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환경에서 마케터로 생존하기

마케팅 피로사회, 고객을 귀찮게 하지 마라

223호 (2017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장기화되는 저성장 기조, 늘어만 가는 채널, 파편화되는 소비자 등 시장의 변화는 기존 마케팅 패러다임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는 마케팅과 ICT의 결합을 촉진하고 있다. 때문에 마케터들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하며 과거에는 전혀 없던 다양한 채널을 관리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마케터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1. 마케터가 아닌 문제해결자가 돼라.
2. 트렌드를 읽어라.
3. 디지털 세상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무장하라.
4. 경험을 제공하고 전파하라
5. 좌뇌형 마케터, 우뇌형 경영자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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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2016년 9월21일, 독일 안스바흐에 위치한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가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1993년 고임금 때문에 독일 공장을 모두 폐쇄하고 중국, 동남아로 공장을 옮겼던 아디다스가 23년 만에 독일로 돌아와 공장을 재가동한 것. 그리고 이 공장에서 생산한 첫 번째 신발인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Made for Germany)’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신발이 특별한 이유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만든다는 점이다. 또 소비자가 신발끈, 깔창, 뒷굽 색깔 등 수백만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맞춤화(customizing)가 가능함에도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드는 데 5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공장에는 생산인력이 없고 공장을 운영하는 160여 명의 스태프만이 일한다. 이런 변화는 시작일 뿐이다. 2017년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스피드팩토리가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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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국내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신세계백화점에서 마케팅이란 이름이 사라진 지 수년이 흘렀다. 대신 영업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이 생겼고 각 점포에 있던 마케팅팀은 영업기획팀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최근에는 백화점 고객이라면 한 번은 받아봤을 다이렉트메일(DM) 발송이 전면 중단됐고 전자다이렉트메일(EDM)만 발송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름이 바뀌고, 형태가 바뀌었다고 해서 하던 일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름의 변경이라는 큰 흐름의 변화가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실제 다른 여러 회사에서도 마케팅이란 이름을 커뮤니케이션이나 브랜드에 흡수시켜서 사용하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얼핏 큰일이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현상들이 가져올 궁극적인 미래는 마케팅과 마케터의 소멸이기 때문이다.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사람이 사라지고 있고 이를 위한 일과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또한 마케팅의 본질에 대한 사람들의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의 정의가 내려지고 기업들 사이에서 마케팅이 대중화하면서 마케터란 직업이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처럼 변화의 폭이 크고 변화의 속도를 짐작하기 어려운 시대에 마케터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를 지나 마케팅 구루의 ‘마케팅 원론’을 배우면 마케팅이 다 되는 줄 알았던 시대마저 지나고, 이미 마케팅에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위기의 진짜 모습은 아직 그 발톱도 꺼내지 않은 듯 보인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4차 산업혁명과 마케팅의 위기

1. 속도가 위기의 본질

다보스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그의 저서 에서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의 차이점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속도(Velocity), 범위와 깊이(Breadth & Depth), 시스템 충격(Systems Impact)이다. 사실 농업혁명 이전에도 인류에게 속도는 중요했다. 손이 빠른 사람, 발이 빠른 사람, 눈이 빠른 사람들이 생존에 더 유리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속도는 최근 우리가 이야기하는 ‘속도’와 다르다. 하지만 속도에 대한 집착이 인류 발전을 이끈 대표적 속성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 속도는 인간이 느끼기 어려운 수준까지 개선됐다. 4G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가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속도 개선 정도가 얼마나 클까. 아마 미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속도에 집착하고 있다.

<그림 1>을 보면 변화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전화는 5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75년이 걸린 반면 텔레비전은 13년, 인터넷은 4년이 걸렸다. 페이스북은 3.5년 만에 5000만 명 가입을 달성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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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도 어려워진 속도의 변화가 마케터를 당황시키고 있다. 트렌드라는 것도 너무나 빨리 변해 그 말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다. “유행은 현재고 트렌드는 미래”라는 말을 하지만 정작 트렌드가 현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마케터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적합한 마케팅이 애자일마케팅(Agile Marketing)이다.

