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통했으니 美서도 통할 것’ 가설 배제
창업자 직접 현지 시장·소비자 접촉 필수
Article at a Glance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은 특정 기술 분야를 넘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며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을 전제로 하는 ‘본 글로벌’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시장은 더 큰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시장 검증과 후속 투자에 있어 훨씬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쉐어링은 미국 거점을 인재 확보 전략으로 활용했고, 동해형씨는 현장 퍼포먼스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며 글로벌 유통을 확장했다. 루닛은 한국에서 검증된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미국 시장에 맞게 제품을 재설계했으며, 온그리디언츠는 미국을 매출이 아닌 글로벌 확산의 기준점으로 활용했다. 이들 사례는 공통적으로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며 학습하는 과정이 글로벌 성과의 핵심 조건임을 보여준다. 반면 준비 없이 진출한 기업들은 고객 검증 부족과 네트워크 부재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역플립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국 미국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은 현지 실행력과 전략적 준비에 달려 있다.
데이터로 읽는 미국 진출 지형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최대 진출국인 미국 시장만 봐도 과거에는 일부 기술 기반 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직접 도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 진출이 점차 보편적인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사례는 늘고 있음에도 개별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 이러한 변화가 어떤 구조적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러한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올해 2월 ‘2026 미국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 맵’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는 미국에 소재한 한국인 또는 한국계 미국인이 창업(공동 창업 포함)한 스타트업 165곳을 대상으로 지역 분포와 진출 방식 등을 분석해 미국 진출 양상을 데이터로 정리했다. 또한 28개의 신규 기업을 포함해 총 193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산업 분야, 투자 단계, 설립 연도 등을 중심으로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가장 큰 변화는 ‘산업의 다양성’이다. 과거 IT 기반 산업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헬스케어, 뷰티,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이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시장이 더 이상 일부 기술 스타트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열려 있는 기회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진출 시점 또한 앞당겨지고 있다. 전체 기업의 66.2%가 프리시드(Pre-seed) 및 시드(Seed) 단계, 즉 아직 제품이나 사업 모델이 완전히 검증되기 전 초기 창업 단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시드는 통상 아이디어 단계 또는 최소 기능 제품(MVP)을 막 만든 단계, 시드는 초기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첫 고객과 반응을 확인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사업을 설계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전략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한국계 스타트업 중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은 6개로 파악된다. 또한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는 성장 초기 단계인 시리즈 B 이하 단계에서 이미 1억 달러(약 148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넥스트 유니콘’ 후보들도 나타나고 있다.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전력 솔루션 기업 아모지(AMOGY), 미국 의료기관 대상 AI 솔루션 기업 나이트라(Nitra),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Labs)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설립 후 약 5~6년 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빠른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 단계에 도달하는 평균 기간(약 8.99년)과 비교할 때 1.5~2배 빠른 수준이다.
미국 진출 방식 역시 현지 창업과 국내 법인에서 미국 법인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플립(Flip)’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고 미국 벤처캐피털(VC) 투자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현지 창업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즉 2019년 11개사에서 2020년 22개사로 늘었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에도 이어져 2024년에는 약 30개사가 현지에서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시작하는 전략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립’ 역시 주요한 진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설립 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이전(2016~2019년)에는 플립 사례가 연평균 약 2.25건 수준이었으나 2020년 이후에는 연평균 3.33건(연간 1~5건)으로 증가했다. 플립 전략은 일부 기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국내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한 센드버드(Sendbird)는 글로벌 B2B S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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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으로 성장하며 유니콘 반열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현재의 미국 진출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진입 장벽은 낮아지고 산업 간 경계는 흐려졌지만 동시에 시장 검증과 후속 투자라는 더 높은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진출’ 자체가 아니라 현지에서 어떻게 성과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진출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장에서 만난 창업자들미국 진출을 앞둔 창업자들에게 가장 흔히 주어지는 조언은 ‘현지화’와 ‘네트워크’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 시장에 발을 디딘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조언이 얼마나 추상적인지 체감하게 된다. 현지화란 무엇을 바꾸는 것인가, 네트워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앞으로 소개할 네 명의 창업자는 각기 다른 업종과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아이쉐어링은 인재 확보를 위해, 루닛은 의료 규제 장벽을 현지에서 직접 돌파하기 위해, 온그리디언츠는 미국을 글로벌 확장의 레퍼런스 포인트로 삼기 위해, 동해형씨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돌파구로 미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이 현장에서 체득한 전략과 시행착오를 차례로 살펴보자.
