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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개방적 세계관을 위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고객은 다양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원해 경계 뛰어넘는 확장성으로 동력 창출을

박기수 | 334호 (2021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대중적으로 지지받는 콘텐츠 IP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체, 장르, 플랫폼 등을 연결해 스토리월드를 구축해나가는 전략으로서 원천 IP의 후광효과를 활용해 IP 확장 과정에서 실패의 위험을 줄여준다. 최근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향유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콘텐츠 IP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에 생명력을 부여하며 세계관은 각 콘텐츠 사이의 최소 연결점이다.



1.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정체와 유형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Transmedia Storytelling)’은 콘텐츠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의 ‘향유를 지속, 강화, 확산하기 위해 복수의 매체와 장르를 가로질러 스토리월드를 확장적으로 구축해나가는 스토리텔링 전략 혹은 그러한 세계’를 말한다.1 현재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가로지르는(Trans)’ 대상은 매체나 장르뿐만 아니라 플랫폼이나 캐릭터까지 다양해졌고 구현 방식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콘텐츠 IP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체, 장르, 플랫폼 등을 연결해 스토리월드를 구축해가는 전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BTS의 팬들은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콘텐츠를 향유하고, 더욱 지속적으로 소통하길 원한다. 기획자는 팬들이 음원, 앨범, 공연, 웹툰, 게임 등 장르를 달리해 보다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때 서로 다른 장르의 콘텐츠가 BU(BTS Universe, 이하 BU)를 공유하고 있어야 BTS의 콘텐츠로 인정받는다.

각각의 콘텐츠를 독립적으로도 즐길 수 있지만 세계관을 공유하고 상호 연결하며 즐길 때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생성할 수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사례를 크게 7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7가지 분류 모두 차별적인 세계관을 지닌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1) 거시적인 서사를 전제로 프리퀄(Prequel, 오리지널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 시퀄(Sequel, 오리지널 영화가 보여준 내용을 이어가거나 확장해 만든 영화)의 발표를 뒤섞거나 그 사이사이에 다른 팬덤이 만든 ‘팬덤 텍스트(Fandom Text, 팬들이 만든 콘텐츠)’의 확장적 개입을 허용함으로써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축한다. (스타워즈의 예)

2) 독립적인 텍스트가 세계관을 공유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텍스트, 장르,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고 이합 집산한다.(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예)

3) 창작 및 발표 시기의 갭을 극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장르의 텍스트를 창작하거나 팬덤 텍스트를 활성화해 담론을 확장시킨다. (매트릭스의 예)

4) 드라마와 영화 등의 장르가 ‘대체 현실 게임(Alternate Reality Game, 가상의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가정하에 네티즌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과 결합해 프로모션 또는 상호 서사를 보완한다. (로스트, AI, 다크나이트, 마리카에 관한 진실 등의 예)

5) 향유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 ‘인지-경험-첨부(두 개 이상의 물건이 결합해 하나의 사물이 됨)’의 체험을 통한 대체 현실 게임을 활용해 독립적인 프로모션 텍스트를 구성해가는 사례(Decode Jay-Z with Bing, The Art of the Heist의 예) 등 끊임없이 구축, 증식, 확장하는 역동적인 장(場)을 지속적으로 구현한다. 2

6) 스타 IP를 중심으로 고유한 세계관을 먼저 구축하고 그것에 상호 연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한다.(BTS나 EXO의 예)

7) 원천 스토리 IP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영화, 게임, 테마파크, 굿즈, 스핀오프 작품까지 지속적으로 생산한다.(해리포터의 Wizarding World universe의 예)

또한 최근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놀면 뭐하니?’의 부캐 활용을 통한 트랜스의 시도나 지상파와 케이블, 그리고 유튜브를 가로지르며 구축하는 백종원의 사례도 등도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유형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이처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개념적으로 정주(定住)하거나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목적과 지향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와 층위의 새로운 모습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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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기본 구조와 특성3

