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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팀장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시간’

조운영 | 366호 (2023년 04월 Issue 1)
고객사 사무실을 방문하면 훌륭한 비전과 슬로건이 빛바랜 현수막이 돼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분명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지만 아무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왜일까. 회사의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만든 비전과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가 업무 프로세스나 조직 문화 등의 혁신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런 혁신 시도는 대부분 CEO의 지시 아래 전담 부서가 앞장서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혁신안은 어느 날 직원들에게 통보식으로 공표된다. 당연히 직원들은 이런 통보식 캠페인을 잘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한다. 현실과 괴리된 캠페인은 곧 직원들의 무관심과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화려하게 시작한 캠페인의 실체는 사라지고 현수막만 초라하게 남은 것이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조직 내 중간관리자인 ‘팀장’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팀장이 변하면 팀이 변하고, 그러면 회사는 변한다. CEO가 HR 담당자, 전담 부서가 회사의 변화를 시작할 수는 있지만 변화의 최종 완성은 현장의 직원들이다.

팀장의 리더십은 특히 변화의 시기에 더 중요해진다. 변화의 시기마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골 주제로 떠오르지만 직원들이 제대로 된 소통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팀에서 이뤄져야 한다. 창의적 문제해결, 동기 강화, 다양성 존중 등 많은 회사가 표방하는 조직 문화 대부분의 영역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혹은 팀에서 일하며 어떤 소통을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업무 진행 과정에서 직원들이 거리낌 없이 생각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방식의 문제해결 방식이 시도될 때만 소통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고, 창의적 문제해결의 역량이 쌓여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조직 내부에서 팀장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팀장들이 변화의 촉진자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면 팀장들부터 변화를 경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많은 리더십 교육이 실패하는 이유는 현장과의 괴리다. 좋은 내용과 새로운 스킬을 학습할 당시에는 만족도가 높지만 현장에 적용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 팀장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기 주도형 학습과 성찰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조직의 구조와 절차, 리더십 스타일과 전문성, 팀원들의 수준과 팀의 상황 등에 대해 복합적으로 탐색하면서 자신과 팀의 행동 변화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팀장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팀장들이 자신의 역할을 점검하고 역할에 맞는 역량을 고민하고 현장에서 실험하며 스스로에게 변화와 성장을 허락할 수 있는 시간, 지식과 스킬을 실전에 적용하면서 실험할 수 있는 시간, 자신이 경험하는 변화의 장애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해법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는 시간 말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팀장만이 회사의 변화를 최종 완성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런 팀장들이 회사가 시도하는 새로운 제도와 문화가 현장에 적용되도록 조직과 개인의 입장을 조율하고 타협하면서 최종 목적지까지 팀원들을 끌고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으로 회사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조운영 조운영 | 팀앤컴 대표, 조직커뮤니케이션 박사

    필자는 비즈니스 현장의 팀과 리더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 코칭,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Texas A&M대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동대와 광운대에서 휴먼커뮤니케이션, 조직 커뮤니케이션 등을 강의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CEO, 임원, 팀장, 리더들과 함께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해법등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는 『팀커뮤니케이션: 개인과 조직의 팽팽한 긴장』이 있다.
    teamn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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