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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美 소비자, 성능-가격 무장한 제네시스에 빠지다

이종호 | 85호 (2011년 7월 Issue 2)
 

Samuel Johnson
 
Article at a Glance

문제 제기: 현대차는 미국 고급 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현대차의 브랜드 전략: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미국 고급 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차는 미
국 시장에서 고급 차 브랜드를 내놓아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명
을 함께 사용하는 콤비네이션(combination brand) 브랜드 전략을 활용했다.1 제네시스를 본격적인 미국 고급 차 시장 공략을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 브랜드’로 활용한 것이다. 현대차는 시장 변화에 맞는 브랜드 전략으로 승기를 잡았다.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품질과 성능을 강조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뉴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치 소비 경향이 강해진 미국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편집자주 DBR은 현대·기아차 인재개발원(마케팅 아카데미)과 함께 최신 글로벌 마케팅 사례를 연재합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마케팅, 상품 관련 지식을 보유한 마케팅 아카데미는 주요 대학 경영학 교수들과 함께 내부 임직원 교육을 위해 글로벌 경영 사례를 개발했습니다. DBR은 이 가운데 독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엄선해 시리즈로 전합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도전과 응전의 스토리를 통해 글로벌 경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만큼 공간은 넓지만 가격은 C클래스다.”
 
“BMW 7시리즈보다 넓지만 가격은 3시리즈다.”
 
2008년 초 미국 전역에 방송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게임의 TV 중계시간에 낯선 고급 승용차 브랜드 광고가 등장했다. 유럽의 명차인 벤츠와 BMW를 직접 거론하며 성능과 가격을 강조하는 공격적인 광고였다. 광고의 주인공은 독일 명차를 추격하던 일본차도, 자국 시장 방어에 매달리던 미국 차도 아니었다. 1980년대 중반 ‘싸구려 자동차’라는 혹평을 받으며 미국 시장에 상륙한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고급 세단 제네시스(Genesis)였다.
 
현대차는 2008년 1월8일 4년여간 5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만든 후륜구동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국내외에서 동시에 선보였다. 유럽 브랜드가 장악한 세계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야심작이었다. 제네시스는 벤츠, BMW, 렉서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고급 차 시장에 첫 도전해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2008년 10월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는 “현대차가 제네시스로 럭셔리 메이커 반열에 올랐다(Surprise: Hyundai proves it’s a master of luxury with Genesis)”는 제목의 자동차면 기사를 통해 제네시스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제네시스는 2009년에는 북미시장에서 ‘올해의 차(Car of the Year)’로 선정되며 미국 고급 승용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2010년 1월 포드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업계 4위에 오른 현대차를 표지기사로 다루며 “현대자동차의 발전은 속도위반 딱지를 떼야 할 정도로 빠르다”고 평가했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및 기술중심 경영전략과 꾸준한 투자, 공격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현대자동차의 강점으로 꼽혔다. 제네시스는 ‘값싼 소형차 브랜드’라는 과거의 낙인을 떼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품질 중시 경영에서 얻은 결실이었다.
 
북미 시장에서 소형차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가 고급 차를 내놓는 일은 모험에 가까웠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어떻게 미국 시장에 각인시켰을까. 그리고 세계 유수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제네시스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1. 꿈틀거리는 고급 차 시장
현대차가 고급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고려할 무렵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고급 차 시장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국내 시장의 경우 2005년 이후 국내 경쟁사와 수입 브랜드가 고급 차종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수입 차 시장은 2002년 이후 연평균 26.1%로 성장하고 있었고 향후에도 연평균 18%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급 수입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수입 차 구매의향은 2002년 7.8%에서 2006년 12.5%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 인하 효과도 예상됐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 차가 대중화될 수 있으며 현대차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했다.
 
현대자동차가 주력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됐다. 미국의 캐딜락, 허머, 링컨과 유럽의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일본의 렉서스, 인피니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북미 고급 차 시장은 향후 연평균 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40∼50대의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준고급차급(Near Luxury와 Luxury Low)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신규 경쟁자의 진입 가능성도 높았다. 특히 크라이슬러나 폭스바겐처럼 제조사의 브랜드 경쟁력은 있지만 고급 차 브랜드를 확보하지 못한 회사들이 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대차는 북미시장에서 경쟁사들보다 소형차종 판매 비중이 높은 편(현대 66%, 혼다 60%, 도요타 57%, 닛산 33%)이었다. 고급 차 라인업은 현대차에는 일종의 미개척 세그먼트의 시장이었다.
 
