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콘 성공 스토리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내는 깜짝 선물

40호 (2009년 9월 Issue 1)

선물은 언제 받아도 좋다. 그러나 언제든 보낼 수 있는 선물은 흔치 않다. 바로 지금 손을 뻗어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듯 선물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기프티콘은 고객들에게 이런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기프티콘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인터넷과 메신저, 휴대전화 무선 인터넷을 통해 기프티콘 상품을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전송할 수 있다. 감사, 사랑, 미안함 등 고객들의 마음이 상품 교환용 바코드와 함께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기프티콘은 이처럼 새로운 가치를 주지만, 상용화 과정에서는 큰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 휴대전화로 선물을 보낸다는 건 낯선 행동이다. 이런 심리적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면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도 성공하기 어렵다.
 
실제 수많은 혁신 제품들이 고객들의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1인용 전동 스쿠터인 세그웨이나 태블릿 PC 모두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했지만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불러오지 못해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동아비즈니스리뷰 7호 ‘혁신의 저주를 혁신의 축복으로’ 참조).
 
필자는 마케팅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의 핵심 사업인 기프티콘 사례를 통해 고객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했던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기프티콘의 개념과 고객 가치
선물의 사전적 정의는 ‘타인에게 어떤 물건을 선사하는 행동 또는 그 물건’이다. 즉 선물을 하는 행위는 선물을 구매하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물은 일반적인 구매와는 구분되는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학자들은 선물의 기능을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교류, 경제적 교환, 사회화 등 4가지로 분류하며 선물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했다.
 
 

 
기프티콘은 선물에 포장지를 씌우고 직접 전달하는 번거로움에서 소비자를 자유롭게 하는 상품이다. 감성을 담은 메시지와 제품 교환 인증번호를 함께 전송하는 서비스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형태다.
 
기프티콘은 시장에 진입할 때 선물의 사회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구매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선물의 본질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주목해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필수 도구인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구매 채널로 확보했다. 특히 SNS(Social Network Service)와 연계해 사회화 욕구를 충족시켰다.
 
기프티콘은 다음 4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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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구매 전 행동 프로세스가 축소돼 소비 시점으로 수렴된다.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은 ‘아이템 탐색→유통 채널 결정→매장 방문→구입’의 순서에 따라 제품을 구매했다. 각 단계별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기프티콘을 이용하면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또는 인터넷에 접속해 상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다. 구매 절차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 셈이다.
 
둘째, 기프티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적 분류에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선물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위한 소비다. 따라서 구매 의사결정 단계에서의 관여도가 높다. 또 본인을 위한 제품 구매와 비교해보면 탐색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소비자들은 기프티콘을 선물로 분류한다. 때문에 개별 제품의 고유 가치에 선물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더해져 기프티콘의 총 가치는 상승한다. 즉 기존 범주화에 따르면 선물이 될 수 없었던 상품들이 기프티콘과 제휴해 자연스럽게 선물로서의 부가적 가치도 갖게 됐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친구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선물로 주기는 무척 어렵지만, 기프티콘으로 보내면 센스 있고 소중한 선물이 된다.
 
셋째, 전달 단계의 시공간 간격이 압축되고 전달 비용이 사라졌다. 선물은 구매자에게서 사용자로 소비 주체가 변경되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달 방식이 직접 전달이든 배송이든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프티콘은 실물 상품을 디지털화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선물을 전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선물받은 기프티콘을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으로 자동 저장되도록 설정해 선물 전달의 시인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매장 방문 단계를 재구성해 소비자 참여를 유도했다. 기프티콘을 받은 고객은 매장을 방문해 상품으로 교환하게 된다. 이러한 교환 프로세스는 소비자의 사회성을 부각시켜 선물을 받았다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뿐만 아니라, 해당 매장을 체험하고 서비스 생산 과정을 직접 완성함으로써 관여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기프티콘이 이 같은 고객 가치를 줌에 따라 제휴사에도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먼저 기프티콘은 추가 매출이 생기는 데 기여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소비자도 있지만, 친구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을 선물하거나 기프티콘을 사달라고 조르는 고객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 기프티콘 전달 방식은 기업의 물류 혁신을 가져왔다. 기존 배송 비용은 물론 재고 부담 및 판매 관리 비용이 줄어들었으며, 매장에서 실물로 교환할 때 정산 시스템에 바로 연동되기 때문에 투명한 매출 데이터를 제공하게 됐다. 또 제휴사는 고객 매장 방문에 따른 효과를 얻는다. 상품 교환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추가 구매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해당 매장을 한 번 더 경험하게 되면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비자 행동 변화를 위한 전략
‘기프티콘(Gifticon)’은 ‘선물(Gift)’과 감정을 전달하는 아이콘을 뜻하는 ‘이모티콘(Emoticon)’이 결합된 브랜드다. 이 서비스와 관련한 최초 아이디어는 채팅 중인 상대에게 선물을 조르는 이모티콘을 네이트온 메신저 창에 집어넣자는 생각에서 나왔다. SK텔레콤은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세계 최초로 2006년 12월 기프티콘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프티콘이 고객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걸림돌을 없애야 했다. 바로 고객들이 휴대전화으로 선물을 준다는 행동에 전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객에게 아무리 큰 가치를 제공하더라도 고객들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그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 특히 기프티콘은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서비스가 아니다. 소비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잠재된 ‘니즈’를 구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객과 제휴사 양측을 상대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설명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8년 5월 SK그룹의 마케팅 전문 회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가 SK텔레콤과 함께 공동 사업 구조로 기프티콘 사업을 운영하면서, SK텔레콤의 정보기술(IT) 능력과 SK마케팅앤컴퍼니의 가맹점 네트워크, 고객 인사이트 역량이 결합해 좀더 고객 중심적인 시장 전략을 추진하게 됐다.
 
