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다가오는 2023년 럭셔리 시장에선 세분화된 지역별 경제 여파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향방을 정해야 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무분별하게 확장했던 디지털 채널을 점검하는 한편 무국적 다채널 통합의 성격을 가진 메타버스 특성을 이해하고 세계관을 새로 세워야 한다. 자사가 가진 고유한 헤리티지가 무엇인지 살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 더 이상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오프라인 공간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유행보다는 공간의 완성도에 힘써야 한다.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때, 격변의 시대에 변화하고 대처할 수 있는 ‘위기 이해력(Crisis Literacy)’을 길러야 할 것이다.
팬데믹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많은 경영자는 2023년 경제 불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관리 리스크, 인플레이션, 소비 심리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내년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2년 보복 심리와 경제 부양 효과로 반등한 패션 산업이 세계 경제기구들이 예고하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피어난다. 중국 시장 대신 떠오르는 북미와 중동 시장에 주목하고,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이해한다면 심화되는 패션 시장의 양극화 바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일즈 인력의 고도화와 같이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자사에 맞는 매장과 판매 채널에 집중한다면 국내 시장의 플레이어들 역시 승산이 있다고 조언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간 평가를 실시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반대로 온라인 영역에서 라스트 무버(Last Mover)이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웹3.0 시대를 맞아 활발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만의 아카이빙 역량과 고유 헤리티지 및 브랜드 스토리는 메타버스에서 강점을 발휘하게 된다. 다른 브랜드들 역시 장기적으로는 무국적, 다채널 통합적인 메타버스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사만의 세계관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처럼 웹3.0 커머스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 역시 기존의 2차원 중심 인테리어에서 3차원 중심의 공간 기획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6대4 원칙’에 따라 전체 공간의 40%를 영업 공간이 아닌 유휴 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몰입하는 ‘디깅 모멘텀’을 충족시키고 소비자들이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게 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다시 보는 럭셔리, 브랜드 경험 재설계 전략’을 주제로 2022년 12월7일 열린 ‘동아럭셔리포럼 2022’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글로벌 럭셔리 트렌드 및한국 시장에의 시사점강영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글로벌 럭셔리 패션 산업 경영진이라면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타개할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점이다. 글로벌 패션, 뷰티 브랜드 및 유통사의 성장 전략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을 수행해 온 강영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별 경제 여파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불황이 현실화됐을 때 어떤 채널이 타격을 받고 견고할 것이며 어떤 고객군이 소비를 유지할 것인지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양극화되는 ‘가치 크리에이터’…새로운 시장과 트렌드 주목해야맥킨지가 BoF(Business of Fashion)와 함께 발간한 ‘SoF 2023(The State of Fashion 2023)’ 리포트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팬데믹 발생 이후 쭉 어려움을 겪다 2021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9~2021년 3년간 평균 경제적 이윤(Economic Profit)은 2010~2018년도에 걸친 9년간의 평균 경제적 이윤 대비 18% 낮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경영진 역시 2021년의 경우 전체의 62%가 ‘2022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22년에는 56%가 2023년부터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만 해도 팬데믹만 끝나면 괜찮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는데 감염병 위기가 어느 정도 잦아든 2022년엔 오히려 전쟁, 원자재 상승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문제, 공급망 붕괴 등 문제로 사업이 어려워질 것이란 인식이 만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