CASE 1 아이쉐어링
주용재 공동대표
인재를 위한 진출- ‘살기 좋은 곳’이 전략이 되다아이쉐어링소프트는 스마트폰 GPS 기반 위치 공유 서비스 ‘아이쉐어링(iSharing)’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가족이나 지인의 실시간 위치 공유는 물론 SOS 알림, 주변 녹음, 고령층 비활성 알림 등 안전 특화 기능을 제공한다. 최대 1년(365일) 치 위치 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업계 최저 수준의 배터리 소모’다. 위치 공유 앱의 고질적 문제인 배터리 소모를 1% 미만으로 낮췄고, GPS와 WiFi를 결합한 정밀 추적 기술로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 169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24개 이상의 언어로 현지화돼 있다. 월간 사용자(MAU)는 400만 명, 일평균 세션 수는 2.3회, 30일 재방문율은 90%에 달한다. 위치 공유 서비스와 위치 데이터 판매를 합친 지난해 매출은 200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법인을 설립한 부부 창업자 조해경 CEO와 주용재 CTO는 뉴욕 소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계기로 미국에 진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시드 투자 이후 10년간 추가 투자 없이 자력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매출 성장 덕분에 외부 투자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주 대표의 설명이다. 아이쉐어링소프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투자사나 고객 밀집 지역이 아닌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살기 좋아서”였다. 그러나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전략적 이점으로 이어졌다. 어바인이라는 양질의 생활 환경 덕분에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고자 하는 숙련 개발자들이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 것이다.현재 조직은 한국과 미국에 분산돼 있다. 한국에는 젊은 개발자들이, 미국에는 경험 많은 엔지니어들이 포진해 있다. 양쪽 모두 공유 오피스를 활용해 고정비를 최소화했고 현재 한국 5명, 미국 11명 규모로 대부분 개발 인력 중심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인재 확보가 가능해졌다.주 대표는 온라인 서비스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점도 강조했다. 스마트폰 속 앱마켓을 통해 영업 조직 없이도 전 세계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창업자 본인이 시장을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고객, 파트너, 투자자를 직접 만나야만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더라도 세일즈만큼은 경험 많은 현지 인력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판매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CASE 2 동해형씨
김은율 대표
야수 같은 실행력- 국내 시장의 천장을 넘어 바다 너머로강원도 바닷가에서 생선으로 강아지 간식을 만든다는 청년의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들려왔다. 인구 소멸 위기의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생선을 손질하고, 그 원료가 프리미엄 반려견 간식으로 재탄생한다는 서사는 ESG 흐름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동해형씨’라는 독특한 이름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필자들이 김은율 대표를 처음 만난 곳은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 FOX 극장에서 열린 ‘UKF 2026’ 행사장이었다. 100년 된 극장에서 2000명 이상의 한인 스타트업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그는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이었지만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직접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어로 발표할 수 있었지만 소수의 외국인 청중을 위해 영어를 선택한 것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이후 2월 중순, 강원도 고성의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동해대로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매장은 카페로 착각할 만큼 예뻤다. 건축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했던 창업자의 감각이 공간 곳곳에 녹아 있었다. 동해형씨 제품은 고가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를 가격 문제가 아닌 ‘시장 구조의 문제’로 진단한다. 국내 펫푸드 시장은 약 1조6000억 원 규모지만 로얄캐닌 등 해외 브랜드가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남은 1600억 원 중에서도 대한제분 자회사 ‘우리와’가 약 1000억 원을 차지하고 하림과 동원이 각각 약 200억 원을 나눠 갖는다. 결과적으로 다수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은 20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동해형씨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더현대서울 팝업 메인 입점, 카카오 선물하기의 선제적 입점 제안, GS리테일 계열 펫프렌즈와 어바웃펫 기획전 선두 노출 등 주요 채널에서 존재감을 확보했다. 경쟁사인 ‘우리와’가 협업을 제안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고 순고객추천지수(NPS)는 76.3%에 달한다. 