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댓글에서 소비자 니즈 읽어라

30호 (2009년 4월 Issue 1)

소셜 미디어란?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를 몸소 느끼면서 2007년 하반기부터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란 사람들이 의견, 생각, 경험, 관점 등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온라인 툴과 플랫폼을 뜻하며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가장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로는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페이스북,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 게시판, 팟캐스트, 위키, 비디오 블로그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블로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
지만, 결코 블로그만이 소셜 미디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음과 네이버의 카페, 싸이월드의 클럽, 판도라TV와 엠군, 다음 아고라 등 네티즌들이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대부분의 공간이 소셜 미디어에 해당한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한 우리 국민들에게 소셜 미디어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이미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현실이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웹 2.0’ 개념이 도입된 이후 소셜 미디어는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늘날 소셜 미디어가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 본질적 이유는 대중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플랫폼)가 변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양 자체가 엄청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의 출현으로 이어졌고, 소셜 미디어 자체가 주목받는 상황에 도달했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논의에 발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와 용어도 나오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PR 모델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효과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왜 소셜 미디어에 주목해야 하는가?
소셜 미디어는 웹 2.0 기술을 기반으로 연결된 네티즌들이 여러 이슈에 대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무수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 콘텐츠는 ‘네티즌의 능동적인 생각과 경험’을 담고 있다. 그것을 보는 네티즌들 역시 발전을 거듭하며 새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RSS, 마이크로 블로그, 이미지 공유 서비스, 소셜 북마킹 서비스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이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결합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에도 아직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니즈를 느낄 수 있는 마케팅과 PR 영역에서 무척 큰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활용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냉정한 현실에 이르게 됐다.
 
마케팅과 PR은 타 영역보다 훨씬 더 대중성이 보장돼야 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국내 소셜 미디어 관련 서비스들은 대중성이 부족하다 보니 다양하면서도 새롭고 창의적인 마케팅적 실험들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PR 활동은 대중적 활용도가 높은 카페와 블로그 등 특정 서비스에 한해 집행되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들은 대부분 특정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긍정적, 혹은 독특한 메시지를 주입해 콘텐츠를 보는 네티즌들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또 그러한 메시지를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유포하게 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과 그에 따른 매출 증대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무척 어렵다. 따라서 그 활용 폭이 제한돼 있는 국내의 웹 생태계에서 소셜 미디어의 진정한 마케팅적 가치는 결국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그 가치란 앞서 언급한 네티즌의 능동적인 생각과 경험이다. 그 속에는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와 행동의 자극 포인트라 불리는 ‘소비자 인사이트(insight)’가 녹아 있다.
 
소비자 인사이트는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메커니즘이자, 소비자가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도구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자기 자신이 그런 욕구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개 자신의 욕구를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때문에 소비자 인사이트는 설문이나 통계 등 계량적 조사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며,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소셜 미디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네티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지고,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네티즌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와 댓글, 링크(혹은 트랙백) 등으로 표현된다.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소비자 인사이트가 종종 발견된다.

마케팅에 소셜 미디어 모니터링 필요
많은 기업들은 매년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엄청난 마케팅 조사비를 지출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변화와 그 요인,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찾는 게 마케팅 조사의 목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마케팅 조사 방법인 설문을 통해 그 이유를 찾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일명 ‘피험자 편파(subject bias)’라고 불리는 심리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피험자 편파란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그 실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그런 것들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즉 응답자는 자신이 설문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실제 생각과는 다르게 설문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광고 및 마케팅이 급속히 성장했지만, 웹의 발전 속도가 이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의 발전 속도를 추월해버렸다. 웹은 마케팅 역사상 타깃 설정과 효과 측정이 가장 쉬운 매체로 인식된다. 하지만 발전 속도의 격차로 인해 마케팅에서 웹의 위력은 아직 십분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이 그 효과를 나름대로 인정받으면서도 아직 그 규모가 커지지 않은 데는 이러한 정황이 많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온라인 광고 및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는 최근 수년간 별 진전이 없다. 현재 가장 흔히 사용되는 지표는 기껏해야 PV(Page View), UV(Unique Viewer), Duration Time(체류 시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 측정 지표를 소셜 미디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척 힘들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심리적 변화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네티즌)의 심리적 변화 상태를 측정하기가 힘들다면,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어떨까. 셸린 리와 조시 버노프가 쓴 책 ‘그라운드스웰’에는 ‘브랜드 가치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의 것이다. 즉 기업의 브랜드는 이미 기업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소유하는 것이다(144쪽)’라는 구절이 있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브랜드를 자신들이 규정하고 관리한다고 믿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고객이 말하는 그대로가 곧 브랜드라는 뜻이다. 고객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곳, 즉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는 것(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말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LG Business Insight 2008년 1월 호에 실린 ‘왜 Market Intelligence가 필요한가’에 따르면,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가 극심한 환경에서 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철저한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의 현 위치를 알려주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자동항법장치가 절실하다.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MI)는 해당 산업의 특성과 환경에 맞는 정보들 중 개별 기업에 적합한 것만을 선별해 수집하고, 이를 기업의 비전과 목표에 맞도록 가공, 분석해 전략에 반영하는 맞춤형 지식 정보다. 이 보고서에서 말하는 MI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솔루션을 의미하는 듯하며, 기업에게 이러한 MI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위적 조사 방법이 아닌 네티즌들의 능동적인 경험과 생각이 녹아 있는 소셜 미디어를 탐색해 개별 브랜드들과 제품들, 더 나아가 기업의 방향성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국내 소셜 미디어 모니터링
소셜 미디어에 대한 모니터링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일반화되지 않은 분야이며, 이제 막 출발선상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현재까지는 이용 방식과 형태에서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서서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모니터링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으나,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방대한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는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솔루션 업체들이 몇 군데 있다. 아직 보고서 작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조사에 활용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으려는 기업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온라인상의 댓글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당당한 요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본명 김환)는 최근까지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서 일해왔다. 현재 인터넷의 가능성과 가치를 고민하는 블로그 ‘정답은 없다!’와 일상을 담아내는 블로그 ‘Life is Enjoy!’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