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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마이데이터 이후 한국 금융의 구조적 지각 변동

소비지출 관리 등 고객 경험 혁신 시대
메가 금융 플랫폼 전쟁의 서막 열려

조영서 | 305호 (2020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데이터 3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종합적이고도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가 플랫폼이 등장하고, 금융산업의 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경쟁자로 부상한 디지털 회사들의 강점을 빠르게 모방해 격변에 대비해야 한다.

1.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데이터의 다양성과 이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 디지털 인재가 일하고 싶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디지털 관련 조직에 주요 기능을 분산해야 한다.
3. 데이터 플랫폼상의 재무 코치로서 마찰 없는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개막

2020년 8월 대한민국 금융시장에 ‘마이데이터1 ’ 시대가 열렸다. 마이데이터는 데이터의 소유권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철학에 기반해 관련 사업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제도로 금융 분야에 제일 먼저 도입됐다. 2021년 2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최종 선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앞서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뿐 아니라 ICT, 통신 기업 등 타 산업에 이르기까지 116개의 기업이 사전 수요 조사에서 신청 의사를 밝힐 정도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기업들이 이처럼 마이데이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금융기관이 아니더라도 고객 동의하에 고객의 금융 정보를 모든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집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은 물론, 개인 자산 관리 서비스(PB, Private Banking) 등을 비대면상에서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정부는 ‘디지털 금융 종합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고객의 동의를 통해 결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금융계좌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한 ‘마이페이먼트’와 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계좌 발급 및 관리 업무가 가능한 ‘종합 지급 결제 사업자’의 도입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그리고 종합지급결제업 라이선스까지 획득한 기업은 금융기관이 아니더라도, 사실상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중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 톱 3에 꼽히는 현금 없는(cashless)2 사회로 신용 및 체크카드의 민간 소비 지출 내 비중이 96%3 에 달하며, 경제활동 인구의 은행 계좌 침투율이 91%4 를 넘는다. 그만큼 금융 거래, 금융 상품 정보의 대부분이 이미 디지털화, 데이터화돼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돼 이런 고객의 모든 금융 정보를 모으게 되면 고객 개개인의 경제, 금융 활동을 100% 가까이 파악할 수 있다. 기존 금융권은 물론, 빅테크와 핀테크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본 글에서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이 가져올 금융의 변화를 고객과 산업 관점에서 살펴보고 금융기관뿐 아니라 이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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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플랫폼이 바꿔 놓을 고객 경험

그렇다면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이 모두 가능하게 된 금융 플랫폼(통칭 ‘마이데이터 플랫폼’ 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은 어떤 모습일까? 금융 데이터는 물론 이종 산업의 데이터까지 결합해 고객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해 은행, 카드, 금융투자, 보험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개인 자산관리(PFM, Personal Financial Management)5 플랫폼이 될 것이다. 기존 금융 앱이 조회, 이체, 상품 가입 같은 단순 금융 업무를 처리하던 거래형 플랫폼(Transactional Platform)이었다면 고객 경험 설계를 통해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참여형 플랫폼(Engagement Platform)으로 거듭날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하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지닌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일종의 종합 디지털 금융 비서(Aggregate Digital Financial Assistant)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플랫폼은 기존에 평균 관점에서 고객을 분류하고 세부 고객군별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수준에서 벗어나 고객의 현재 위치, 소셜미디어 등에서 나타난 개인별 성향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플랫폼(Hyper Personalization Platform)으로 변화할 것이다. 여기서 개인 트레이너가 내 체형과 체질에 맞게 건강 프로그램을 수립해주는 것과 같은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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