주요 행사마다 매진 현상이 반복됐으며 고성 반려문화예술축제에는 하와이에서 고객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제품 경쟁력 역시 분명하다. 오래된 냉동 원료가 아닌 항구 입찰 방식으로 확보한 자연산 수산물을 사용하고 분쇄하지 않은 통생선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별도의 설명 없이도 ‘프리미엄’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핵심 기술은 반건조(Semi-dried) 공법이다. 완전 건조나 동결 건조 대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 치아가 약한 반려동물도 섭취할 수 있게 했다. 첨가물 없이도 실온에서 1년의 유통기한을 확보했으며 이 기술은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소비자는 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지속가능한 어획, 소멸 지역 내 시니어·주니어 협업 생산, 환경 캠페인 참여라는 가치 소비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숫자는 냉정했다. 사료 영역으로 확장하지 않는 한 국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매출 상한은 약 10억 원 수준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었다. 강한 팬덤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체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인식이 해외 진출을 결심하게 만든 출발점이었다. 글로벌 진출의 계기는 예상 밖이었다. 정부 지원이나 수출 컨설팅이 아닌 2023년 말 킨텍스 ‘메가주’ 행사에서 홍콩·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 바이어와 우연히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해외 경험도, 별도 지원도 없이 시작된 첫 접점이 2024년 3개국 수출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그는 다음 가설을 세웠다. 국내에서 ‘강아지가 생선을 먹느냐’는 의구심을 설득해온 방식이 해외에서도 유효할 것인가.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강한 소상공인 글로벌 유형’ 사업에 참여했고 최종 톱 10에 선정되며 최대 규모 지원금을 확보했다.
2024년 8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펫 박람회. 수백 개 부스 속에서 주목을 끌기 위해 그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국내에서 활용하던 5m 선박 전시물을 물류 부담을 감수하고 그대로 옮겨온 것이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3일 행사 중 2일 차에 완판됐고 동해형씨는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베스트 부스 톱 4’에 선정됐다. 해외 기업 중 유일한 사례였다. 이 성과는 곧바로 계약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싱가포르 디스트리뷰터와 협업을 시작해 현재 2년째, 5차례에 걸쳐 14개 프리미엄 펫숍에 납품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얻은 교훈은 ‘제품’이 아니라 ‘프로세스’였다. 현지 소비자 앞에서 직접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먼저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유통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다른 시장에서도 반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 프로세스는 미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2025년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Super Zoo’에 참가했다. 이번에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지원금으로 칠성조선소와 함께 더 진화한 선박형 전시 모듈을 준비했다. 1200×1200 팔레트에 접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물류를 최적화한 버전이었다. 미국 바이어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전국 200개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프리미엄 펫숍 어스와이즈 펫(Earthwise Pet)을 포함해 4, 5개 매장에 단독 매대를 설치하고 초도 납품을 완료했다. 국내에서 3달러 안팎의 제품이 3배 이상의 가격에도 잘 팔릴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플러그앤드플레이(Plug&Play)가 주관한 실리콘밸리 서밋 ‘샤크탱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스탠퍼드 콘슈머 AC 프로그램에서도 소비자 반응 평가 1위라는 성과가 뒤따랐다.
영어도 잘 못하는 토종 한국인, 그것도 강원에서 조용히 사업을 시작한 일개 창업자가 실리콘밸리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심사 위원들은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제품의 본질에 집중했고 나머지는 상품성과 자신감이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미국 출장 때면 제품을 들고 공원으로 나가 직접 소비자에게 말을 건다. “애완동물에게 한번 먹여 보시겠어요?” 복잡한 전략 대신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시장을 확인하는 것이다.현재 남은 과제는 현지 인재 채용과 수입업자 등록이다. SVC(KSC 실리콘밸리) 입주를 통해 사무실을 확보했고 법인 설립이 진행 중이다. 향후 아마존 유통 등 본격적인 시장 확장이 기대된다. 그가 후배 창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가설과 준비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야수 같은 실행력’이다. 될지 안 될지는 직접 부딪쳐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기 때문이다.
