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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전략

간디식 혁신: 동반성장의 야심을 현실로…

C.K. 프라할라드,R.A. 마셸카 | 77호 (2011년 3월 Issue 2)

 

경기 침체기에 쑥 들어갔던 ‘혁신(innovation)’이 되살아나고 있다. 기업들이 꼽는 우선순위 사업 목록에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혁신 절차는 무리하게 시동이 걸린 녹슨 엔진처럼 뿌연 연기만 내뿜고 있을 뿐이다. 혁신을 규정하는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서 전통적 의미의 혁신은 이제 내연기관처럼 구닥다리로 전락할 운명이다. 이런 변화에 둔감한 순진한 기업들도 같은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혁신 프로그램은 풍요와 풍족의 시대를 가정하고 있다. 많을수록 좋다는 식이다.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기본원칙도 최대한의 수익 추구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 유럽에서 불경기로 휘청거리는 소비자들을 목격하고 있다. 이들은 보다 저렴하거나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향후 10년간 20억∼30억의 신흥 중산층이 양산될 것이다. 또 난생 처음 구매력을 갖게 된 수십억 명의 소비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살 수 있는 것은 값싼 상품뿐이다. 반면, 선진국과 개도국의 젊은 부유층은 환경 친화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한다. 고급 제품이나 풍요가 아닌, 합리적 가격과 지속 가능성이 오늘날 혁신의 화두가 된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기업들은 적은 자원으로 많은 제품을 생산해 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인재를 찾아야 한다. 기업이 이렇게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수록 지식 네트워크와 공급망은 더욱 복잡해지고 국가 간 의존성은 증가할 것이다. 제품 및 서비스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생산과정을 통해 전 세계의 더 많은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해 그에 대한 결과물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혁신가가 궁극적으로 꿈꿔야 할 목표가 돼야 한다.
 
연구 결과 많은 서구 기업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일부 개도국 기업들이 혁신의 길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제품을 설계하고 아주 적은 자본으로 대량생산에 나선다. 그 결과 분당 1센트의 통화료, 30달러짜리 백내장 수술, 2000달러짜리 자동차 등 믿기 힘든 가격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자본, 기술,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신흥시장의 대담한 기업가들은 기존 통념을 뒤집고 살아남는 것이다. 환경적 제약과 위대한 야망이 결합해서 새로운 혁신의 불꽃이 점화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국가가 인도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인도는 혁신과는 거리가 먼 국가였다. 그래서 ‘기원 후 500년경 숫자 0의 개념을 만들어낸 인도의 한 수학자는 놀라운 예지력을 가졌다. 그는 인도에서 발생할 혁신의 숫자를 정확히 맞췄기 때문’이라는 농담이 인도인들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우스갯소리가 통하지 않는다. 영리한 인도 기업들이 신기술과 과감한 사업모델로 혁신에 나서 대중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급망 관리, 인재 모집, 새로운 경영환경 구축에 이르기까지 가치사슬의 거의 모든 요소를 혁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를 인도의 ‘주가드(jugaad)’ 전통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 ‘주가드’는 새로운 대안이나 임기응변 또는 임시변통으로 자원 부족을 극복하고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인도 특유의 정신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혁신을 위해 품질이 희생될 수도 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래서 우리는 ‘주가드’ 대신 ‘간디식 혁신(Gandhian innovation)’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간디식 혁신’이라고 지칭한 이유는 이런 유형의 혁신에 “만인의 편익을 위한 과학적 혁신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와 “지구는 모든 이의 필요(every man’s need)를 충족시킬 만큼만 베푼다. 인류의 탐욕(every man’s greed)까지 채워주지는 않는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두 가지 화두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수용성(Affordability)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60년 전 간디가 내세웠던 원칙이었다. 인도 기업들은 최근 이 화두의 힘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이 글에서 우리는 인도에서 간디식 혁명을 이끌어낸 요인을 살펴보고 경영진의 이해를 도울 프레임워크와 전 세계 모든 기업이 간디식 혁신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간디식 혁신의 세 가지 유형
지난 3년간 우리는 정부 지원 등을 받아 인도의 기업과 조직들이 어떻게 혁신 하고 있는가를 면밀히 조사해 왔다. 중견기업은 물론 신생기업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조사결과 혁신은 일부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자동차 제조와 신약 개발, 의료, 가죽 가공, 무선통신, 석유 탐사, 소매 유통, 슈퍼컴퓨팅, 정수, 풍력 등 다양한 제조 및 서비스 부문에서 이뤄졌다. 각각의 경우마다 투입 자본과 노동량이 달랐다.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과감할 정도로 혁신을 추진했다는 점뿐이었다.
 