현대차가 이 같은 국내외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도전과 전략이 필요했다. 즉, 새로운 브랜드로 고급 차 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고급 차 시장은 자동차 제조회사에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이다. 첫째, 고급 차 시장은 시장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둘째, 구전효과(WoM)라고 할 수 있는 고급 차 고객들의 영향력은 판매와 브랜드 파워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셋째, 고급 차 시장은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고급 차 브랜드로 승부를 거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렸다.
 

2. 고급 차 시장 진출을 위한 브랜드 전략
브랜드 자산은 브랜드 인식(Brand Awareness), 브랜드 연상(Brand Association),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 브랜드 충성도(Brand Loyalty)를 통해 형성된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브랜드 인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필요에 의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알게 되는데 브랜드 연상 작용을 통해 ‘브랜드 인식’을 지속적이고 강하게 형성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알게 된 뒤에 연상되는 요소들을 통해 강한 브랜드 정체성과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한다. 기업은 이를 토대로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가치를 계속 수정 보완해나가야 한다. 현대자동차도 고급 승용차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브랜드 전략을 고심했다. 브랜드 타입과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시장 진입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 브랜드 타입: 독자 브랜드냐 콤비네이션 브랜드냐?
현대자동차는 새로운 고급 승용차 브랜드 타입을 두고 고심했다. 제조업체 이름과 새로 내놓는 브랜드의 명칭을 함께 쓰는 콤비네이션 브랜드 형태로 내놓을 것인지,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Lexus), 혼다의 아큐라(Acura), 닛산의 인피니티(Infiniti)처럼 독자 브랜드 형태로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다. 예를 들어 도요타가 만든 새로운 브랜드 렉서스는 독자 브랜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도요타의 사이언 브랜드는 도요타 브랜드 우산 밑에 있는 브랜드로 콤비네이션 브랜드에 해당된다.
 
독자 브랜드는 고급 승용차종으로의 라인 확장을 통해 고객층 저변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며 사전 준비기간이 길어 단기적으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의 이름 아래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 형태의 콤비네이션 브랜드 전략은 초기 투자 비용이 독자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들며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고급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쉽지 않은데다 향후 독자적인 고급 브랜드를 선보일 때 현대자동차 내부 브랜드 간의 간섭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가 있었다. 현대차는 이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 독자적인 고급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 초기 투자비용이 큰 고급차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하기보다 향후 현대차 브랜드 위상이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단독 브랜드의 고급 승용차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밑의 신규 브랜드 고급 차를 내놓는 콤비네이션 브랜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2) 브랜드 역할: 징검다리 브랜드
현대차는 새로 선보일 고급 승용 차종이 초기부터 렉서스, BMW, 벤츠 등 고급 브랜드(Luxury Brand)의 위상을 갖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초기부터 고급 승용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추후 고급 승용차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내놓을 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웠다. 신규 브랜드가 진정한 고급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진정한 고급 브랜드를 내놓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징검다리 브랜드 역할에 더 비중을 뒀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새로 개발할 차량을 준고급 브랜드(Near Luxury) 이상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3) 브랜드 정체성 (Brand Identity) 확립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콤비네이션 브랜드 전략에 따라 제네시스를 론칭했다. 제네시스에 대한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핵심 정체성(Core Indentity)을 ‘앞서가는(Ingenious), 고품격의(Prestigious), 세련되고 현대적인(Stylish), 신뢰할 수 있는(Trustworthy)’으로 정의했다. 이어 확장 정체성(Extended Indentity)을 ‘진보적인(Advanced), 세계 수준의(World Class)’로 결정했다. 이와 같은 광의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수준의 브랜드 리더십(Brand New Leadership)’을 지향했다.
 

 


3. 미국 시장 진입 전략
현대차는 새로운 고급 차 브랜드의 상품 콘셉트를 ‘국내외 고급차와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한 후륜 구동 고급차’로 결정했다. 차명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도전을 의미하는 ‘시작 또는 기원’을 뜻을 가진 제네시스로 정했다. 국내 시장에서 연 평균 3만5000대 이상의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국내 시장에서는 현재 수입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거나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층 및 국산 대형차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고자 했다. 해외 시장(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올려 미국 주류의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잡기 위한 전략적인 론칭 계획이 수립됐다.
 
1)제네시스 첫 판매 시점의 외부환경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이기로 계획된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긴장감이 고조됐던 시기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자들의 신용은 떨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유가는 고공 비행을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승용차 구매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준고급(Near Luxury) 차량은 오히려 향후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준고급 차량 시장은 판매 감소 추세인 대형차 시장을 따라잡아 2012년 판매대수가 9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2)준고급 차량(Near Luxury Car)으로의 포지셔닝
현대차는 경기 침체 및 고유가에 따른 수요 감소추세와 기존 유럽 고급 브랜드 중심의 고급 차(Luxury Car)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고려해 제네시스를 준고급차(Near luxury car)로 포지셔닝하고자 했다. 당시 미국의 준고급 차량 시장은 BMW 3시리즈, 렉서스ES와 같은 단독 고급 브랜드와 크라이슬러 300과 같은 콤비네이션 브랜드의 차량이 장악하고 있었다.
 
