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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6. 스틸케이스 글로벌 리포트 ‘하이브리드 오피스의 미래’

뉴노멀 시대 직장인들, 매일 재택 원할까?
코로나19 이후의 사무실은 ‘하이브리드’

크리스틴 콩던 | 318호 (2021년 0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이후 사무실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20년 3월 이후 전 세계 10개국, 총 3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8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직장인들은 1주일 혹은 며칠 중 하루만 재택근무를 하길 원한다. 다만 기업 경영진이 유연한 근무에 더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 점차 양자택일이 아니라 집과 사무실, 제3의 장소를 오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이들이 업무 공간에 원하는 것은 크게 5가지, 안전성, 소속감, 생산성, 편안함, 통제력이다. 새로운 니즈에 눈뜬 직원들이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기업들은 안전성을 강조하고, 생산성을 강화하고,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고, 유연성을 향상하는 디자인을 포용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21년 1월 발간된 스틸케이스 글로벌 리포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무 환경에 대한 달라진 기대치와 미래의 모습’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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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상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근로자들이 거의 절대적으로 재택근무를 선호하게 되고 이에 따라 사무실 공간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2020년 3월 이후 전 세계 10개국, 직장인 총 3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8개의 사회과학 분야 연구 결과를 종합한 글로벌 오피스 가구 업체 스틸케이스(Steelcase)의 글로벌 리포트는 미래 직장의 달라진 모습이 이처럼 단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사람들은 오히려 다시 사무실에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펼쳐진 재택근무 실험은 재택근무가 실제 채택될 수 있는 근무방식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수개월간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은 앞으로도 일정 수준 재택근무를 지속하기를 희망했지만 원하는 주기는 각자 달랐다. 국가를 막론하고 응답자 대부분은 집보다 사무실 근무를 선호했다. 인도와 멕시코처럼 상대적으로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국가도 있었지만 많은 국가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1주일에 하루 정도만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무실 문화가 강력하게 형성돼 있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재택근무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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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면 재택을 허용하지는 않더라도 근무 유연성은 강화될 것이다. 직원들이 점차 재택을 선택 가능한 근무 유형으로 기대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도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기업 경영진은 근로 정책을 바꿀 것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전 세계 87%의 CEO가 직원들의 근무 장소, 시간, 방식에 유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이는 2020년 4월 대비 2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더 많은 기업이 근무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진행된 연구들은 최근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한 실험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직원들이 집에서만 일하길 원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더욱 유연한 근무 형태를 바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약 8000개 기업의 업무 공간 개편 계획을 검토한 결과, 사무실을 주요 업무 공간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25%가량을 제외하면 나머지 75%는 사무실과 집, 제3의 장소를 모두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이 ‘통근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는 점을 참작해 거점 오피스나 코워킹 시설 등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경영진은 이런 공간을 매입, 건설, 임대하거나 개별 코워킹 시설을 조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다.

직원들의 기대 변화

직원들은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된 지난 수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사와 사무실에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그 인식과 중요성이 더욱 강화된 직원들의 주요 니즈는 크게 5가지, 안전성, 소속감, 생산성, 편안함, 통제력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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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전성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짜를 정하기 위해 고심 중입니다. 출근이 몰리는 날도 있고, 언제나 모두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끼리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점도 불안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일수록 위험이 커지니까요.” - 연구 참가자

직원들이 편한 마음으로 사무실에 복귀하려면 안전성이 보장되고,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은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다. 공기 청정도, 안전 수칙 준수, 일반적인 청결 유지는 안전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사무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경영진과 동료들이 업무 공간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2. 소속감

“항상 점심을 같이 먹던 그룹이 있었는데 그 동료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멘토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이전에도 같이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할 상대를 찾고는 했습니다. 줌(zoom)으로 같이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상대를 찾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연구 참가자

인간은 기본적으로 함께하고 싶은 욕망을 지니고 있다. 이는 우리의 뇌세포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개념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모두가 추구해 왔다. 코로나19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고립감을 안겨줬기 때문에 일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모든 국가에서 응답자들은 타인과의 연결이 직장 복귀를 원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자 이유라고 말했다.

목적, 소속감, 회복력, 신뢰, 포용성 측면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측정하고, 이러한 공동체가 직장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커뮤니티는 개인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비즈니스 성과 또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공동체 일원으로 간주하는 경우 생산성, 직무에 대한 열의, 혁신, 헌신 측면에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서로 함께할 수 없을 때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할수록 어려움 역시 늘어난다. 집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 여러 가지 공동체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재택근무를 덜 할수록 공동체 의식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직장은 공동체 의식을 촉진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세 가지 요소는 모든 국가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 사무실에 경영진이 항상 있고, 이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경우
2) 사교 활동을 도모하고 소속감 형성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 있는 경우
3) 사무실에 아이디어 개발, 창의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증진하도록 자극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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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산성

“제가 봤을 때는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기적으로 소통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동료들과 실제로 같은 공간에 있다면 함께 아이디어를 적을 수도 있고 사소한 몸짓도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 연구 참가자

코로나19 이전,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지 못할 때 힘들어하곤 했다. 직원들 역시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개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사무실을 원하고 있다.

