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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P2P 경제의 도래

DBR | 3호 (2008년 2월 Issue 2)
 
P2P(peer-to-peer) 네트워크는 미디어 산업을 혼돈에 빠뜨렸다. 정보의 흐름이 기존의 ‘一對多’ 모델(신문사, 할리우드 영화사, 거대 음반사가 정보 제공자 역할)에서 ‘多對多’ 모델(블로그, 유튜브, 자료공유포럼 등이 중심이 됨)로 변했다. 콘텐츠(뉴스, 영화, 음악 등)를 소비하고 창조하는 개인의 능력이 커지면서 전통적 정보 제공자들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P2P를 포함한 뉴미디어와 새로운 광고 방식의 등장으로 미국 4대 신문사 주가가 지난 3년간 10∼50% 하락하였다.
 
미디어 산업을 뒤흔든 충격은 다른 산업에도 충격을 줄 것이고, 그 충격의 강도는 아마도 더 클 것이다. 그 충격은 이미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느낄 수 있다. 마이크로 크레딧(microcredit)에서 이런 변화의 단초를 살펴보자. 마이크로 크레딧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제도다. 마이크로 크레딧은 전 세계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결합해 새로운 금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P2P 금융 시스템을 보면 미디어 산업에서 일어난 현상들이 금융 산업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Kiva.org’, ‘Prosper.com’, ‘LendingClub.com’과 같은 웹사이트에서는 선진국 소비자들에게 마이크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모든 사람이 작은 은행이 될 수 있고 아는 사람들(사회적 네트워크 때문에 적어도 신뢰 가능한 사람들)로부터 소규모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
 
이런 디지털 시스템이 그 동안 기존 은행들이 누려왔던 차익거래 이익(약 5%정도 이율로 자금을 조달해 고객들에는 15%까지 이자를 받아 돈을 빌려주면서 얻는 10% 가량의 이익)에 종지부를 찍게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당신이 속해 있는 네트워크에서 대출과 예금 이자가 모두 동일하게 7%라면 굳이 은행과 거래를 왜 하겠는가? 이런 시스템의 파워를 실감해보고 싶다면 지역의 회원제 신용협동조합과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MySpace)의 소셜 네크워크 역량을 떠올려보라.
 
또 다른 사람들이 제공하는 쇼핑 팁과 같은 지식 서비스에 자신이 발행한 화폐(personal currencies)를 지불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현재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제공하는 전자화폐 등이 개인화폐의 초기 단계다. 이 거래에서 사용되는 화폐는 시장에서 실시간 변동 환율에 따라 거래될 것이다.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와 같이 개인이 발행하는 화폐는 평판과 네트워크 규모(이 경우 시장의 기대와 시장 경제 규모보다는 친구의 수)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이 보다 더 큰 충격이 에너지 산업을 덮칠 수도 있다. 네트워크로 인해 일어날 에너지 산업의 변화는 현재의 전력 시설을 원시적인 것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소비자-생산자 관계의 변화가 큰 일어날 것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자택에 태양 발전 또는 다른 형태의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자택에 설치된 시설에서 생산한 전력은 배전망을 통해 팔수도 있다. 기업들은 자사 건물 지붕을 이용하여 시설을 갖추고 전력 생산 네트워크의 일원이 된다. 궁극적으로 에너지 생산과 분배가 일부 생산자에만 국한됐던 업무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업무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산업에도 이른바 P2P네트워크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자체 소비 전기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제동 시에 발전기를 이용하여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저장해 두었다가 이를 활용해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한다. 운동 역학 기술과 배터리 기술은 자동차가 자체 운동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초과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 배전망에 되팔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수 있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파격적인 P2P 충격은 소비가 생산으로 이어지는 분산 경제를 만들것이다. 분산 경제에서 사람들은 생산으로 변형되는 소비를 통해 부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WEF | HBR
 
저자 Stan Stalnaker는 국제적 온·오프라인 사회 네트워크인 허브 컬쳐(Hub Culture)의 창시자이다. 그는 ‘허브 컬쳐(John Wiley & Sons, 2002)’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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