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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적 초토화 전략

반경 1㎞에 스타벅스 매장 6개 ‘습격’

DBR | 9호 (2008년 5월 Issue 2)

전략 경영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 전략으로 ‘원가우위’와 ‘차별화’, ‘집중화’의 세 가지를 꼽았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이 세 가지 전략 가운데 둘 이상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세 가지 기본 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데 각기 다른 경영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관리기법과 조직의 구성 및 형태, 기업 문화와 관련한 요구조건도 다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세 가지 전략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 전략 중 스타벅스가 활용해 성과를 거둔 전략이 바로 차별화와 집중화다. 스타벅스가 최근 들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 두 전략을 적절히 혼합해 괄목할 만한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과거 스타벅스가 활용한 방식은 ‘집중적 초토화 전략’으로 불린다. 이 전략은 고객의 니즈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동질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이 모든 시장을 대상으로 공략하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스타벅스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공략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 광화문과 테헤란밸리에서 거점 초토화 전략을 실행했다. 스타벅스는 매장 수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TV광고를 통한 마케팅은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 특정 타깃 지역에 여러 개의 매장을 동시에 세워 집중 공략했다. 실제 스타벅스는 광화문을 중심으로 반경 1km 안에 무려 6개의 매장을 세웠다. 이 지역 유동인구가 많아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스타벅스는 광화문 인근 음료 상권을 독점하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거점 초토화 전략을 활용해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자사의 독특한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했다.
 
물론 집중적 초토화 전략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 표적시장에 올인하는 데 따른 실패 위험도 안고 있다.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초토화하기에 적당한 표적시장을 찾기에 앞서 먼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파악해야 한다.
 
자사의 핵심 경쟁력은 다음의 세 가지 테스트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첫째, 폭넓은 잠재적 시장에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둘째, 고객이 인지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편익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끝으로 다른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려워야 한다. 또 핵심 경쟁력 파악에 이어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쟁력이 무엇이며, 고객이 경쟁사의 서비스상품 대신에 우리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어떤 특징을 강조할 수 있을까?’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해봐야 한다.
 
집중적 차별화 전략의 체계적인 수립과 수행을 위해서는 네 가지 프로세스를 따라야 한다. 이 네 가지 프로세스는 △목표시장에 집중 △제공하는 서비스의 개념 결정 △운영전략 개발 △서비스 전달 시스템 실행이다. 목표시장에 집중한다는 것은 전체 고객이 아니라 특정 연령대나 특정 지역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고객을 차별화해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고객의 경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는데, 서비스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운영전략 개발은 서비스 개념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세부 운영 계획을 뜻한다. 서비스 전달 시스템은 운영의 결정사항을 실행하기 위한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왔다. 하지만 이제 타기업과는 다른 자사만의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어야 한다. 차별화할 수 없는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집중적 초토화 전략의 핵심경쟁력 테스트나 서비스 전략수립 프로세스를 통해 좀 더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사이언스의 핵심 중 하나다.
[Case Study : 놀부] 대학가엔 부대찌개, 주거지엔 보쌈 집중
 
반드시 직영점을 먼저 설립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가맹점 모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시범 점포 없이도 독특한 아이디어와 마케팅을 앞세워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가맹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쌈, 부대찌개, 항아리갈비, 유황오리 등의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주)놀부NBG는 사업설명회를 열지 않기로 유명하다. 가장 편리한 가맹점 유치 수단인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가맹점 모집에 앞서 반드시 시범 점포의 성격을 띤 직영점을 먼저 설립한다. 최선을 다해 직영점에서 성과를 낸 다음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방식인 것이다. 직영점 설립 후 가맹점 모집까지는 최소 6개월, 많게는 2년이 걸리기도 한다. 직영점 운영을 통해 홀 및 주방 운영 프로세스가 타당한지, 개선점은 없는지에 대한 현장 검증을 철저히 실시한다. 또 시간이 걸리지만 직영점이 성공하면 입소문을 타고 자연스럽게 홍보가 이뤄져 인근 지역에서 가맹점을 쉽게 모집할 수 있다.
 
특정 지역 집중 공략 후 확장
놀부는 특히 프랜차이즈 종류별로 설정된 거점 지역을 집중 공략한 후 이를 토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펴왔다. 예를 들어 부대찌개의 경우 주요 고객이 20∼30대 젊은층임을 감안해 대학가와 사무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공략했다. 이에 비해 보쌈은 중산층이 거주하는 주거지역 상권을 타깃으로 전력투구했다. 유황오리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강남과 분당 상권을 초토화하는 전략을 폈다. 광범위한 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게 아니라 마치 송곳을 사용하는 것처럼 특정 지역에 깊숙이 파고든 후 세력을 점차 확장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엄격한 가맹점주 관리
특정 지역에서 확실하게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점주가 반드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돈을 들고 오면 무조건 체인점을 내주지만 놀부는 엄격하고 까다롭게 점주를 골랐다. 특히 초기에는 부부가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에 한해 영업권을 부여했다. 부업 차원에서 식당을 내는 것보다 부부가 생계를 걸고 식당을 운영하면 절박감이 더해지기 때문에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가맹점 신청자의 성격도 유심히 살폈다. 임원 면접까지 거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서비스업에 맞지 않는 부적격자를 걸러냈다. 물론 가맹점이 된 후에도 직원과 가맹점주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업종 확장에도 집중 전략 활용
놀부는 업종이나 업태를 확장할 때에도 특정 대상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펴왔다. 놀부는 보쌈에서 기반을 확실히 다진 후 부대찌개 사업에 진출했다. 유행이나 흐름을 타지 않으면서도 맛을 표준화해 전국 매장에서 똑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아이템으로 보쌈에 이어 부대찌개를 선정한 것이다. 또 대중 요리에서 확실하게 기반을 잡은 후 유황오리 같은 다소 비싼 음식으로 영역을 넓혔다. 점포 규모 확대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는 165㎡(약 50평) 규모의 매장을 주로 내며 기반을 다진 후 2000년대 들어 660㎡(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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