 디자인으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특성이나 이성적인 특성은 쉽게 복제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브랜드 위상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다면 고객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에게 들려줄 만한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가? 소비자들이 그 스토리의 일부가 되기 위해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진솔하고 매력적이며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가?
 
사람들은 매일 무려 3000여 개의 새로운 광고 메시지에 노출된다. 수많은 광고 메시지를 제치고 살아남으려면 브랜드와 관련된 스토리가 무척 매력적이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그 어느 때보다 분별력이 뛰어난 만큼, 고객의 개인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도록 진솔하고 믿을 만한 얘기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과학 교수이자 인지심리학 및 학습 분야의 권위자인 로저 섕크(Roger Schank) 교수는 스토리텔링이 깊숙이 내재된 인간의 본능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살아온 스토리, 들어온 스토리를 통해 이 세상을 이해합니다. 상대가 들려주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그 사람을 정의하듯, 기업도 회사가 만들어낸 스토리, 주변에서 만든 스토리에 의해 정의되는 겁니다.” 섕크 교수의 이론은 고객과의 감정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스토리가 왜 중요한 도구가 되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심리학의 기본 원칙과 마찬가지로 스토리텔링은 기업의 가치관과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제 각 기업은 자신을 경쟁업체와 차별화하는 스토리를 찾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브랜드의 근간이 될 만한 독특한 스토리가 없다면 수많은 복제품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치열한 가격전쟁을 피할 수 없다.
 
진실한 스토리의 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특유의 스토리를 들려줘야 한다. 전설적인 육상코치이자 나이키의 설립자인 빌 바우먼(Bill Bowerman)의 일화가 나이키타운 한가운데 커다랗게 인쇄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우먼은 육상선수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신발을 만들어주고자 했다. 1971년 어느 날 아침, 바우먼의 아내 바바라는 와플을 만들고 있었다. 아내가 와플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빌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와플의 독특한 무늬를 활용하면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밑창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러닝슈즈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음날 집에 돌아온 바우먼은 부엌에 있는 와플 기계를 갖고 서재로 들어갔다. 바우먼은 새로운 밑창을 만들기 위해 서재에 틀어박혀 액체 고무를 와플 기계에 쏟아부었다. 바우먼의 실험은 나이키만의 독특한 ‘와플 밑창’을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됐다.”
 
이 일화는 무척 단순하지만 바우먼에게 믿음과 비전, 관습에 도전할 만한 용기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창립자인 바우먼의 일화는 나이키라는 회사 전체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직원들이 나이키 정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고객들에게는 나이키가 갖고 있는 승리를 향한 불굴의 정신을 전해준다.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 역시 그러한 나이키의 정신에 동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나이키 정신)’이라는 메시지는 단순히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낸 표현이 아니라 나이키의 문화다. 이것은 리복이나 아디다스가 결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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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 오라클, 오티콘, 칼스버그 등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컨설팅 진행
    - 시그마(SIGMA-스토리텔링 전문기업) 설립(1996)
    - 사치앤사치(Saatchi&Saatchi) 덴마크 지사 공동설립
    - TV2(덴마크 국영방송) 영업 및 마케팅 임원
    - TV3(북유럽 텔리비전 그룹) 스칸디나비아 담당 부사장
    - 폴리티켄(Politiken-덴마크 일간지) 마케팅 디렉터
    - 엑스트라 블라데트(Ekstra Bladet) 마케팅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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