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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vertising’ - 유쾌 상쾌한 쇼핑백 마케팅

곽준식 | 3호 (2008년 2월 Issue 2)

콘텐츠 확대재생산의 두 축 - 찍새와 펌새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광고하면 TV와 신문, 잡지 그리고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온라인 광고를 떠올리기 쉽다. 또 실제 이런 광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광고들은 매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파급효과가 일차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즉, 매체를 기반으로 한 광고는 최근 광고(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확대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열악하다. 왜냐하면 매체를 기반으로 한 광고는 누구나 그 매체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접근이 어렵거나 제한된 공간에서만 볼 수 있는 정보(광고)인 경우에는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게 된다. 나는 이것을 ‘제한성의 무제한성’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러한 ‘제한성의 무제한성’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찍어대는 ‘찍새’와 다른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를 퍼 나르는 ‘펌새’들의 열정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찍새와 날새를 유혹하는 흥(興), 신(新), 소(笑)
그렇다면 무엇이 ‘찍새’와 ‘펌새’를 움직이게 할까?
그들을 움직이게 것은 바로 흥(興), 신(新), 소(笑)라는 세 가지 요소일 것이다.
 
첫째, 흥(興)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이라 적혀있다. 흥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감(empathy)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내가 관심이 없으면 흥이 나지 않는다. 관심이 있어도 공감이 가지 않으면 역시 흥이 나지 않는다. 둘째, 신(新)은 두말할 필요 없이 ‘새로움’이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나아가 상상하지 못했던 신선함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笑)는 흥, 신이 만나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이때 소는 ‘피식∼’하는 잔웃음이 아니라 새로움과 기발함을 접한 사람들이 내는 ‘아∼’라는 감탄사와 함께 나오는 웃음이다.
 
익숙한 것에 대한 재해석
올해 초 신임교수 연수회에 특강하러 온 강사가 강의 도중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려서부터 익히 들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뭐냐고 질문을 했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질문을 하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거북이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경주를 하자고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 좋게 이기긴 했지만 자신의 경쟁우위를 살리지 못하니 생고생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말을 듣고 공감(興)한 나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新)한 그 분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감탄(笑)을 했다. 그러면서 왜 나는 토끼와 거북이를 다른 시각으로 보지 못했나하고 자책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늘 보면서도 아니 매일 보기 때문에 다른 의미로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쇼핑백일 것이다.
 
이 그림에 나오는 쇼핑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도가 아니라 걸어 다니는 광고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나아가 찍새와 펌새에 의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흥, 신, 소의 세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위 광고들은 모두 ‘익숙한 것들의 새로운 만남(연결)’이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총을 쥐는 것과 쇼핑백을 쥐는 것(범죄추리소설), 쇼핑백을 드는 것과 덤벨을 드는 것(피트니스센터), 쇼핑백 줄과 줄넘기 줄(스포츠웨어)과 같이 제품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런 밀접한 연관성으로 인해 우리는 공감할 수 있고(興), 물건을 담는 쇼핑백이 아닌 광고매체로서의 쇼핑백(新)을 보면서 그 절묘한 조화에 절로 감탄(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흥, 신, 소의 절묘한 조화는 찍새와 펌새를 자극하게 되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인터넷 공간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나아가 기존 대중매체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기사화되기에 이른다(실제로 쇼핑백을 이용한 광고와 관련해 2006년 4월 26 팝뉴스에 “광고 쇼핑백의 새로운 ‘강자’ 출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남들은 수억 수십 억원을 들여 광고를 해도 인구에 회자되기 힘든데, 위 광고들은 흥, 신, 소를 조화시킨 통찰적 아이디어 하나로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에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저비용 고효율의 통찰적 커뮤니케이션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쇼핑백을 이용한 광고를 ‘bagvertising=bag+advertising’이라고 한다.
   
 
저비용 고효율의 통찰적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광고를 보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 광고는 많아야 열손가락에 꼽힌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모든 자극에 반응을 하는 대신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정보(메시지)만을 선택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를 정보 처리 이론(information processing theory)에서는 선택적 처리(Selective Infor-mation Processing)라 하는데, 홍수처럼 넘쳐나는 광고 속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들에 대한 재해석을 바탕으로 한 통찰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통찰적 아이디어를 이루는 핵심요소는 바로 흥, 신, 소인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통찰적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면 지금 자사가 하고자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흥, 신, 소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박사로 광고대행사인 코래드 AE와 리앤디디비 마케팅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동서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케팅리더십(2005, 살림출판)의 저서 집필과 활발한 기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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