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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물류 플랫폼의 미래

수요 예측해서 재고-배송 관리 최적화
데이터 기반 글로벌 ‘물류 플랫폼’이 뜬다

임대섭 | 319호 (2021년 0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과 배송사, 운송 수단을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물류 플랫폼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은 첫째, 데이터를 바탕으로 채널과 프로세스를 연동시키고, 둘째, 통합된 데이터를 정제해 판매/주문, 재고, 배송, 매출, 비용 현황을 대시보드로 리포팅하고, 셋째,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해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재고와 배송을 최적화하는 모델로 발전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물건을 파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이커머스는 이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전 세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했는데, 특히 한국과 미국 셀러들의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29%, 155%에 달했다.1 2020년 상반기 기준, 중국의 교역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데 반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2 그만큼 많은 셀러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처럼 급성장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물류’다. 액센츄어(Accenture)와 입소스(Ipsos)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판매 기업과 소비자 모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개선 과제로 배송, 교환 및 반품 등 물류 관련 불편을 꼬집었다. 이는 앞으로 물류의 혁신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을 확대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에 현재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의 페인포인트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해소하는 새로운 물류 플랫폼의 가능성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가 어려운 이유

이커머스 물류가 일반 기업 물류보다 어렵고, 또 해외 물류가 국내 물류보다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면 둘의 교집합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의 어려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물류는 대량의 소화물(Parcel)을 택배로 집까지 직접 배송해야 하는데 집하지보다 최종 구간(Last mile)의 배송 비용이 훨씬 크다. 또 대부분의 이커머스 판매 기업은 다양한 온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데 이런 판매 채널이 늘어날수록 주문 처리는 물론 물류도 복잡해진다. 판매 채널에 따라 풀필먼트센터에 입고를 하거나 직접 배송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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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물류는 국경을 넘으면서 급격히 어려워진다. 해상이나 항공을 통해 해외로 화물을 보내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국내에서 하던 보관 및 배송 작업을 현지에서도 해야 하며, 국내에서는 할 필요가 없는 선박이나 비행기 하역 작업과 통관도 거쳐야 한다. 게다가 수입 통관은 요구하는 서류가 많고, 국가마다 룰이 다르고, 언어도 시간대도 다 다르다.

그런데 기존 해외 물류 서비스는 여전히 낙후돼 있으며 유연하게 운영되지 않는다. 견적 절차부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이슈 대응은커녕 배송 중인 물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컨테이너 하나를 해외로 옮기는 데만 관련된 회사가 대략 20개이며, 이들과 30번의 문서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복잡하다. 더군다나 이런 문서 작업에서 데이터의 70%는 중복으로 다뤄지는 것이다.3 글로벌 물류 중 25%는 상시 지연되고 있다. 4 안타깝게도 국내에서의 물류 경험은 국제 물류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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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제 물류를 운영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는 도어투도어(Door-to-Door)로 개별 화물을 배송하는 특송(Express)에 의존하고 있다. 우체국 국제특송을 포함해서 FedEx, DHL, UPS 등 글로벌 특송사가 80%에 가까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특송이 여러 운송 수단 중에서도 가장 비싸다는 점이다. 특송을 통해 70㎏ 화물을 상하이에서 런던으로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사람이 여객기로 이동하는 것보다 비용은 4배나 비싸고, 시간은 3배나 더 걸린다. 여객기 승객은 수하물도 싣고 기내식도 먹지만 화물에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데도 말이다. 5

