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Interview: 발라 아프샤르 세일즈포스 최고 디지털 에반젤리스트

얼마나 투명하고, 수평적이고, 민첩한가?
회사 내 조직문화가 디지털 혁신의 첫발

291호 (2020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선 회사 내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일즈포스도 투명성, 신뢰, 평등 등 수평적이고 민첩한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한 가치들을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단, 이 가치들은 단순히 회사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혹은 조직원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신속하게 모든 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정교하게 연결했다. 그 결과 세일즈포스의 조직문화 그 자체로 회사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가 세일즈포스닷컴(이하 세일즈포스)이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미 20년 전부터 도입해 기업의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업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해석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최근 많은 기업이 세일즈포스를 찾아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세우고 대비해야 하는지 자문하고 있다.

정작 세일즈포스 창업주인 마크 베니오프를 포함, 주요 경영진은 태연하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언급에 앞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직원들과 기업,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회사의 핵심 가치인 신뢰(trust)와 평등(equality)을 외친다. 실제로 세일즈포스는 트랜스젠더 직원을 위한 사무실 내 화장실 개조, 샌프란시스코 노숙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등 기존 기업에서 하지 않는 파격적 행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마케팅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발라 아프샤르(Vala Afshar)의 최고 디지털 에반젤리스트(Chief Digital Evangelist,CDE)는 “모든 세일즈포스의 행보와 이를 통해 형성한 조직문화는 우리의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맺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서로를 신뢰하고 함께 일해 성공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다양해진 고객층을 인종이나 성적 지향, 경제력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편견 없이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가짐도 갖춰야 한다. 결국 세일즈포스가 내세운 가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 바탕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샤르 CDE를 세일즈포스가 주최하는 ‘드림포스 2019’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만나 세일즈포스가 정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는 무엇인지, 어떻게 조직원과 조직을 새로운 변화의 길로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세일즈포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세일즈포스 창업주인 마크 베니오프의 이야기부터 잠깐 인용하겠다. 그는 항상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미래에 한 걸음 더 먼저 도착해 고객을 맞이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빅데이터, AI, IoT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이 달라졌고, 기업이 내놓는 제품과 서비스에 기대하는 수준도 높아졌다. 이 기대 수준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기업이 선제적으로 비즈니스를 재조정(re-align)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기업의 생각과 행동을 빠르게 바꿔나가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은 새롭게 바뀐 기업의 생각과 행동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기업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자원(resource)’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좀 더 쉽게 와 닿을 것 같다. 과거에는 기업이 자원을 축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시장점유율, 매출, 조직원의 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성과를 냈다. 단순히 결과를 집계해서 목표치와 맞는지만 대조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면 됐다.


DBR mini box I : 세일즈포스 소개 
1999년 설립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매출 15조 원 규모



세일즈포스닷컴은 고객 관계 관리 솔루션(CRM)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1999년 3월, 오라클 임원 출신인 마크 베니오프가 설립했다. 2018년 기준 포천 500대 기업 중 431개 기업이 세일즈포스 고객이다. 매출 규모만 약 15조 원으로, 글로벌 5위 안에 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의 활약으로 베니오프 창립주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2019년 꼽은 ‘올해 주목해야 하는 CEO’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한국에 진출했으며 최근 법인을 설립해 시장 확대 작업을 본격화했다.

세일즈포스의 주요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as-a-service, SaaS)를 처음 도입했다. 기존에는 기업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직원의 컴퓨터에 직접 설치하고 회사 내 인트라넷을 통해 연결되는 ‘라이선스식 소프트웨어’가 주류였다. 세일즈포스는 약 20년 전부터 클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월간 사용료를 받는 구독 서비스를 개발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접근 권한을 가진 누구나 데이터를 열람하고 기록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됐다.

SaaS는 세일즈포스 창립 당시만 해도 큰 각광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등 기존 방식으로 솔루션을 개발하던 회사들도 세일즈포스의 비즈니스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둘째,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풀어가고 있다.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기업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고 있다. 재무, 회계, 인사 등을 중심으로 회사의 서비스, 제품, 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업 내부를 ‘관리’한다는 목적이 더 컸다. 반면 세일즈포스는 고객의 행위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분하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고객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능동적’인 관점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서비스는 세일즈 클라우드,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커머스 클라우드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세일즈 클라우드는 영업 특화 플랫폼으로 영업 담당자의 고객 데이터 확인, 영업 단계 확인, 잠재 고객 정보 확보 등 현장 업무를 지원한다.

