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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꿈꾸는 ‘글로벌 싸이월드’

이동기 | 19호 (2008년 10월 Issue 2)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좀 더 높은 성장률과 수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2003년 당시 싸이월드의 점유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워낙 협소한 데다 성장세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 특허를 보유한 싸이월드의 기술력과 인터넷 서비스 유료화의 성공 경험은 해외 진출 포부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SK
커뮤니케이션즈는 2004년 11월 싸이월드 해외사업추진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고 싸이월드 창립멤버이자 사업본부장인 이동형 상무를 총책임자로 지명했다. 당시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마이스페이스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이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 존재하는 인터넷 산업 특성상 해외 진출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가 중요했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제품 사용의 효용이 개인 소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의 소비에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전화나 팩스처럼 혼자만의 사용으로는 효용을 창출할 수 없으며,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사용가치와 편리함이 더욱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싸이월드 글로벌사업부는 해외 진출을 결정한 이상 가능한 빨리 세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단계적 진출 방식을 취할 경우 경쟁업체들에 시장을 선점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출 대상 국가들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동시다발적 진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지화(localization)를 손쉽게 하기 위해 싸이월드는 ‘GSP(global standard platform)’ 전략을 세웠다. GSP는 하나의 표준 플랫폼을 가지고 이를 현지 사정에 맞게 조정해 국가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본사는 초기 기획에서 프로토 타입의 GSP를 개발한 뒤 로컬 TFT에서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국 문화와 네티즌 성향에 맞는 시장별 버전을 제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획, 디자이너, 클라이언트 및 데이터베이스(DB) 개발, 서버 제작 인력 등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제반 업무와 베타테스트의 기술적 지원을 수행하기로 했다.

로컬 TFT는 현지 법인 또는 합작투자법인의 설립에 대한 제반 사항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시장 및 고객 수요조사, 서비스 수용도 테스트 등을 통해 현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로컬 TFT는 대부분 현지 인력으로 구성했으며, 본사의 기획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로 했다.

 
한류’로 중국 시장을 두드리다
지역별로 로컬 TFT의 치열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마침내 2005년 4월 SK커뮤니케이션즈 차이나를 시작으로 싸이월드 글로벌호의 항해가 시작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차이나의 자회사 비아텍(Viatech)을 인수해 단독 법인을 설립했다.

싸이월드가 중국을 첫 번째 진출 국가로 선택한 이유는
2004년 현재 인터넷 이용 인구가 9400만여 명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웠으며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선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주요 이유였다.

당시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가입자 수 5700만 명의 포털 사이트 큐큐닷컴(qq.com)이었다. 큐큐닷컴은 ‘큐큐 메신저’를 통해 84%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였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와 비슷한 ‘큐큐 존’을 이용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중국 싸이월드는 초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류 스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 가수와 배우 등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싸이월드의 ‘전진 홈페이지’나 ‘이준기 인터뷰’ 등은 중국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인터넷 산업인 동시에 문화콘텐츠 산업, 즉 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복합 서비스 산업이다. 따라서 기술력과 함께 문화적 배경이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중국 싸이월드의 이러한 초기 전략은 큰 효과를 거뒀다.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인 2005년 12월 중국 싸이월드의 가입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또 중국 IT 업계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정보관리자(CIO)가 선정하는 ‘2005년 인터넷 10대 혁신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경쟁 양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로컬 기업들의 반격이 거셌다. 큐큐닷컴은 메신저 서비스와 연계해 미니홈피 서비스인 큐큐존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싸이월드가 미니홈피와 네이트온을 연계한 전략과 같은 방식이었다. 또한 페이스북 지분의 11%를 보유하고 있는 로컬 기업 사오네이(xiaonei.com)가 중국판 페이스북을 자처하며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마이스페이스가 중국 로컬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중국 시장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뤄촨(羅川) 전 MSN차이나 사장을 전격 기용하면서 브랜드와 핵심 기술을 제공하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로컬 기업에 일임하여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개 속의 ‘혼네’와 ‘다테마에’
중국 법인 설립 한 달 뒤인 2005년 5월 SK커뮤니케이션즈 재팬이 설립됐다. 일본 시장은 인터넷 인프라가 우수할 뿐 아니라 인구 1억2000만 명 가운데 8500만 명이 인터넷 이용자일 정도로 시장 여건이 충분히 성숙해 있었다.