멀티채널과 멀티캐리어의 복잡성

해외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려는 셀러는 아마존, 이베이 같은 글로벌 플랫폼뿐 아니라 현지 플랫폼, 쇼피파이 등을 활용해 구축한 자사 몰 등 가능한 많은 판매 채널을 활용하고자 한다. 이처럼 여러 채널을 활용하는 동시에 높은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적정한 비용에 제공하려면 배송사와 운송수단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특송도 지역별 강점이 있는 여러 특송사를 나눠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글로벌 특송사들도 각자 비용과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지역이 있다. 중국은 SF/YTO, 일본은 Yamato/Sagawa 같은 로컬 특송사가 유리하다. 지역별로 최적화된 다수의 특송사를 활용하면 단일 특송사를 사용하는 것 대비 배송 가격을 20∼30% 낮추면서 품질은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물류 업무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개별 화물을 도어투도어로 글로벌 특송하는 대신 일반 항공과 현지 택배를 결합하는 방법도 있다. 도어투포트(Door-to-Port)는 항공, 포트투도어(Port-to-Door)는 택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해외 배송 대행지를 통해 구입하면 주로 이런 방식으로 운송해준다. 시간은 2∼3일 더 걸리지만 물류비는 40%까지 절감된다. 그렇다면 셀러는 소비자에게 Express(특송)를 할지, Economy(항공+택배)를 택할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물류 업무를 복잡하게 만든다.

정리하자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에서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멀티채널과 멀티캐리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그로 인한 복잡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단순 계산해 셀러가 n개의 채널에 대해 m개의 배송사를 활용하면, n×m개의 배송 관리 조합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기업 내부에서는 판매 주문 처리부터 배송 출하까지의 프로세스들이 단절돼 있다. 또 엑셀을 사용해 채널별 주문 정보를 다운받아 취합하고, 다시 배송사 양식에 맞게 변환해 출하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판매 채널을 추가하려면 새로운 담당자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작성해야 할 엑셀 파일이 배로 늘어나는 실정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판매 채널에 재고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재고를 각 채널에 분리 할당해 올려 둬야 하는데 이 와중에 기업은 정작 어느 채널에서 뭐가 팔리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진작에 판매 중단된 상품이 주문되고, 사과 메일을 발송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이런 총체적인 물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더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의 미래

이런 멀티채널•멀티캐리어의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의 뿌리는 멀티캐리어 소화물 관리(multi-carrier parcel management)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주로 특송으로 대량의 문서를 발송하는 은행, 보험, 대학, 병원 등이 여러 특송사를 사전 계약해두고 지역별•중량별 최적의 특송사를 활용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활용했다. 트럭 중심 운송 관리 시스템(TMS)의 보조 솔루션으로 틈새시장에 불과했지만 최근 이커머스의 급속한 성장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됐다. 오늘날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은 과거 배송사 관리 중심에서 채널/프로세스 통합,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예측 기능을 차별적 핵심 경쟁 요소로 삼고 진화하고 있다.

북미, 유럽 중심으로 다수의 플랫폼이 포진돼 있으며 국내에도 기존 물류 솔루션 업체들과 스타트업이 진입 중인데 초기 시장이라 아직 지배적 사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업 모델은 솔루션에 대한 SW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모델이며 기술 구조가 클라우드로 진화함에 따라 API 호출 회수 등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고 있다. 데카르트(Descartes), 인그램 마이크로(Ingram Micro) 등이 전통적인 강점 분야인 TMS, WMS(창고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확장된 플랫폼을 제공한다. 멀티채널 유통 및 이커머스에 강점이 있는 메타팩(Metapack)은 2018년 인터넷 기반 배송 업체인 Stamps.com에 2억3000만 달러에 인수됐다. 스타트업 중에는 2012년에 설립된 시포(Shippo)가 최근 5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으며 누적 1억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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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널과 프로세스의 통합