트랜스미디어(Transmedia)는 미디어 간 경계를 가로지르는 컨버전스(Convergence) 혹은 그 결과물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컨버전스는 산업적 수요에 의한 미디어, 장르, 플랫폼 간의 생산적인 연결과 이동의 역동적 양상을 의미하며 동시에 참여와 체험을 기반으로 한 향유자의 즐거움 추구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범박하게 말하자면 트랜스미디어는 콘텐츠의 생산, 유통, 향유 과정에서 미디어, 플랫폼, 장르 간 경계를 넘어서 역동적으로 창출되는 융합 현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콘텐츠 현장에서 드러나는 트랜스미디어의 양상은 매우 유연하고 포괄적이며 개방적이다. 트랜스미디어는 구현 목적에 따라 특정 유형에 구애되지 않고 미디어는 물론 플랫폼, 장르, 향유자, 텍스트 간의 복합적이고 조형적인 융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미디어는 탈중심의 포스트모던 사회, 고도화된 디지털 문화 환경, 다양해진 스마트미디어 인프라, 탈영역화한 콘텐츠 비즈니스 환경, 참여와 체험 중심의 향유 문화를 전면화함으로써 활성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트랜스미디어의 자질을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구현한 것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며 그 핵심 동력은 향유자의 즐거운 가치 창출 체험 활동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향유자의 관점에서는 가치 있는 즐거운 체험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지만 생산자의 관점에서는 강력한 경제적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콘텐츠 제작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리스크 헤지(Risk hedge) 전략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가장 현실적인 리스크 헤지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대중성을 검증받은 원천 IP의 후광효과(halo effect)를 활용해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을 통해 원천 IP의 가치를 계속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다섯 가지 특성을 지닌다.

1) 향유의 지속, 강화, 확산 등의 활성화 과정을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늘 현재진행형 상태로 유지하려 시도한다.

2)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실천적 참여와 자발적 생산을 장려한다. ‘편재성(Ubiquity)’ ‘지속성’ ‘실시간 상호작용성’ ‘실천성’이라는 집단 지성의 특성은 향유자의 힘을 모아 보다 다양한 즐길거리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텍스트 생산성(textual productivity)’을 활성화할 수 있다.

3) 스토리월드를 구성하는 핵심의 세계관이나 정체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 개방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스토리월드는 ‘개방성’ ‘조형성(plasticity)’ ‘증식성’ ‘유희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만 한다.

4)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모듈(module)로서만 완결된다. 이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개개의 콘텐츠가 독립적인 텍스트로서 자기 충족성을 갖지만 동시에 하나의 모듈로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조형적 구축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5)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구현 매체 및 기술, 그리고 주변 장르와의 지속적인 컨버전스를 시도한다.4 컨버전스는 새로운 참여 문화에 기반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지만 결코 완성되지는 않는, 창작자와 향유자, 향유자와 향유자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조형적 과정이다. 컨버전스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스토리뿐만 아니라 체험을 창출하고 공유하는 전략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다.

3. 콘텐츠 IP의 구현 전략,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무엇보다 최근 콘텐츠 업계의 뜨거운 관심은 콘텐츠 IP의 확보와 활용에 있다. 콘텐츠 IP 비즈니스는 향유자 중심의 정서적 공감과 즐거움의 창출, 그리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체험을 어떻게 창출하고, 그 체험을 어떻게 지속-강화-확장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그 외 일체의 경계는 모두 허물며 컨버전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컨버전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주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콘텐츠 IP는 고유성을 지닌 이야기(story)나 특정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캐릭터 기반의 세계관을 창출하는 원천 콘텐츠5 정도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야기나 세계관이 콘텐츠 IP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향유 요소가 있고, 이것들이 콘텐츠 IP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서 각기 다른 조합으로 구현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야기나 세계관만을 콘텐츠 IP라고 생각할 경우 콘텐츠 IP 활성화의 동력을 매우 제한적인 관점에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콘텐츠 IP는 구현되는 이야기나 세계관의 확장 가능성은 물론, 향유자와의 라포(rapport,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 형성을 통한 팬덤 구축과 구현 기술, 스타, 사회문화적 맥락과 상관해 의미 있는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IP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1인 미디어의 부상 등으로 인한 콘텐츠 유통의 변화와 맞물려 콘텐츠 향유의 시공간적 확장을 가져왔고, 초연결 기술과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향유를 보편화시켰으며, 콘텐츠의 완결 단위를 단일 텍스트에서 세계관(universe) 또는 스토리월드(story world)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따라서 슈퍼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갖춘 생태계 구축을 선점하고, 그로부터 콘텐츠와 플랫폼을 집약시키는 노하우를 모색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 배경, 캐릭터의 확장성이 전제”6 돼야 한다.