산업별 혁신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분석에 도움이 되는 두 개의 변수를 찾아냈다. 첫째는 당연히 혁신과 관련된 기술의 출처였다. 기술은 외부에서 들여올 수 있다. 또는 기존 기술을 새로 수정하거나 다른 기술과 결합시킬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예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조직의 강점과 기술, 지식 등으로 표현되는 조직 역량이었다. 여기에는 기존 역량을 더 낮은 비용으로 활용해서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역량 자체를 새롭게 구축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기존 역량을 수정하는 중간 방법도 있다.(자료 ‘인도의 혁신 방법’ 참조) 우리는 두 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세 가지 유형의 간디식 혁신을 도출해 냈다.
 
기존 사업 모델 파괴 인도 기업은 서구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업계의 비용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일례로 사티암(Satyam), 와이프로, 인포시스, TCS, HCL 등의 IT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체들은 표준 하드웨어를 사용하면서도 인재 중심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들은 업무를 세분화한 다음 대부분의 업무를 아웃소싱해서 인도의 역량 있는 엔지니어들을 저렴한 비용에 활용한다. 아웃소싱 업체들은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6%밖에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비중은 낮지만 업계의 역학 구조를 바꿔놓을 정도로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 (처음에는 낮은 비용을 강조하던 아웃소싱 업체들은 이후 품질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갔다. 지금은 비즈니스 솔루션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조직 역량 조정 여러 기술을 종합한 설계 기술이나 대규모 자원을 신속하게 배치하는 방법으로 자사 역량을 새롭게 창출하는 기업도 있다. 일례로 타타그룹 산하 컴퓨터연구소 CRL(Computational Research Laboratories)은 2007년 아시아 1위(세계 4위)의 컴퓨팅 속도를 자랑하면서도 표준화된 부품을 사용한 초고속 컴퓨터 에카(Eka)를 개발했다. (2009년 11월 에카의 컴퓨팅 속도는 세계 26위다.) CRL 엔지니어는 컴퓨팅 코어(편집자 주: 주요 처리회로) 배치를 위해 기존처럼 냉기 통로와 열기 통로를 번갈아 배열하는 대신 원형에 가까운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또 기존 서버와 리눅스 운영체제, DDR(dual data-rate) 광섬유기술 등 초고속 슈퍼컴퓨터에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기술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 결과 개발비가 2000만 달러 이하로 줄었다. 다른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냉각 장비 비용은 50%, 운영비는 20% 절감됐다. CRL은 슈퍼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 세계 최초의 기관이기도 하다. 보잉과 타타 자동차를 비롯한 40개 기업이 매년 에카 서비스를 빌려 사용한다. 현재 CRL은 슈퍼컴퓨터의 처리 능력을 5배 향상시키기 위한 ‘에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ynthesize Technologies 다수의 기술 결합
인도 응급관리연구소 EMRI는 첨단 통신, 컴퓨팅, 의료, 운송 기술을 결합해
부족, 시골, 도심 지역에서 응급 의료 서비스의 대부분을 무료로 제공한다

 

새로운 역량 창출 혹은 조달 인도의 사업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더 나아가 새로운 역량을 창출하거나 취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 개발이나 전문성 획득을 위해 다른 업체와 협력해야 할 때도 많았다. 타타 자동차도 이런 방식으로 2000달러짜리 자동차 나노(Nano)를 개발했다. 타타 자동차는 나노에 적합한 부품 개발과 생산을 위해 부품마다 서로 다른 다국적 기업이나 현지 기업과 손을 잡았다. 엔진 관리 시스템을 위해서는 독일 보쉬와 협업했고, 자동차 외관과 스타일 디자인은 이탈리아 I.DE.A 연구소 및 트릴릭스(Trilix)와 함께 일했다. 가벼운 조향 차축 개발은 인도의 소나 코요(Sona Koyo), 좌석 시스템은 미국 존슨 컨트롤, 엔진 냉각 모듈은 일본 도요(Toyo), 난방·환기·에어컨 시스템은 독일 베어(Behr), 내구성이 강화된 후면 타이어 개발을 위해서는 인도 현지의 마드라스 고무 공장과 손을 잡았다.
 
