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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쟁 시대의 조직개편

“One Shot, Big Bang? 그런 건 없어요” 껍데기인 조직보다 ‘역량’이 열쇠다

박형철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과거의 전통적인 물리적 조직개편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필자는 더욱 유연하고 즉각적인 소규모 조직의 신설, 축소, 폐지, 통합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기업이 키워야 할 3가지 역량과 피해야 할 5가지 행위를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키워야 할 역량

1. 자기 완결적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영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리더

2. 격자형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에 익숙한 구성원의 역량

3. 비대면 방식으로 일과 사람을 조직화하고 리드할 수 있는 원격리더십

 

 

 

조직개편에 나서는 기업들이 지양해야 할 5가지

1. 본사 중앙지원 혹은 스태프 조직의 확대나 비대화

2. 시장(고객)지향형-사업(기능)중심형 조직 사이를 오가는 주기적 반복개편

3. 신설 혹은 통합된 조직을 운영할 인재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개편부터 실행

4. 획일적인 전사적 원샷 조직개편

5. 직무 단위가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개편부터 단행

 

 

 

###모 제조업체 중역회의의 한 장면###

 

CSO(최고전략책임자) :내년 우리 주력제품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간 주력제품 판로를 넓히기 위해 확대했던 지역 중심 해외 조직을 축소하고 조직체계 자체를 본사 주요 기능과 비즈니스 라인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재편해 비용을 줄여 이익을 유지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 :지역조직을 통폐합해 축소하고 기능과 비즈니스 라인 조직으로 바꾸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EO(최고경영자) :그러면 어렵사리 구축한 지역밀착형 영업조직이 와해돼 판매가 더 급감할 위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그대로 유지하자니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비용은 그대로라 이익이 악화될 것이고…. 참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네요.

 

CTO(최고기술경영자) :지역판매 조직을 유지하면 향후 신제품의 신속한 지역판매가 가능한 이점은 있긴 하지만 경기악화로 인한 시장침체로 신제품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지역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축소하거나 본사 기능조직에 통폐합하는 편이 지금으로서는 나아보입니다. 기능조직에 권한이 집중되면 아무래도 원가절감이 더 용이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할 듯합니다.

 

CEO:기능 중심 조직을 지역 중심 조직으로 바꾼 게 3년 전입니다. 그때는 지역 중심 조직이 돼야 고객에게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용이해서 그렇게 전환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네요. 돌이켜보니, 지난 10년간 우리 회사는 기능조직과 지역조직 사이를 3번 왔다갔다 한 듯합니다. 이 조직개편이란 것, 결국 지역이냐, 기능이냐 그 사이를 왕복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CSO:사실 저도 좀 조심스러운 점이 이번 조직개편 전략에 참고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찾아봤는데 최근 2∼3년간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개편 외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했다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새로운 팀이 어떤 리더를 중심으로 생겼다는 뉴스는 있어도 과거에 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언급되거나 행해졌다는 정보나 기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긴 합니다.

 

CSO의 말은 사실이다. 필자도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어느 글로벌 기업이 사업라인 중심 조직을 지역본부 중심 조직, 고객(account) 중심 조직, 혹은 한층 복잡한 격자형(matrix) 조직구조로 개편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다.

 

하지만 최근 그런 뉴스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그보다는 어떤 스타 비즈니스리더, 전문가 등을 영입해 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연구하고 기획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부가 생겼다든가, 조직 내 장벽(silo)을 허물기 위한 실험으로 상시 프로젝트성 조직을 수시로 만들어 운영한다든가, 시장 내 생태계의 다양한 참여자(: 조직 외부의 참여자)들과 협업(open collaboration)하기 위해 조직 내 수직적 단계를 대폭 축소하고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대폭적인 권한 위임을 했다는 소식을 더 빈번하게 접하고 있다.

 

경영환경의 중심이 제조에서 기획·마케팅으로, 조직 내 완결에서 개방형 생태계 조성으로 이동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 주기가 급격히 단축되면서, 이른바 대대적이고 조직 전반적인 조직구조 개편 무용론이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경영환경에서 앞으로 조직개편을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 사항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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