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밀레니얼세대의 사랑을 받던 추억의 캐릭터 홀맨은 왜 18년 만에 돌아왔을까? 새로운 세대의 고객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 제공을 고민하던 LG유플러스가 오리지널 스토리가 가지는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홀맨이 왜 종적을 감췄다가 다시 등장했는지 이유를 설명하고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는 홀맨의 ‘현실 밀착형’ 일상을 조명하며 캐릭터 세계관 재건에 나섰다. 온라인에서 태동한 팬덤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가상과 현실을 유기적으로 뒤섞는 홀맨의 ‘믹스버스 플랫폼 전략’은 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르는 팬 커뮤니티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얗고 둥글둥글한 머리와 몸통, 짧은 팔다리에 얼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홀(Hole)을 갖고 있던 캐릭터를 기억하는가? 이 설명을 읽으면서 큰 머리가 교실 문에 끼어 낑낑대던 캐릭터 ‘홀맨’의 모습을 떠올렸다면 아마도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물결을 기억하는 밀레니얼 이상 세대일 것이다. 2000년대 초, LG텔레콤의 핸드폰 요금제 모델로 데뷔한 홀맨은 특유의 귀여움과 신선함으로 현재의 밀레니얼세대인 당시 10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문자메시지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홀맨 역시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 그렇게 영원히 사라진 줄 알았던 홀맨이 2020년 여름, 18년 만에 부활해 팬들과의 소통에 목숨 건 ‘MZ세대 인플루언서’로 돌아왔다.
2020년은 산업 전반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캐릭터 마케팅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된 해였다. 실제로 한국의 캐릭터 시장 규모는 연평균 7.8%씩 성장하고 있다. 1 1한국콘텐츠진흥원(2020), ‘2019 캐릭터 산업백서’
닫기 3년 전에는 12조 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올해는 2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팬덤 문화, 레트로 열풍, 밈(meme)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EBS의 ‘펭수’, 빙그레의 ‘빙그레우스’와 같은 캐릭터가 등장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진로의 두꺼비, 대전엑스포의 꿈돌이 등 과거에 유행했던 캐릭터들도 부활해 조명받았다.
캐릭터 마케팅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콘텐츠와 캐릭터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지만 모든 캐릭터가 MZ세대의 선택을 받은 것은 아니다. 공들여 세상에 선보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거나 잠깐의 유행으로 소모되고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캐릭터가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롱런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2020년 7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홀맨이 복귀를 알린 지 한 달 만에 6만 명의 팔로워가 홀맨에 응답했다(2021년 11월 말 기준 10만 명). 이후 홀맨은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인플루언서 활동을 펼치며 팬덤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구독형 모바일 플랫폼 ‘폰홀맨’을 론칭해 매월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로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진행 중이다. 2000년대 초 소싯적 캐릭터였던 홀맨이 부활해 밀레니얼세대의 환영받는 것은 물론 2000년대 문화가 낯선 Z세대의 눈도장까지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LG유플러스 고객경험마케팅팀은 MZ세대 고객의 타깃 세분화 및 멀티 페르소나 분석, 소셜미디어(SNS)에서 그들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는지 파헤치며 소통의 열쇠를 찾았다. 그리고 홀맨의 성장을 위해 △오리지널 세계관과 콘텐츠를 활용한 팬덤 구축 △믹스버스(Mixverse)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경험 강화 전략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