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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클럽 리포트

팀장은 애초에 '완벽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by. 김진영(에밀) 작가 | 2026.05.05

지난달 신규 거래선 제안서 작성에 이틀이 소요됐다. 경쟁사 동향을 좀 더 파악하면 확실해질 것 같았고, 재무팀에 원가 시뮬레이션을 한 번만 더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자료는 계속 쌓였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사흘째 되던 날 거래선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팀장님, 저희 다른 데를 먼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자료는 점차 완벽에 가까워졌지만 결정은 의미를 잃었다. 그날 팀장으로서 데이터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패배한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신중할수록 완벽한 '한 방'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정보를 충분히 모으면 리스크를 완전히 걷어낼 수 있고, 그 깨끗한 판 위에서 내린 결정만이 진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데이터 하나를 더 뽑고 유사 사례를 한 건 더 찾고 팀원에게 빠진 것이 없는지 한 번 더 물었다. 그것이 신중함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신중함이 효과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안정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정감은 진짜 안전이 아니라 아직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유예의 안도감에 가까웠다. 더 많은 정보가 더 안전한 결정을 보장한다는 믿음 자체가 문제였다.

어딘가에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비장의 킥이 숨어 있다는 환상. 축구에서 프리킥을 차듯 정확한 한 방이면 모든 것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 나도 그런 순간을 꿈꿨고, 그 꿈 때문에 결정을 미루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현장은 그 꿈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시장은 움직이고 고객은 달라지고 경쟁사는 한 박자 먼저 치고 나갔다. 완벽한 정보가 갖춰지는 순간은 대개 결정의 시한이 이미 지난 뒤에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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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김진영(에밀) 작가

    새롭고 실전적인 리더십 개발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더십 베스트 셀러 <위임의 기술>, <팀장으로 산다는 건> 등을 저술했고, 강의, 코칭, 자문 등으로 조직과 리더를 돕고 있다. 현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력경영(HRM) 박사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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