마케팅 클라우드는 e메일, SNS, 문자메시지, 유튜브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케팅 클라우드의 ‘소셜스튜디오’는 모든 SNS 채널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객의 반응을 직접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관련 정보를 담당자들이 모두 공유해 즉각적으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서비스 클라우드는 고객이 서비스센터로 전화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고객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원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콜센터 직원이 고객 데이터와 고객의 이슈에 대한 관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직원은 보다 신속하게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고객은 한층 더 높은 고객 경험을 할 수 있다.

커머스 클라우드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거래 정보를 분석해 보다 개인화한 제품 추천을 할 수 있고, 맞춤형 홈페이지 구성도 도와준다.

이 서비스들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통합 관리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기업이 고객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 개개인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의 정보는 마케팅 클라우드에 활용할 수 있고, 커머스 클라우드를 통해 관계를 맺은 고객의 정보는 서비스 클라우드에 연계돼 고객 응대의 효율성을 높이는 식이다.

최근에는 AI 서비스인 아인슈타인을 도입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그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주거나 직원에게 후속 업무 방향을 알려준다. 음성 지원 서비스도 출시해 세일즈포스 고객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그런데 2009년 세일즈포스로 이직하면서 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자원은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다. 즉, 얼마나 잘 순환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몸을 생각해보자. 피가 심장, 폐 등 각종 장기를 순환해 이동하면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우리의 건강을 유지한다. 또한 우리 몸에 부족한 것들을 찾아내 빨리 보충해야 한다는 신호를 준다. 이때 몸의 모든 구성요소는 별개로 움직이지 않는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실시간으로 몸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한다. 그리고 필요한 영양소나 건강에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서 알려준다. 이에 신속하게 대응했을 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기업에 대입해서 생각을 해보자면 자원의 핵심은 데이터다. 이 데이터가 순환하면서 기업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기업이 미처 살피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재빨리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결핍을 리더가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조직원들과 함께 솔루션을 찾아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데이터는 어떻게 잘 파악할 수 있을까. 조직이 투명해져야 한다. 어떤 데이터든 공유할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각 부서가 사일로(silo) 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추출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낸 회사의 결점을 인정하고 이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디지털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경영 방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업무 프로세스상으로는 물론 
조직문화적인 관점에서도 ‘데이터에 최적화된’ 조직을 꾸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왜 그러한가?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더 이상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만으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 제품, 서비스를 통해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로 기업을 평가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불필요한 기다림이나 검색을 방치하는 기업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소비자들은 기업이 알아서 나를 알고, 나에게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이미 내가 구매한 상품, 나의 상태, 과거 상담 내역을 토대로 지금 현재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하길 원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제대로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기술이나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초 자산이 바로 고객 데이터이다.


세일즈포스에서는 매해 소비자 경험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실제로 고객 경험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4월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 13개 국가에서 8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4%가 제품이나 서비스만큼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고, 66%가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의 기업과 고객의 요구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기업이 자신의 니즈나 기대를 알아주길 바라는 고객은 73%나 되지만 현실에서는 51%에 그쳤다. 56%의 응답자가 3번 이내의 클릭으로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다고 대답했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경험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45%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재밌는 것은 이 설문 조사에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뿐만 아니라 베이비붐세대까지 참여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이 약 2000년부터이니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고 자란 핵심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 만 20세가 되는 2020년부터는 더욱더 이러한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사례를 좀 소개해줄 수 있나?

물론이다. U.S은행은 고객 통합 정보를 모든 은행 직원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객들이 대출, 예금, 투자 등과 관련한 업무를 볼 때 각기 다른 부서의 직원과 상담하고 업무를 봐야 하기에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회사 입장에서도 고객 정보를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럭셔리 의류 브랜드인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온라인화했다. 고객의 온·오프라인 구매 정보를 통합 데이터로 구축해 직원들이 언제든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직원들이 의류 판매 실적 그 자체보다 온라인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도왔다. 럭셔리 경험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는 데 성공한 이 회사의 온라인 매출은 4배로 증가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유의미한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설정한 뒤 빠르게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데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데이터는 원유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원유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복잡한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나는 데이터는 물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이미 그 자체로 깨끗해 가공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순수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외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사실, 세일즈포스가‘기업의 사회적 연계(Company being social)’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창업주인 마크 베니오프는 미국에서 사회 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가일 것이다. 사회 문제에 귀 기울이고,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관통하는 핵심 가치가 있다. 바로 투명성과 개방성이다.

