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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나만 미워한다고?자신의 이미지부터 확 바꿔라

황인경 | 9호 (2008년 5월 Issue 2)
몇 년 전 한 취업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에서 ‘직장인의 70% 이상이 상사와의 갈등 때문에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실제로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 달리 실질적인 이유는 상사와의 마찰이나 갈등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미국의 유명한 기업교육 전문가 존 곤스틴 박사가 해외 강의를 할 때마다 “직장인의 이직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처우 수준, 동료와의 관계, 향후 성장 기회 등 제반 사정을 다양하게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상사와의 갈등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이직은 자신의 중장기 커리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후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은 자칫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홧김에 회사를 그만뒀다가 커리어 기회나 처우 등의 측면에서 오히려 이전 회사보다 못한 회사로 가게 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운이 나쁜 경우에는 자신과 더 맞지 않는 상사를 만날 수도 있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격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직장 생활이 힘들 경우, 이직을 고려하기에 앞서 관계를 개선할 여지가 없는지를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보통의 갈등관계는 사소한 오해가 쌓여 심각한 문제로 번진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내가 보기에는 상사가 문제지만, 상사가 보기에는 내가 문제인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부하직원이 먼저 상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할 이유는 충분하다. 먼저 다가가 보면 상사와의 관계가 생각보다 쉽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랄 수도 있다.
 
인식 관리(Impression Management)하기
부하직원이 상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것은 ‘인식 관리(Impression Ma-nagement)’라고 할 수 있다. 인식 관리란 상대가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존 이미지나 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의미한다. 즉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어 가는 것으로,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식 관리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경영학과 샌디 웨인 교수의 연구(The Effects of Impression Management on the Performance Appraisal Process)에 따르면 상사의 인식을 바꾸려 노력하는 부하직원은 업무 성과 달성에 주력한 사람보다 인사고과를 더 잘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식 관리를 한 직원은 성과달성에 주력한 직원보다 업무 성과가 나빴을 때 “실력이나 태도가 나빠서가 아니라, 외부 요인 때문”이란 평가를 많이 받았다. 물론 상사에게 비난받는 횟수도 적었다.
 
인식 관리는 단시간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의 인식이라는 것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 전문가들은 적절한 방법으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면 사람의 인식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2∼3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을 들여 꾸준히 노력하면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 대한 상사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1. 나쁜 이미지부터 없애라
우선 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거나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사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을 없애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상사가 싫어하는 행동을 절제하라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약화하려면 무엇보다 상사가 싫어하는 행동을 절제하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 상사가 특정 부하직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부하가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눈에 보이도록’ 계속 반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사가 회의중에 전화 받는 것을 ‘업무에 충실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못마땅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하직원이 회의 때마다 전화를 받는다면 그 부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사에게 각인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한단 말이지’라는 괘씸죄까지 추가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증폭되기도 한다.
 
상사가 싫어하는 행동을 절제하려면, 먼저 문제가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와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물론 상사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관계가 불편한 경우에는 적절치 않으며, 자칫 감정적인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일단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상사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행동을 파악하고 나면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상사가 싫어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자신의 모든 행동을 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사가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행동을 변화시킬 경우 상사와의 관계에 있어서 개선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는 2∼3가지에 집중해 변화의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을 돌아보라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상사와의 갈등을 해소할 때 부하직원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된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정작 자신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불필요한 긴장관계를 낳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업무태도 및 대인관계를 세세히 돌아보는 것이 좋다. 보통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평가에서 실력과 업무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업무태도와 대인관계의 중요성이 훨씬 더 높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서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기업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보통 업무 성과보다는 평소의 업무태도를 기준으로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성향이 강하다.
 
