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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기반의 수요관리 체계

수요 불확실성, 시나리오로 관리하라

이기형 | 69호 (2010년 11월 Issue 2)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Scenario Management)을 도입하고 있다. 시나리오 경영이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한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들을 고려해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든 후 각 시나리오별 대응안을 미리 짜놓는 경영전략이다. 시나리오 경영에 충실한 기업들은 해당 상황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통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타기업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한 국내 대기업은 전 세계 사업장의 경영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는 ‘전사통합리스크관리체계(Enterprise Risk Management: ERM)’의 운영에 돌입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마케팅의 거장 필립 코틀러는 최근 그의 저서 <카오틱스(Chaotics)>에서 앞으로는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가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격동(turbulence)을 감지하고 혼돈을 예측하며 위험을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 생존에 절대적 요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각종 리스크에 대한 조기경보(Early warning)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전 대응조치가 가능한 기업경영체계, 즉 시나리오 경영 도입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역설했다.
 
시나리오 경영의 개념은 SCM 관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SCM은 시장수요(market demand)를 기반으로 회사 내 전 부문들의 계획을 단일계획(single plan)으로 일원화해서 회사 전체가 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수요지향적(demand-driven) 공급체제 운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수요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가는 전체 SCM 운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 취향이 더욱 다원화되고 변화주기도 짧아지면서 시장수요의 변동이 심해지고 있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간 융합화(convergence)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 결과, 제품의 수명주기는 짧아지면서 제품의 제조 리드타임(lead time)은 오히려 길어지는 IT기반 전자제품들이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기 적량을 공급할 수 있는 효과적 공급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에 대한 해답을 시나리오 기반 수요관리 체계를 통해 찾을 수 있다. 시나리오 기반 수요관리 체계란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장상황을 감안해서 몇 가지 발생 가능한 수요 예측 시나리오를 미리 수립하고 시장의 변동 양상을 조기에 감지해 상황에 맞는 수요 시나리오를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수요 예측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해당 변동 내용을 회사 내 타 부문에 빠르게 전달함으로써 해당 부문들이 합의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실행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시나리오 기반 수요관리 체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기존 수요관리 체계가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어떠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가부터 살펴본다.
 
기존 수요관리 체계의 한계
 
 
수요관리란 단순히 미래의 시장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예측(forecasting)’ 기능 자체만을 강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공급계획 및 경영목표 등을 고려해서 수요계획(demand plan)을 생성 및 형성하고 그것을 타 부문들과 합의해 실행한 후, 수행 결과에 대해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수요예측 정확도를 개선해가는 일련의 프로세스 전체를 의미한다.
 
수요관리 핵심 프로세스
1)수요계획 프로세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가정 및 관련 참조정보(유통정보, 판매실적, 통계적 분석, 경영계획 등)들을 바탕으로 수요계획을 생성(Demand Planning)하는 프로세스
2)수요계획 합의 프로세스: 판매 내부 간의, 공급, 재무 등 타 부문 또는 외부 거래선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요계획을 합의(Demand Consensus)하는 프로세스
3)모니터링 및 수요분석 프로세스: 수요계획 및 실행결과를 모니터링 및 분석해서 그 결과를 다음 플래닝 사이클(planning cycle)에 반영함으로써 계획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모니터링 및 수요분석 (Monitoring & Demand analysis) 프로세스
 
이들 각각의 프로세스들은 변화된 시장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본 기고에서는 글로벌 전자업체의 사례를 통해 현재 운영중인 수요관리의 상세 프로세스들이 각각 어떤 한계점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수요관리의 출발점이 되는 수요계획 프로세스부터 살펴보자. 글로벌 전자업체들은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수요예측 프로세스를 월 단위 주기에서 주 단위 주기로 바꿔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상황에 특별히 큰 변화가 있기 전까지 주 단위 수요계획은 월 단위 확정 실행계획 내에서 움직이고 있고, 월 단위 실행계획은 연 1∼2회 수립되는 경영계획 내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실제 시장의 변화를 수요계획에 적기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수요예측 수립 구간도 10∼12주까지 되는 장납기 자재의 구매 리드타임을 고려해 5∼6개월까지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수요예측은 1∼2개월 내 단기구간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돼 있었다. 적기 공급체제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장납기 자재에 대한 구매계획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 및 마케팅에서 입력한 수요계획은 회사 내 전부문과 단일계획(Single plan)으로 합의돼 공급실행으로 연계된다. 문제는 수요예측을 수립하는 기준이 시장에서 실제로 제품이 팔리는 시점(sell-thru forecast) 기준으로 관리되기보다 데이터 입수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제조업체의 출하기준(sell-in forecast)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고, 이 둘 간의 시점 차이 때문에 불필요한 과다 유통재고나 결품(stock-out)이 발생하는 경우가 존재하고 있다. AMR Research社가 2006년 북미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수요 변화를 감지하는 데 필요한 리드타임을 조사했는데, 실제 43% 이상의 기업이 실수요 변화 감지에 3주 이상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 또는 급감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그 변화에 대해 감지하고 수요예측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3주 후이고, 수요예측 변화치를 공급계획에까지 반영하는 데에는 구조적으로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수요계획에 기반한 합의된 단일계획(single plan)이 실행으로 연결되면 다음 할 일은 계획 기반으로 실행이 잘 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통채널의 재고가 정해진 목표치를 넘어선다면 유통채널로의 공급량을 줄이거나 프로모션 등 마케팅 정책을 통해 판매를 증진시키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특정 채널 DC(Distribution Center)에서 결품이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전체적으로 유통채널이 적정재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급량을 늘리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프로세스라도 실제로 운영하려면 기업 내와 기업 간에 상당히 정교한 프로세스에 대한 정의 및 합의와 시스템 지원이 필요하다. 제조업체는 유통업체의 일간 판매량이나 유통재고를 알기 위해 시스템 기반으로 데이터를 연결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야 하고, 무엇을 모니터링할 것이고 어떤 상황을 예외사항(exception)으로 규정할지 정의해야 하며, 해당 예외 사항 발생 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체계적으로 정의(process playbook)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선도 기업만이 이러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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