모든 플랫폼의 시작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이다. 프로세스와 일관된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연동돼야 종이와 수작업이 사라지고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 상이한 포맷을 가진 여러 포인트를 연결해 통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핵심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도 글로벌 이커머스 채널, 제조사, 창고 업체, 운송 업체를 API를 통해 연동함으로써 판매-재고-발주-배송 프로세스를 연계해 실행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기초 공사로 상품의 마스터데이터 관리를 해야 한다. 상품이 통합돼야 재고와 판매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수천∼수만 개의 상품 품목(SKU)을 가지고 있다. 각 SKU가 N개의 판매 채널에 대해 1대N의 매핑 관계가 관리돼야 한다. 플랫폼에서 상품을 한 번 등록했을 때 모든 판매 채널에 자동 업로드될 수 있도록 하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정보가 매핑되면 재고 및 판매 주문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재고를 채널별로 나누지 않고 전체로 통합할 수 있고, 판매를 중단했거나 재고가 없는 상품은 채널에서 내릴 수 있다. 소비자의 구매가 판매 채널에 반영된 후 통합 플랫폼에 업데이트되기까지는 시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안전 재고 설정을 통해 버퍼를 확보해야 하며 판매 추세 예측을 통해 일시적인 오차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주문이 취합되면 출고를 지시하게 된다. 출고 지시 전에 최초 주문 이후 상품 변경, 주문 취소 등 다양한 소비자 요청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또 배송 주문 시 사전에 설정된 기준에 따라 지역, 화물 특성, 소비자 선택을 반영함으로써 최적의 배송사를 자동 선택할 수 있다.

2.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운영 과정에서는 예기치 못한 이슈들이 종종 발생한다. 재고가 없는 상품이 판매되기도 하고, 배송 과정에서 통관에 걸리거나 분실•파손되기도 하며, 소비자가 자리에 없어 전달하지 못하거나 인수를 거부하는 일도 있다. 이런 가지각색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는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는 배송 진행 현황과 분석을 대시보드와 리포팅 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전체 물류를 시각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프로세스의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 프로세스를 통합해야 재고-주문-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취합해서 교환하고 가공할 수 있다. 산재돼 있어 정합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로는 진실을 알 수 없고, 전체 물류 과정에 대한 가시성 없이는 프로세스 최적화 과정에서 문제 요소를 찾을 수 없다. 즉, 배송 데이터를 통해 전체 프로세스를 분석할 수 없다면 판매 시점부터 소비자가 실제 물품을 받아보는 시간까지의 전체 소요 기간과 부분별 지연 사유에 대한 분석을 놓칠 수 있다. 전체가 아닌 부분 최적화는 때때로 비효율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유념하자.

3. 예측과 최적화

프로세스•데이터가 통합되면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모델을 만듦으로써 최적화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재고 최적화가 중요하다. 과잉 재고는 손실과 자금 회전율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재고 부족은 판매 기회를 잃게 만든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이탈도 큰 문제다. 재고를 최적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바로 수요 예측이다. 상품별 수요 예측을 통해 생산 발주를 조절하고, 재고량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주문량에 따른 배송 대응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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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이 크고 상품이 다양한 이커머스에는 전통적인 수요 예측 모델, 즉 통계에 기반한 규칙적인 시계열 패턴 분석이 적합하지 않다. 최근 딥러닝 기반의 다양한 머신러닝 모델이 수요 예측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딥러닝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통상적으로 딥러닝에 필요한 데이터 규모에 비해 대부분의 이커머스 상품의 품목별 판매 데이터는 지극히 부족하다. 따라서 공공데이터나 대형 유통사가 공개하는 외부 데이터세트를 근간으로 유사 상품 품목의 데이터를 반영해 학습 속도를 향상시키는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기술이 중요하다. 또 판매 실적 데이터 외에도 상품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모션, SNS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함해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수요 예측이 배송 예측 모델과 결합하면 한층 강력해질 수 있다. 수요 예측에 전체 물류 구간 비용과 구간별 배송 시간 예측을 반영하면, 물류비가 저렴한 시기에 최적 배송사를 사전 예약할 수 있도록 구현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대략적인 판매 상품 품목을 예측해 한 달 전에 미리 해상으로 선적하고, 배송 중 구매가 확정되면 최종 소비자 배송 주소로 유연하게 송장 변경 작업도 할 수 있다. 선박을 일종의 이동 창고로 활용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이다.

사례: 코니바이에린의 물류 혁신

국내 업체의 모범 사례를 통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의 혁신 효과를 보다 쉽게 살펴보도록 하자. 아기띠에서 출발해 글로벌 육아용품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코니바이에린(이하 코니)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입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6 쇼피파이를 포함한 멀티판매 채널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창업 3년 만인 2020년 매출 235억 원을 달성했고,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어크로스비(acrossB)는 코니 등 몇몇 초기 고객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을 개발하며 베타 테스트(closed-beta test)를 진행 중이다.

