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거장들의 7가지 기막힌 공통점

36호 (2009년 7월 Issue 1)

1.
부모의 높은 교육열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청소년기에 학비가 하버드대 등록금보다 3배 더 비싼 미국 시애틀의 사립학교(레이크사이드)를 다녔다. 부모님의 강력한 교육열 덕분이었다. 마이클 델 델(Dell) 회장은 아버지가 의사였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교수였던 아버지를 둔 덕에 풍족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부자는 아닐지라도 다른 디지털 리더들의 부모들 역시 교육열 하나는 대단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양부모는 교육 환경을 위해 이사를 했고, 평생 저축한 돈을 모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으로 내놓았다. 앤디 그로브 전 인텔 CEO는 헝가리 태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미래에는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선견지명으로 아내의 금목걸이를 팔아 그로브에게 영어 개인 교습을 시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미국으로 가겠다는 아들의 소망을 들어줬다. IBM의 전 CEO 루이스 거스너의 어머니는 2가지 일을 하면서까지 어렵게 아들을 사립학교에 보냈다.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 닌텐도 전무(게임 ‘슈퍼마리오 브러더스’와 ‘젤다의 전설’ 기획자)는 대학 시절 퇴학을 당했지만, 눈물로 호소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학업에 정진했다.
 
2. 한번 빠지면 미쳐버리는 열정 정보기술(IT)의 거장들은 컴퓨터를 보는 순간 마치 이성에게 첫눈에 반하듯 빠져버렸고, 컴퓨터에 완전히 미쳐버렸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컴퓨터가 자신이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이자 로봇을 조종하는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의 신기함에 빠져 직접 실리콘밸리 근처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수집했다. 손정의는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탄생을 알리는 기사를 읽고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마이클 델은 애플 컴퓨터를 구입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것을 사자마자 내부 작동 원리를 알고 싶어 분해했다. 조립 컴퓨터로 유명한 델 컴퓨터의 시작이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역시 처음 컴퓨터를 본 순간부터 사랑하는 여인처럼 다뤘고, 자신의 미래를 컴퓨터와 함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3. 자신을 보완해줄 좋은 친구 회사를 직접 창업한 IT 거장들은 대부분 절친한 친구끼리 뜻이 맞아 사업을 시작했다. 빌 게이츠는 폴 앨런과 함께 MS를 창업했다.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과 손잡고 애플을 창업했으며, 구글에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원조인 휴렛팩커드(HP)는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가 의기투합해 탄생한 회사다. 인텔에서는 밥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함께했다. 이런 전례 때문에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2명의 공동 창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는 사업을 더욱 현실성 있고 추진력 있게 진행하도록 도와준다.
 
4. 좌절을 이겨내는 과감한 도전 정신 빌 게이츠가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는 돈을 주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컴퓨터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당연히 따라온다고 여겼던 대다수 사람들은 그의 생각을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대에 소프트웨어를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미래가 보장된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마이클 델이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고객에게 주문을 받아 맞춤형 컴퓨터를 팔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금방 회사가 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앤디 그로브가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을 시도할 때, 사람들은 광고 업체에 돈을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원래 창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미국 포털 업체들이 이들의 기술을 거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손정의, 루이스 거스너, 미야모토 시게루 역시 주위의 무수한 비아냥과 반대를 겪으며 좌절했지만, 결국 자신의 소신대로 과감히 도전해 디지털 시대의 성공 신화를 완성했다.
 
5. 젊은 시절의 고생 2명의 친한 친구끼리 차고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는 성공 신화는 미국 IT 업계에서는 흔한 이야기다. 실리콘밸리의 1호 벤처기업 HP가 사업을 시작한 장소 역시 차고였다. 이곳은 역사적인 장소라는 평가를 받으며 보존되고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닷컴, 야후 등도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빌 게이츠는 옆방의 소리가 다 들리는 모텔에서 MS를 창업했고, 손정의와 마이클 델은 원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디지털 리더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면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6.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안목 IT 거장들은 엄밀히 말해 발명가라기보다는 혁신가다. 그들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빌 게이츠는 최초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진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를 팔아 돈을 벌 수 있음을 증명했다. 스티브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열었지만, 최초라기보다는 상업적 성공 시대를 연 사람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IT 거장들은 ‘발명’보다는 ‘수익 모델 창조’에 의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이클 델은 맞춤형 컴퓨터를 직접 판매하는 수익 모델을 고안해냈다. 세계 최초로 메모리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이바지한 앤디 그로브 역시 결국 시장에서 성공한 모델을 만들었기에 성공한 IT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초로 게임을 개발한 윌리엄 히긴보텀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듯, 인텔의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면 그로브 역시 지금과 같은 명성을 절대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는 분명 제록스의 연구소에서 만들었지만, 결국 상업적 성공 모델을 완성한 매킨토시의 개발자 스티브 잡스에게 모든 공이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루이스 거스너는 IBM을 회생시킨 훌륭한 경영자 정도로 남을 수 있었지만, IT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정착시킴으로써 위대한 IT 거장으로 남았다. ‘시가총액 경영’을 선보인 손정의도 그렇고, 게임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음을 증명한 미야모토 시게루 역시 새로운 방식의 사업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IT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7. 적당한 때에 적당한 곳, 기막힌 타이밍 실리콘밸리에서는 경비원 일이나 단순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도 회사의 스톡옵션 덕에 백만장자가 되는 일이 많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이런 일을 워낙 자주 접하다 보니, 주식 벼락부자가 되는 것도 단순한 운보다는 성공을 위한 중요한 감각 덕분이라 평가한다. 똑같은 실력을 가진 사람임에도 어떤 사람은 크게 성공해 큰 부자가 되지만, 다른 사람은 실패를 반복한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가? 운이 좋았다는 말은 결국 적당한 때에 적당한 곳에 있었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디지털 리더들은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적당한 때와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빌 게이츠는 사업이란 너무 빨라서도 안 되고, 늦어져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바로 적당한 때와 장소를 찾는 그의 노력을 뜻한다. 마이클 델 역시 최고의 두뇌들을 모아놓고 최고의 사업 분야를 찾고 있으며, 최적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고심한다. 물론 스티브 잡스나 미야모토 시게루처럼 무조건 남들과는 다른 신선함과 독창성을 갖고 앞에 나서서 개척하기를 좋아하는 디지털 리더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성공도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절묘한 타이밍으로 나섰기에 가능했다.
 
멀티라이터 블로거(본명 김정남)는 <WHAT’S NEXT 애플&닌텐도> <세계 최고의 디지털 리더 9인의 이야기>의 저자다. 성공한 IT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게임과 IT 분야의 글을 연재하는 블로그 ‘유쾌한 멀티라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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