우리는 스스로 최고라고 여기지 않는다. ‘외부에 내부보다 훨씬 더 똑똑한 사람이 많다. 내가 배운 것을 해체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변화해야 한다(learn-unlearn-relearn)’고 생각한다. 이 능력이 기업이 갖춘 최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기업은 외부와 최대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마케팅 전략이 아니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택한 우리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 외의 주요 사업을 봐도 이러한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트레일헤드(Trailhead)’는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무료 동영상 강의다. 우리 서비스 툴에 대한 사용법은 물론 입사지원서 쓰는 법,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법과 같이 일반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교육 내용을 제공한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도 알려준다. 이 교육프로그램에 이미 1200만 명이 가입해 활발하게 수강하고 있다. 또한 세일즈포스는 미국에서 스타트업에 세 번째로 많이 투자하는 기업이다. 투자한 스타트업만 300여 개가 넘는다.

단순한 ‘자선 활동’이 아니다. 트레일헤드 이용자는 대부분 우리 고객이다. 이들로부터 얻는 피드백이나 의견은 우리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올해로 스마트폰이 출현한 지 12년이 됐다. 향후 우리의 삶을 변혁시킬 차세대 기술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배우고 주시해야 한다. 이렇듯 외부에서 내부로 유입되는 통찰(Inbound Inspiration)이 그만큼 중요하다. 세일즈포스가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 여기에 있다.


최근 경쟁사와 공격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인가?

그렇다. 결국, 외부와의 협업, 외부에서 유입되는 지식을 활용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 고객의 가치를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영원한 적은 없다. 경쟁사더라도 필요하다면 협업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게 세일즈포스의 원칙이다.

우리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직접적, 간접적 경쟁사들과 거의 대부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 서비스는 세일즈포스의 마케팅 서비스인 ‘마케팅 클라우드’와 연동된다. 고객이 구글에서 기록하고 저장한 데이터를 세일즈포스에 그대로 끌어다 쓸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업하고 있다. 최근 AWS의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세일즈포스가 소개한 AI 음성 서비스 ‘아인슈타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고객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필요한 정보나 적절한 대응 방법을 알려준다. 음성 인식 서비스가 아인슈타인의 핵심 기술이지만 세일즈포스가 확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영역의 최강자인 AWS의 기술을 빌렸다.

이 외에도 세일즈포스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기도 하고, 애플과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트레일헤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제휴하고 있다.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회사들 입장에서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세일즈포스가 확보한 고객만 17만 개사다.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제휴를 맺음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서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이익을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를 세일즈포스가 만든 셈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면 빅데이터, AI 등 디지털 기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디지털 기술을 무시하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AI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싫든 좋든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이 알고리즘은 기업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 펌프와 같은 것이다. 아마존의 무인 편의점인 아마존고(Amazon Go)는
11개의 기술과 알고리즘을 결합해 가장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메리어트호텔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객이 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호텔 방으로 곧장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알고리즘이 회사의 경쟁력을 만들고 고객 가치를 향상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 기술들은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를 통해 새로운 파괴가 발생한다. 기술을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이번 드림포스에서 가장 많이 들린 단어가 ‘신뢰’였다. 왜 이러한 가치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고 생각하는가?

세일즈포스의 최우선 가치가 바로 신뢰다. 고객과, 소비자와,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신뢰관계를 쌓고 성장하는 것이다. 디지털화 시대에선 편향되고 왜곡된 정보가 난무한다. 너무 많은 정보가 흘러나와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어떠한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만큼 기업이 획득하기 어려운 중요한 가치가 된 것이다.