이러한 까닭에 최근 콘텐츠 IP의 발굴 및 확장 시도는 매우 공격적이고 개방적인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원천 IP의 확보를 위해 카카오나 네이버는 웹소설과 웹툰에 주목하고,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시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플랫폼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사는 보유하고 있는 ‘뉴트로(newtro,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IP’의 발굴과 개발을 시도하고 있고, 넥슨과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회사에서는 대표 IP를 활용한 종합 엔터테인먼트화의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4.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개방적 조형의 세계

콘텐츠 IP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향유자의 등장으로 구현 기술, 구현 채널, 향유 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2억1360만 명(2021년 10월 기준)의 구독 경제를 정착시켰고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같은 독점 콘텐츠 제작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몰아 보기(binge watch) 문화, 향유자 취향을 큐레이팅한 알고리즘을 안착시킴으로써 향유자들의 향유 행동을 변화시켰다. 또한 유튜브는 37억9000만 개(2020년 1월 기준) 이상의 채널, 채널 수만큼의 각기 다른 취향 발산, 생산자와 향유자의 경계 허물기, 다채널로 인한 동시간성(同時間性) 확보 등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미디어나 플랫폼, 그리고 무엇보다 향유자와 무관한 콘텐츠는 존재할 수 없다.

향유를 중심으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IP의 구현 전략을 마련할 때, 반드시 구체화해야 할 것은 플랫폼 간, 향유자 간, 텍스트 간 상호작용 양상과 효과다. 더불어 ‘플랫폼-향유자-텍스트’의 유연한 선택적 결합을 전제로 한 이들 사이의 상관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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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우선 주목되는 사례로는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는 디즈니의 경우다. 디즈니는 다양한 콘텐츠 IP를 확보하고 있고, 콘텐츠 IP의 부가가치와 잠재적인 가치까지 충분히 알고 있다. 무엇보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오랜 경험으로 확보하고 있다. 디즈니는 2006년 픽사, 2009년 마블, 2012년 루카스필름, 2018년 21세기폭스를 인수해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콘텐츠 IP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왔다. 특히 마블을 4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5000여 개 마블 캐릭터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20여 편의 만화 원작, 23편의 영화, 12종의 드라마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Marvel Cinematic Universe)’를 구축할 수 있었다. MCU가 놀라운 것은 ‘블랙위도우’의 예에서 보듯 먼 과거부터 시작된 IP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을 체험한 디즈니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IP를 진지로 삼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전개하는 플랫포밍(platforming) 확장 전략을 ‘덤보’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에서 시도했다. 이는 그동안 30년 가까운 장시간에 걸쳐 뮤지컬, 아이스쇼, 캐릭터 상품, 테마파크 등으로 스토리월드를 구현하고 최근 영화로 ‘전환(adaptation)’함으로써 콘텐츠 IP의 스토리월드를 지속-강화-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이것은 해당 IP의 공동된 세계관을 기반으로 소환하는 시대의 현재적 호명(呼名)에 맞춘 ‘부가적 이해(Additive comprehension)’를 첨부하는 방식 7 으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확장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에도 상륙한 ‘디즈니+’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구현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국내 사례는 보다 역동적인 다양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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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드라마를 기반으로 제작한 ‘오리지널씬’은 웹툰의 흥미로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사례다. 웹툰을 원천 콘텐츠로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거점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인데 오리지널씬은 OCN 드라마를 기반으로 웹툰을 제작했다. ‘나쁜 녀석들’의 우제문, ‘블랙’의 블랙, ‘보이스’의 무진혁, 강권주가 한 팀으로 ‘구해줘’의 백정기와 ‘보이스’의 모태구의 범죄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장르물에 특화되고 시즌제를 도입하고 있는 OCN 드라마의 특장을 살리면서 원작의 서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독립적인 세계에 있던 드라마 속 캐릭터를 새로운 세계관에 배치함으로써 일종의 ‘OCN 유니버스’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오리지널씬은 드라마의 서사를 웹툰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현한다. 더구나 웹툰은 카카오웹툰에 연재하고, 작품 말미에는 3∼4분 분량의 TV 웹툰을 함께 제시하면서 동시에 카카오TV와 OCN을 통해서도 공개하고 있다. 오리지널씬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각 드라마 IP를 OCN이 가지고 있었고 OCN의 모기업인 CJ ENM은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리지널씬을 통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현한 것은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한 IP의 향유를 확장하고 수명을 연장함으로써 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웹툰 IP 중심으로 전개한 ‘와이랩(YLAB)’의 ‘슈퍼스트링 프로젝트(Super String Project)’는 아직 구체적인 성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도발적인 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슈퍼스티링은 와이랩에서 제작한 ‘부활남’ ‘테러맨’ ‘신석기녀’ ‘심연의 하늘’ ‘강타우’ 등의 작품과 윤인완의 출판 만화인 ‘신암행어사’ ‘아일랜드’ 등의 작품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은 프로젝트다. 