창의적인 작업, 복잡한 문제 해결, 혁신은 모두 ‘나’와 ‘우리’ 사이에서 밀물과 썰물처럼 조화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다양한 업무 형태에 따라 손쉽게 전환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영진보다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이는 재택근무 환경이 저마다 다르고, 일반 직원들의 경우, CEO들이라면 자택에서도 갖추고 있을 법한 흔히 볼 수 있는 책상,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의자, 보조 모니터 등의 사무용 가구나 기기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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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편안함

“과거와 달리 모든 것이 임시용품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달 반 전만 하더라도 스탠딩 테이블과 접이식 탁자 모두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지만 이제는 일할 때면 허리가 아픕니다. 길쭉한 바스툴(barstool)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종일 구부리고 앉아서 일한 후에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 연구 참가자

사람들은 점차 물리적, 인지적, 감정적인 편안함과 웰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회사 복귀 시 이러한 요소들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을 누려서, 혹은 원하는 방식으로 업무 환경을 꾸밀 수 있어서 등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집에서 편안함을 느낀 사람들이 이제 사무실에서도 같은 기분을 느끼기를 기대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재택근무가 불편하다고 느낀 사람들도 사무실이 전반적으로 편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소파, 식탁, 침대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일하면서 얼마나 물리적으로 불편했는지 정확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물리적인 불편함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업무 능률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측면에서 총 10개국 중 9개국의 응답자들이 직장 복귀를 원하는 가장 중요한 5가지 요소 중 ‘조용하고 전문적인 분위기’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소음, 눈에 보이는 주의산만 요소 혹은 집안일의 유혹은 공통적으로 재택근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감정적인 측면에서 팀에 대한 소속감 증가, 기업 문화와의 연결, 사교 활동이 회사 복귀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중국은 모두 사교 활동을 특히 중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모임이 강력한 규제를 받으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5. 통제력

“회색 벽을 따라 세워진 베이지색 파티션 속에 또다시 앉아 있을 생각을 하면 숨이 막힙니다. 주5일 동안 매일 8∼9시간씩 앉아 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정말 끔찍합니다. 차라리 무릎에 반려견을 앉혀 두고 큰 소파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기를 선택하겠습니다.” - 연구 참가자

재택근무를 하면 서재나 소파에 앉아 혹은 밖에서 자유롭게 일하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운동을 하거나 가족, 친구,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등 그날의 일정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통근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점 외에도 ‘업무 유연성 향상’을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또 재택근무로 일과 생활의 균형, 그리고 자율성이 크게 개선된다고 여겼다. 앞으로 사람들은 회사에서도 집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수준의 통제력, 즉 일하는 공간과 사무실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기를 원할 것이다.

기업들은 근무하는 공간을 더 많이 통제하길 원하는 직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세계 기업 경영진의 87%는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에게 집이나 제3의 장소에서 근무하도록 선택할 수 있는 더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2020년 4∼9월 조사된 응답률보다 38% 증가한 수치로 경영진이 직원들의 니즈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 세계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일할 때도 집에서처럼 다양한 공간과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옵션을 갖기를 바랐다. 중국과 멕시코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직원들은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것 대신 다른 옵션을 높이 평가했다. 코로나19 이전, 미국에서 실시된 다른 연구 조사에서도 직원들은 근무 공간에 대한 선택권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직장인의 3분의 2가 근무시간 중 70%를 책상에 앉아만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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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요구되는 4가지 변화

코로나19 기간 동안 직원들은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대비해 본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이 같은 기대는 과거에도 존재했으나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 스틸케이스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직원들이 업무에 몰두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안전하고 매력적인 업무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기업 경영진은 4가지 주요 변화, 즉 안전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생산성 강화를 위한 디자인,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는 디자인, 유연성을 향상하는 디자인을 포용해야 한다.

1. 안전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연구를 통해 사무실 복귀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전과 관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원들은 안전 강화를 위해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또 기업들은 포용적인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연령대, 장애나 기타 건강상 문제와 관계없이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포괄적인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기업의 업무 공간의 안전은 주로 직장 내 건강이나 안전 기준 준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제는 감염병을 감지하고, 예방하고, 확산을 저해하는 데 주력하는 다각적이고도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새로운 안전성 강화 조치와 관련해 기업들은 다음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1) 공기 청정도
냉난방 및 공기 정화 시스템은 단순한 온도 조절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습도, 공기의 정화와 희석, 흐름을 모두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기상 여건에 따라 직원들이 집중하고 함께 작업하며, 더불어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2) 위생
직원들이 안심하도록 주기적인 공간 청소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물수건이나 손 소독제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곳곳에 배치하고 직원들에게 공용 공간 사용 전후 청소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 개인위생 강화를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센서
사용 중 표시나 청소 주기를 나타내고, 사용 중인 공간이나, 이용 시간, 이용 주기를 파악하기 위해 센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4) 핸즈프리
(출입문, 수도꼭지, 회의실 예약 시스템 등) 가능한 모든 공간에 핸즈프리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5) 안전하다는 느낌
직원들이 회사가 질병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가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물리적 경계를 비롯해 개인 공간을 통제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해 개인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6) 인구 밀집도
단위 면적당 인구 밀집도에 대한 새로운 기준도 준수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동안 밀집도 요건을 충족하는 공간 면적을 확보하고, 이후 규정 변경 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7) 구조 및 배치
물리적으로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경우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책상 위치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8) 분할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경우 워크스테이션 스크린(workstation screen)이 전방 투사되는 병원균을 막는 데 실제로 효과가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호흡기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공간에 하드 및 패브릭 스크린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9) 소재
청결이나 안전성 문제는 소재의 적합성을 가늠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청결도나 살균력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원자재나 신소재는 먼지를 쉽게 닦아낼 수 있는 부드러운 표면이나 별도로 세탁하지 않아도 깨끗함이 유지되는 패브릭 소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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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산성 강화를 위한 디자인

