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머지않아 세계 4위 규모의 부유층 시장으로 올라설 것이다. 중국 고소득층 소비자들은 다른 국가나 중국 내의 다른 계층과 비교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 부자들 내에서도 다른 성향과 특징이 발견된다. 중국의 부유층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이라면 중국 부자들의 특징과 성향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복판에서 중국의 부유층 소비자를 논의한다는 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부유층 소비자는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처한 암울한 환경을 타개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중국의 고소득층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5년경 중국의 고소득층 인구는 세계 제4위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의 구매 행태를 결정짓는 요인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경쟁업체를 압도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맥킨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부유층의 소비 행태는 다른 국가의 고소득층 및 중국 내 다른 소득층의 소비 관행과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1
실제로 중국의 명품 소비자층은 독자적인 행태와 니즈를 가진 하나의 세그먼트를 형성할 정도로 부쩍 성장했다. 맥킨지는 중국 내 16개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1750명의 부유층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부유층은 연간 소득 3만6500달러 이상의 가구로 정의했다. 이는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의 연 소득 10만 달러 가구와 맞먹는다. 이러한 중국 부유층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약 8만 달러로 도시 가구 소득 상위 1% 내에 속한다. 이번 연구 조사에서는 중국 부유층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 인터뷰와 함께 응답자의 자택을 방문하고, 쇼핑에 동행해 관찰 조사 등을 진행했다. 또한 중국 내 부유층 고객 담당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고객 대상 ‘출구 조사’도 마쳤다.
명품 브랜드나 주요 브랜드의 프리미엄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들은 중국의 부유층이 어떤 이유로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선택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선호도부터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중국 내 일부 부유층 소비자는 여전히 신분을 내세우기 위해 명품을 소비한다. 반면 부를 과시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고소득층 소비자도 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수백만 달러의 마케팅 예산을 허공에 날릴 뿐만 아니라 엄청난 기회를 흘려보낼 수도 있다.
쑥쑥 크는 중국 경제
경기 침체에도 중국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공공 및 민간 연구기관들은 2009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위기가 모든 소득 계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결과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중국 시장 내 명품 마케터들과 인터뷰한 내용 등으로 추정해볼 때, 중국 부유층의 소비 지출 성장세가 약간 둔화됐긴 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2009년 초반 성장세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의 고소득층 가구는 2008년 160만 가구에서 2015년경 440만 가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세계 제4위의 부유층 인구를 보유하는 셈이다. 현재의 경기 둔화세를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부유층 가구 수는 향후 5∼7년간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
반면 선진국의 부유층 가구는 GDP 성장세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고소득층 인구는 매우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현재 중국 부유층 인구의 절반 이상은 4년 전만 해도 부유하지 않았던 이들이다. 또 5, 6년 후 부유층에 속하게 될 인구의 절반 이상은 현재 이 계층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지출 행태 역시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의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를 해외에서 구입했다. 그러나 현재는 명품 구매의 60%가 중국 본토에서 이뤄진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자동차, 부동산, 뱅킹 서비스, 소비자 가전, 명품 소비재와 서비스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취향, 행태, 충성도에 적응할 수 있다. 현재 명품 패션 상품을 구입하는 중국의 고소득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은 명품 소비 경험이 4년도 채 되지 않은 이들이다. 특정 분야에서 3개 이상의 명품 브랜드를 알고 있는 소비자도 소수에 불과하다.
다들 알다시피 중국의 부자 가구 중 상당수는 동부 및 중남부 지방의 대도시 지역에 편중돼 있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4대 도시인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톈진에는 중국 고소득층 소비자의 약 30%가 거주하고 있다. 또한 10대 부자 도시에 거주하는 부유층 인구는 전체 고소득층 인구의 50%에 이른다(반면 미국은 부유층 소비자 인구 중 약 25%만이 10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 편중 현상도 달라지고 있다.
맥킨지 조사 결과 앞으로 5∼7년 새 늘어날 중국 부유층 소비자 중 4분의 3이 현재의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그림1) 성장의 상당 부분이 중소 2군(second-tier) 도시에서 발생할 것이며, 이러한 약진으로 중소 2군 도시들이 2군 대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3군 도시들에서도 부유층이 성장할 것이다. 단, 신흥 부유층 중 상당수가 사업가이거나 거주 지역에 긴밀한 연고를 가진 사람들로 보여 소득이 늘더라도 대도시로 이주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변화를 고려할 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상하이와 베이징 중심의 마케팅 접근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성장 일로의 부유층 시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소 도시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베이징에 여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청두나 원저우 등 중소 도시에는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청두에는 미국 디트로이트보다 부유층 소비자 수가 더 많으며, 원저우는 명품 매장이 넘쳐나는 미국 애틀랜타에 버금가는 부유층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은 다르다
그렇다면 중국 고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는 최적의 방안은 무엇일까? 중국 부유층은 손목시계나 가죽 가방을 살 때 명품 브랜드를 찾을까, 아니면 짝퉁 제품에 만족할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젊고 화려한 연예인과 세련된 중장년층 중 누구의 말 한마디에 더 마음을 빼앗길까. 기획부터 명품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휴대전화를 구입할 확률이 과연 더 높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