슈퍼스트링 메인 세계관은 웹툰 ‘심연의 하늘’의 설정을 기반으로 하지만 각각의 작품이 서로 다른 작품들과 연계성을 드러내며 종합적인 세계관을 구축한다. 슈퍼스트링의 타임라인도 일관된 기획과 각 작품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통해서 슈퍼스트링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완성도 높은 서사와 세계관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슈퍼스트링 프로젝트는 ‘팩토리얼게임즈’에서 ‘언리얼4 엔진 기반의 최강 비주얼 턴제 전략 RPG’의 게임으로 출시됐고 영화화의 계획도 발표된 바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례는 BTS다. 최근에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통해 새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현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2020년 하이브 총매출액 7900억 원 중 위버스 매출은 3300억 원 수준으로 약 41%를 차지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고 위버스의 가장 강력한 유인 요소는 단연 BTS다. 여기에 2021년 8월 네이버웹툰은 ‘슈퍼캐스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BTS 스토리로 웹툰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승부를 건다고 발표했다.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는 글로벌 팬덤을 지니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해 인기 아티스트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확보한 후 이것을 웹툰•웹소설•영상 등 콘텐츠로 제작•유통함으로써 글로벌 팬덤을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으로 흡수하겠다는 큰 그림이다. 이것은 스타 IP 중심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현재적 양상을 대표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 IP를 활용한 멀티 페르소나(persona) 구축을 통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현하는 사례도 있다. 캐릭터를 브랜드화하고, 해당 캐릭터의 페르소나를 다양화해 다른 콘텐츠와의 접촉 및 연계 가능성을 늘림으로써 향유자의 공감과 지지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앞에서도 언급했던 백종원이 구현하고 있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와 부캐를 중심으로 하는 펭수, 유산슬, 다비 이모 등의 시도가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팬덤의 적극적인 개입과 선행 체험을 기반으로 향유자 주도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현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를 육성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즐겨가며 구현하는 ‘미스/미스터 트롯’의 팬슈머(상품이나 브랜드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와 BBC ‘셜록’의 ‘셜로키언(셜록 홈즈 또는 작품 자체에 열광적인 팬)’들의 활동이 있다. 이러한 사례 외에도 최근 게임 업체(넥슨, 엔씨소프트, NHN 등)를 중심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게임 IP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웹툰, 영화, 음원 유통 등과 결합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IP를 통합적으로 활용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구축 시도도 주목할 지점이다. 국내 게임 업계의 비게임 부문 투자 규모가 연내 누적 7조 원을 돌파할 예정이고, NHN의 경우 비게임 매출이 게임 매출을 70% 이상 앞지르고 있는 까닭에 이러한 시도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웹소설,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영역에서도 IP 창출 및 확산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구현을 도모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다. 네이버는 전 세계 1위 웹소설 업체 ‘왓패드(Wattpad)’를 인수함으로써 웹소설과 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을 연계하고 양사의 트래픽을 공유8 할 수 있게 됐다. 즉 웹소설과 웹툰의 동시 연재를 시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향유자의 빅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도다. 카카오도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tapas)’와 웹소설 플랫폼이며 집단 창작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래디쉬(Radish)’를 인수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 있는 IP를 원천 콘텐츠로 발굴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제작 및 유통 역량을 결합해 효과적으로 거점 콘텐츠화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카카오TV를 통해 유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발 빠른 행보는 ‘원천 스토리 IP 가치사슬(value chain)’과 ‘글로벌 스토리 IP 플랫폼 네트워크’를 상호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이루고 있던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 구현 기기(device), 창작자, 향유자 간 경계를 가로질러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을 전제9 로 하며 향유자의 요구와 취향을 창작의 최우선 요소로 삼는다.

우리의 고민은 ‘무엇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트랜스의 동력을 창출할 것인지’ ‘점점 더 강한 운동성을 만들어 낼 것인지’에 집중돼야 한다. 모든 것은 변하며,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콘텐츠를 살아 있게 하는 전략이며 세계관은 그것의 최소 연결점이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being@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국제문화대학 학장, 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과 함께 문화 콘텐츠 향유 전략 및 팬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등을 중심으로 산학 연계를 통한 실천적 학문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 구조와 전략』 『박흥용』 『웹툰,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구조와 가능성』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 전략』 등 28권의 저서와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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