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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과분한 신뢰는 부당한 독이 될 수 있다

324호 (2021년 07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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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Undertrusted, overtrusted, or just right? The failness of (in)congruence between trust wanted and trust received”(2021) by Baer, M.D., Frank, E.L., Matta, F.K., Luciano, M.M., & Wellman, N., i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4(1): pp.180-20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뢰란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든 감수하겠다는 취약성을 드러내는 상태를 의미한다. 리더가 구성원을 신뢰하면 실패나 실수, 배반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나 의사결정에 참여시키거나 심지어는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구성원에 대한 리더의 신뢰가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도 신뢰가 높을수록 좋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리더는 모든 구성원을 최대한 많이 신뢰해야 할까? 최근 신뢰를 받는다는 느낌이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동반해 일부 구성원에게는 견디기 힘든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리더는 보이지 않는 신뢰를 가시화하고자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거나 의견을 묻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리더의 신뢰가 높을수록 책임져야 할 과제가 늘어나고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느끼기에 마냥 좋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패러독스는 공정성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 기인할 수 있다. 신뢰에 대한 보편적인 가정은 성과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이 분배해줘야 한다는 형평성 규칙(Equity rule)이나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분배해야 한다는 균등의 규칙(Equality rule)에 기반한다. 즉, 성과가 더 좋은 사람에게 더 높은 수준의 신뢰를 주거나, 혹은 모든 구성원에게 똑같은 수준의 신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평성 규칙이나 균등의 규칙은 신뢰와 같은 사회심리적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신뢰는 수량화해 분배하기 어렵고 그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개개인의 독특한 욕구를 고려해 신뢰를 분배해야 한다는 ‘니즈 규칙(need rule)’의 중요성이 조명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 조지아대 공동 연구진은 개인이 리더로부터 받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리더로부터 받은 신뢰 수준 간의 일치 정도가 공정성 인식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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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샘플링 오류를 최소화하고 다각적인 결과를 도출하고자 표본과 연구방법론을 달리한 두 개의 연구를 독립적으로 실시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미국 남동부와 남서부에 각각 위치한 두 개의 공립학교에 재직 중인 행정 직원을 대상으로 세 번의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첫 번째 설문에서는 396명의 직원이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을 평가했고, 두 번째 설문에는 342명의 직원이 전반적인 공정성 인식과 구성원들의 니즈를 리더들이 얼마나 고려하는지, 고려 정도를 평가했다.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세 번째 설문에서는 298명의 리더가 333명의 직원에 대한 과업 성과와 시민행동을 평가했다.

두 번째 연구는 실험 연구로 조사 전문 기관을 통해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18세 이상의 미국 국적의 직장인 225명을 모아 4개의 집단에 무작위로 배치했다. 각 집단의 참여자는 1) 높은 수준의 신뢰를 원하고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받은 경우, 2) 높은 수준의 신뢰를 원했으나 낮은 수준의 신뢰를 받은 경우, 3) 낮은 수준의 신뢰를 원했지만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받은 경우, 4) 낮은 수준의 신뢰를 원하고 낮은 수준의 신뢰를 받은 경우 중 한 가지 시나리오를 받았다. 그리고 시나리오에 기반해 리더에게 기대한 행동과 실제 행동을 떠올리며 주어진 질문에 응답했다.

두 연구를 종합한 결과 리더로부터 받기를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리더로부터 받은 신뢰 수준이 일치할수록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인식했다.

신뢰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더라도 리더에게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일치할 때, 구성원들은 자신의 니즈가 존중되고 공정하다고 느꼈다. 역으로 리더로부터 받고자 하는 신뢰 수준보다 과하거나 부족한 신뢰를 받을 때 공정성 인식 수준은 매우 낮았다.

신뢰 수준이 공정성 인식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리더로부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모두 높은 상태는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모두 낮을 때보다 더 공정하게 인식됐다. 구성원의 니즈에 부응하려는 리더의 의도와 신뢰를 받고자 하는 구성원의 욕구가 일치할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리더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신뢰를 받는 것은 욕구를 존중받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성과와 조직시민행동1 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구성원이 리더의 긍정적 의도를 인지하면 보답을 통해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고자 하는데 직장에서 이러한 상호작용은 업무에 더 몰입하거나(in-role performance), 업무 외적인 기여를(extra-role performance) 함으로써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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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신뢰를 받는 것은 긍정적인 경험이고 리더가 부하 직원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보편적인 믿음에 의문을 던졌다. 연구 결과는 리더의 신뢰는 구성원의 니즈에 기반해야 함을 시사한다. 신뢰를 원하지 않는 구성원에게 일방적인 신뢰를 보이는 것은 착취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신뢰를 원하는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 것은 상처가 된다.

하지만 리더로부터 받기를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받은 신뢰 수준이 모두 높을 때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에 이 부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구성원의 니즈에 부응하도록 리더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거나 신뢰를 받았을 때의 장점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한다면 신뢰가 높을 때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수 있다.


김명희 인피니티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 인피니티코칭의 대표 및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