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변하지 않는 협상의 본질 3가지

323호 (2021년 06월 Issue 2)

그야말로 변화의 시대다. 주 5일 근무는 주 2회 근무 또는 전면 재택근무 등의 형식으로 바뀌며 일하는 형태와 방법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고 해외 출장은 비대면으로 대체됐다. 마트 방문 대신 온라인 배송을 선호하게 됐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서 뛰며 소리 지르던 팬덤은 메타버스(metaverse)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다.

이처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하는 과정은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편안한 환경에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눠야 협상이 이뤄지기 좋은데 가상 공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는 상대방과의 라포(rapport) 형성에 장애물이 됐다. 또 정보 교환의 양과 질에도 한계가 있어 맥락(context)을 이해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가 아무리 거세도 ‘변하지 않는 것들(the unchangeable)’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거나 신뢰하는 사람이 추천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경험하고, 주변과 피드백을 나눈다. 이처럼 거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긍정적인 제품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브랜드 평판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만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신뢰가 형성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화나 거래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맘에 드는 장소나 물건을 오감으로 느끼고 싶은 마음 또한 변하지 않는다. 협상에서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변하지 않는 협상의 본질 첫 번째는 협상을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스캇워크가 진행한 글로벌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숙련되지 않은 협상가 중 41%가 협상에 임하기 전 충분히 준비를 하지 않거나 협상 자체보다는 협상에서 할 논쟁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와 전략을 세우되 내가 원하는 것, 피하고 싶은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피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파악하는 것이다. 또 내가 아는, 혹은 알아야 할 정보와 상대방에게 내줘야 할 정보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협상의 본질 두 번째는 내 협상 목표에 상대방의 목표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이다. 협상의 목표는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나의 제안 속에 상대방의 목표도 반영하면서 결과적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세 번째, 협상의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고 양보할 부분을 정해야 한다. 잘된 협상은 남의 것을 모두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협상의 사전적 정의에도 ‘교환’이 포함돼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나에겐 비용이 별로 들지 않지만(low cost) 상대방에게는 가치가 큰 것(high value)을 양보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협상’이다.

협상은 예측하기 어렵다. 정보에 한계가 있고, 내 전략이 먹히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기술을 사용할 때 침착하게 대처하며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런 협상의 기술은 형식지보다는 암묵지에 훨씬 더 가깝기에 머리가 아닌 몸으로 꾸준히 체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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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스캇워크 대표 info.kr@scotwork.com
김의성 대표는 BAT, 네슬레, 펩시 등 글로벌 기업에서 20년 이상 근무했으며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BAT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최고의 글로벌 협상 전문 교육 업체인 스캇워크 코리아(www.scotwork.kr) 대표를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