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조직 문화 구축
Article at a Glance
IoT와 인공지능 혁명에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현재 더더욱 기업들의 유연성, 특히 기업과 조직문화와 구조를 둘러싼 ‘조직 유연성’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덕목이 됐다. 이 글에서는 조직과 인력구조, 문화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세 가지 가이드라인, 3C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1) Contextual Intelligence(맥락지능) -언제 어디서나 적용되는 매뉴얼은 없다. 핵심 가치에 기반해 상황과 맥락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양성하라 2) Collaborative Engagement(협력적 몰입/개입) -업무성과에 숟가락을 얹기 위한 협력, 면피성 협업 대신 적극적으로 상호 개입하고 협력하며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라 3) Cultivating Workplace(일터 경작하기) -인재 채용에서부터 내부 인력 육성, 리더십 확립까지 ‘유연성과 개방성’ ‘권한위임’의 관점에서 고민하라 |
1980년대 중반에 출판돼 여전히 고전으로 읽히고 있는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을 보면 급변하는 국제정치경제 환경 속에서 어떤 국가가, 어떤 이유로 성장해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연유로 평범한 국가로 쇠퇴하고 마는지 잘 설명돼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에 기반한 경제성장과 사회 전반에 펼쳐진 지식의 자유가 결국 강한 군사력을 형성하게 되나 군사력은 경제력을 갉아먹기에 ‘군사력에 대한 집착’이 다시 한 국가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1980년대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다음 강대국으로 폴 케네디 교수가 염두에 둔 국가는 당시 ‘경제 초강대국 일본’이었고, 서서히 ‘몰락하고 있는 강대국’으로 지목한 건 사실 군사력 우위의 미국이었다.
30년이 지난 현재, 폴 케네디 교수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은 경제력과 군사력 모든 측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의 지위에서 흔들림이 없으며 일본은 장기 불황 20년을 거치며 중국에 ‘미국 대항마’의 자리를 내주게 됐다.
몰락이 예상되던 미국이 여전히 세계 초강대국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군사력의 힘 때문일까?
조셉 나이와 로버트 코헤인 교수 등은 미국의 지속가능한 힘의 원천으로 ‘소프트 파워’를 꼽는다. 전 세계의 유학생과 이민자를 통해 받아들이는 놀라운 유연성, 영화와 음식, 의복 등 실생활과 밀접한 문화상품과 문화코드를 ‘세계화’시킴으로써 전 세계의 표준을 ‘미국적 가치’로 만들어낸 ‘연성권력’의 힘이 미국을 지금까지 초강대국으로 굳건히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역설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해져서’ 계속 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훈이 오직 국가 차원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정치 환경 이상으로 급변하는 국제경영 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강자가 되는 기업’들 역시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뛰어난 조직 유연성과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다. 완벽해 보이고, 철저해 보이며, 강해 보이는 조직과 시스템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고 조직 스스로 모습을 바꾸며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고가 흘러 다니는 문화가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초경쟁 시대에도 기업의 경쟁우위를 지속시킨다는 얘기다. 아니, 이제 ‘유연한 조직’을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시대가 됐다. 본고에서는 저성장이 정상이 된 뉴노멀 시대에 기업들이 인사조직 측면에서 갖춰야 할 유연성은 무엇인지, ‘강함을 이기는 부드러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변화하는 세계, 사라지는 기업들
1896년 다우존스지수(Dow Jones Industrial Index)에 처음으로 등록된 12개의 회사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GE가 유일하다. 그만큼 수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점점 커져가는 복잡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최근 들어 기술의 빠른 발전과 혁신으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시장이 재편돼 예전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이종 산업의 기업이 강력한 경쟁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진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이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기술의 도입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자동차 부품(실린더, 플러그 등)을 제조, 공급하는 기존 업체들의 역할을 배터리, 구동 모터 등을 생산하는 전자, 전기 업체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2만여 개에 이르는 부품 수가 전기차의 등장으로 현저히 줄어듦으로써 부품제조사들의 상당수가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도시 인프라나 관련 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한다. 자율주행차로 인해 운전자는 하루 평균 50분의 여유시간1 이 생겼기에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플랫폼으로서의 차량 역할은 커질 것이며, 필요한 주차공간이 줄어들며 자동차 사고도 감소해 물류나 보험 산업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들의 역량이 앞으로의 기업 운명을 좌우할 것이며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들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유연하지 못한 조직’의 특성부터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는 기업인들 역시 ‘유연한 조직 만들기’를 연구하기에 앞서 스스로 자신의 조직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유연하지 못한 조직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외부 환경 변화나 조직 맥락에 민감하지 못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2)신속한 의사결정과 고객대응을 가로막는 복잡한 규정과 절차가 많다.
(3)조직 내외부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이지 못하다.
(4)구성원들이 조직에 너무 순응한 나머지 창의적인 사고와 다양한 의견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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