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o-Zero Organization
Article at a Glance
구성원 간 명확한 R&R(역할과 책임) 정의를 위한 도구인 RACI 차트
Responsible:해당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실무담당자 Accountable:업무에 대해 최종 책임을 지는 의사결정권자 Consulted:업무 수행 시 상의가 필요한 업무수행 조언자 Informed:결과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결과통보 대상자 |
편집자주
최근 콜라보레이션의 열풍에 힘입어 기업에서도 사내 콜라보, 즉 협업에 힘을 실어주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사내 협업에서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둔 사람은 1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합니다.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부서 간 장벽을 넘어 성과를 만들어 내는 협업의 기술을 실질적 툴과 함께 제시합니다.
중견 생활용품 전문 기업의 회계팀을 맡고 있는 김 팀장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늙는 기분이다. 한 달 전 경영지원본부장의 지시로 꾸리게 된 비용절감 TFT(Task Force Team) 때문이다. 모든 팀의 참여를 이끌어내라는 사전 당부사항에 따라 팀별로 담당자를 뽑고 나니 TFT에 총 17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였다. 10명이 넘어가는 팀은 처음 맡아보는 거라 걱정도 됐지만 우수 직원들로 선별한 덕분인지 프로젝트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곧 문제가 생겼다. 바로 전략기획팀 이 차장이었다. 이 차장은 지난해 자신이 참여했던 경영혁신 TFT를 예로 들며 모든 일에 사사건건 참견하고 들었다. 처음에는 전사적으로 중요한 일인 만큼 그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는데, 일이 궤도에 오른 뒤에도 그의 ‘딴지’는 계속됐다. 각 팀의 담당자들이 정리해 온 비용 절감안에 대해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지적을 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 차장의 말이 틀린 얘기는 아니었지만 그의 피드백을 모두 반영하려다 보니 일의 진척이 늦어졌고 팀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또 김 팀장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생겼다. 바로 마케팅팀 박 과장이다. TFT 출범 첫 모임 자리에서부터 설립 25주년 홍보 행사를 이유로 30분이나 지각하더니 그 다음주에는 신제품 광고를 이유로, 또 그 다음주에는 외근을 이유로 아예 미팅에 나오질 않았다. 그래 놓고 지난 주 미팅에 와서 기껏 한다는 소리가 자기는 그간 바빠서 아무것도 진행하질 못했다는 것 아닌가? 직속 부하도 아니다 보니 뭐라고 하기에도 난감해 부글거리는 심정을 꾹 누르고 일단 미팅을 마쳤다. 그때 김 팀장의 등 뒤로 한 TFT 팀원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뭐 누구는 놀아? 이거 열심히 한 사람만 바보 되는 거 아냐?”
미팅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는 김 팀장의 머릿속에 불현듯 오늘 아침 달력에 표시된 시댁 제삿날을 보며 한숨 짓던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들만 셋인 집에 둘째 며느리로 시집온 아내에겐 위로는 입만 열면 잔소리에 매사 트집인 깐깐한 큰 동서가, 아래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틈만 나면 집안일에서 빠져 나가려는 작은 동서가 있다. 처음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하더니 요즘은 속앓이만 할 뿐 결국 일은 혼자 도맡아 다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안쓰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멀게만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 차장과 박 과장 사이에서 스트레스만 받을 뿐 팀장으로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내와 똑같게 느껴졌다.
김 팀장 부부가 겪은 갈등은 직장과 가정이라는 서로 전혀 다른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같다. ‘누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가 모호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점이다. ‘협업’ 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이는 만큼 각각의 역할과 책임(R&R, Role & Responsibility)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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