신뢰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마 물어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정의가 나올 것이다. 『신뢰이동』의 저자 레이철 보츠먼 옥스퍼드대 교수의 정의가 상당히 흥미롭다. 보츠먼 교수는 신뢰를 자신감(Confidence)과 성품(Character)의 결합이라고 정의한다. 이때 자신감은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믿을 만한 대상에게 나타나는 것이며, 성품은 공정함과 자비의 결합을 통해 드러난다. 아마도 디지털 기술은 자신감의 영역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실제로 어떠한 성품으로 그 기술을 적용하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세일즈포스는 이 조건에 도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겠다. 어느 날, 한 여성 엔지니어가 CEO인 베니오프 회장 방에 찾아왔다. 이 여성은 세일즈포스 내 여성 직원들이 남성보다 월급을 적게 받고 있다고 항의했다. 베니오프는 이 말을 처음에 믿지 않았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이 사실을 증명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사에서는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고, 실제로 이 여성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베니오프 회장은 몹시 충격을 받았다. 성, 인종, 출신, 취향 등 회사 직원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최고평등책임자(Chief Equality Officer)란 직책을 신설하고 회사 내에서 이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기업 최초의 시도였다. 이 자리엔 토니 프로펫(Tony Prophet)이 임명됐다. 베니오프 회장은 총 300만 달러를 투입해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고, 종교적 자유를 지지하는 법안 통과를 지원하고 있다.

외부에서 세일즈포스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너무 유난이다’ ‘지나치게 정치적이다’는 비판을 한다. 이는 단면만 본 것이다. 사실 이렇게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국 중산층 출신의 백인 남성 20명으로 구성된 알고리즘 개발팀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여성은커녕 미국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의 취향, 생활패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알고리즘이 나올 것이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재난과도 같다. 소비자들은 그런 알고리즘을 궁극적으로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양성을 외면하는 것은 회사를 망치는 일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일즈포스는 최고윤리책임자(Chief Ethical and Humane Use Officer)라는 직책을 만들고 폴라 골드만을 임명했다. 세일즈포스 내에 개발되고, 적용되는 모든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윤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이다. 이러한 가치를 지키는 것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모두가 연결되고 영향을 받고 있는 초연결 지식 사회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요소다.


세일즈포스는 다양한 고객사와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봤을 때, 결과가 아쉬웠던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크게 5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기업 내부의 IT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부서별, 기능별 다양한 IT 인프라와 업무 프로세스가 공존한다. 시스템이 복잡하면 데이터도 산재돼 있을 확률이 훨씬 크다. 필요한 때, 적절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매우 느리다는 점이다. A 회사는 세일즈포스 툴을 적용할지 결정하고 실제 적용하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세일즈포스 소프트웨어는 1년에 3번 업데이트가 된다. 18개월이면 5번이나 프로그램에 변화가 생긴다. 이 회사는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의 기준으로 실행 계획을 세우게 됐다.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 이를 제때 반영할 수 있는 빠른 업무 프로세스, 의사결정 과정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부족한 재정적 지원, 클라우드 환경을 이해하는 인재 확보의 어려움, 새로운 기술이나 인프라를 적용하지 않으려는 조직원들의 저항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선 조직 차원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리더십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조직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버티다 보면 이것도 그냥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조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꼭 해야 할 일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자신을 포함해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기술 교육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흔히 디지털 기술은 IT 전담 부서나 CIO에게 전담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해선 전사적인 변화가 어렵다. 영업, 마케팅, 전략 등 비(非)IT 부서들의 리더들도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적용해 어떠한 변화가 가능한지, 어떻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는지 실무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사실은 가장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임원들이 가장 느리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둘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질문 하나만으로도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998년 시드니올림픽 때 있었던 일이다. 최약체로 불렸던 영국 조정 보트 국가 대표 선수 8명이 금메달을 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 큰 주목을 받았다. 대회 개최 2년 전만 해도 아무도 이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그냥 대회에 참가한다는 데 의의를 뒀을 정도였다. 근데 이들을 이끌었던 벤 헌트 데이비스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이들도 충분히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매일 던졌다. ‘어떻게 배를 더 빨리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Will it make the boat go faster?)’