그러나 초기 진출의 이점을 누릴 수 있었던 중국 시장과는 달리 당시 일본은 토종 기업인 믹시(mixi.jp)가 시장 점유율 50%를 막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면에서 믹시보다 한 수 위라 자부하던 싸이월드는 대폭적인 변화보다 고유의 콘셉트를 유지하되 개인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일본의 문화적 성향을 고려해 ‘인기 미니홈피 소개’와 같은 구성을 없앴다. 또 일반적인 일본 사이트처럼 로그인 화면을 메인 페이지 오른쪽에 배치했으며, 1촌 명칭을 싸이프랜드(cy-friend), 도토리를 돈구리(ドングリ)로 바꿨다.

일본의 미니홈피 방명록은 밝은 미래에 대한 기원과 칭찬이 대부분이다. ‘혼네(本音·진실한 감정과 욕구)’와 ‘다테마에(建前·공개적으로 표현하는 행동과 의견)’로 나뉘는 일본인의 성향이 온라인 관계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이용자에 대한 싸이월드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일본 이용자들의 반응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수십 번의 소비자 조사와 포커스그룹 인터뷰(FGI)를 통해 어느 정도 현지화 작업에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초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적 차이가 작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아주 섬세한 문화적 차이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싸이월드에는 왜 아시아토(あしあと)가 없나요?” 우리말로 발자국을 뜻하는 ‘아시아토’는 믹시가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내 홈페이지에 누가 다녀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쉽게 생각하면 네이버 블로그의 ‘다녀간 블로거’와 유사하지만 다녀간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동으로 흔적이 남겨진다는 점에서 삭제가 가능한 네이버의 기능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사생활을 중시하는 일본인’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일본의 유저들은 아시아토를 확인하는 것에서 큰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이용자들은 방문 기록과 최종 로그인 시각을 체크 당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라고 느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일본 이용자들은 이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믹시와 같이 초대에 의해 구성된 완전히 사적인 네트워크에서는 한국 이용자들보다 훨씬 높은 친밀성의 욕구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아시아토는 이러한 완벽히 사적인 네트워크 안에서 친밀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최종 로그인 시각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서로의 접속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나의 게시물에 댓글이 없는 친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신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일본 이용자들은 친구의 로그인을 확인하면서 메신저에서처럼 접속 그 자체로 위안을 느낀다고 했다.
 
난공불락의 미국시장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떤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인터넷 산업 관련자들은 한결 같이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또한 한결 같이 미국 시장 공략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싸이월드는 2005년 10월 미국 IT산업의 심장부 샌프란시스코에 미국 현지 법인 ‘Cyworld Inc.’을 설립하고 2006년 8월 15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싸이월드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와 미국에서 정면대결을 시작한 것이다.

미국도 시장 상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2005년 7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에 5억8000만 달러에 인수된 마이스페이스는 2006년 10월 시장점유율 80%라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2위인 페이스북도 학교 인맥이라는 타깃 그룹을 통해 점차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싸이월드가 미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가장 주력한 부분은 현지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현지 인터넷 산업의 최고 전문가인 마크 캔터를 고용했다. 캔터는 플래시를 개발한 매크로 미디어의 전신 매크로 마인드의 설립자로 미국 인터넷 산업의 최고 전문가였다. 싸이월드는 또한 현지 소비자 리서치센터를 통해 미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사용 행태를 조사하고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컨설팅을 담당한 캔터 팀은 싸이월드의 콘셉트부터 디자인, 수익모델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문제가 된 것은 미니미(싸이월드의 아바타)였다. 귀여운 얼굴, 짧은 팔과 다리의 동양 미니미는 근육질의 섹시한 몸매를 선호하는 미국 이용자들이 보기에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싸이월드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인 미니홈피도 문제였다. 미니홈피는 팝업으로 뜨는 것이 특징인데 미국 이용자들이 팝업을 무척 싫어 한다는 것이었다.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의견이 달랐다. “미국 네티즌들은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보다 적은 편이어서 광고 영업 환경이 나은 편이기 때문에 광고로 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컨설팅 팀의 입장과 “고유의 도토리 판매 사업 모델을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싸이월드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현지 컨설팅 팀에서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결제 시스템’이었다. 인터넷 아이템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소액결제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데 미국은 휴대전화나 ARS 등으로 아이템 구입 대금을 결제하는 소액결제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수많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결국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미니홈피 서비스를 유지하는 대신 미니미의 키를 1.5배로 키우고 몸매를 부각시키는 등 디자인을 바꾸기로 했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미국의 특성을 고려해 피부색, 표정, 의상, 감정 표현을 지닌 미니미도 만들기로 했다. 또한 팝업 기능을 제한하고 브라우저에서 미니홈피가 여러 개 열리도록 했다. 수익모델 전략도 아이템 판매를 포기하지는 않는 대신 이를 내세우기보다 광고 매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결국 싸이월드 고유의 콘셉트와 비즈니스 모델은 유지하되 가능한 수준에서 현지화를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미국 싸이월드는 초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현지 교포와 유학생을 타깃그룹으로 선정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 200만 명이 넘는 교민과 유학생이 살고 있는데 이들만 하더라도 그리 작은 네트워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더욱이 교포와 유학생 그룹은 향후 모바일과의 연계를 통한 수익모델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싸이월드 고유의 콘셉트를 크게 바꾸지 않더라고 적용이 가능한 가장 적합한 타깃그룹이라 판단했다.