이 세 가지 유형의 간디식 혁신은 제품(Product), 절차(Process), 포장(Packaging), 가격(Price) 등 전통적 혁신의 어느 부문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으로 이 모든 분야를 동시에 다루며, 경영진이 여기저기 만들어놓은 개별적인 혁신 부문을 통합한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 내용을 살펴본다.
 
기존 사업 구조를 파괴한 혁신
1991년 인도 시장이 외국인 자본과 기술에 개방됐다. 이후 첨단기술을 개발하지 않고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해 산업의 경제구도를 바꾼 기업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을 설정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을 바꿨다.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공급을 위해 새로운 기반시설이 필요한 경우 이들 기업은 독자적인 혁신 생태계(innovation ecosystem)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례가 바로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이다. 바르티 에어텔은 1995년 정부 입찰에서 델리의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경쟁업체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엄청난 전파 이용비를 지급하고 송신탑과 이동통신망, 요금청구 및 고객만족센터를 비롯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이렇게 들어가는 엄청난 고정비용의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이 결과 오랫동안 가입자에게 높은 이용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었다. 2002년 신규 이동통신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 바르티 에어텔의 자본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르티 에어텔의 최고 경영진은 고가전략만으로는 가입자 기반을 빠르게 확장하거나 기존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들은 전세계 모든 이동통신 사업자와 분석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입자 1명당 평균수입(ARPU)이 고객 매력도를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ARPU가 극히 낮은 가입자라도 수백만 명만 확보할 수 있다면 수익성이 높은 수천 명 가입자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면 가격부터 크게 내려야 했다. 경영진은 대량생산 공장과 흡사한 사업 모델을 무선통화시간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총수입(gross revenue)과 수익(profit), 총수입 대비 운영비용(운영 효율성 추적 지표), 자본지출 대비 수입(자본 생산성 확인 지표)의 세 가지 수치에 집중했다. ARPU 대신 총수익으로 눈을 돌린 바르티 에어텔은 소수의 고객 세분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인도 전체 인구로 시장 범위를 확장했다.
 