옛날 마케터들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유행의 시간도 길고 변화의 속도가 지금만 못할 때는 적절한 타깃을 선정하고, 적합한 상품을 고르고, 몇 개 안 되는 채널을 준비하고 전투에 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기와 자원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곧바로 게임처럼 마케팅을 해야 하는 때다.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면 전투에서 백전백패하는 시기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속도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변화의 폭과 깊이가 과거 어느 때보다 넓고 깊다. 알파고가 한국 사회를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사물인터넷에 투자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는 이제 대중적 용어가 됐다. 이런 변화들이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와 충격은 가히 상상 이상일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정확히 어떤 변화가 몰려올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조차 어렵다. 기존의 산업혁명들은 어쩌면 인간이 감당할 만한 범위 내에서 진행됐다면 이 이후의 미래는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케터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인데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나 거대해지고 그 흐름을 정확하게 읽기도 힘들어지면서 마케터에게는 더욱 힘든 상황이 돼가고 있다. 이제는 마케터가 알아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마케터가 일하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고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어서 기존의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업의 본질을 유지하기 힘들다.

2. 일자리 문제와 장기화되는 저성장 기조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들의 수준을 공급자 수준까지 끌어올려 놓았다. 공급자와 대등한 수준의 정보 보유와 공유 능력을 가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공급자들의 ‘마케팅 전략’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초공급 과잉사회에서 소비자는 왕이 됐다. 지금은 이른바 ‘소비자 권력의 시대’다.

그런데 이 초공급 과잉시장은 소비자에게 권력을 양도했지만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소비자에게 분배되는 가치의 총량은 유지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세계 상위 소득 데이터베이스(WTID)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상위 10% 소득 집중도는 44.9%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엔 29.2%였다. 과거 기업은 대량 생산을 하면서 일자리를 보장했고 대량 소비가 가능했지만 역설적으로 맞춤생산시대를 가능케 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의 기술들이 그 자리를 빼앗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충격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바로 인간의 일자리 문제다. 온라인을 평정한 아마존이 영국 런던에 새로 문을 여는 아마존고는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유통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기존 유통기업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고는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마트에 입장하기 전 앱을 설치하고 체크인을 하면 이후 고른 물건을 그냥 들고 나가면 된다. 사물인터넷 센서(IoT)와 AI 등을 이용해 소비자의 쇼핑목록을 자동으로 인식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ICT의 발달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줄을 서서 계산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줬다는 의미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일자리 감소나 이로 인한 소비 감소라는 저성장과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도 있다. 아마존고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마트를 운영하는 데 과거에는 약 100여 명의 직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마존고는 단 6명이면 유지가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은 마케팅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기존에 마케터가 하던 일들을 마케팅 자동화라는 이름으로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다.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이뤄지던 업무들은 이제 컴퓨터가 대신하고, 인간은 그 마케팅을 위한 인사이트를 찾고 의사결정을 내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다. 어쩌면 마케터에게 4차 산업혁명은 신의 영역으로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으로 날로 파편화되는 소비자들도 마케터에겐 골칫거리다. 개성이 중요하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아야 하는 시대다 보니 소비자의 모습도 수없이 많은 얼굴로 변했다. 체리피커(Cherry peaker)나 프로슈머(Prosumer)같은 고전적 소비자의 모습부터 최근에는 엠비슈머(Ambisumer,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대신 우선순위에 없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는 소비자), 트윈슈머(Twinsumer, 타인의 사용 후기를 중시해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메타슈머(Metasumer, 제품에 변화를 줘 새로운 제품으로 진화시키려는 소비자), 크리슈머(Cresumer, 창조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려는 소비자), 그린슈머(Greensumer,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의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자) 등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자는 다양한 모습으로 공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3. 마케팅 피로사회의 역습