CASE 3 루닛
백승욱 의장
현지에서 시장을 설계하다
- ‘통하지 않는다’는 가설에서 출발하라
루닛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암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 효율을 높이는 AI 의료 플랫폼 기업이다. 2013년 카이스트 힙합 동아리 멤버들이 창업했다는 이력으로 주목받았지만 기업의 본질은 철저한 딥테크에 있다. X선·CT 등 의료 영상을 분석해 암을 조기 발견하는 ‘루닛 인사이트’와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가 주력 제품이다. 2022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생성형 AI 열풍 속에서 시가총액이 3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바이오 섹터 조정과 유상증자 이슈 등이 겹치며 2026년 3월 기준 약 1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루닛의 제품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2024년에는 AI 기반 유방암 영상 분석 기업 볼파라(Volpara)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 기반을 강화했다. 미국에는 북미 세일즈를 담당하는 루닛 USA와 볼파라의 현지 법인 루닛인터내셔널이 운영되고 있다.
백승욱 의장을 만난 곳은 캘리포니아 애서튼의 한 공립 도서관 앞 노천카페였다. 그는 오전에는 미국 동료들과 일하고 한국에서 아침이 시작되는 오후부터는 한국 팀과 협업하는, 미국에 거주하는 창업자의 전형적인 업무 리듬으로 살고 있었다. 현재 그는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의장’으로서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PMF(Product-Market Fit)를 기술 관점에서 추적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GPU를 설계한 AI 박사 출신답게 스스로를 ‘촉매(Catalyst)’이자 ‘실무형 조언자(Executive Advisor)’로 정의하며 경영진을 후방에서 지원한다고 했다. 이 같은 역할이 가능한 배경에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6명의 공대 출신 공동 창업자 중 13년간 단 한 명의 이탈 없이 조직을 유지해왔다는 점에 있다.
루닛의 미국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한국에서 통했으니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가정을 애초에 배제했다는 점이다. 미국 의료 산업은 강력한 규제 산업이다. FDA 승인 절차, 병원별 도입 기준, 보험 수가 체계 등에서 한국과는 전혀 다른 구조가 작동한다. 한국에서 검증된 AI 영상 분석 솔루션 역시 미국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다. 이러한 접근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루닛은 미국 최대 의료영상 제공업체 중 하나인 사이언메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흉부 엑스레이 리포트 작성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 규제 환경을 반영한 지역 특화형 서비스로 현지에서 시장을 직접 분석한 결과, 도출된 전략이었다. 백 의장은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AI 소프트웨어 창업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한다. 핵심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그 수준에 맞는 고객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획, 개발, 마케팅, 세일즈 전 과정에 걸쳐 미국만의 표준이 존재한다. 그는 “한국에서 검증된 PMF가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가설보다 오히려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CASE 4 온그리디언츠
김유재 대표
미국은 확산의 출발점- 현지 소비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라온그리디언츠는 성분 중심 스킨케어를 내세운 K뷰티 브랜드다. 김유재 대표는 화장품 기업에서 10년간 제품 개발과 유통을 경험했고 주말에는 매장에서 직접 판매까지 익혔다. 이후 화장품 공학 석·박사를 취득하며 산업을 깊이 이해한 끝에 창업을 결심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재 매출의 약 7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그럼에도 그가 미국에 진출한 이유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그 자체로 글로벌 레퍼런스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와 유럽의 바이어들도 미국 내 성과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하나의 시장 성과가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확산되는 신뢰와 기준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연간 20회 이상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다. 이는 단순한 판로 개척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학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어바인에 거주하며 현지 소비자의 일상과 유통 채널 선택 기준을 직접 체득하고 이를 제품과 브랜딩에 반영한다. 캠퍼스 투어와 로컬 마켓 참여 등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온라인 데이터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강조한다.