코니와 어크로스비가 우선 개선하고자 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의 페인포인트는 3가지다.

첫째, ‘멀티채널 관리’이다. 코니는 현재 다수의 해외 채널을 활용하고 있는데 판매 채널이 많아질수록 신경 써야 할 업무 범위가 늘어났다. 코니는 어크로스비 플랫폼을 사용해 다양한 채널의 주문 및 해외 배송 관리를 처리하고 있다. 기존에는 출고 지시, 배송 지시, 주문 정보 취합 등을 모두 엑셀과 개별 포인트 솔루션을 활용해서 진행했는데 이제는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담당자는 반복 작업을 최소화하고 사람의 실수로 발생되는 ‘휴먼 에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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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멀티캐리어 관리’이다. 코니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물류비도 점점 증가했다. 코니는 크로스보더 플랫폼에서 지역, 화물 특성에 따른 룰을 설정하고 최적화된 다양한 배송사를 이용하고 있다. 기본 배송은 지역별 최적 특송(Express)사를 통해 진행한다. 신제품 턱받이 같은 극소형 상품은 투함 배송7 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한다. 일반 항공과 현지 우체국 택배를 결합해 배송 기간이 2∼3일 늦어지는 대신 비용이 저렴한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작업/이슈 관리’이다. 이슈가 많이 발생하는 해외 배송은 ‘문제가 발생한 배송 건을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과정에서 물류 이슈를 잘 다루려면 각 배송 건들을 유연하게 조합-재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출고부터 도착국 항구(port)까지는 하나의 묶음으로, 통관 이후부터는 개별 항목으로 관리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통관, 반송 같은 개별 이슈의 항목은 별도 그룹으로 묶어서 추적 관리해야 한다. 코니는 어크로스비의 워크패드(workPad) 기능을 활용해 작업 단위를 그룹으로 묶어 진행한다.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통관 이슈, 배송 지연, 분실 등과 같이 배송 중 문제가 생긴 주문은 별도로 묶어 관리, 모니터링하고 있다. 코니 담당자와 물류사 담당자가 같은 화면을 보고 실시간으로 물류 이슈를 공유하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워크패드에 통합 트랙킹과 연동해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빨리 알아차려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해외 배송’이라는 진입장벽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물류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코니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IT 기반의 최적화된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크로스보더 물류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임대섭 어크로스비 CE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미국 UC 샌디에이고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받았다. SAP Labs Korea In-Memory Database 선임 연구원을 지냈으며, 모바일 광고 분석 플랫폼 Moloco PM으로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머신러닝 시스템 구축 업무를 수행했다. 2020년 5월, 머신러닝 기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통합 물류 플랫폼 서비스 업체 어크로스비(acrossB)를 창업했다.



DBR mini box: Interview: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디지털 솔루션으로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 선점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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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글로벌 배송 업체인 페덱스(Fedex)는 팬데믹 이후 호황을 맞은 이커머스 물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전략적 변화를 추진했다. 안정적인 물량을 보장하는 고객인 아마존과의 계약을 과감하게 끊고, 더 많은 리테일러와 함께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체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그 결과 최근 3분기(2020년 12월∼2021년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하는 등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페덱스가 2020년에 추진한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했다.

페덱스는 팬데믹 이후 급증한 이커머스 물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미국 내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페덱스 그라운드(Fedex Ground)는 7일 배송 체계로 전격 전환해 연중 일요일 배송 역량을 확충했으며 배달 루트를 효율화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640개 시설에 팀원을 대규모 충원했다. 그 결과 2020년 9월 기준 일요일 배송 규모는 미국 인구의 95%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편 페덱스 그라운드는 전 세계적으로 6개의 전략적 시장에 4개의 자동화 스테이션을 열고, 8개의 대형 패키지 센터와 분류 시설을 오픈 및 확장하는 등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92개 축구장 크기에 해당하는 약 500만 제곱피트의 면적을 배송 네트워크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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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는 어떤 물류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가?