①매스 마케팅보다 구전 마케팅 활용 우리는 소비자 행동을 관찰하면서 서비스 확산 전략을 구상했다. 기프티콘 최초 인지 경로는 타인으로부터 직접 받거나,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깔린 기프티콘 이미지를 보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말 그대로 소셜 네트워크, 즉 인간관계를 통해 사용이 확산되고 있었다. 이에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를 지양하고 고객 간의 구전 마케팅을 주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삼아 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모션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A양이 친구 B군에게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을 선물하면, A양에게도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교환권을 보내주는 ‘1+1 이벤트’ 등을 고안해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행복감을 느끼도록 했다. 이런 마케팅은 대중들에게 서비스를 알린다는 측면에서는 매스미디어를 활용해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비해 불리하다. 하지만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더라도 고객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특별한 유인이 없으면 굳이 낯설고 새로운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체험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수의 고객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어 행동 변화를 유발하고, 이 고객들이 다양한 곳에 선물을 보내 다른 고객들의 행동도 변화시킴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는 게 훨씬 낫다.
 
②소비자 행동 변화의 장애물 제거 우리는 또 고객들의 행동 변화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도 없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SK텔레콤 고객들이 같은 이동통신사 가입 고객들에 한해서만 WAP(휴대전화 무선 인터넷)으로 기프티콘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고객들이 이동통신 3사 가입자 모두에게 WAP에서 기프티콘을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또 기프티콘 홈페이지와 네이트, T-World, 인터넷 쇼핑몰(신세계몰, CJ오쇼핑 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프티콘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널을 확대해 나갔다. 최근에는 가정 내에서 자녀들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께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인터넷TV(IPTV)와 기프티콘의 연동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WEB+모바일+IPTV’를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3 Screen 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
 
 

 
③상품 카테고리 다양화 다양한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판매 상품도 다양화했다.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물로 보내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규 카테고리를 계속 확대했으며, 기존 카테고리의 구색도 충실히 했다. 커피와 디저트 등 가격 부담이 적은 식음료군을 시작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업체가 추가됐으며, 최근에는 이마트와 제휴해 보다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선물을 받은 고객들이 손쉽게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를 가진 업체를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지난봄 예술의전당 ‘클림트전(展)’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도 제휴하는 등 문화 마케팅 영역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속옷 세트, 싸이월드 도토리, 호텔 숙박권 등 창의적인 아이템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④제휴사와 윈윈 모델 개척 특히 최근에는 비슷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시장 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제휴사와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개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프티콘은 소비자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데다 별도의 배송 비용 없이 간편한 문자메시지 형태로 고객들에게 경품이나 우편 전단지(DM) 등을 발송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기프티콘 제휴사에게 줄 수 있는 기본적인 가치는 매출 증가다. 예를 들어 기프티콘 서비스 초기부터 함께한 대표 가맹점인 스타벅스는 기프티콘으로 하루 평균 2000건 정도의 추가 매출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기프티콘은 신규 고객 확보와 회원 모집, 고객 충성도 강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SPC그룹은 기프티콘으로 샘플링 이벤트를 펼쳤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는 신제품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출시 기념으로 기프티콘을 활용한 프로모션을 시행했는데, 행사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판매 호조가 나타났다. 롯데리아는 인터넷 쇼핑몰인 11번가와 공동으로 30주년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1번가 신규 가입 회원에게 롯데리아 할인 쿠폰을 기프티콘으로 발송했고, 롯데리아 고객에게는 11번가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신규 고객 확보, 롯데리아는 매장 방문 고객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또 롯데리아는 2월부터 기프티콘이 회수될 때마다 일부를 적립해 이웃 사랑 실천 캠페인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프티콘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활용되는 것은 우리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능성이다. 우리는 기업 고객의 고객관계관리(CRM) 활동을 돕기 위해 기업 홍보 메시지 노출 공간이 확장된 바코드 이미지 생략형 기프티콘도 개발했다.
 
성과와 과제
모바일 기반의 편의성이 선물이라는 아날로그 감성과 결합하면서 기프티콘의 네트워크 효과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벤치마킹 대상으로 평가됐고, 유비쿼터스 서비스의 성공 사례로 기업과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08년에는 해외 유수 기관들로부터 ‘올해의 혁신 서비스상’ ‘최우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프티콘은 하루 평균 2만 건 정도 발송되고 있다. 누적 이용자 수는 500만 명, 거래액은 2007년 60억 원 수준에서 2009년에는 300% 이상 신장된 200억 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 서울대 경영학과의 마케팅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기프티콘을 컨설팅하라는 팀 과제를 줬다고 한다. 네트워크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은 기프티콘의 감성 전달과 편의성이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했고, ‘효도콘’ ‘군인 전용 기프티콘’ ‘실연 당한 친구를 위한 기프티콘’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내놨다.
 
기프티콘은 고객과 제휴사를 연결하는 촉매제이자,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통합적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시장의 소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며 진화해 나갈 것이다.
 
편집자주 이방형 SK마케팅앤컴퍼니 사장이 현장에서 체험한 기프티콘 마케팅 사례를 기고해 왔습니다. 기프티콘 사례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행동 변화를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위험을 안고 출발한 서비스입니다. 기프티콘의 상용화 경험은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많은 기업인들에게 좋은 통찰을 줍니다.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를 마쳤으며, SK텔레콤에서 마케팅 및 인터넷 사업을 총괄하는 비즈니스 부문장과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 4월부터 SK마케팅앤컴퍼니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