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벤처 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동남아 지역의 신규 벤처 투자 규모는 약 13조1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에서 집행된 신규 벤처 투자 규모의 2배에 달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벤처캐피털이 동남아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벤처 투자 시장에도 명과 암이 공존한다. 빠른 속도로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스타트업의 생애주기에 따른 투자사들 간 투자 영역이 세분화돼 있지만 정책 펀드가 부재해 불황기에 불확실성이 크고 상장, M&A 등 회수 시장이 미흡하다. 동남아 시장 투자나 진출을 계획 중이라면 동남아가 ‘한국 다음 시장’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현지인의 시각에서 시장 기회를 포착하려는 관점이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정치 역시 성숙하지 못했고 산업 관련 규제도 아직 확립되지 못했기에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최근 2~3년 사이 동남아시아 벤처 투자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2022년 신규 벤처 투자 규모는 약 13조1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집행된 신규 벤처 투자 규모 6조8000억 원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동남아 벤처 투자의 50% 이상은 시리즈 B 이하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이 지역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성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2010년 초부터 국내의 몇몇 벤처캐피털(VC) 또한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어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다.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 캐시백 서비스 ‘숍백’, P2P 랜딩 기업 ‘펀딩소사이어티’, 중고 거래 플랫폼 ‘캐로셀’ 등 현재 유니콘 단계에 도달한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의 초기 단계에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남아 최대의 차량 공유 및 온디맨드 기업인 ‘그랩’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 스틱인베스트로부터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VC뿐 아니라 국내의 다양한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자들이 동남아 벤처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는 명과 암이 공존한다. 국내와 동남아 벤처 투자 환경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최근 동남아 시장이 주목받게 된 이유와 함께 현지 스타트업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박제홍jpark@atlaspacific.co
아틀라스퍼시픽 대표
박제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에이티커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국내외 대기업과 다수의 성장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아틀라스퍼시픽’에서 전 세계 혁신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및 테크 전문 뉴스레터 ‘CapitalEDG’를 운영하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DBR 주최 CES 2024 참관 투어에서 현지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