그가 현장에서 관찰을 통해 도출한 핵심 인사이트 중 하나는 미국 시장이 인종과 지역에 따라 소비 특성과 유통 채널이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이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해석한다. 특정 인종이나 취향을 겨냥한 전략만으로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비즈니스를 구축한 사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쟁 브랜드는 많지만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반면 미국은 시장 규모는 크고 경쟁 플레이어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니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자원 투입 역시 신중하게 접근한다. 긍정적 신호가 확실하게 확보되기 전까지 대규모 마케팅 집행을 유보한다. 투자자와의 관계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한국 투자자들이 재무 지표 중심으로 질문하는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브랜드 철학과 창업 동기를 더 깊이 들여다본다. 김 대표는 전시회에서 만난 파트너들과 뉴스레터를 통해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투자를 받기 위해 설득하기보다 투자하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는 화장품 산업이 진입은 쉽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확장까지 이어 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집요한 실행이 필요하다. 결국 버틸 수 있는 힘은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래서 후배 창업자들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이 사업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위에서 소개한 네 명의 창업자는 업종도, 규모도, 진출 방식도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강조했다. 현장에서만 보이는 것이 있다는 점이다. 아이쉐어링의 주용재 대표는 창업자가 시장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루닛의 백승욱 의장은 한국에서 검증된 PMF를 그대로 이식하려는 가설부터 의심하라고 조언한다. 온그리디언츠의 김유재 대표는 소비자의 삶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관찰해야만 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동해형씨의 김은율 대표는 언어의 한계를 넘어 직접 부딪히며 시장을 개척해왔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구조적 변화와 창업자들이 현장에서 증명한 실행력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 시장의 진입 장벽은 낮아졌고, 산업의 경계는 흐려졌다. 기회는 분명히 넓어졌다. 다만 그 기회는 직접 두드리는 사람에게만 열린다.
그러나 미국 진출 추세가 확산되면서 준비 없이 뛰어드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다. 투자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네트워크와 고객 검증 없이 실리콘밸리에 진입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는 결국 역플립(Reverse Flip), 즉 한국으로 본사를 되돌리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역플립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비교적 명확하다. 특히 AI 기업에서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진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하며 미국으로 플립을 단행하지만 미국 VC들은 소개 없이 접근한 해외 스타트업에 쉽게 투자하지 않는다.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신뢰할 만한 레퍼런스가 없을 경우 오히려 리스크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투자 검토가 진행되다 조용히 중단되고 시간과 비용만 소진되는 일이 반복된다. 더 큰 문제는 플립 이후 발생하는 구조적 딜레마다. 본사가 미국 법인으로 이전되는 순간 국내 정책 자금은 사실상 활용이 불가능해진다. 국내 VC 역시 투자 구조상 제약이 생기면서 접근이 어려워진다. 미국 투자 유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한국의 자금줄은 막혀버리는 ‘이중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진퇴양난을 돌파하기 위해 선택되는 것이 바로 역플립이다.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이노가 미국으로 플립한 이후 국내 바이오 투자 붐을 계기로 역플립을 선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편 현지 법인만 설립하고 조직과 사업은 한국에 둔 채 원격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 역시 또 다른 실패 패턴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껍데기 법인’ 구조다. 미국에 주소만 두고 실질적인 영업과 고객 관계는 한국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현지 고객사 미팅을 시차를 넘어 화상으로 진행하고 파트너십 협상까지 원격으로 처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신뢰 구축에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다. 해외 파트너십이나 유통 계약은 결국 현지에서 관계를 구축한 사람이 있어야 성사된다. 법인 설립은 그 이후에 이뤄져도 늦지 않다. 그 이전 단계에서는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를 에이전트나 어드바이저로 활용하는 것이 비용 대비 훨씬 효율적인 전략이다.
이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은 도전이 쉬워졌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준비되지 않은 시도 역시 증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규모가 큰 만큼 경쟁은 복잡하고 관행과 기준도 다르다. 투자자의 판단 기준, 고객의 반응 방식, 파트너십의 형성 속도 모두 한국과는 다르게 작동한다. 현지 법인을 설립해놓고 원격으로 시장을 공략하려다 실질적인 고객 접점과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소진되는 사례가 반복된다.
해외 진출은 낭만이 아니다. 언어, 문화, 규제, 유통, 신뢰 구축까지, 창업자는 모든 장벽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이 글에 등장한 창업자들의 이야기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들이 이 과정을 실제로 통과해왔기 때문이다. 박람회 부스에서 밤을 새우고, 낯선 공원에서 소비자에게 말을 걸고, 두 시장을 동시에 오가며 일하는 일상. 그 밀도가 전략을 만든다.