최근 소비 트렌드를 보면 미래의 마케팅이 해야 할 일들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창조적 파괴’로 유명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질 좋은 비누를 생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이 씻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공급자 중심 시대에 마케팅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정의였다. 마케팅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일뿐 아니라 욕망을 자극하고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는 일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초공급 과잉사회는 소비자들에게 수많은 제품을 하루가 다르게 내놓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네트워크의 발전은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소비자로 하여금 정보 과잉으로 인한 마케팅 피로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많은 정보의 공유 속에서 소비자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주저하는 ‘결정장애’를 겪고 있다. 이는 마케팅 피로사회의 이면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는 공급자가 던져주는 사소한 정보도 유익했지만 초공급 과잉사회에서 공급자들은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새로운 채널에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남발하고 있다. 개인 사이의 연결 고리였던 SNS는 언젠가부터 비즈니스 채널로 변신했고 사람들은 새로운 채널의 등장을 기다리거나 아예 안티 소셜 그룹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케팅은 재화의 순환이라는 측면과 가치의 전달이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그동안 설득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오해받고 살아온 영향으로 마케팅은 강제적인 성격을 가진 용어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정보의 노출로 인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기업들이나 제품들은 시장에서 도태되면서 마케팅이란 것이 진정성을 보이는 것보다는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꾸준히 받고 있는 것이다.

4. 디지털 마케팅의 가속화

디지털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가끔 자기가 쇼핑몰에서 찾아봤던 상품이 광고가 돼 다른 사이트에서 계속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의아해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개인정보의 문제까지 언급하는데, 이는 디지털 버전의 전단일 뿐이다. 디지털 마케팅에는 크게 유인형(Pull)과 강요형(Push)이 있다. 과거에는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 같은 채널을 통해 광고 전송을 허가받았지만 현재는 소비자가 움직이는 경로를 따라 소비자의 동의 없이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들(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까지 나와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상 물리 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의 작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현실의 물리적 공간이 사이버 공간에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똑같이 복제되고 있다는 의미다. 곧 현실의 마케팅이 디지털로 변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AI의 발달과 소프트웨어들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에서 마케터들이 하던 일들을 모두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듯 로켓에 올라탄 듯한 속도의 시대를 목도하면서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많은 경영자들이나 마케터들이 주시하고 있다. 그것이 3차 산업혁명이건, 4차 산업혁명이건 용어는 중요치 않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마케터 생존의 법칙

1. 마케터가 아닌 문제해결자가 돼라.

현재의 소비자들은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모습을 찾길 원한다. 다시 말해 마케팅이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새롭고 기발한 콘텐츠를 만들고 트렌드에 걸맞은 정보를 트렌디한 채널을 통해 귀찮지 않게 제공해주길 바란다. 이런 모든 변화와 요구를 감안하고 공급자의 상태까지 이해하면서 마케팅을 하려면 마케터는 거의 초능력자가 돼야 한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리포트에서 “의사결정이나 업무협상처럼 자동화가 어려운 고소득 업무는 지금보다 늘어나지만 컴퓨터 코드로 대체되는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말이 소비자들과 마케터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단순 노동의 시대가 아니고 정신노동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의사결정 능력이나 업무협상 능력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마케터들은 이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 능력을 정의하면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단어만 놓고 보면 매우 간단한 말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마케팅의 정의도 미국마케팅학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에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이 직접 정의해줘야 할 시대가 왔다고 본다. 필자는 향후 마케팅에 대한 정의가 ‘공급과 수요라는 무한 루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라고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라는 이름도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나 인사이터(Insighter)라는 용어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미래학자 라이언 젠킨스는 2014년에 라는 잡지에 ‘The 10 Most Important Work Skills in 2020’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모두에게 던지는 글이지만 특히 마케터들이 잘 새겨듣고 만들어가야 할 능력들이다. 그는 미래를 바꿀 요인으로 초고령화, 스마트기기, 컴퓨팅, 뉴미디어 생태계, 고도의 구조화된 조직, 글로벌 네트워크를 꼽았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보고서뿐만 아니라 많은 트렌드 리포트에서 나오는 키워드들과 일맥상통한다. 라이언은 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10가지로 정리했다.

1) Sense Making(의미부여 능력): 마케터에게 인사이트란 생존의 필수 항목이다.

2) Social Intelligence(사회지능): 초연결사회를 살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교감 능력은 더욱 필요하다.

3) Novel and Adaptive Thinking(새로운 변화 감응형 사고): 기존 방식으론 살아갈 수 없다.

4) Cross Cultural Competency(다문화 역량): 점점 가까워지는 세상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5) Computational Thinking(컴퓨터적 사고): 빅데이터와 친해져야 한다.