선수들은 매일같이 고민했다. 수면 습관, 식단도 바꿔보고, 근력운동 프로그램,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계속해서 바꿔가면서 실제로 이것이 경기 기록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났더니 세계 정상급 선수가 돼 있었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질문 하나만으로도 조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그것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데이비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졌던 질문을 비즈니스 현실에 대입해본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것이 우리 비즈니스의 가치 흐름(flow of value)을 향상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회사의 부서마다 핵심 목표가 있을 것이다. 콜센터를 디지털화하는 목표, 마케팅 활동을 디지털화하는 목표 등. 그런데 이러한 목표가 부서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면 어떨까. 아무 소용이 없다. 마케팅 부서에서 SNS를 통해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하자. 훌륭한 목표다. 그런데 이 목표가 영업 부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가치의 흐름은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가격일 수도 있고, 품질일 수도 있고, 조직의 문화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적절한 인재를 투입했는지, 적합한 기술을 적용했는지, 제대로 된 업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 조직 내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시 세일즈포스 이야기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세일즈포스는 전 직원이 1년 동안의 업무 계획서를 온라인으로 작성한다. 프린트를 해서 보면 약 A4 1∼2장 분량밖에 안 될 정도로 짧고 간단한 보고서인데, 다른 회사로 치면 일종의 핵심성과지표(KPI) 같은 것이다. 3개월 동안 일하는 인턴은 물론 베니오프 회장까지 모두 다 같은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를 ‘V2MOM’이라고 부르는데 △직원마다 자신만의 비전(Vision)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Value)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Method)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Obstacle) △수치로 달성 가능한 목표(Measurement)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V2MOM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4만5000명의 직원이 서로의 V2MOM을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외는 없다. 임원진도 모두 V2MOM을 상시 공개한다. 업데이트된 내용이 있으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이러한 극단적 투명성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화의 필요성과 방법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 나의 업무다. 이를 위해서 연간 25번의 강연을 하고, 100여 편의 글을 쓰겠다고 작성했다. 그랬더니 어느 날 네덜란드 세일즈포스 지사에서 연락이 왔다. 내 V2MOM을 본 네덜란드 지사 직원이 나에게 강연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적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직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을 파악할 수 있고, 회사는 직원이 성과를 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목표를 살펴보고 서로 도움을 주고 지원해줌으로써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에반젤리스트로서 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제안한다면.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익히는 것이다. 결국 직원들이 변해야 하고, 디지털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익혀야 한다고 설득해야 하는 건 리더의 몫이다. 그런데 당위적이고 추상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행동 변화를 촉구한다면 누가 따르겠나.

조직원들에게 항상 먼저 다가가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공유하면서 사람들과 진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조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무겁고 전문적인 내용일 필요도 없다. 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어도 된다. 사람들이 즐겁게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면 충분하다.

최근에 프랑스 버터를 만드는 방법을 접하고 재미있어서 관련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렸다. 문어가 어떻게 자신의 몸 색을 변화시켜 바닷속에서 적응하는지에 관한 영상도 공유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수만 명이 리트윗을 하면서 좋아했다.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지식 공유를 통해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로부터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면 회사 내에서 많은 조직원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DBR mini box II : 세일즈포스의 ‘개방성’과 ‘협업’
직원-고객의 아이디어 익스체인지… 매년 아이디어 5000건 쏟아져

아프샤르 CDE가 언급했듯 세일즈포스는 그 어떤 회사보다 개방성과 협업을 강조한다. 실제로 고객과의 관계나 내부 직원들이 업무하는 방식은 이 원칙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세일즈포스 본사 61층에 마련된 오픈 라운지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오픈 라운지 벽면에는 커다란 사진이 수십여 개 걸려 있다. 이 사진 안에 있는 사람들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라는 문구가 달린 후드 티셔츠를 입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세일즈포스에서 고객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선구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세일즈포스가 고객과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미다. CRM 전문 솔루션 기업답게 고객을 중시하는 문화를 강조한 것이다.

세일즈포스의 연례 가장 큰 행사인 드림포스도 고객과 함께 만들어간다. 3000여 개에 이르는 세션에는 실제 세일즈포스를 적용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회사와 담당 세일즈포스 직원이 함께 참여한다. 세일즈포스 직원이 대표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한 후 실제 이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을 초청해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그만큼 세일즈포스가 고객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고객이 세일즈포스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개방성과 협업 또한 세일즈포스가 최우선으로 두는 가치다.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이 ‘아이디어 익스체인지(Idea Exchange)’다. 이 플랫폼에는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담당 직원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제품 관련 개선사항, 수정사항을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한 아이디어 익스체인지에는 매해 약 5000건의 아이디어가 올라온다. 이 아이디어 중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아이디어 순으로 프로그램을 개선한다.

최근에는 아이디어 익스체인지가 훨씬 더 개방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 참여자들은 가상 코인 100개를 지급받는다. 이후 리스트업된 수정 요청 사항 중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에 투표를 할 수 있다.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코인 수를 받은 항목 순서대로 개선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드림포스 2019 행사에서는 ‘트루스 투 코어(Truth to core)’라는 세션을 마련하고 세일즈포스 제품 개발자이거나 세일즈포스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이 행사는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돼 전 세계에 공개됐다.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고 브렛 테일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한 경영진이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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