코로나19 이전 기업들은 대부분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한 가지 목적이나 업무 형태에 따라 공간을 설계했다. 또 일부 개방된 공간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큰 비판을 받았다. 기업들이 앞으로 협업과 개별 업무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다목적 공간을 설치한다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개인 업무는 집에서 가능하다는 가정 아래 사무실은 단순히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허브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통해서도 이러한 방향은 포용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집에서 일할 때도 집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업과 동시에 개별 업무도 집중해서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업무 형태를 충족하기 위해서 사무실이 갖춰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대면 협력 공간
직원들은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 필요한 도구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공간을 바라고 있다. 해당 공간은 또한 개별/그룹 업무 간 전환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작업 형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

2) 가상 협력 공간
사람들이 이동을 줄이고 일부 팀원들은 정기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속하면서 화상회의는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 업무가 됐다. 따라서 회의 도중 방해 요인을 최소화하는 개인 공간이 필요하며 회의가 더 자연스럽고 동등한 환경에서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대규모 협업 툴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3) 프라이버시
팬데믹 이전에는 개방된 사무실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재택근무는 그토록 바라던 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줬지만 집안에서 벌어지는 다른 활동을 분리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따라서 사무실은 시청각 및 물리적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는 개인 및 공동 공간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4) 이동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동등한 환경에서 참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선 이동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공동 공간에서 화이트보드, 탈부착이 가능한 보드, 혹은 디지털 기기 같은 도구들을 쉽게 옮길 수 있다면 복잡한 문제를 더욱 잘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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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는 디자인

지난 수 년간 기업들은 심미적으로 매력적인 공간이 인재 유치 및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의 업무 환경은 직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원하는 안전 예방 조치와 더불어 인간미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는 많은 이에게 고립감과 외로움을 경험하게 했고, 이로 인해 커뮤니티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사무실 복귀를 원하는 가장 큰 2가지 이유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팀원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점을 꼽았다. 다시 말해, 외로움과 고립감을 극복하는 데 화상회의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직원들은 회사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영감을 주는 다양한 업무 공간을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사무실이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을 구축하고 목표와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라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업무 환경은 다음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1) 활력
물론 물리적 거리 두기 요건을 준수해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2) 포용성
직원들의 다양한 니즈와 (신체적, 신경적, 내향형 혹은 외향형 성향 등) 업무 스타일을 고려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조건 및 환경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분산 업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3) 신뢰
직원과 경영진 간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따라서 업무 공간은 투명성을 강조하고 경영진과 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4) 회복력
변화와 적응을 기업 문화의 근간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위기를 헤쳐 나갈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5)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직원들은 소속된 조직이 가치를 공유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환경에 대한 약속, 사회적 책임, 기업지배구조 원칙(ESG)에 대한 약속은 우선순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4. 유연성을 강화하는 디자인

코로나19 이전 사무실은 대부분 고정된 프레임에 갇혀 변함없이 유지되는 오랜 패러다임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감염병이나 새로운 업무 방식의 출현 등 환경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팀과 개인이 모두 필요에 따라 환경을 변경할 수 있도록 유연성이 강화돼야 한다. 유연성을 강화하는 사무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1) 다목적
고정된 벽이 아니라 유연한 건축 요소처럼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2) 다기능
다양한 업무 형태를 지원할 수 있는 설계로 해당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카페는 고효율적인 협업 공간으로 쓰일 수 있고, 교육장은 규모가 큰 팀들의 회의 공간이 될 수 있다.

3) 이동성
이동이 가능한 화이트보드, 디지털 디스플레이, 가림막, 바퀴가 달린 테이블이나 책상처럼 쉽게 옮길 수 있는 사무용 기기/가구들을 이용해 거리 두기 또는 개인/대규모 그룹 모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크리스틴 콩던은 현재 스틸케이스의 글로벌 리서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맡고 있으며, 스틸케이스 브랜드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매거진 360의 편집장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린 ‘Balancing We and Me: The Best Collaborative Spaces Also Support Solitude’ 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며, 직장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물리적인 환경의 역할에 깊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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