6) New Media Literacy(뉴미디어 사용능력): 새로운 채널과 콘텐츠가 식량이자 무기다.

7) Transdisciplinary(초학문적 소양): 경계가 사라졌다. 모든 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8.)Design Mindset(디자인 마인드): 디자인은 이미 대세다. 더 대세가 될 것이다.

9) Cognitive Load Management(인지적 부하 관리):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10) Virtual Collaboration(가상 협력): 혼자서 일할 수는 없다.

2. 트렌드를 읽어라.

트렌드란 영어 단어는 경향, 동향, 추세라는 말이다. 인위적일 수도 있고, 자연적일 수도 있는 단어다. 인간의 삶 자체가 발전해가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트렌드를 분석하고 공유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 해를 정리해보고 다음 해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는 글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트렌드 리포트를 내는 것이 트렌드가 돼버렸다. 온라인 서점에서 ‘트렌드’를 검색해보니 약 20권 가까이 나온다.

트렌드는 보통 6∼7년의 시간의 흐름을 얘기하는데 해마다 나오는 것은 트렌드라기보다 그냥 유행의 정리라 할 수 있다. 몇 년간의 책을 다 모으면 일정한 흐름이 보이는 것을 보면 매년 내는 것은 상업적 이유에 가깝다. 이 트렌드는 변화의 시간이나 주체들의 양과 질에 따라 마이크로 트렌드, 메가 트렌드로 나뉘고 이 흐름 중에 그 주기가 짧은 추세를 유행이나 FAD(For a Day)라고 하기도 한다.



올 한 해 나온 여러 키워드들을 보면 대량 생산시대에서 소량 맞춤 생산시대로 바뀌면서 나오는 단어들(개인화, 희소성, 가성비)이나 욕구의 변화(매슬로 욕구 5단계가 역피라미드로 진화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단어들(Eatertainment, 자기만족, 욜로라이프, 코스프레 등)이 보인다. 소비만능주의에 반해 나오는 키워드들도 있는데 B+프리미엄, 노멀 크러시, 뉴 셸터, 데일리 디톡스, 에코 크레이터 등이 그것이다. 소량 맞춤 생산은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전략인데 인간의 구별 짓고자 하는 본능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초기 산업기술의 발달이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면 최근의 기술들은 소량 맞춤 생산을 해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디지털이고 이 디지털은 개인화를 확대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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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백그라운드에 대해 이해가 됐다면 2017년 트렌드 리포트들에 나온 단어들을 이해할 키워드를 살펴보자. 이름하여 팝콘(POPCORN)이다. 팝콘은 그 속성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만드는 과정 중에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속성이 있다. 최근의 트렌드를 설명하기에 알맞은 단어다. 마케터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트렌드 하나하나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트렌드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물줄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양극화와 빠른 기술발전과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세상은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적응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트렌드에 녹아 있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팝콘의 알파벳으로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P: Personalization - 공급과잉을 해결해주던 집단화가 전략의 변화와 함께 개인화를 지향

O: O2O(Online to Offline) -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이 더 이상 대립 개념이 아님.

P: Platform - 플랫폼 중심 경향이 더욱 강화됨.

C: Contents Mix - 개인화된 세상과 속도의 시대에는 콘텐츠 간 융합·축약 현상이 더욱 다양화

O: Openness - 열린 세상에는 열린 상품이나 열린 소비가 대세

R: Reality - 디지털 세상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이 생중계되는 세상

N: Network - 위에 언급한 키워드들을 나타나게 한 근간

트렌드라는 것은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결과물이지만 자유 사고의 결정체인 인간이 많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의 방아쇠(trigger) 역할도 할 것이다. 마케터들은 더 이상 트렌디하다는 것을 단순히 세상의 유행에 편승해서 살아간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길을 되짚어보고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차원의 마케팅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3. 디지털 세상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무장하라.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종말을 전제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 세상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고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가 세상에 던져졌고 주요 선진국들은 이와 관련된 어젠다를 정하고 국가적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런 흐름의 중심에 빠진 것이 있으니 그것이 아날로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을 기반으로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이 중요해졌고 마케팅 테크놀로지가 최근 마케팅 업계의 가장 핫한 이슈이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많이 일어나야 할 것은 아날로그에 대한 논의다.

