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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상사, 과감히 버려라

구본형 | 1호 (2008년 1월)
“앞으로 누가 성공적인 회사 생활을 하게 될까”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만일 당신이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누구는 자질이, 누구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여전히 학벌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누구는 그 사람을 써 먹을 만한 시간이 있어야 하니 나이가 중요하다 할지도 모른다. 그래, 전문가의 시대니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계단이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매우 의외의 지표가 직장에서 한 사람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첫 번째 상사와의 관계’다. 즉 입사하여 첫 번째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 경력관리에도 성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지 직장인들 중에는 일보다 상사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거나 상사에게 아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부 역시 하나의 능력으로 격상시키려는 웃지 못할 넌센스도 있다. 그러나 아부는 전략적으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좋은 자질을 가진 상사는 진심과 아부를 구별할 줄 알기 때문이며, 아부는 필연적으로 동료들의 비난과 질투를 사게 되기 때문이다. 설사 아부에 성공하여 미욱한 상사의 마음을 잠시 얻었다 하더라도 동료를 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상사에는 세 부류가 있다
상사에는 좋은 상사와 나쁜 상사, 그리고 무해무익 무난한 상사가 있다. 좋은 상사란 당신의 성공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나쁜 상사란 당신의 성공을 가로 막고 있는 사람이다. 무난한 상사는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며 크게 도움을 주지도 않지만 앞장서서 방해 하지도 않는다. 내가 좋은 상사나 나쁜 상사라고 부를 때 이것은 그 사람의 인간성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이 진짜 어떤 인간성을 갖고 있는지는 누구도 알기 어렵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잘 모르듯이 그 사람도 그 사람 자신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을 ‘나쁜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표현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늘 그렇듯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주관성의 오류가 낳은 일상적 언어를 가지고 까다롭게 굴 생각도 없다. 다만 분명한 뜻을 밝혀두고 싶다. ‘좋은 상사’란 나와 좋은 관계에 있는 상사라는 뜻으로 새겨두었으면 한다. ‘무난한 상사’란 나와 주로 일로 만나는 형식적인 관계에 있는 무해무익의 그럭저럭 괜찮은 상사라는 뜻이다. ‘나쁜 상사’란 ‘나와 나쁜 관계에 놓인 상사’라는 뜻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정말 대책 없이 독하고 악질적인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상사는 ‘나쁜 상사’라는 표현보다는 ‘쓰레기 상사’라고 표현하기로 하겠다. 지나친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은 계기가 주어져 언제고 개과천선할 수 있으니 너무 심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쓰레기 역시 재활용 되는 것이니 감정을 섞어 그냥 ‘쓰레기 상사’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그 밑에서 매일 짓눌려 고생하는 갑남을녀를 생각하면 통쾌한 호칭이지 않는가!
 
상사, 이제는 골라서 대응한다
좋은 상사란 누구인가? 당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다. 당신의 마음이 되어 그 미래를 생각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자신의 힘을 더 해주는 사람이다. 즉 당신의 성공에 관심을 가지고 힘껏 도와주려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당신은 모든 노력을 다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그의 성공을 도와주어야 한다. 서로의 성공에 기여하고 힘이 되어 주는 것, 이것이 좋은 거래다. ‘자기가 서기 위하여 먼저 부하직원을 세워주는 사람’이 바로 좋은 상사인 것이다.
 
나쁜 상사란 누구인가? 당신이 아침에 출근하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당신에게 굴욕감을 느끼게 하고 지치게 하고 무력하게 하는 사람이다. 함께 일하는 것이 고역인 사람이다. 그러나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사람이다. 나쁜 관계의 책임은 대부분 쌍방과실이다. 상사와 나쁜 관계 속에 있게 되면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적어도 무해무익한 관계의 수준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만일 이 상사가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 즉 ‘다른 사람의 희생과 불행 위에 자신의 성공을 건설하려는 부류’의 ‘쓰레기 인간’일 때는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쓰레기는 버리는 것이다. 당신이 떠나던지 그를 떠나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해무익한 상사란 당신과 형식적인 관계 속에 놓인 상사를 의미한다. 마음과 관심을 서로 써주는 관계가 아니다. 일로 맺어진 형식적인 관계며 그 사이에 감정적 애증이 별로 없는 중립적 관계를 말한다. 감정적 중립 지대 속에서 함께 일하는 셈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발 벗고 나서서 당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당신을 보호해 주지도 않고, 적절한 조언과 힘을 빌려 주지도 않는다.
 
그저 그런 형식적 관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무해무익한 관계에 고마워 해야한다. 정서적으로 맞지 않거나 가치관이 너무 다르거나 기질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면 함께 지내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구태여 개인적으로 더 다가가 마음의 불편을 증폭시킬 이유가 없다. 너무 많이 다르면 ‘타인이 바로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자신과 잘 맞는 사람과 하루를 보내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다른 점이 너무 많아 서로 견디기 어려울 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무해무익의 관계’에 머무는 것도 전략으로써 나쁘지 않다. 특히 다른 사람의 존재나 반응에 민감한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이 쓰기 괜찮은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좋은 자질을 가진 상사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행운이다. 행운은 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가끔 찾아오기 때문에 행운이라 부르는 것이다. 대략 10명 중 1명이 좋은 상사다. 그러므로 좋은 상사를 만나면 운이 좋은 줄 알아야 한다. 종종 좋은 상사를 대할 때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안타까운 실수 중의 하나다.
 
좋은 상사는 보석 같은 존재다. 그 사람의 지원과 지지를 얻게 되면 회사 생활은 날개를 달게 된다. 도움을 받은 만큼 동시에 모든 능력을 다해 그 사람의 성공을 도와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의 약점을 비난하지 말고 그의 약점을 보완하는 사람이 되라. 그 사람의 강점을 빛내주고, 그 사람이 공을 이루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라.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만큼 제대로 보상 받는 일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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