싸이월드 글로벌호의 향방
싸이월드가 중국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동안 국내외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 구도가 초기고객 베이스 확보 이후 두 번째 단계인 네트워크 확산 전략으로 심화됐다. 이는 마이스페이스의 ‘오픈소셜’과 페이스북의 ‘F8’과 같은 ‘오픈 플랫폼 전략’으로 나타난다. 오픈플랫폼 전략은 웹 2.0의 추세에 발맞춰 더욱 많은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공개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F8을 통해 기록적인 추세로 마이스페이스를 추격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두 자릿수를 유지해 오던 싸이월드의 성장세가 2006년 하반기부터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또한 네이버, 다음 등 블로그 진영의 공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웹 2.0에 대비한 ‘홈2’ 서비스의 실패는 국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절대 강자라는 싸이월드의 자존심에 손상을 주었다.

이와 함께 SK커뮤니케이션즈 내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글로벌 싸이월드의 진두지휘를 맡던 유현오 사장의 뒤를 이어 박상준 사장이 취임하면서 2008년 2월 해외사업의 전면 재조정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글로벌 서비스 중심으로 추진되던 사업을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노하우 수출 형태로 조정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아울러 독일 법인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야심에 찬 ‘글로벌 싸이월드’ 비전에서 한 발 주춤한 모습이다.

글로벌 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토종 서비스다. 토종 서비스를 글로벌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부터 문화적인 차이까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혀 그동안 싸이월드의 해외사업이 쉽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또한 “싸이월드에서 쌓은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플랫폼과 라이선스 사업에서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싸이월드의 이러한 행보가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인지, 찻잔 속 태풍으로 그 명성을 마감하게 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문제다. 

[DBR TIP] 현지화 압력 높을 땐 인수•합작이 현명한 길
 
 
싸이월드가 주요 시장에서 선택한 단독투자 방식은 합작투자와 비교해 어떠한 장단점을 갖고 있는가. 단독투자가 적절한 진출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는가.
 
단독투자는 현지 정부의 규제가 없고 기업이 현지 경영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주로 선택하는 진출 방식이다. 이러한 단독투자 방식은 본사와 자회사 간에 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본사의 경영 방침과 전략을 자회사에 적용하기 쉬우며,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 강력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합작투자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으며 파트너 기업과의 의사소통 문제나 갈등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기업이 단독투자 방식, 특히 신규 설립의 진입 방식을 선택하면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신규 설립 방식은 로컬 시장에 대한 지식을 현지 파트너의 도움 없이 스스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현지화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본 및 미국과 같이 현지화에 대한 압력이 높은 시장에서는 신규 설립 방식보다 인수나 합작투자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현지 노하우나 고객 베이스를 확보하는 데 훨씬 더 적합하다.
 
미국 현지 컨설팅 팀이 주장한 새로운 전략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싸이월드 미국은 이 전략을 수용해야 했는가.
 
새로운 전략은 미국 현지 시장 환경을 잘 반영했기 때문에 철저한 현지화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마크 캔터라는 현지 최고 전문가와의 연결 고리를 통해 현지 벤처캐피털의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도 긍정적이다. 벤처캐피털은 자금은 물론 고객베이스와 데이터베이스(DB)라는 네트워크 산업의 핵심 자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싸이월드에 부족한 현지 사업 경험을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지 컨설팅 팀의 의견을 수용하려면 싸이월드의 기존 서비스 콘셉트와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 부인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 이 경우 글로벌 스탠더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없게 돼 플랫폼 구축을 위한 새로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싸이월드가 수립한 본사 중심의 글로벌 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 향후 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소액결제시스템 환경이 조성될 경우 아이템 판매 등으로 광고 이외의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는데, 이러한 미래 사업 기회를 잃는다는 것도 단점이라 할 수 있다.
 
편집자주 필자와 김지연 서울대 박사 과정생이 공동 작성한 본 사례의 원본은 현재 학술지 ‘경영교육연구’의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 이동기 | - (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현) 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 한국 지회장
    - (현) 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
    - 뉴저지 주립대 경영대 교수
    -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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