아날로그를 간단하게 한마디로 정의하면 ‘인간’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는 종국엔 인간의 삶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 생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문제에 국한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존엄성 말살’이라는 반복되는 역사에 다시 빠져들 수도 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에 등장하는 키워드들, 예를 들어 빅데이터, 로보틱스, AI, IoT, CPS 등 하나같이 디지털스러운 용어다. 물론 다른 영역에서는 인간의 삶의 변화에 대한 연구나 윤리적 결정에 대한 고민 같은 것들도 이미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고민들은 최종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사람 자신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마케터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안에 존재하는 소비자, 즉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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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들은 소니의 행보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가전 업체 소니는 디지털 시대 적응에 실패하며 예전의 명성을 잃었다. 그러나 도래하는 디지로그(digilog) 시대를 준비하는 그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최근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사장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화로 인간과 사물들을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고객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감성적인 터치다. 그게 바로 아날로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349만 원짜리 워크맨과 화면에서 소리가 나오는 TV를 언급했다. 포켓몬고의 등장처럼 소니가 다시 소비자들의 최초상기도(TOM·Top of Mind)에 들어올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앞으로 마케터들은 아날로그를 탐닉해야 하고, 탐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진행될 때마다 인간보다는 산업의 변화가 정해진 메인 메뉴였다. 메인 메뉴만 바라보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인간 스스로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간과했던 것이 지난 시대의 산업혁명이다. 앞으로의 산업혁명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길 바란다. 그 중심에 사람과 마케터가 있어야 한다. 1차, 2차 산업혁명에는 마케터가 없었다. 3차나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시대에는 마케터가 시장에 있다. 마케터는 생산자 쪽에서 일하지만 소비자가 먼저인 사람들이다. 디지털 마케팅이란 아날로그를 위한 디지털 행동이다.

4. 경험을 제공하고 전파하라.

마케팅의 시작과 끝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탐색에서부터 선택의 순간까지, 심지어 선택 후 경험에 대한 가치적 판단까지를 관리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하나 기획한다고 하자. ‘왜 이 상품을 기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이미 소비자의 경험이 필요하다. 심지어 세상에 전혀 없던 새로운 상품도 결국엔 소비자의 경험을 통해 널리 시장에 퍼트려야 하는 것이 당위적 목표가 된다. 어느 정도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라면, 고객만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회사라면, 사용자 여정이라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MOT(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 혹은 고객 접점)’라는 단어를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MOT라는 말은 P&G의 전 최고경영자(CEO) 앨런 래플리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단어를 가장 널리 알려지게 한 사람은 스칸디나비아 공사 사장인 얀 칼슨이다. MOT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면서 FMOT(First MOT), SMOT(Second MOT)란 용어들이 파생됐고 최근에는 구글에 의해서 ZMOT(Zero MOT)란 용어도 만들어졌다. MOT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점이나 경험하는 순간을 이르는 말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런 시점 자체가 무의미하고 24시간이 다 MOT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엔 정보의 홍수로 인해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에 접하는 시점이 꼭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려는 순간만이 아니라 매일, 언제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모든 접점을 찾아내고 동일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적절한 경험 관리 설계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마케터들은 점점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자원에 늘어나는 채널, 통제 불가능한 소비자들의 입소문(WOM·Word of Mouth) 관리까지, 해야 할 일들은 늘어가고 인력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드는데 정작 마케팅에 투입되는 비용은 동결되거나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때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결국 어떤 소비자의 어떤 시점을 고를 것이냐가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특정 경험을 제공할 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설계하고 어떻게 이 경험이 전파되게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최근의 마케팅 전략이나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결국 콘텐츠고 기업들은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기 위해 SNS나 각종 채널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 창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는 경험이 되고 경험은 사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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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72초TV는 최근 브랜드들로부터 협업(collaboration) 제안을 많이 받는다. 이유는 자명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 모바일 소비자들에게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 콘텐츠 속에 브랜드를 연계시키는 것으로 네이티브 광고의 일종)인지, 오리지널 콘텐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개인의 취향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데 그에 맞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브랜디드 콘텐츠지만 우선 재미있고 소비자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부분을 경험적 콘텐츠로 만들어 브랜드가 원하는 이미지나 정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아보는 것이다. 72초TV와 부산경찰청이 같이 만든 영상은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영상이다. 주제는 무겁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한 번은 경험해봤을 법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은 재미를 주고 남기는 메시지는 무겁게 또 남겨준다. 마케터들은 이제 ‘마케팅(Marketing)’이 아닌 ‘익스피어리언싱(Experiencing)’을 해야 한다.