바르티 에어텔은 자본 집약적 이동통신 산업에서 자금 걱정 없이 성장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처럼 수직 통합된 기업 구조 대신 6개 부서(고객관리, 직원 동기부여, 재무관리, 규제 업무, 브랜드 관리, 전략 개발)를 제외한 모든 부서를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월 매출의 일정 비율 지급 및 월 최소 지급액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IT서비스 부서를 IBM에 아웃소싱했다. IBM이 받는 서비스 수수료를 바르티 에어텔의 성장률과 연동시켰다. 이는 협력업체의 이해관계를 바르티 에어텔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다. 매출이 계속 증가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IBM에 지급하는 수수료 비율이 조금씩 하락하도록 설계해 회사가 규모의 경제가 주는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게 했다. 바르티 에어텔은 네트워크 장비 협력업체 에릭슨과 노키아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네트워크 장비의 값을 장비에 대한 가격이 아니라 장비 사용량인 얼랑(erlang, 단위시간당 트래픽량)을 기준으로 지불하기로 한 것이다. 네트워크 장비의 설치 시기 및 장소는 바르티 에어텔이 결정했지만, 장비의 설치와 관리, 운영은 협력업체의 몫이었다. 이렇게 해서 적은 장비로 최대한의 트래픽을 확보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설치한 장비는 바르티 에어텔이 갖게 된다. 바르티 에어텔은 설치된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야만 한다. 바르티 에어텔은 통화 끊김, 차단 통화, 네트워크 접근성, 통화 품질 등을 기준으로 네트워크의 품질을 측정했다. 이런 방식으로 고정비 및 지출 자본을 운영비로 전환해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바르티 에어텔은 또 개발업체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수정할 수 있는 사이트(Airtel Open Developer Community)를 다수의 소프트웨어 업체에 개방했다. 이와 함께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서 잠재적 협력업체의 역량을 면밀히 조사하고, 부가가치 서비스를 관리하는 절차를 수립했다.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하면 한꺼번에 비용을 지급하고 구매하기보다 해당 서비스가 창출하는 매출을 기반으로 개발업체에 특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렇게 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바르티 에어텔은 성장을 위해서는 유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통 채널을 직접 구축할 여유가 없었다. 이 회사는 50년 이상 인도 시장에서 활동해온 고드레지(Godrej), 유니레버와 같은 소비재 기업의 유통업체를 활용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바르티 에어텔은 약 1만여 개의 유통업체에 관할 구역을 할당해주고 다른 이동통신사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유통업체는 바르티 에어텔 상품을 선불로 구매하고 경쟁 이동통신사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는 소매업체에 신용판매로 상품을 제공했다. 그 결과 2009년 바르티 에어텔의 선불 및 후불 이동통신 카드를 판매하는 소매점의 수는 무려 100만 개로 늘었다. 2012년까지 이 수는 갑절로 증가할 전망이다. 바르티 에어텔은 또 시골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인도 최대의 소액대출기관 SK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회사는 가난한 시골 주민들이 25개월 할부 조건으로 한 달에 85루피(편집자 주: 약 2114원)씩 내고 노키아 1650 휴대전화 모델을 구매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인도영농인비료조합(Indian Farmers Fertiliser Cooperative, IFFCO)과 제휴해 IFFCO 소매 판매점에서 가입자 정보를 탑재한 공동브랜드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를 판매한다. 농부들은 시장 가격과 영농 기법, 날씨 예보, 비료 공급량 등에 대한 무료 음성 정보를 매일 3건씩 받아볼 수 있다.
 
비용을 절감할 수만 있다면 바르티 에어텔은 경쟁업체와도 손을 잡는다. 시골 지역으로 시장을 확장하려면 통신탑이나 에어컨 시설, 발전기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 지역에서 이는 엄청난 낭비가 될 수 있다. 비용이 너무 높아지면 차별화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바르티 에어텔은 경쟁업체 보다폰, 아이디어(Idea)와 기반시설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바르티 에어텔은 2007년 12월 보다폰과 각각 42%의 지분을 나눠 갖고 나머지 16%의 지분을 아이디어에 주는 인더스 통신탑 건설 계약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세 회사는 인프라 구축비용을 분담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비를 절감했다.
 
차별화된 사업 모델 덕분에 바르티 에어텔은 분당 1센트라는 파격적 통화요금을 제공할 수 있었다. 중국의 분당 통화료가 2센트이고 미국은 8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최저 가격의 이동통신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약 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바르티 에어텔은 2012년까지 가입자 수를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자 놀라운 성과가 이어졌다. 2003년 -2.25%였던 영업 마진은 2008년 28.3%로 급등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도 바르티 에어텔은 2008년 7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출이 무려 43%나 늘었다. 2009년 미국 시장의 ARPU는 50달러였던 반면 인도 ARPU는 5.95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바르티 에어텔은 투자 수익률 27%, 세전 수익 20억 4000만 달러, 보유 현금 9억 6300만 달러에 부채도 없다. 이 회사는 2009년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이동통신사로 꼽혔다. 이제 업종을 불문하고 세계 모든 기업이 바르티 에어텔의 성공 모델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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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K. 프라할라드

    C.K. 프라할라드 교수
    R.A. 마셸카(Mashelkar) 인도 푸네에 위치한 국립화학연구소(National Chemical Laboratory) 과학산업연구협의회(Council of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CSIR) 급비 연구원
    CSIR의 총괄이사직
    현재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와 타타 자동차(Tata Motors)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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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 마셸카

    -인도 국립화학연구소(National Chemical Laboratory) 과학산업연구협의회(Council of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CSIR) 급비 연구원 CSIR의 총괄이사직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와 타타 자동차(Tata Motors)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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