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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뭐가 문제인지 잘 정리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첫걸음

토드 애스터,돈 키이퍼,넬슨P.리페닝 | 229호 (2017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경영진은 조직의 변화를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부터 명확히 기술해 보라.
- 큰 문제는 신속하게 처리 가능한 일련의 작은 문제들로 나누어 해결하라.
- 도요타자동차가 개발한 A3 양식을 활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화된 접근 방식을 따르라.



편집자주

이 글은 2017년 봄 호에 실린 ‘The Most Underrated Skill in Management’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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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간된 비즈니스 서적 중 변화의 필요성을 논하지 않는 책은 거의 없다. 이런 책들이 주장하는 바는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변화에 적응하지 않는 조직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변화와 관련된 주장 중에 아직 침묵 속에 남겨진 질문이 있는데 과연 어떤 조직들이 이런 변화를 주도할 것이며, 또 어떤 방식으로 이끌 것인지 하는 문제다. 학계 연구들은 기존 작업 방식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들을 접목하는 능력이야말로 많은 리더 중 변화의 주역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제시한다.1 대규모 조직 개편 및 변화 사업보다 실행 가능한 작은 변화들을 차례로 이행하는 것이 관리에 더 용이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다.2 많은 조직들이 지속적인 변화와 학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는 조직은 거의 없다.3 필자 중 두 명은 20여 년 동안 변화를 연구하고 이루려고 애써왔다. 줄곧 뒤에서 서성이던 그들이 이 분야의 선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계기는 한 실망스런 회의를 통해 놀라운 경험을 하면서 시작됐다.

1990년대 후반, 필자 중 한 명인 돈 키이퍼는 변화를 이끌 대형 프로젝트에 막 착수하려던 참이었다. 바로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의 엔진 공장에 도요타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일이었다. 그는 관련 경험이 풍부한 하지메 오바(Hajime Oba)를 컨설턴트로 고용했다. 회의를 약속한 날, 오바는 공장에 도착해 관련 시설을 시찰한 후 돈의 사무실로 왔다. 돈은 오바에게 ‘언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나?’ ‘프로젝트가 완수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나?’ ‘예상 비용은 얼마나 되나?’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오바는 그런 질문들에 답하지 않고 거꾸로 돈에게 단 한 개의 질문을 반복해서 물었다. “키이퍼 씨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 건가요?” 돈은 당황했다. 그는 돈을 쓸 준비가 돼 있었고 그의 사무실에는 세상에서 도요타 생산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도 한 명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 전문가는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회의는 순조롭지 않았다. 돈은 마치 퍼즐게임 같은 상황에 짜증이 났고 오바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지친 마음으로 돈의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비록 그 날은 양측 모두 좌절감을 느꼈지만 필자들은 오바가 돈에게 효과적인 변화를 이끄는 기본 기술 하나를 가르치려 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바로 명확히 문제를 기술(problem statement)하는 것이다. 오바와 만난 이후 두 필자는 수십 개의 조직에서 1000여
명의 임원들을 교육해 왔다. 심장 수술 병동의 침상을 관리하는 일부터 인간 게놈의 서열을 연구하는 데 이르기까지4 그들은 여러 조직들을 도와 아주 다양한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필자들은 그런 경험을 통해 문제 정형화(problem formulation)가 모든 경영 실천 사항 중 가장 저평가된 기술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비즈니스에서 “당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없다. 필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문제를 분명한 구문으로 정리할 줄 아는 리더들은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분산되는 경쟁자들보다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룸으로써 더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명확한 문제 기술은 당신의 조직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 안에 내재돼 있는 에너지와 혁신의 잠재력을 일깨워줄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정형화하는 작업이 가치 있는 만큼 이를 실천하는 경우도 드물다. 심리학자들과 인지 과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이 어떤 상황에 놓이면 뇌는 잠시 작동을 멈추고 그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기보다는 해결책으로 바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 ‘결론으로의 도약’이 화재 진압이나 응급 수술처럼 극단적으로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할 때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변화를 모색할 때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종종 혁신의 기회를 차단하고 시간과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 필자들은 이 글을 통해 문제 정형화 기술을 개선함과 동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인간의 두뇌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지난 몇십 년간 수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어떤 문제와 씨름할 때 적어도 2가지 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하며 그중 어떤 방법을 주로 활용하느냐는 개인이 처한 현재 상황과 주변 맥락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관련해 꾸준히 연구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 2가지 사고 모드를 제대로 구별할 때 유용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리학자와 인지 과학자들은 이 2가지 모드를 자동적 처리(automatic processing)와 의식적 처리(conscious processing)라 부른다(시스템1과 시스템2라고 부르기도 한다).5 이 두 모드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속도는 각각 다르다.

의식적 처리. 의식적 처리는 뇌에서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가리킨다. 당신이 무언가를 생각할 때 이를 스스로 인식한다면 당신은 의식적 처리 모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적 인지는 강력하면서 정확하다. 이는 현재 처한 상황을 뇌에서 사진으로 찍은 다음, 이전에는 한 번도 발생한 적 없을지라도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처리 방식이다.6 이런 능력을 통해 인간은 다른 종에게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혁신하고 학습할 수 있다.

이런 강력한 힘에도 불구하고 의식적 처리는 적어도 3가지 측면에서 ‘값비싼’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의식적 처리는 자동적 처리에 비해 속도가 훨씬 느리다. 둘째, 의식적 처리를 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한 가지 문제를 처리하기로 결정한 경우 동시에 또 다른 문제를 처리할 역량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의식적 처리는 인간이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산만할 때는 아주 적은 에너지를 내거나 그 능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높은 비용 때문에 인간의 두뇌 시스템은 정말 필요할 때를 위해 의식적 처리 능력을 ‘저장’해 놓은 채 가능하면 ‘저렴한’ 자동적 처리 모드를 사용하는 식으로 진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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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드 애스터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폐 및 심장-폐 이식 프로그램의 원장
    -하버드 의과대학의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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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키이퍼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오퍼레이션 경영 분야 조교수
    -시프트기어 워크디자인의 매니징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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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넬슨P.리페닝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시스템 다이내믹스와 조직연구 분야의 석좌교수
    -컨설팅 회사인 시프트기어 워크디자인(Shift Gear Work Design)에서 수석 사회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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