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A. 가빈·에이미 C. 에드먼슨·프란체스카 지노
번역 정나영 relaynew@paran.com
경영자들은 기업이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며, 폭넓은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류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고객의 급격한 기호 변화로 날로 경쟁이 심화하는 현 시점에서는 위험한 발상이기까지 하다. 외적 요소들의 압박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어느 때보다 학습량을 늘려야 한다. 모든 기업이 ‘학습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학습하는 조직은 신개념이 아니다. 이 개념은 1990년대 피터 셍게의 ‘제 5경영(The Fifth Dis-cipline)’을 비롯한 다수의 경영 서적 및 워크샵, 웹사이트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각 기업 내에는 지식 창조, 습득, 이동 능력을 갖춘 직원들이 포진하기 시작했고 가공할 만한 비전도 등장했다. 학습하는 직원들은 관용적 자세, 개방된 토론 문화, 체계적인 사고 방식 등이 기업 내에 뿌리를 내리는 데 일조했다. 학습하는 조직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경쟁 업체보다 더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학습하는 조직의 이상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세 가지 요소가 이를 방해해 왔기 때문이다.
첫째, 학습하는 조직에 관한 초기 이론들은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찬미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숲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고 나무를 보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권장 사항을 실행에 옮기기가 불가능해졌고 관리자들은 업무를 전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다.
둘째, 학습하는 조직이라는 개념은 초기에 중요한 기업 업무가 행해지는 하부 단위의 관리자보다 CEO와 고위 경영진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하부 단위의 관리자들은 팀원의 학습이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없었다.
셋째, 학습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도구가 부족했다. 이것이 부족하면 기업은 세부 사항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나 타사와의 정확한 비교 작업 없이 섣부르게 자사의 승리를 선언하거나 발전을 자축할 위험에 빠진다.
우리는 기업 내 학습에 관한 포괄적, 구체적 조사 도구를 제시함으로써 결함 극복의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도구는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한 상향식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부서, 사무실, 프로젝트 내에서 발생하는 학습을 평가할 수 있다. 부서, 사무실, 프로젝트 등은 기업의 하부 단위이며 그 규모에 관계없이 의미 있는 업무 공유 및 중복이 나타나는 영역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타사의 벤치마크 성적과 자사를 비교할 수 있다. ‘타 부서와 비교해 학습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문제처럼 기업 내 영역별 평가도 내릴 수 있으며 기업 내부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어떤 경우든 비교의 관점에서 접근할 뿐 절대적 성적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당신의 기업이 자신하고 있었던 분야가 타사에 비해 사실상 더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의 도구는 기업의 학습 성취도와 기업 전략의 세분화 및 처리 과정의 효율성 등에 대한 폭넓고 설득력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기업과 기업 내 하부 조직들은 경쟁 업체와 비교해 자사 학습의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 단위
지난 20년간 기업 연구에서는 기업의 학습과 적응력에 필요한 3가지 요소를 크게 ①협조적인 학습 환경 ②구체적인 학습 과정과 실행 ③학습을 강화하는 리더십으로 나눠 왔다. 이 세 요소는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 단위’라 불린다. 이들 구성 단위와 하부 요소들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독립적 개체이기도 하므로 각각을 측정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이러한 개별적 분석이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