태도는 사적인 전화를 받을 때 그리고 동료나 고객을 대할 때 등 평소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신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해도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다. 부하직원들은 많은 상사들이 직원들의 평소 태도를 보고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기본적인 예의를 잘 지키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실제 행동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무례한 말과 행동은 상사에게 쉽게 잊을 수 없는 불쾌감을 남긴다. 성의 없는 보고 자세, 상사의 지적에 예의 없이 대들어 권위에 상처를 내는 태도 등은 많은 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불쾌한 경험이다. 평소 상사가 인상을 찌푸릴 때의 행동을 후배가 자신에게 한다고 생각해 보라. 만약 기분이 나쁘다면 상사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감정을 잘 조절하라 일단 상사와 잘 지내보기로 마음먹었으면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순간적인 분노를 통제해 상사와 공개적인 언쟁을 벌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길 때 순간적으로 ‘욱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열 번 잘하다가도 한 번 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성격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뿐 상사와의 관계에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사 알기를 우습게 안다. 조직 생활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인식을 조직 전체에 확인해줄 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조용히 푸는 것이 좋다. 물론 신뢰할 만한 선후배가 한두 사람 있다면 고충을 이야기하면서 풀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조용히 푸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필자에게 “조직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특히 험담 같은 것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다. 제3자에게 말한다 하더라도 그 이야기는 조만간 당사자 귀에 들어간다”며 잘못 꺼낸 말 한마디가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설령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는 것이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낭비한 듯한 찜찜한 기분만 남을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 개발이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 낫다. 운동이나 등산, 독서, 어학 공부 등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 만족감도 높아질 뿐 아니라 자신이 고민하던 문제가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사를 홀가분하고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긍정적인 이미지 만들기
상사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약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업무 스타일을 맞춰라 상사는 저마다 좋아하는 업무 스타일이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부하들이 업무를 수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기대에 잘 맞추는 부하를 더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부하들이 함께 일하기에 더없이 편할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신속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다면, 무엇보다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해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사가 분석가(analy-zer) 스타일이라면, 논리적으로 철저한 체계를 갖추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만약 사교가(relater) 스타일이라면 업무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해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업무 스타일을 맞추면 상사는 당신을 ‘내 입맛에 맞게 일을 해 주는 꼭 필요한 부하’로 인정하고 호의적으로 대하기 시작할 것이다.
  
주변 사람과 잘 사귀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남을 평가할 때 어떤 사람과 친한지를 살펴보곤 한다. 자신이 아무리 ‘백로’라고 주장하더라도 ‘까마귀’들과 친하게 지내면, 사람들은 당신을 ‘까마귀’라고 볼 것이다. 유유상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로라 로버츠 하버드대학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 형성에 있어서 친분 관계가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러나 때로 개인의 업무적인 자질보다는 이러한 친분 관계가 사람들의 이미지에 더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상사가 부하들을 평가할 때도 위와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상사는 평소 부하들이 어떤 사람과 친한지 살펴본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부하에게는 호감을 갖지만, 자신이 싫어하거나 경계하는 사람들과 친밀히 지내는 부하에게는 심한 경우 적대감을 갖기도 한다. 신뢰하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동료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상사에게 적대적인 ‘음모’를 꾸미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상사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한층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상사의 ‘측근’들과 평소 서먹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할지라도 거리를 서서히 좁혀보기 위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외모 관리에도 신경 써라 사소한 듯이 보이지만 헤어스타일, 옷차림, 신발, 액세서리 등과 같이 외모를 잘 관리하는 것도 상사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크게 기여한다. 사람들은 시각적인 것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직장인은 특히 조직 분위기에 맞춰 복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수적인 조직이라면, 자신만의 개성적인 복장을 마음껏 뽐내는 것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칫하면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HR 전문가이자 ‘코퍼릿 컨피덴셜(Corporate Confidential)’의 저자인 신시아 샤피로는 “외모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조직 임원들의 차림새 등을 참고하여 가능한 한 상사가 중시하는 복장 코드를 따르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그래야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상사가 패션에 관심이 없는 경우에는 일과 관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일본의 유명 심리학자이자 저술가인 시부야 쇼조 메지로 대학 교수는 저서 ‘상사를 읽는 심리학’에서 “패션에 무관심한 상사는 오히려 인간관계에 민감하다”며 “이런 사람은 일할 때 본인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일하지 않는 부하직원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진실성이 무엇보다 중요
상사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과정에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진실성이다. 적당히 잘 보이기 위한 가식적인 행동은 별 의미가 없다. 금방 본심을 들켜 오히려 이중적이거나 정치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기가 쉽다. 이 경우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더니’라는 측은지심이 곁들여진 좋지 않은 평판까지 함께 들을 수 있다. 속내를 들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회사에서 가식적인 모습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본인의 정신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심으로 ‘상사와 잘 지내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 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라.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관점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의 관점에서 그를 이해해보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일방적 잘못이란 것은 없다. 누군가는 절대적으로 옳고, 누군가는 절대적으로 잘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다. ‘상사 역시 나를 참아주느라고 힘들 것이다’고 생각해보라. 이런 관점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상사와의 관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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