5. 좌뇌형 마케터, 우뇌형 경영자가 돼라.

마케팅 구루 알 리스와 로라 리스의 <경영자 vs. 마케터>란 책이 있다. 부제가 <화성에서 온 경영자 금성에서 온 마케터>인 것을 보면 서로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사실, 숫자, 자료 등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좌뇌형일 가능성이 높다. 좌뇌형은 논리적이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분석적인 경향의 사람들이다. 반대로 마케터들은 자료보다는 느낌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우뇌형이다. 시각적인 것을 선호하고, 직관적이고 통합적 사고를 한다. 그런데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그룹인데 너무나 다른 시각 차이로 서로의 그룹 사이에는 장막이 쳐 있다고 말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경영자라면 왜 이리 글이 길고 객관적 사실이나 숫자, 그래프에 의해 전개가 되지 않는지 불만이 많을 수도 있다. 트렌드가 어떻고, 아날로그가 어떻고 하냐고 답답해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케터라면 ‘내가 회사에 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런 것들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는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산업 속에서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융합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는데 여전히 그런 생각에 묶여 있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자나 마케터가 아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자라면 자신의 강점인 논리와 분석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해 미래형 경영자로 태어나야 한다. 반대로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살아남고 싶은 마케터라면 자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흐르는지 관심을 갖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사실과 숫자들과 친해지는 훈련을 해야 한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가 마케팅의 핵심

마케터는 일련의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과정을 운영하는 프로세스 전문가이자, 지원업무와 현장업무를 연결하는 메신저이며, 가끔은 직관과 선택을 통해 대박을 터트려야 하는 마술사 같은 존재다. 그래서 마케터는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전문가로서 마케터가 되면 시장의 환경을 재빠르게 좇아가고 소비자의 심리나 구매행태 분석을 통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툴을 구조화하고 프로모션을 실행해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일련의 활동들을 운영하게 된다. 이런 활동들을 하다 보면 책이나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상황이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 필요한 것이 소양이다. 소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 실행과 검토,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새로운 것들에 대한 포용력, 미지의 것들에 대한 도전정신 등 너무나 많은 능력이 필요한 사람이 마케터다. 이런 소양이 없이 마케팅을 하다 보면 마케팅은 소위 ‘3D 업종’이 된다.

결국 마케터에게 최악은 철학의 부재이거나 빈곤이다. 내가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를 정하지 않고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일을 한다면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자본주의가 지구의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지 겨우 100년이다. 그동안 흥망성쇠한 많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여전히 건재하고 잘나가는 회사들은 그들만의 철학과 세계관을 철저히 유지하며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전개한다. 굳이 그런 회사를 언급하지 않아도 알 만하지 않은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도 사라졌던 회사들의 공통점은 빈곤한 철학이다. 철학이 무엇인가? 철학이란 그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면 사람다워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철학의 화두인지라 그 많은 역사 속 현인들은 계속해서 나는 누구인가 묻고 또 물었다. 기업은 무엇인가 자꾸 되묻는 회사들은 영속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마케터는 누구인가 계속 묻고 있는지 자문해본다면 내 철학의 빈곤이나 부재를 금방 깨우칠 수 있다.



조명광 씨엘앤코(Cl&Co.) 대표 컨설턴트 mike@clnco.kr

필자는 삼성카드 프리미엄마케팅팀/브랜드팀,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신세계 CRM팀 등을 거쳐 현재 16년동안 마케팅 현업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브랜딩 컨설팅, 강의 및 저술을 하고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21일 마케팅>이 있다.



생각해볼 문제

1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극한 환경일수록 결국 마케터들은 더욱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2 트렌드를 읽는 눈은 마케팅의 핵심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트렌드를 따르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3 우리 회사의 마케팅은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

4 디지털 세계에서 아날로그의 매력을 강조해 성공한 다른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