제너시스는 준고급차 시장의 잠재 소비자들 중에서 새로운 브랜드들에 거부감이 적고 도전적인 소비 성향을 갖고 있는 그룹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은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함께 권위적이지 않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성향을 띤다. 대졸 이상의 학력과 함께 기혼 40, 50대의 남성이 주류를 차지하며 연평균 1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보이는 계층으로 분석됐다. BMW의 스포티함과 벤츠의 우아함을 지향하는 포지셔닝을 통해 자사 브랜드인 TG(국내에서는 그랜저 TG, 미국 시장에서는 아제라로 판매됨)와 차별화를 하고 경쟁 차종과의 판매 간섭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제네시스는 독자 고급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중간 단계의 역할이 부여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과는 달리 현대 브랜드 밑의 제네시스, 즉 ‘현대 제네시스’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시장에서 선보인 제네시스 엠블럼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현대 엠블럼을 부착했다. 

 
3) 제네시스 4P 전략
Product현대차는 상품 품질 및 성능 측면에서 경쟁사 고급 차량과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 최초의 고성능, 고품질, 스타일에 집중한 후륜 고급세단을 투입해 현대 브랜드를 고급화한다는 목표 아래 준비된 전략이었다. 제네시스는 성능에 따라 제네시스 3.8, 4.6과 같은 수직적인 상품 라인으로 개발됐다.
 
Price 제네시스는 경쟁차량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렉서스가 론칭 초기 벤츠 C클래스 대비 67%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점차적으로 가격을 올린 전례를 볼 때 시장 진입 초기 경쟁차량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딜러들에게 현금 지원을 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해 판매를 늘리는 계획도 세웠다.
 
Place현대차는 제네시스의 판매증대를 위하여 딜러의 판매역량을 강화하고, 운영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터치스크린(i-Tube)을 이용한 신차 정보 통합 서비스나 전담 판매자와 정비인원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Promotion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제네시스의 우수한 성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존 독일, 일본 차에서 탈피한 새로운 가치를 홍보했다. ‘4만 달러 이하의 유일한 8기통 후륜 구동 수입차’의 성능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개발했다. 미식축구, 프로농구 광고 및 스폰서십을 통해 제네시스의 다이내믹함과 역동성을 표현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개념의 고급 차 이미지를 광고 콘셉트로 잡고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제네시스의 세부적인 프로모션 전략은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론칭 이전(Pre-launching) 단계에서는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해 소비자와 미디어의 관심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기자단 및 오피니언 리더 시승회를 열고 티저 광고, 인터넷 광고 및 판촉 활동 등을 시작했다. 론칭 단계에서는 마케팅 역량에 집중하고 신차효과를 극대화해 고급 차의 명확한 가치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 광고, 스포츠 마케팅, 신차 로드쇼 및 딜러 미팅 활성화 등의 프로모션을 추진했다. 론칭 이후(Post-launching) 단계에서는 판매 상승세를 유지하고 판매 안정화에 주력했다. 체험 마케팅이나 적극적인 고객관리(CRM) 추진, 고급 콜 센터 운영, 구전 효과(WOM) 프로그램 등의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전세계 소비자들의 현대차 브랜드 및 제네시스에 대한 브랜드 인식을 높이는 방안으로 자동차 부문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는 ‘북미 올해의 차(COTY: Car Of The Year)’ 수상을 위해 노력했다. 미국 기자단의 시승회를 열었고, 지역별 자동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그룹 및 개별 시승기회를 제공하고 차량 설명회도 진행했다.
 

 

4. 제네시스, 미국시장 성공적인 진입
1)모() 브랜드 위상 높인 스필오버(Spill over) 효과
제네시스는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의 럭셔리 차량 브랜드 중 처음으로 COTY를 수상했다. 자동차 부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는 COTY의 수상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현대차 브랜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제네시스의 성능, 기술력, 시장성이 입증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제네시스와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제네시스 구매자들의 현대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주변 추천 의향은 2008년 82.1%에서 COTY 수상 이후인 2009년에는 85.4%로 상승했다. ‘세련된(Sophisticated), 고급스러운(Luxurious), 잘 만들어진(Well-Engineered)’과 관련된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됐다.
 