한국 경제는 언제나 글로벌 시장을 통해 성장해왔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이 그랬다. 내수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구조 속에서 수출은 생존 전략이자 성장 경로였다. 이러한 DNA는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 K팝, K뷰티, K푸드가 보여주듯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글로벌 플랫폼을 타는 순간, 성장의 속도와 규모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과 국내 투자자를 중심으로 성장 방정식을 설계하고 있다. 시리즈 A, B를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한계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다. 특정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더라도 글로벌 기준에서는 작은 숫자일 수 있다. 자본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글로벌 VC의 자본 규모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자본의 성격이 성장 속도와 방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자금 조달 역시 글로벌 관점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자본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네트워크이자 레퍼런스이며 다음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이다. 온그리디언츠의 사례처럼 미국은 ‘매출의 시장’이 아니라 ‘확산의 출발점’으로 작동한다. 글로벌 투자 유치 역시 자금 확보를 넘어 글로벌 생태계에 진입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K팝이 빌보드를 레퍼런스로 삼아 전 세계로 확산됐듯 스타트업도 글로벌 자본과 시장을 플랫폼 삼아 더 과감한 시도를 할 때가 됐다. 다행히 먼저 이 길을 걸은 자취, 즉 선행 사례는 축적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은 창업자들이 이제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언제 진출해야 하는지, 현지 파트너는 어떻게 찾는지, 투자자와의 첫 미팅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답이 축적되고 있다. 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생태계 전체의 자산이다.
이들은 단순히 조언을 넘어 ‘신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미국 시장에서 네트워크는 곧 신뢰다. 무작정 문을 두드리는 ‘콜드 컨택’과 추천 기반 접근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이미 신뢰를 구축한 창업자가 후배를 연결해준다면 후배는 수년의 시행착오를 단축할 수 있다. 이 글에 등장한 네 창업자의 이야기도 그 연결의 일부다. 완성된 성공담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실험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유효하다. 어바인의 공유 오피스에서 400만 사용자를 관리하는 창업자, 노천카페에서 두 시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의장, 연간 20회 전시회를 돌며 소비자를 관찰하는 대표, 공원에서 직접 제품을 건네는 창업자. 이들이 남긴 발자국을 잘 참고하는 것만으로도 ‘본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DBR mini box I
미국 진출 전 점검해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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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밸류에이션이 아닌 ‘고객’을 목표로 설정하라
미국 VC 투자는 기대만큼 쉽지 않다. 소개 없이 접근한 해외 스타트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신뢰할 만한 레퍼런스가 없을 경우 리스크로 분류된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하고 플립을 단행했다가 한국 자금줄도 잃고 그를 대체할 미국 투자도 확보하지 못하는 ‘진퇴양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진출의 목적은 투자 유치가 아니라 고객 확보여야 한다.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고객 검증이 우선이다.
2. 현지 법인 설립은 신중하게, 에이전트부터 활용하라
법인 설립은 시장 기회와 잠재 고객이 확인된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 초기에는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를 에이전트나 어드바이저로 활용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다. 사무실 역시 공유 오피스로 시작해 고정비 투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해외 파트너십은 현지에서 직접 관계를 구축한 사람이 있어야 현실화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3. 현지 팀빌딩이 전략의 절반이다
현지 세일즈와 고객 관계는 해당 시장을 깊이 이해한 인력이 담당해야 한다. 미국의 고용·노동 법규, 스톡옵션 구조, 조직 문화는 한국과 크게 다르다. 준비 없이 성급하게 팀을 구성할 경우 의사소통 혼선과 법적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채용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적합성이다.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팀을 구축해야 한다.
4. 선배 창업자 네트워크가 시행착오를 줄인다
미국 시장에서 네트워크는 곧 신뢰다. 콜드 컨택과 추천 기반 접근은 성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UKF, KSC 등 한인 창업자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배 창업자의 소개 한 번이 수개월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닫혀 있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5. 한국에서의 PMF(Product-Market Fit)는 미국에서 다시 설계하라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과 사업 모델이 미국에서도 그대로 통할 것이라는 가정은 위험하다. 고객군, 의사결정 구조, 경쟁 환경, 유통 채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루닛이 의료 AI 솔루션을 미국 FDA 체계와 병원 도입 기준에 맞춰 재설계했듯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불필요한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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