2020년 9월 미국에서 센스어웨어ID(SensorAware ID) 기술을 출시했다. 이 기술은 이전보다 훨씬 더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하는 경량 센서 기반 물류 장치다. 블루투스 저에너지(Bluetooth Low Energy)를 활용한 통신으로 페덱스 익스프레스 네트워크 내 패키지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이 기기는 화물의 배송 위치와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온도, 습도, 빛 노출 및 충격 여부 등 내용물이 이상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는 모든 편차를 거의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센서 기반 장치다. 특히 프리미엄 소포의 배송 가시성과 추적 정밀도 및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안전한 정시 배송을 보장할 수 있다.

또 페덱스는 페덱스 세임데이 봇(Fedex SameDay Bot)이라는 로봇을 개발해 최근 복잡해지고 있는 라스트마일 배송에 시험 적용하고 있다. 이 로봇은 인도와 도로변에서 적정 속도로 이동해 가정과 회사에 있는 고객에게 소형 패키지를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화 기기를 이용한 물류는 도로 내 차량 수를 줄여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대형 차량 대신 소형 페덱스봇을 사용하면 다양한 온디맨드 상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다. 이 봇은 의약품, 피자 등 신속 배달을 요하는 소형 상품을 배송하는 게 목적이다. 앞으로 B2C 상거래 및 주거지 배송이 늘어날수록 도시 지역 내 라스트마일 배송과 관련된 복잡성이 커지고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페덱스는 다음 단계에 대비하기 위한 솔루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페덱스 세임데이 봇을 통해 고객의 배송 가시성, 편의성 및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B2C 배송 증가에 따라 요구되는 혁신에 부응하고자 한다.

2020년 12월 전자상거래 플랫폼 숍러너(ShopRunner)를 인수했다. 이 M&A의 의미는 무엇인가?

숍러너는 100개 이상의 브랜드와 개인 리테일러들을 고객과 직접 연결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옴니채널 지원 기능을 통해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숍러너 멤버는 2일 내 배송과 무료 반품, 멤버십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페덱스는 글로벌 역량과 물류 인텔리전스를 결합해 숍러너의 브랜드와 리테일러들이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페덱스와 숍러너가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해 브랜드와 리테일러,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과 영세 개인 리테일러들의 물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던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페덱스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FDMi(Fedex Delivery Manager)는 소비자가 택배를 추적하고 가까운 장소에서 픽업하는 등 배송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도구이다. 그 밖에도 무역 및 관세 문서를 제출하기 위한 FedEx 전자무역문서(FedEx Electronic Trade Documents), AI 가상 도우미 같은 디지털 솔루션을 출시해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가구 등 무거운 대형 상품을 주문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페덱스 프라이트(Fedex Freight)는 미국에서 부피가 큰 물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 물품의 단순 배송 이상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페덱스 프라이트 디렉트(Fedex Freight Direct) 솔루션을 도입했다. 가구나 TV 및 운동 장비 같은 물품을 문 앞에 두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옮겨주는 추가적인 배송 서비스다. 또 대형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하기 위해 대형 상품에 적합한 벨트 및 대형 컨베이어 시스템을 갖춘 작업장을 별도로 추가하거나 기존 시설을 개조했다. 트레일러 내에 소포 특성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도입해 물동량을 조정하고 분류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페덱스코리아의 솔루션은 무엇인가.

페덱스는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패키지 드롭 오프(Package drop off) 서비스 i 를 도입하고, 원격 픽업 서비스ii 응답 시간을 기존 24시간에서 최대 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중소기업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2020년 1월에는 FedEx International Priority Direct Distribution (IPD) 서비스를 아시아태평양에서 28개 유럽연합(EU) 국가로 확대해 한국 고객이 유럽 시장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한국발 유럽 수출은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약 10%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유럽 시장에 대한 강력한 연결성과 접근성은 한국의 대유럽 수출 수요를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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