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HBR Korea
페이지 맨 위로 이동
검색버튼 메뉴버튼

Special Report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 신청한 홈플러스

김범준,정리=배미정 | 431호 (2025년 12월 Issue 2)
무리한 차입매수, 디지털 전환도 실패
단기 성과 치중한 사모펀드 한계 노출
Article at a Glance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이라는 거액으로 인수하면서 무리한 차입매수(LBO)를 진행했고 영업이익으로 이자와 임대료를 상환하는 데 급급했다. 그 와중에 디지털 전환의 적기를 놓쳤고 쿠팡 등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도태되며 설 자리를 잃었다. 이는 장기적 투자가 어려운 사모펀드 소유 구조의 태생적 한계도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직원과 협력사, 개인투자자들을 위기에 빠뜨리며 금융 자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SR9_1


2025년 3월 4일 국내 유통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이례적인 속도로 회생절차 개시를 승인하며 거대 유통 기업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직접적인 계기는 신용등급 강등이었다. 2025년 2월 말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자금 경색을 의미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전까지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으로 약 6498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런데 신용등급 하락으로 차환이 막히고 금리가 오르자 자금 부족과 납품 대금 지급 지연을 예상하고 최악의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는 참담했다. 2020년 이후 이어진 만성 적자 속에 2024년도 2월 말 기준1 매출액은 6조9000억 원, 영업손실 2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금융비용이 4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 원 증가하면서 당기순손실은 5700억 원으로 전년 4400억 원 손실보다 더 나빠졌다. 특히 2024년 2월 말 기준 홈플러스 총차입금은 8조5000억 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3215%로 치솟았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8300억 원으로 갚아야 할 빚인 유동부채의 3조4900억 원의 23% 수준밖에 되지 않아 단기채무 상환능력도 매우 취약했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15,000개의 아티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 김범준raphaelkim@catholic.ac.kr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인회계사이며 삼일PwC에서 통신 및 방송 산업 전문가로 다수의 전략 및 운영 컨설팅을 수행했다.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을 지냈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과 공시위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업지배구조, 회계감사 및 성과 평가와 보상이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정리=배미정

    정리=배미정soya1116@donga.com

    동아일보 기자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K-FOCUS 서비스 오픈
인기기사

경제·경영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GO

K-FOCUS TOP 5

지금 주목해야 할 산업과 기업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