이는 판매성과로 이어졌다. 중급 고급 차(Mid-Luxury Car) 시장에서 경쟁사의 차량들은 2009년 상반기에 전년 하반기보다 판매가 약 24.3% 감소했다. 반면 제네시스는 같은 기간 16.6% 판매가 늘었다. 다만 TG의 미국형 모델인 ‘아제라’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급감했는데 제네시스 판매에 따른 내부 브랜드 간의 간섭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소비자 저변 확대
제네시스는 론칭 당시 준 고급 차(Near Luxury Car)로의 포지셔닝을 목표로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한 단계 더 높은 중급 고급 차(Mid-Luxury Car)로 인식했다. 론칭 당시 타깃은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40, 50대 고객층이었는데, 실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평균 59.3세로 연 평균 15만 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춘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가 높은 고급 차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제네시스 소비자들의 구매고려군(Consideration Set)에 속한 차량들이 기존 현대차의 소비자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인 성과다. 제네시스 소비자들은 고급 차량(Luxury Car)인 렉서스, 케딜락, BMW 등의 구매를 고려하는 계층으로 분석됐다. 현대차의 기존 고객층의 구매고려 차량과는 다른 패턴이다.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 고객 저변이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고급 승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긍정적인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이미지 포지셔닝과 유통 채널관리
제네시스의 이미지 포지셔닝을 분석한 결과 중급 고급차급(Mid Luxury)의 경쟁 차량들 대비 ‘훌륭한 가치(Good Value), 혁신(Innovation), 강력한(Powerful)’ 이미지는 강하지만 고급스러운(Prestigious)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고급 승용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 시장은 한국 시장과 다르게 차량 메이커의 대리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숍의 형태로 유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딜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제네시스의 딜러는 딜러 협상력, 구매 영향력, 만족도가 경쟁사 딜러들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딜러들이 적극적으로 제네시스를 판매하고 있지 않거나 혹은 판매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고급 승용차 구매 시점에 딜러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딜러들에 대한 판매 동기를 향상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5. 시사점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 전 버클리대 교수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현대차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며 “높은 품질의 경제적인 차량을 포함해 제네시스 같은 고급 차량까지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고급 차 시장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강조하는 포지셔닝으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특히 콤비네이션 브랜드 전략을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고 기존 현대차의 고객 저변을 15만 달러 이상의 고급 소비자층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징검다리 브랜드와 콤비네이션 브랜드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투자 대비 효과와 내부 역량, 시장의 변화 흐름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 주효했다. 이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태도를 포착하고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맞는 ‘뉴 프리미엄(New Premium)’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김상대 현대차 마케팅전략팀 부장은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고급차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제네시스의 중고차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며 “제네시스의 성공으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스필오버(Spill over)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네시스가 고급 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첫째, 북미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콤비네이션 브랜드 전략을 선택했지만 향후 독자 브랜드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콤비네이션 브랜드를 유지할 경우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간의 상충되는 이미지로 인해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제네시스 브랜드를 징검다리 브랜드가 아닌 독자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라인 확장(Line Extension)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상의 성능을 지닌 상품을 생산해야 하며 딜러망 강화와 독자적인 매장을 구축하는 등의 유통채널의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제네시스 브랜드가 아직까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핵심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함으로써 굳건한 브랜드 자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제네시스 판매 이후 미국 시장에서 TG(아제라)의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차 브랜드 간의 ‘자기잠식 효과(cannibalization)’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종호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jongholee@korea.ac.kr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종호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에서 마케팅 리서치 석사 학위를,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전략 및 마케팅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참고문헌
● 국내 고급 승용차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연구: 제네시스 사례 중심, 허현.
● 현대차 야심작 ‘제네시스’의 파괴력 “스포츠 세단의 신기원 열었다”: 현대차 럭셔리카로 올려놓을 작품… 인테리어·정숙성·주행성능 글로벌 수준, 이석호.
● 현대차 20년 미국 개척기: Big 브랜드 넘어 cool 브랜드되다 : 엑셀부터 제네시스까지 이제는 글로벌 럭셔리카 시장에 도전, 이석호.
● 현대차, 미국 럭셔리급 시장 진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2008. 12.
● 렉서스 사례로 본 불황기 고급 차 시장 진출 전략,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2009. 4.
● 브랜드와 마케팅 (Hyundai P.111∼129), 채영석, 2009. 04.
● Premium Power: The Secret of Success of Mercedez-Benz, BMW, Porsche and Audi by Philipp G. Rosengarten, Christoph B. Stuermer, March 2006.
● http://money.cnn.com/video/fortune/2009/12/29/f_hyundai_success_story.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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